[NBA프리뷰(5)] 역대급 유망주의 2년차 시즌, 플래그에 모든 것이 달린 댈러스
- 해외농구 / 이규빈 기자 / 2026-09-05 07:42:01

[점프볼=이규빈 기자] 플래그의 어깨에 많은 것이 달렸다.
댈러스 매버릭스는 1980년에 창단한 댈러스는 주목받지 못한 약팀이었다. 1990년대에 긴 암흑기를 겪었고, 10년 동안 한 번도 5할 승률을 기록하지 못한 최악의 팀이었다. 이런 댈러스를 바꾼 인물이 등장한다. 바로 마크 큐반이다. 큐반은 2000년에 댈러스를 인수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선다. 큐반의 지원으로 덕 노비츠키와 스티브 내쉬라는 원투펀치를 앞세워 2000년부터 다시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고, 서부 컨퍼런스의 강호로 떠올랐다.
우승에는 아쉽게 실패했다. 2006 NBA 파이널 샤킬 오닐과 드웨인 웨이드의 마이애미 히트를 만나 2연승으로 기분 좋게 시작했으나, 이후 웨이드의 미친 원맨쇼로 내리 4연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에이스 노비츠키도 30대에 접어들며 이제 우승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으나, 2011년 제이슨 키드와 타이슨 챈들러, 숀 매리언 등 베테랑들의 활약으로 다시 파이널 무대를 밟았다. 공교롭게도 이번 상대도 마이애미였다. 이번 결과는 달랐다. 노비츠키가 원맨쇼를 펼치며 댈러스 프랜차이즈 역사상 첫 우승을 만들었다.
보통 NBA에서 한 팀에서 오래 머무른 슈퍼스타가 떠나면, 한동안 휘청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댈러스는 운이 좋았다. 노비츠키의 은퇴 시즌에 루카 돈치치라는 초특급 신인을 지명하며 곧바로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돈치치는 신인 시즌부터 압도적인 기량으로 에이스가 됐고, 2년차 시즌부터 NBA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노비츠키 시절과 마찬가지로, 돈치치를 지원하는 것이 댈러스의 숙제였다.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를 데려왔으나, 실패로 끝났고, 2라운드에서 지명한 제일런 브런슨이 활약하기 시작할 때 FA로 풀어줬다. 돈치치라는 절대적인 에이스의 존재에도 댈러스는 1라운드와 플레이오프 탈락 사이의 팀으로 전락했다.
그런 댈러스가 마침내 대형 영입에 성공했다. 2022-2023시즌 중반, 브루클린 네츠에서 불만이 생긴 카이리 어빙을 헐값에 영입한 것이다. 영입 당시에는 어빙과 돈치치의 공존 우려가 있었으나, 두 선수는 환상적인 호흡으로 이를 무마했고, 다음 시즌인 2023-2024시즌에 NBA 파이널에 진출하며 대박을 터트렸다.
여기에 파이널 다음 시즌에는 클레이 탐슨이라는 정상급 슈터까지 영입하며 완벽한 로스터를 갖췄다. 서부 컨퍼런스는 향후 몇 년간 댈러스가 지배할 것으로 예측될 정도였다.
하지만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초대형 사건이 일어난다. 돈치치가 LA 레이커스로 트레이드된 것이다. 이 트레이드로 탄탄한 로스터가 붕괴했고, 돈치치 이탈로 과부하에 걸린 어빙마저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하며 최악의 시즌이 됐다.

성적: 26승 55패 서부 컨퍼런스 11위
현재도, 미래도 없는 암울한 시즌이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하늘은 댈러스를 버리지 않았다. 2025 NBA 드래프트 로터리 추첨에서 1.8%의 확률을 뚫고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한 것이다. 2025 NBA 드래프트 1순위 후보는 쿠퍼 플래그로, 빅터 웸반야마 이후 최고 유망주라는 평이 있을 정도였다. 암울했던 댈러스 팬들은 단번에 축제 분위기로 바뀌었다.
하지만 아무리 플래그가 초특급 유망주라고 해도 단번에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 수는 없었다. 일단 나머지 선수들이 좋지 않았다. 어빙은 부상으로 1경기도 출전할 수 없고, 앤서니 데이비스는 대표적인 유리몸이다. 탐슨도 노쇠화 기미가 역력하다. 유리몸 계열에 합류한 데릭 라이블리 2세, 부상과 부진이 겹친 대니얼 개포드 등 이름값은 좋지만, 실속은 없는 로스터다. 그나마 나지 마샬, PJ 워싱턴, 맥스 크리스티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험난했다. 개막전에서 빅터 웸반야마에 유린당하며 33점차로 대패했고, 첫 13경기에서 3승 10패로 매우 부진했다. 대다수가 플레이오프 진출은 어렵다고 봤으나, 이 정도 성적도 예상 밖이었다. 슈퍼루키 플래그도 시즌 초반에는 아직 NBA에 적응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여기에 중심을 잡아줘야 할 베테랑들도 아쉬웠다. 데이비스는 자연스럽게 부상으로 이탈했고, 어빙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했던 디안젤로 러셀은 끔찍했다.
그래도 오르락내리락을 거듭하며 1월까지 5할 승률 언저리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1월 막판부터 2월까지 9연패를 당하며 행보가 결정됐다.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적극적으로 베테랑들의 이적을 알아본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리고 골칫덩이 처분에 성공했다. 데이비스, 러셀, 제이든 하디, 단테 엑섬을 워싱턴 위저즈로 보냈고, 대가로 크리스 미들턴, AJ 존슨, 마빈 배글리 3세, 말라카이 브랜햄과 1라운드 지명권 1장을 받는다. 이로써 돈치치 트레이드 실패를 인정하고, 플래그 위주로 팀을 구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트레이드 데드라인 이후는 완벽한 탱킹 노선이었다. 플래그에 기록을 몰아주는 것을 제외하면 철저히 패배를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도 이미 시즌 초반부터 패배를 적립한 팀들을 넘기에는 무리였다. 26승 55패로 서부 컨퍼런스 11위이자, 뒤에서 8번째로 시즌을 마쳤다. 플래그를 제외하면 볼 것이 하나도 없던 시즌이었다.

IN: 산티 알다마(트레이드), 자카리 리사셰르(트레이드), 마커스 세서(트레이드), 모레즈 존슨 주니어(드래프트), 세르히오 데라레아(드래프트), 나지 마샬(재계약), 무사 시세(재계약)
OUT: 마빈 베글리 3세(FA), 클레이 탐슨(바이아웃), 크리스 미들턴(FA), 라이언 넴하드(트레이드), 브랜던 윌리엄스(FA)
조용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히려 가장 시끄러운 팀 중 하나였다. 트레이드 시장에서 매우 활발했다. 다재다능한 포워드 알다마를 공짜에 가까운 대가로 영입했고, 최악의 1순위인 리사셰르도 넴하드를 대가로 영입했다. 이 트레이드로 포워드 뎁스가 좋아졌다. 기존 플래그, 워싱턴에 알다마, 리사셰르까지 추가된 것이다.
그런데 드래프트에서 또 포워드를 지명했다. 존슨 주니어는 미시건 대학교의 NCCA 토너먼트 우승으로 이끈 주역이자, 이번 드래프트 최고의 수비수라는 평이었다. 공격도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은 기대할 만하다. 문제는 플래그, 워싱턴과 포지션이 겹치는 선수라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워싱턴 거취에 대한 루머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또 다른 신인 데라레아도 흥미롭다. 스페인 출신의 장신 포인트가드로, 미국 무대 검증이 전혀 되지 않은 선수다. 공격에서 재능은 있으나, 수비와 피지컬에서 약점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도 전체 24순위로는 할만한 도박이라는 평이다.
탐슨의 바이아웃도 놀라운 소식이었다. 댈러스는 꾸준히 탐슨의 이적을 알아봤으나, 이는 트레이드였지 바이아웃이 아니었다. 노쇠화로 부진한 탐슨을 트레이드로 원하는 팀은 없었고, 댈러스도 돈치치 사건으로 미안한 감정이 있어 탐슨의 요구대로 바이아웃을 결정했다. 그 외에 트레이드로 넘어와 쏠쏠한 활약을 펼쳤던 미들턴과 베글리도 팀을 떠났다.
여기에 가장 큰 변화는 코치진과 수뇌부였다. 니코 해리슨 단장이 경질된 이후 토론토 랩터스를 이끌던 마사이 유지리를 영입했고, 키드 감독을 내보내고 미시건 대학교의 더스티 메이를 선임했다. 두 선임 모두 예상 밖이라는 평이다. 그만큼 댈러스의 구단 개편 의지가 강했다.

2025-2026시즌 기록: 평균 21점 6.7리바운드 4.5어시스트
잘생긴 백인, 화려한 플레이스타일, 폭발적인 운동 능력으로 고등학교 시절부터 SNS에서 명성이 대단했던 유망주다. 10년에 한 번 나올 재능으로 평가됐고, 대학교도 최고의 농구 명문인 듀크로 진학했다.
대학에서도 엄청난 기대를 실력으로 화답했다. 평균 19.2점 7.5리바운드 4.2어시스트로 1학년임에도 곧바로 에이스 역할을 차지했다. 플래그의 유무에 따라 듀크의 경기력이 달라질 정도였다. 심지어 공격보다 수비에 일가견을 보였다. 대학 무대에서 보기 힘든 전방위 수비로 팀을 지탱했다. 단순히 득점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팀을 승리로 이끄는 에이스였다.
짧고 굵었던 대학 시즌을 마치고, 플래그는 곧바로 드래프트를 신청한다. 행선지는 댈러스였다. 1.8%의 기적으로 댈러스가 1순위를 차지했고, 당연하게 플래그를 지명한다.
정상급 포워드 유망주였으나, 키드 감독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플래그를 포인트가드로 활용한 것이다. 예전 밀워키 벅스 시절, 야니스 아데토쿤보를 포인트가드로 활용하며 기량이 만개한 것을 바란 것이다.
하지만 플래그는 아데토쿤보와 달랐다. 포인트가드 역할에 어려움을 겪었고, 포워드 포지션을 맡을 때 경기력이 훨씬 좋았다. 이런 이유로 시즌 초반에는 기대보다 실망이 컸고, 신인왕 후보로도 거론되지 않았다. 첫 5경기 평균 13.4점 6.2리바운드에 그쳤다.
그런 플래그가 NBA 무대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시즌이 지날수록 경기력이 좋아졌고, 무엇보다 거친 몸싸움에 적응하며 상대 수비수를 역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12월부터 완벽히 적응을 마치며, NBA 무대를 폭격하기 시작했다. 12월부터 4월까지 매달 평균 20점 이상을 기록했고,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에는 MVP급 활약이었다. 특히 4월에는 올랜도 매직 상대로 51점 6리바운드, 곧바로 다음 경기인 레이커스전에는 45점 9어시스트 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2경기 연속으로 40점 이상을 기록했다.
멀어 보였던 신인왕도 기정사실이 됐다. 듀크 시절 동료인 콘 크니플과 경쟁에도 시즌 막판 활약으로 우위를 점하며 당당히 신인왕을 수상했다.
역대급 유망주라는 기대치에 부응한 시즌이었다. 수비는 명불허전이었고, 우려했던 공격도 신인 시즌부터 평균 20점 이상을 기록하며 검증이 끝났다.
이제 과제는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끄는 것이다. 선배였던 노비츠키, 돈치치는 모두 해냈다. 과연 플래그도 해낼 수 있을까.

어빙-크리스티-플래그-워싱턴-개포드
지난 시즌에 비해 로스터가 매우 좋아졌다. 부상에서 복귀할 어빙의 존재가 크다. 어빙은 주전 포인트가드로 공격을 이끌고, 플래그의 공격 부담을 크게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플래그도 어빙의 수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정상급 3&D로 거듭난 크리스티도 당연히 주전이다. 지난 시즌 평균 12.3점 3.2리바운드로 플래그와 함께 댈러스 팬들의 몇 안 되는 위안거리였다. 이제 확실한 시스템이 생길 다음 시즌에는 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남은 두 자리는 예측하기 어렵다. 댈러스는 오프시즌 내내 워싱턴의 트레이드를 알아봤다. 하지만 댈러스의 높은 가격표를 수락할 팀은 없었고, 어쩔 수 없이 동행하게 됐다. 워싱턴은 파이널 진출 주역이었을 정도로 나쁜 선수는 아니지만, 문제는 플래그와 궁합이 좋지 않다. 다음 시즌에도 같은 모습이 반복된다면, 주전 자리도 장담할 수 없다.
센터 포지션도 어렵다. 개포드와 라이블리가 있으나, 두 선수 모두 유리몸이다. 그래도 라이블리보다 건강한 개포드가 일단 주전으로 나설 것이다. 만약 개포드가 부진하거나, 부상으로 이탈한다면, 신인 존슨 주니어의 기용도 예상할 수 있다.
암울했던 지난 시즌과 달리, 다음 시즌 댈러스는 매우 흥미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돌아온 어빙과 2년차 쿠퍼, 두 선수만으로 볼 이유가 생겼다.
#사진_AP/연합뉴스
[ⓒ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