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욱의 스토리텔러] “2군 선수들 다 계약해 주세요” 최준용이 KCC에 요청한 한마디

프로농구 / 정지욱 기자 / 2026-05-25 23: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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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팬들에게 보이는 최준용은 자유분방하고 개성 강한 캐릭터다. 코트 위에서 상대를 도발하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행동으로 분위기를 뒤집기도 한다.

농구 실력으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잦은 부상으로 KCC 구단과 팬들을 애간장 태우기도 한다. 2025-2026 LG전자 플레이오프에서는 자신의 기량을 뽐내며 KCC를 2년 만에 정상에 올려놨다. 

 

플레이오프 MVP는 허훈에게 돌아갔지만, 최준용이 받았어도 이견이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팬들에게는 미워할 수 없는 선수다.


그런데 선수들 사이에서 최준용에 대한 평가는 조금 다르다. 과거 SK에 있을 때나 지금의 KCC에서나 유독 후배들이 잘 따른다. 겉으로 볼 때 장난기 많고 제멋대로인 것 같지만, 팀 안에서는 후배들에게 의지가 되는 선배다.  

 

최근 그런 사례가 있었다.

플레이오프 우승 후 최준용은 KCC 최형길 단장과 만난 자리에서 한 가지를 요청했다. ‘D리그(2군)를 뛴 선수 전원을 재계약해달라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스타플레이어들은 우승 후 구단과 만나면 보너스 등 자신의 대우에 대한 이야기를 우선적으로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최준용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흘린 후배들을 챙겼다.

그는 시즌 중 복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D리그 5경기를 뛰었다. 이를 두고 외부에서는 ’D리그에서 뭐하고 있느냐‘는 따가운 시선도 있었지만, 최준용은 꽤 진지했고 자신의 복귀 준비를 위해 함께 뛴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을 느꼈다.

프로 세계는 냉정하다. 시즌이 끝나면 가장 먼저 계약 문제부터 정리된다. 출전 시간이 적은 선수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선수들은 언제든 팀을 떠날 처지에 있다. 스타플레이어 입장에서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영역이다.

하지만 최준용은 달랐다. 자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뒤에서 훈련 파트너 역할을 하고, 연습 때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았던 동료들을 잊지 않았다. 우승은 코트에 나서는 5명만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KCC 내부에서는 최준용을 향한 후배들의 신뢰가 꽤 두텁다. 평소에는 장난을 치다가도 후배들이 위축돼 있으면 먼저 다가가 분위기를 풀어주고, 필요한 이야기는 또 확실하게 해주는 스타일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이미지와 실제 팀 내 모습 사이에 차이가 있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때로는 과할 정도로 솔직해 호불호도 갈리기도 한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같은 팀 선수들에게 그는 ‘함께 뛰고 싶은 선수’라는 점이다.

스타는 실력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팀의 중심선수가 되는 것은 이런 작은 행동들에서 만들어진다.

 

이번 일이 단순한 미담 하나로 끝날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후배들이 왜 그를 따르는지를 알 수 있었다.

 

 

사진=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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