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욱의 스토리텔러] “제가 총대 메야겠더라고요” 이현중 빈자리 최준용이 있었다

국제대회 / 정지욱 기자 / 2026-07-07 01: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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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내가 해낼테니 걱정말고 (미국)다녀와”

최준용(KCC)은 이현중(샌안토니오 스퍼스)이 NBA 서머리그 출전을 위해 남자농구 대표팀 소집 훈련에서 빠지던 날 이야기를 나눴다. 대표팀을 자신이 지키겠다는 단단한 마음가짐이 담긴 말이었다. 

주포 역할을 해온 이현중의 이탈은 대한민국 남자농구대표팀에게 너무 큰 타격이었다. 매 경기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서도 무조건 20점 이상 책임졌던 이현중의 이탈로 한국은 공격 옵션 부재의 과제를 떠안아야 했다.

이 우려는 3일 대만과의 2027 FIBA(국제농구연맹) 월드컵 아시아예선 윈도우3 홈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한국은 19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80-82로 허무하게 패했다. 여론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현중이 그리운 한판이었다.

한국은 6일 일본전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윈도우2에 진출할 수 없었다.

벼랑 끝에선 한국은 온 힘을 짜내 일본에게 승리했다.

4년 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최준용이 해결사로 나섰다. 최준용은 6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벌어진 일본과의 경기에서 19분 30초간 16점 3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의 활약으로 한국은 81-79로 승리, 천신만고 끝에 윈도우2에 진출했다.  

▲3쿼터 벼랑끝에 선 한국. 최준용은 기꺼이 해결사로 나섰다.(사진=유용우 기자)

최준용의 활약이 빛난 것은 후반이다. 그가 기록한 16점이 모두 후반에 나왔는데, 3쿼터에만 11점이었다. 대표팀의 공격이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나온 득점이었다.

그는 3일 대만과의 경기와 이날 전반까지도 공격에 좀처럼 나서지 않았지만, 3쿼터부터는 적극적으로 볼 핸들링까지 맡아 1대1 득점에 나섰다.

의도된 공격이었다.

한국은 3쿼터 초반 일본의 공세에 밀려 40-51, 11점 차까지 밀렸다. 일본의 슛이 림에 꽂힐 때마다 관중석을 가득 채운 농구 팬들의 탄식이 이어졌다.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위기를 타파할 해결사가 필요했다.

이현중에게 한 약속대로 최준용이 나섰다.

“3쿼터 초반에 우리가 10점 이상 밀리고 있었는데, 이대로 가다가는 그냥 끝나겠다 싶었어요. 이번에 지면 그냥 끝이잖아요. 지는 한이 있더라도 내가 총대 메고 공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임감이랄까. 공격에 실패하면 팬들에게 욕을 먹더라도, 후배들 대신 내가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공격을 했어요.”

간절함이 통했다. 최준용의 1대1 공격은 애초에 준비된 플랜이었지만 최준용-이승현, 최준용-장재석 간의 2대2는 대표팀에 준비되지 않은 옵션이었다. 그냥 최준용이 스스로 나선 공격이다. 

3쿼터 한국이 기록한 20점 중 11점이 최준용의 손에서 나왔다. 이는 일본의 수비 균열까지 만들었다. 최준용이 외곽에서 볼 핸들링을 하면서 와타나베 유타와 조쉬 호킨슨이 외곽으로 끌려 나왔다.

최준용의 공격에 일본의 수비가 몰리자 본연의 강점인 패스까지 나왔다. 대표팀에서 활용도가 낮았던 여준석까지 득점에 가세했다. 최준용의 가치가 그대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4쿼터 막바지 일본의 거센 추격을 받았지만, 힘겹게 리드를 지켜냈다. 최준용도 이현중과의 약속을 지켰다.

경기를 지켜본 농구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를 내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최준용 없었으면 어쩔뻔했나”

진짜다. 최준용 없었으면 우리에게 월드컵이 없을 뻔했다.

그렇게 최준용은 ‘한국농구는 최준용하기 나름’임을 또다시 증명했다.



사진=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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