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박신자컵] 결승에서 만나자던 약속은 지키지 못했지만…목발 짚은 언니에게 달려간 동생
- 여자농구 / 청주/홍성한 기자 / 2026-10-11 19:46:25

[점프볼=청주/홍성한 기자] 결승전이 끝나고 열린 시상식. 동생은 잠깐 눈치를 보더니 목발을 짚고 있는 언니한테 달려갔다. 어쩌면 치열했던 승부보다 더 의미 깊은 장면이지 않았을까.
11일 청주체육관에서 2026 KB국민은행 박신자컵이 막을 내렸다. 결승전은 후지쯔 레드웨이브와 아산 우리은행의 맞대결. 4쿼터 막판까지 접전이 이어진 가운데 후지쯔가 78-71로 웃었다. 대회 3연패다.
결승에서 만나자던 자매의 약속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후지쯔 후지모토 아키와 우리은행 후지모토 마코. 후지모토 아키가 조별리그서 안타까운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언니는 벤치에서, 동생은 코트에서 서로를 지켜봤다. 그리고 경기 후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마지막까지 남아 사진도 찍고 갔다.
후지모토 마코는 “처음에는 서로 다른 조니까 결승에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언니가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비록 함께 코트를 누비지는 못했지만, 아키는 아픈 몸을 이끌고 체육관을 찾았다. 통증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도 팀과 동생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였다.
후지모토 마코는 “언니가 아직 아프지만 경기장에 오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언니의 기분을 조금이라도 좋게 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전반에는 너무 긴장이 돼서 제대로 내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이것도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잘 살리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상대 팀이지만 하프타임엔 짧게 만나 조언도 들었다고 했다. 후지모토 마코는 “조별리그 때 5반칙 퇴장을 당했다. 이번에도 전반에 파울이 많이 쌓였는데 언니가 또 조심하라고 하더라”라고 웃었다.
언니를 향한 마음도 전했다. 후지모토 아키는 장기간 결장이 필요한 큰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복하기까지 쉽지 않은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동생으로서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후지모토 마코는 “아직 언니가 마음을 정리하기 쉽지 않은 것 같다. 내가 더 열심히 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언니가 내 경기도 자주 챙겨본다. 내가 잘하는 모습을 보면서 언니도 조금씩 기운을 내고, 재활에도 의욕을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단비-강이슬 조합이 첫선을 보인 우리은행은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쳐 기대감을 높였다. 후지모토 마코는 “첫 경기부터 긴장이 많이 됐다. 다 같이 모여 연습할 시간도 많지 않았다. 경기를 치르면서 서로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 잘된 부분도 있었지만 부족한 부분도 많이 찾았다. 좋은 대회가 된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사진_WKBL 제공, 홍성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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