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프리뷰(4)]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뉴올리언스, 차기 시즌도 기대감 제로
- 해외농구 / 이규빈 기자 / 2026-09-04 07:39:03

[점프볼=이규빈 기자] 뉴올리언스에 희망이 있을까.
뉴올리언스 펠리컨즈는 NBA를 대표하는 약팀이다. 2002년에 창단해 곧바로 크리스 폴이라는 걸출한 포인트가드를 지명하며 짧은 전성기를 누렸다. 폴 시대에도 플레이오프 단골이라기보다 시즌마다 기복이 심했다. 폴을 도와줄 스타가 없는 것이 원인이었다. 결국 폴이 LA 클리퍼스로 떠나며 암흑기가 시작됐다.
폴 다음 에이스는 앤서니 데이비스였다. 2012 NBA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하며 데이비스를 지명할 수 있었다. 당시 데이비스는 켄터키 대학에서 대학 리그를 지배하며 NCAA 토너먼트 챔피언에 오른 초특급 유망주였다. 10년에 한 번 나올 빅맨이라는 엄청난 평가로 NBA 무대에 입성했다.
데이비스는 기대치를 충족했다. 곧바로 정상급 빅맨으로 거듭나며 팀의 기둥이 됐다. 뉴올리언스 수뇌부도 데이비스를 위해 즈루 할러데이, 라존 론도, 드마커스 커즌스 등 스타 선수를 영입하며 의지를 보였다. 그래도 한계는 역력했다. 2017-2018시즌 2라운드에 진출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그 시즌을 제외하면 1번을 빼고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데이비스도 폴과 같은 길을 걸었다. 구단 운영에 불만을 품고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폴처럼 데이비스가 원한 행선지인 LA 레이커스로 이적하며 데이비스 시대도 막을 내렸다.
그래도 폴과 달리, 데이비스 이후 리빌딩은 빠르게 될 것으로 보였다. 바로 2019 NBA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1순위 후보는 자이언 윌리엄슨으로 자이언도 데이비스처럼 대학 무대를 지배한 이후 엄청난 기대감을 모은 선수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기대치를 충족한 데이비스와 달리, 자이언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경기에 나오면 잘했으나, 부상이 문제였다. 신인 시즌 24경기, 2년차 시즌에 61경기를 출전했고, 3년차 시즌에는 1경기도 나오지 못했다. 4년차 시즌에도 29경기 출전에 불과했다. 자이언의 공백으로 뉴올리언스는 자연스럽게 탱킹팀으로 변모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5년차부터는 기량도 눈에 띄게 하락했다.
여기에 2024-2025시즌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자이언과 원투펀치를 이루던 브랜든 잉그램마저 내보낸다. 대신 트레이 머피 3세를 비롯한 주축 선수들은 지켰다. 윈나우도, 리빌딩도 아닌 이런 애매한 행보를 비판하는 사람이 많았다.

성적: 26승 56패 서부 컨퍼런스 12위
NBA 최악의 수뇌부로 유명한 뉴올리언스가 오프시즌부터 대형 사고를 쳤다. 2025 NBA 드래프트 당일, 공격형 빅맨 유망주 데릭 퀸이 탐난 뉴올리언스가 2026 NBA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내주며 데려온 것이다. 2026 NBA 드래프트는 황금 드래프트로 소문이 자자했다. 심지어 뉴올리언스의 성적은 하위권으로 예상됐기 때문에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벌써 등장했다. 이 트레이드로 뉴올리언스는 강제적으로 탱킹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또 오프시즌에 베테랑 CJ 맥컬럼을 조던 풀과 바꾸는 트레이드를 감행했다. NBA 기량이 아닌 것으로 보인 케본 루니에게도 2년 계약을 줬다. 여러모로 이해가 가지 않는 오프시즌을 보냈다.
예상대로 시즌 초반부터 끔찍한 모습이었다. 6연패로 시즌을 시작하더니, 2연승 이후 9연패, 1승 이후 또 7연패에 빠졌다. 12월에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려워졌고, 무려 12경기 만에 윌리 그린 감독이 경질됐다.
누구 하나의 책임이 아닌 모두의 책임이었다. 자이언은 건강했으나,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위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정상급 3&D인 허브 존스도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쳤다. 가장 심각한 선수는 풀이었다. 영입될 당시 주전으로 기대한 풀이었으나, 식스맨 역할도 소화하기 어려운 기량이었다. 시즌 막판에는 부상과 부진으로 로테이션 아웃까지 된다.
그나마 긍정적인 점은 신인 제레마이아 피어스와 머피였다. 피어스는 82경기 모두 출전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머피는 커리어 처음으로 평균 20점 이상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반면 무려 2026 NBA 드래프트 지명권까지 내주고 데려온 신인 퀸은 아쉬웠다. 공격에서 재능은 보였으나, 수비가 너무 심각했다. 의아한 점은 뉴올리언스 구단의 기용 방식이었다. 팍팍 밀어줘도 모자랄 판에 은퇴 직전 노장 디안드레 조던을 기용하며 퀸의 출전 시간을 줄였다.
시즌 초반부터 중반까지 서부 최하위에 위치했으나, 트레이드 데드라인 이후 중하위권 팀들이 대놓고 탱킹에 나서며 어부지리로 11위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드래프트 지명권을 보유한 다른 하위권 팀들과 달리, 홀로 드래프트 지명권이 없어 시간만 날린 최악의 시즌이었다.

IN: 베네딕트 매서린(FA), 디안드레 조던(재계약), 트렌던 왓포드(FA), 제이론 피에르 주니어(드래프트)
OUT: 케본 루니(방출)
활발한 오프시즌이 될 것으로 보였으나, 놀라울 정도로 조용했다. 본인들이 날린 2026 NBA 드래프트 지명권을 위해 머피도 트레이드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으나, 대가를 맞추지 못하며 협상이 무산됐다.
맥컬럼이 떠난 이후 라커룸 리더 역할을 맡으며 젊은 선수들을 도운 조던과 재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것도 말이 많았다. 1년 계약이 아닌 2년 계약이었기 때문이다. 조던은 더 이상 NBA에서 뛸 수 있는 기량이 아니다. 그런데 2년 계약을 받은 것이다. 이유는 다른 팀에 뺏길까 두렵기 때문이었다. 이 계약으로 또 비난받았다.
그 외에 8월까지 팀을 찾지 못한 제한적 FA 매서린을 영입했다. 계약 규모도 2년 1600만 달러로 저렴하다. 모처럼 뉴올리언스가 좋은 영입을 했다는 평이다. 데려올 때부터 이해가 가지 않았던 루니도 방출했다.
가장 큰 변화는 감독이다. 그린 경질 이후 감독 대행을 맡은 제임스 보레고와 동행을 끝냈고, 올랜도 매직에서 경질된 자말 모슬리를 선임했다. 모슬리는 젊은 선수들과 소통에 일가견이 있는 지도자다. 뉴올리언스에 어울리는 선임이라는 평이다.

기록: 평균 14.3점 3.4어시스트 3.7리바운드
피어스는 고등학교 시절만 해도 주목받는 유망주가 아니었다. 고등학교 유망주를 평가하는 랭킹에서 전체 40순위에서 60순위 사이로 꼽혔고, 일명 5성으로 매기는 점수에서 4스타 유망주였다. 대학도 농구 쪽에서 명문으로 보기 어려운 오클라호마 대학에 입학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고 피어스의 주가는 빠르게 폭등했다. 19살의 나이로 오클라호마의 에이스가 된 것이다. 심지어 플레이스타일도 화끈했다. 화려한 드리블 기술을 통한 골밑 돌파, 여기에 3점슛과 미드레인지 슛을 갖춘 가드로 가능성이 크다는 평이었다. 몸은 아직 말랐지만, 193cm로 신장은 큰 편이었기 때문에 신체 조건도 좋은 평가의 원인 중 하나였다.
무엇보다 2025 NBA 드래프트에 딜런 하퍼를 제외하면 가드 유망주가 없다는 것이 컸다. 결국 가드가 급했던 뉴올리언스가 전체 7순위로 피어스를 지명한다.
디존테 머레이가 부상으로 시즌 중반까지 출전할 수 없어 피어스는 초반부터 많은 공격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고, 실제로 그랬다. 뉴올리언스는 피어스를 적극적으로 밀어주며 공격 가능성을 시험했다. 그리고 피어스는 기대에 화답했다.
시즌 초반부터 끝까지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고, 시즌이 지날수록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마지막 4월에는 무려 평균 28.8점 5.2어시스트 4.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시즌을 마쳤다.
대학 시절 평가가 그대로 드러난 시즌이었다. 공격에서 골밑, 미드레인지, 3점 등 모든 루트에 능하고, 특히 골밑 돌파는 무시무시했다. 아직 몸이 완성되지 않은 어린 선수라는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돌파력이었다. 여기에 우려했던 플레이메이킹과 패스도 괜찮았다. 평균 두 자릿수 어시스트는 무리지만, 포인트가드는 맡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비도 예상대로였다. NBA 최악의 수비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처참했다. 대학 시절부터 수비에서 나쁜 평가를 들었기 때문에 놀랍지는 않았다.
인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사실상 경기가 끝나고 서로 악수하는 상황에서 뜬금없이 골밑으로 돌진해 득점을 올리며 상대를 자극한 것이다. 한두 번도 아니고, 꽤 자주 이랬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반성하는 기색이 없어 비판받기도 했다.
피어스의 신인 시즌은 대성공은 아니지만, 소소한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뉴올리언스가 바란 역할을 수행했고, 다음 시즌이 더 기대하게 했다.
진짜 시험대는 다음 시즌이다. 뉴올리언스는 차기 에이스로 피어스를 낙점했다. 자이언과 머피는 언제라도 팀을 떠날 수 있으나, 피어스의 자리는 확고하다. 뉴올리언스의 암흑기 탈출을 위해서는 피어스가 슈퍼스타로 거듭나야 한다.

피어스-머레이-존스-머피-자이언
좀처럼 예상되지 않는다. 피어스는 팀의 현재이자, 미래인 선수고, 부상에서 복귀한 머레이도 주전으로 출전할 것이 유력하다. 여기에 존스, 머피, 자이언 같은 베테랑 선수들을 벤치로 내리기도 어렵다.
하지만 이 라인업이라면 주전 센터가 없어 골밑 높이가 낮다. 팀 내 센터 자원으로 미시, 퀸, 조던 정도가 있으나, 세 선수 모두 주전으로 보기는 어렵다. 어쩔 수 없기 스몰라인업을 가동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랜도 시절, 수비를 중시했던 모슬리 감독의 성향과는 맞지 않은 라인업이다. 수비의 중심은 빅맨이고, 현재 뉴올리언스 로스터에 수비에 능한 선수는 존스가 유일하다.
대신 벤치에서 흐름을 바꿀 식스맨은 많다. 영입한 매서린, 지난 시즌 커리어하이를 만든 샤딕 베이, 퀸 등 쏠쏠한 선수가 많다. 감독의 역량이 중요한 선수 구성이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려워 보이는 로스터지만, 다행히 2027 NBA 드래프트 지명권은 있다. 시즌 중반까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면, 머피를 비롯한 주축 선수를 트레이드하고 탱킹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NBA에서 가장 암울한 팀이다. 냉정히 다음 시즌에도 기대할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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