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선임 ‘그 후 한 달’, 김상식 감독과 삼성은 어떤 시간을 보냈나…“이제 색깔 입히는 단계”
- 프로농구 / 용인/홍성한 기자 / 2026-08-26 07:00:46

[점프볼=용인/홍성한 기자] 늦게 출발한 만큼 해야 할 일이 많았다. 선수들을 파악하는 것부터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는 과정까지. 서울 삼성 지휘봉을 잡은 김상식 감독의 한 달은 그렇게 빠르게 흘러갔다.
김상식 감독이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건 정확히 7월 16일. 약 3개월을 꼬박 기다렸다. 다른 팀들과 비교하면 출발이 상당히 늦었다. 이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마무리됐고, 새 시즌을 함께할 외국선수 구성도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난 시점이었다.
그렇지만 이미 늦어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김상식 감독은 지금의 선수 구성 안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렇게 시작된 김상식 감독의 한 달. 가장 먼저 한 일은 선수단을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밖에서 바라봤던 삼성과 직접 마주한 선수단은 다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25일 경기도 용인시 STC(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난 김상식 감독은 “지금까지는 선수들을 파악하는 데 시간을 많이 썼다. TV로 보거나 상대팀 감독으로 만났을 때와 직접 지도하면서 느끼는 건 다르다. 그래서 일부러 백지 상태로 왔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주위에서는 ‘누가 어떻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나. 그런 이야기를 알고 들어오면 나도 모르게 선입견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 건 무시하고 직접 보려고 했다. 알고 있던 선수들도 있지만 식스맨이나 신인 등 잘 몰랐던 선수들도 있었기 때문에 똑같이 시간을 할애해서 보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한 달여가 흐른 지금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선수단에 대한 파악이 어느 정도 끝난 만큼 조금씩 김상식 감독의 색깔을 더해가는 과정이다.
그는 “선수들을 어느 정도 파악했다면 이제 장점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추구하는 모션 오펜스도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에게 어떤 게 맞는지 보고 있다. 연습하다 보면 잘 맞아떨어지는 게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그러면 다시 코치들과 이야기해서 맞춰보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션 오펜스(활발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공격 기회를 만들어가는 전술)는 김상식 감독이 과거부터 추구해온 농구다.
다만 자신의 스타일을 무조건 선수들에게 끼워 맞출 생각은 없다.
김상식 감독은 “내 고집대로 하는 것도 중요하고 팀의 컬러를 가져가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중요한 틀을 건드리지 않는 범위에서는 선수들에게 맞춰 조금씩 바꿔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짚었다.

전술보다 먼저 강조한 것도 있다. 바로 팀워크다. 김상식 감독은 부임 후 선수들에게 줄곧 ‘함께하는 농구’를 강조하고 있다. 실수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지만 코트 위에서 동료를 탓하거나 서로에게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것만큼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김상식 감독은 “농구는 실력 차이가 있을 수도 있고 실수할 수도 있다. 그런 건 이야기하고 다음 훈련에서 고치면 된다. 하지만 팀이 하나가 되지 않는 건 다른 문제다. 우리끼리 싸우는데 상대와 어떻게 싸우겠나. 팀이 뭉치지 않으면 성적을 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주장 (최)현민이가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또 (이)관희나 (한)호빈이 등 고참들에게도 후배들을 잘 이끌어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나 역시 선수들을 따로 불러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더했다.
이어 “주전으로 많이 뛰지 못하는 선수들에게는 나름의 아픔이 있다. 본인들도 뛰고 싶은 마음이 있지 않겠나. 코치들에게도 그런 선수들을 더 신경 써달라고 이야기한다. 조금이라도 기회를 주고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9월 대만과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케렘 칸터, 그리고 이번 주 팀에 합류하는 새 외국선수 크리스 맥컬러까지 가세하면 본격적으로 완성도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김상식 감독은 “여러 가지로 늦은 건 사실이다. 그래도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하더라. 그 모습을 보면서 희망을 가지고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자연스레 바라보는 곳도 높아졌다.
“처음에는 무조건 꼴찌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꼴찌 탈출은 당연히 해야 하는 거고, 감독이 바뀌었으면 6강에 가야 하지 않겠나. 어려운 상황인 건 사실이지만 빨리 밑에서 벗어나 6강까지 갈 수 있도록 선수들과 열심히 해보겠다.”
늦게 출발한 김상식호의 첫 한 달은 이렇게 쓰였다. 이제부터는 자신들의 색깔을 만들어갈 시간이다.

#사진_점프볼 DB(정유선 인터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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