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프리뷰(9)] '부활 성공!' 암울했던 피닉스의 놀라운 반전, 이제 더 높은 곳을 노린다
- 해외농구 / 이규빈 기자 / 2026-09-09 07:14:26

피닉스 선즈는 1968년에 창단해 아직 NBA 파이널 우승이 없는 팀이다. 그래도 1970년대와 1990년대에 꾸준히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으며, 서부 컨퍼런스의 강호로 인정받았다. 찰스 바클리, 케빈 존슨과 같은 내로라하는 슈퍼스타도 있었고, 2000년대에도 아마레 스타드마이어, 스티브 내쉬라는 걸출한 스타가 있었다.
그런 피닉스에 암흑기가 찾아왔다. 내쉬가 떠난 이후 좀처럼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지 못했다. 고란 드라기치가 있었으나, 스타라고 보기는 어려웠고, 그 드라기치마저 내보내며 답이 없어 보였다. 결국 기약 없는 리빌딩에 돌입했다.
드래프트 대박이 피닉스를 구했다. 2015 NBA 드래프트 전체 13순위로 켄터키 대학의 가드 데빈 부커를 지명한다. 부커는 켄터키 대학에서도 엄청난 활약보다 미래 잠재력이 기대되는 육성형 유망주였다. 피닉스는 부커의 잠재력을 믿고, 신인 시즌부터 과감히 밀어줬다. 부커는 2년차부터 평균 20점 이상을 기록하며 피닉스의 소년가장으로 떠올랐다.
부커를 이후 드래프트로 훌륭했다. 디안드레 에이튼, 캠 존슨, 미칼 브릿지스 등 조각들을 차근차근 모았고, 결정적으로 크리스 폴을 트레이드로 영입하며 방점을 찍었다. 2020-2021시즌, NBA 파이널 무대에 진출해 첫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프랜차이즈 역사상 첫 우승을 눈앞에 뒀으나, 이후 4연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이때만 해도 피닉스가 향후 몇 년간 서부 컨퍼런스를 지배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피닉스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팀을 인수한 맷 이시비아 구단주는 미래가 아닌 현재를 위해 슈퍼스타 영입을 원했고, 케빈 듀란트를 영입했으나, 내준 대가가 너무나 컸다. 듀란트의 영입으로 주전은 강화됐으나, 뎁스는 크게 약해졌고, 결국 이게 피닉스의 발목을 잡는다.
심지어 듀란트 영입 다음 시즌에는 폴을 내주고, 엄청난 연봉을 받는 브래들리 빌을 영입하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이름값은 훌륭했으나, 부커, 빌, 듀란트의 조합은 결성 당시부터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그 우려대로 피닉스는 최악의 시너지를 보이며 그대로 무너졌다.
빌 영입 이후 두 시즌 연속으로 플레이오프 1라운드 탈락으로 마쳤고, 2024-2025시즌은 플레이오프는 커녕, 플레이-인 토너먼트도 진출하지 못하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다.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보였다.

성적: 45승 37패 서부 컨퍼런스 7위
변화가 예상됐으나, 그 규모는 생각보다 훨씬 컸다. 트레이드 데드라인부터 루머가 진했던 듀란트가 마침내 이적했다. 행선지는 휴스턴 로켓츠였다. 듀란트가 지목한 휴스턴, 마이애미 히트, 샌안토니오 스퍼스 중 피닉스에 가장 많은 대가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대신 딜런 브룩스와 제일런 그린, 2025 NBA 드래프트 전체 10순위 지명권을 얻었다.
여기에 충격적인 소식이 등장한다. 빌을 트레이드가 아닌 스트레치 형식으로 방출한 것이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상태에서 공짜로 풀어줬다. 빌은 전 구단 트레이드 거부권이 있어 트레이드가 쉽지 않았으나, 그래도 이런 형식의 방출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빌을 향한 피닉스 수뇌부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
대신 지난 시즌 내내 고민이었던 센터 포지션에 마크 윌리엄스라는 든든한 기둥을 영입했고, 조던 굿윈과 콜린 길레스피 등 쏠쏠한 식스맨도 잡았다.
사실상 지난 시즌 라인업에서 듀란트와 빌이 나가고, 브룩스와 그린이 들어온 것이다. 따라서 지난 시즌보다 못한 성적이 예상됐고, 서부 컨퍼런스 최하위도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그런데 놀라운 반전이 일어났다. 시즌 첫 5경기에서 1승 4패로 예상대로 흘러가나 싶었으나, 이후 파죽지세로 연승을 달렸다. 신임 감독 조던 오트의 활동량, 에너지를 중시한 수비 농구가 위력을 제대로 뽐냈다.
부커는 기대에 비해 아쉬웠고, 듀란트 트레이드의 핵심이던 그린은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으나, 브룩스가 평균 20점 이상 기록하는 공수겸장 에이스로 거듭나며 팀을 이끌었다. 또 굿윈, 길레스피, 로이스 오닐, 그레이슨 앨런 등 롤 플레이어들의 활약도 훌륭했다. 마침내 생긴 든든한 센터 윌리엄스도 평균 더블더블로 팀을 지탱했다.
시즌 내내 좋은 경기력으로 5할 이상 승률을 기록했고, 시즌 막판 부진하며 플레이-인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플레이-인 토너먼트 승자전에서 포틀랜드 트레이블레이저스에 패배하며 최종전으로 몰렸으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완파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를 만나 0승 4패로 스윕당하며 시즌을 마쳤다.
너무나 성공적인 시즌이었다. 시즌 시작 전만 하더라도 아무도 피닉스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예상하지 않았다. 오트 감독의 지도력, 브룩스의 재발견 등 긍정적인 요소가 가득했다.

IN: 콜린 길레스피(재계약), 조던 굿윈(재계약), 헤이우드 하이스미스(재계약), 마크 윌리엄스(재계약), 코아 피트(드래프트), 마일스 브릿지스(트레이드), 루크 케너드(FA)
OUT: 그레이슨 앨런(트레이드), 로이스 오닐(트레이드)
꽤 활발한 오프시즌을 보냈다. 일단 지난 시즌 호성적에 숨은 공신이었던 벤치 멤버들과 재계약했다. 굿윈, 길레스피와 모두 적절한 금액에 계약을 체결했다. 든든한 센터 윌리엄스와도 3년 재계약으로 잔류시켰다.
대형 트레이드도 있었다. 샬럿 호네츠에서 브릿지스를 영입한 것이다. 브릿지스는 오트 감독의 농구에도 어울리는 선수다. 왕성한 활동량으로 유명하고, 평균 20점 이상 기록한 시즌이 있을 정도로 공격력도 훌륭하다. 지난 시즌에도 평균 17.1점 5.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대가로 오닐과 앨런이 나갔다. 두 선수 모두 오트 감독의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던 선수였다. 오닐은 3&D로 전방위 수비력을 뽐냈고, 앨런은 정상급 슈터지만, 활동량도 뛰어난 선수였다.
앨런의 공백은 케너드로 메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애틀랜타 호크스와 LA 레이커스에서 모두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3점슛 외에 일대일 공격 기술도 갖춘 앨런보다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지만, 3점슛 하나는 NBA 정상급이다. 지난 시즌에도 47.8%라는 엄청난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2026 NBA 드래프트 전체 30순위를 획득해 피트를 지명한 것도 흥미롭다. 피트는 애리조나에서 태어난 선수로, 피닉스가 고향이다. 대학도 애리조나 대학교를 나왔다. 활동량과 운동 능력이 뛰어난 포워드지만, 203cm로 신장이 아쉽고, 3점슛이 전무하다.
전체적인 평가는 나쁘지 않게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지난 시즌 기록: 평균 17.8점 3.6리바운드
고등학교 시절부터 엄청난 기대를 받은 초특급 유망주였다. 잘생긴 외모, 화려한 플레이스타일, 폭발적인 덩크슛으로 SNS에서 인기가 상당했다. 그런데 좀처럼 보기 어려운 행보인 대학 무대 대신 G리그행을 선택했다. 이는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엄청난 주목을 받는 대학 무대가 아닌, 시선이 적은 G리그 무대였고, 또 G리그에 서 활약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드래프트 때는 예전과 같은 관심을 받지 못했으나, 그래도 TOP 3 유력 후보로 평가됐다. 드래프트 당일, 의외의 결과가 나온다. 3순위가 아닌 2순위로 휴스턴에 지명된 것이다. 휴스턴이 제임스 하든을 보낸 이후 팀의 얼굴이 될 슈퍼스타를 원했기 때문이다. 수비형 빅맨인 에반 모블리보다 공격형 슈팅가드 그린을 지명했다.
그린은 신인 시즌부터 기회를 몰아받는다. 휴스턴은 하든이 막 떠나, 전면 리빌딩에 나섰고, 그린을 제외하면 마땅한 유망주도 없었다. 2년차 시즌에는 평균 22.1점 3.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나름대로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그린의 활약과 별개로 휴스턴은 계속 최하위에 머문다. 흔히 말하는 체계가 없는 농구 그 자체였다. 선수들의 이기적인 플레이, 공격에만 몰두하고 수비를 소홀히 하는 등 성적이 날 수가 없는 환경이었다. 그린도 그랬던 선수 중 하나였다.
2024-2025시즌을 앞두고, 휴스턴은 이메 우도카 감독을 선임한다. 우도카는 코치 시절부터 수비 전문가로 명성이 자자한 인물이다. 휴스턴이 우도카를 선택한 것도 수비 개선 때문이었다. 우도카는 FA로 브룩스, 프레드 벤블릿과 같은 수비 좋은 베테랑을 요구했고, 곧바로 수비 중심 팀을 만들었다. 그린도 이런 우도카의 조련 아래서 발전하기 시작했다.
2024-2025시즌 평균 21점 4.6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수비에서도 나아지며 단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우도카도 팀의 에이스로 그린을 밀어주는 등 신뢰를 보냈다. 팀 성적도 서부 컨퍼런스 2위로 하든 시대 이후 오랜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문제는 플레이오프였다. 7경기 평균 13.3점 5.4리바운드 야투율 37%로 끔찍한 활약을 펼치며 1라운드 탈락 원흉이 됐다. 경기력이 너무나 심각했고, 그린을 언제나 지지하던 휴스턴 팬들도 등을 돌렸다. 결국 시즌이 끝나고 듀란트의 대가로 피닉스로 떠나게 된다.
피닉스에서 그린은 실망스러웠다. 일단 부상으로 32경기 출전에 그쳤고, 나왔을 때 기록도 평균 17.8점 3.6리바운드로 부진했다. 그래도 폭발력은 보였다. 특히 플레이-인 토너먼트에서 골든스테이트를 상대로 36점을 폭격하며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피닉스에서는 플레이오프에서도 괜찮게 활약했다. 4경기 평균 21.8점 5.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즉, 전체적으로 실망스러웠으나, 기대할 요소는 보였다. 따라서 다음 시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피닉스의 에이스는 부커다. 여기에 지난 시즌 활약한 브룩스가 2옵션이다. 그린은 3옵션으로 좋은 활약을 보이거나, 2024-2025시즌의 모습으로 돌아와 2옵션이 돼야 한다. 그린은 다음 시즌이 끝나면 FA가 될 수 있다. 여러모로 기대되는 시즌이다.

부커-그린-브룩스-브릿지스-윌리엄스
듀란트, 빌과 함께 뛴 이후 부커는 포인트가드 포지션에 익숙해졌다. 여전히 정통 포인트가드와는 거리가 멀지만, 경기 조율 능력과 패스 실력이 크게 향상됐다. 그린과 공존을 위해서라면, 부커의 포인트가드행은 어쩔 수 없다.
브룩스도 확실한 주전이다. 정상급 3&D이자, 지난 시즌에는 팀을 이끌 에이스 면모까지 뽐냈다. 3년 연장 계약도 체결했으므로, 당분간 피닉스의 주전 포워드는 맡아놨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브릿지스도 주전이 예상된다. NBA 커리어 내내 주전으로 활약한 선수이고, 오트 감독이 추구하는 농구와도 어울린다. 샬럿을 벗어난 선수는 모두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브릿지스도 그런 선수가 될 수 있을지 관건이다.
주전 센터 자리도 확고하다. 윌리엄스는 건강만 하면, 평균 더블더블은 보장되는 선수다. 지난 시즌에는 평균 11.7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으나, 23.6분 출전에 그쳤고, 대신 60경기를 출전하며 건강함을 보였다. 윌리엄스의 건강은 다음 시즌 피닉스 성적에 큰 요소 중 하나다.
지난 시즌 놀라움을 줬던 오트 감독의 두번째 시즌이다. 1년 전만 하더라도 NBA에서 가장 암울한 팀으로 꼽혔던 피닉스가 매우 기대되는 팀으로 변모했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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