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 in 사가] “태이도 잘하는 아빠를 원할 겁니다” 시련 견딘 ‘JD4’ 이재도, 이제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 프로농구 / 사가(일본)/홍성한 기자 / 2026-09-04 15:56:50

[점프볼=사가(일본)/홍성한 기자] 이재도(35, 180cm)에게 새로운 동기부여가 생겼다. 이제는 코트 위에서 보여주는 모든 순간을 지켜봐 줄 아들을 품에 안았다.
고양 소노는 일본 사가에서 2026-2027시즌을 대비한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선수단 대부분이 지난달 31일 출국한 가운데 이재도는 조금 늦은 4일 오전 사가에 도착했다.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최근 득남했기 때문이다.
예정됐던 출산일보다 하루 앞당겨 병원을 찾은 이재도는 건강하게 태어난 아들 이태이를 처음 마주했다. 코트 위에서 수많은 순간을 경험한 베테랑에게도 낯선 감정이었다.
4일 전지훈련지에서 만난 이재도는 “36년을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남자는 아이를 보면 진짜 어른이 된다는 말이 조금은 이해가 됐다. 정말 너무 예쁘다. 왜 벌써부터 ‘아들 바보’가 되고 극성 부모가 되는지 이제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고 웃었다.
병원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유리 너머로만 아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러다 출국을 하루 앞두고서야 직접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이재도는 “처음에는 유리 너머로만 보다가 어제(3일) 직접 안아봤다. 정말 벅찼다. 눈물이 날 뻔했다. 내 삶에도 큰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출산 직후 아내, 아들과 함께 찍은 첫 가족사진은 평생 잊지 못할 장면으로 남았다. 평소 눈물이 없는 이재도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이었다.
그는 “아기를 처음 보고 아내와 셋이 사진을 찍었다. 그 사진을 보면 내가 울음을 참느라 턱에 힘을 주고 있다. 나도 그런 감정이 들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냥 기쁜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아이를 보니까 정말 신기했다”고 이야기했다.
‘캥거루 케어’도 경험했다. 아들과 살을 맞댄 채 두 시간가량을 함께했다. 불편한 자세에 목이 아팠지만 그마저도 행복했다. 이재도는 “목이 아픈 자세로 두 시간 정도 있었다. 그래도 정말 좋았다”며 미소 지었다.
아빠가 된 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이전까지 아이에게 큰 관심이 없었던 이재도였지만 이제는 다른 아이들까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는 “원래 아이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냥 보면 ‘귀엽네’ 정도였다. 그런데 내가 아이를 낳고 보니까 다른 아이들도 다 예뻐 보인다. 이제 모든 부모님을 존경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들은 아빠를 많이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이재도는 “가족들도 그렇고 많은 분이 나를 닮았다고 하더라.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는데 조금은 나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아직 신생아라 크면서 얼굴이 많이 바뀐다고 하더라. 지금은 그저 큰 축복을 느끼고 있다”고 웃었다.
다만 아들과 함께할 수 있었던 시간은 길지 않았다. 소노의 일본 전지훈련에 합류하기 위해 곧바로 한국을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
이재도는 “지금도 눈에 밟힌다. 그래도 해야 할 일이 있으니 어쩔 수 없다. 이 시기에는 아이가 금방 큰다고 하더라. 일주일 동안 못 보는데 돌아가면 많이 커 있지 않을까”라며 “태이도 열심히 하고 잘하는 아빠의 모습을 더 원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몸은 일본에 왔지만 마음 한편은 여전히 아들에게 가 있다. 비행기에서도 틈틈이 사진과 영상을 꺼내봤다. “진짜 눈에 계속 아른거린다”고 말한 이재도는 “부성애가 점점 생기는 것 같다”며 다시 한번 아빠 미소를 지었다.
아빠라는 이름이 생긴 만큼 책임감도 커졌다. 이재도는 “확실히 달라지는 것 같다. ‘분유 버프’도 조금 더 받을 것 같다(웃음). 여러모로 이번 시즌에는 버프가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새로운 동기부여가 더욱 반가운 이유도 있다. 이재도에게 지난 시즌은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오프시즌 동안 두 차례 수술을 받은 뒤 복귀했지만 몸 상태가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고, 시즌 도중 갈비뼈 부상까지 겹쳤다.
힘든 시간을 지나 이제 다시 새 시즌을 바라본다. 소노 역시 스카티 제임스와 조니 오브라이언트가 새롭게 가세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이재도는 “아직 직접 뛰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직접 보고 부딪히면서 느껴야 한다. 앞으로 시간이 있으니 서로 알아가면 될 것 같다. 팀에서는 최대한 큰 시너지를 바랄 것이다. 나도 내가 뛰고 있을 때와 뛰지 않을 때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더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달라진 전력만큼 소노를 향한 기대도 커졌다. 이재도는 그 기대에서 오는 부담을 피하기보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승하려면 그런 압박감은 이겨내야 한다. 부담 없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들이 그런 시선을 아예 신경 쓰지 않거나, 신경 쓸 거라면 차라리 즐겼으면 좋겠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준비가 된 팀이라면 ‘우승할 수 있다’, ‘우승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그걸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새 시즌을 향한 각오를 드러냈다.

#사진_홍성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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