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욱의 스토리텔러]“솔직히, 지금 몸이 너무 아픕니다. 하지만...” 제일런 브런슨의 울림 있는 메시지

해외농구 / 정지욱 기자 / 2026-06-15 10: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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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4일(한국시간) 텍사스 프로스트 뱅크 센터에서 열린 뉴욕 닉스와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NBA(미국프로농구) 파이널 5차전.

3쿼터 종료 5분 29초전 ‘뉴욕의 왕’ 제일런 브런슨(뉴욕 닉스)은 3점슛을 던진 후 착지하는 과정에서 샌안토니오의 빅터 웸반야마의 발을 밟았다. 왼쪽 발목이 심하게 꺾였다. 브런슨이 던진 공은 깔끔하게 림에 꽂혔지만, 그는 극심한 통증에 잠시 일어서질 못했다.

슈팅 이후 착지공간을 주지 않은 웸반야마의 명백히 잘못된 동작이었다. 그러나 심판의 휘슬은 불리지 않았다.

발목을 움켜쥐며 고통스러워하던 브런슨은 잠시 후 일어났다. 다른 선수였다면 더 뛰지 않았을 만큼 발목이 심하게 꺾였다. 그러나 누구도 브런슨이 이대로 주저 앉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늘 아무렇지 않게 다시 뛰어 왔으니까.  


이번에도 그랬다. 브런슨은 코트에 다시 섰다. 그리고 남은 시간 자신의 모든 것을 코트 위에 쏟았다. 리그 최고의 클러치 플레이어답게 4쿼터에만 무려 15점을 넣으면서 팀에 94-90의 승리를 안겼다.

이 승리로 시리즈 4승째를 챙긴 뉴욕 닉스는 챔피언에 올랐다. 1973년 이후 53년 만의 우승이다. 브런슨은 5차전에서 팀이 기록한 94점 중 45점을 책임졌다. 파이널에서 40점 이상을 기록한 최초의 뉴욕 닉스 선수로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파이널 MVP도 당연히 브런슨의 몫이었다. ‘진정한 뉴욕의 왕’임을 확실하게 알린 순간이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자리한 브런슨에게 3쿼터 발목이 꺾인 순간에 대한 미디어의 질문이 있었다.

“누구도 당신이 다시 경기를 뛸 것이라고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고통을 참는 힘은 어디에서 오나요?”

브런슨이 말했다.

“솔직히...지금 몸이 너무 아픕니다. 그러나, 이런 기회가 오면 어떻게 해서든 해내야 합니다. 제 모든 걸 쏟아부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이기고 싶었습니다. 이기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최고의 선수, 팀을 이기게 하는 선수가 되기 위해 매일 노력해 왔습니다. 이 기회에 감사할 뿐입니다.”

“아버지(릭 브런슨)는 선수시절 8, 9번의 비보장 계약을 맺었습니다. 팀이 언제 자신을 방출할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트레이닝 캠프 계약 하나를 따기 위해 하루에 세 번씩 운동하면서 자신을 한계로 모는 아버지를 봐왔습니다. 저는 운 좋게 여기까지 왔습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왔고요. 오늘같이 기회가 왔을 때, 제 노력을 믿었습니다. 패배하더라도 거기에서 배우고 앞으로 나아가는 겁니다. 저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팀을 승리로 이끌기에는 너무 작다(186cm)며 무시당하던 ‘뉴욕의 왕’은 언제든 이길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온 챔피언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우리 인생도 그렇다. 누구에게든 기회는 찾아온다.
하지만 그 순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늘 승리의 순간을 준비해 온 브런슨처럼.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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