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프리뷰(7)] '레너드 시대 종료!' 클리퍼스, 다음 세대 중심은 누구?
- 해외농구 / 이규빈 기자 / 2026-09-07 07:08:14

[점프볼=이규빈 기자] 클리퍼스가 새 시대를 맞이했다.
LA 클리퍼스는 NBA를 대표하는 약팀이다. 1970년에 창단해 한 연고지에 정착하지 못하고, 여러 곳을 떠돌았다. 그러다 1984년 LA로 이전하며 자리를 잡았다.
성적은 꾸준히 최악이었다. 1970년대에 3년 연속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을 마지막으로, 15년 연속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이후 2년 연속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다시 암흑기가 찾아왔다. 무려 18년 동안 플레이오프 2번 진출에 그쳤다. LA라는 초대형 시장에 있으나, 이웃 LA 레이커스에 밀려 성적도 형편없고, 존재감도 없는 팀이었다.
그런 클리퍼스가 빛을 보기 시작한다. 2009 NBA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블레이크 그리핀이라는 초대형 유망주를 얻었고, 하위권 시절에 머무르며 쌓은 유망주와 드래프트 지명권으로 정상급 포인트가드 크리스 폴을 영입한다. 여기에 자말 크로포드, JJ 레딕, 디안드레 조던으로 팀을 구성하며 단번에 서부 컨퍼런스의 강호로 거듭났다. 단순히 성적뿐만 아니라, 보는 재미도 챙겼다. 폴의 지휘 아래 그리핀과 조던의 덩크슛, 크로포드의 화려한 드리블은 클리퍼스를 전국구 인기팀으로 만들었다.
이런 폴과 그리핀의 시대에도 완벽한 성공이라 부르기는 어려웠다. 매번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우승은 커녕, 컨퍼런스 파이널도 밟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폴과 그리핀은 모두 클리퍼스를 떠났고, 전성기도 끝이 난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예상보다 빠르게 팀을 정비했다. 잇몸 농구 전문가 닥 리버스 감독의 지휘 아래 루 윌리엄스, 몬트레즐 해럴 등과 같은 식스맨들을 적극 활용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여기에 샤이 길저스-알렉산더와 같은 유망주도 있어 미래가 밝아 보였다.
하지만 스티브 발머 구단주의 생각은 달랐다. 발머는 항상 슈퍼스타를 갈망하던 인물이다. 2018-2019시즌이 끝나고, 최대어인 카와이 레너드를 영입하기 위해 폴 조지 트레이드를 약속했고, 결국 레너드와 조지를 동시에 영입하며 슈퍼팀을 완성했다. 이후에는 제임스 하든, 러셀 웨스트브룩과 같은 슈퍼스타도 추가로 영입했다.
그런데 조지와 레너드로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그나마 2020-2021시즌 컨퍼런스 파이널을 밟은 것이 소득이었다. 이후 조지와 웨스트브룩이 떠나며 다시 우승권과 멀어진 것처럼 보였다.

성적: 42승 40패 서부 컨퍼런스 9위
폭풍의 오프시즌을 보냈다. 제임스 하든이 잔류하고, 지난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노먼 파웰을 트레이드해 존 콜린스를 영입했다. 마땅한 4번 자원이 없어 레너드를 4번으로 활용했던 것을 생각하면, 좋은 보강이라는 평이다. 파웰의 빈자리는 피닉스 선즈에서 방출된 브래들리 빌과 계약하며 메웠다. 빌은 전성기 시절에 비해 기량이 꺾였으나, 평균 17점을 기록한 선수였다. 여기에 브룩 로페즈, 니콜라스 바툼, 크리스 폴 등 롤 플레이어 보강까지 성공하며 이적 시장 최고 승자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클리퍼스를 우승 후보로 꼽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재앙이 펼쳐졌다. 3경기 2승 1패로 기분 좋게 출발했으나, 이후 24경기에서 4승 20패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더 심각한 것은 경기력이었다. 공격과 수비의 밸런스가 완전히 붕괴되며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지난 시즌 조지와 웨스트브룩이 없는 상황에서 수비의 힘으로 승리를 챙겼던 클리퍼스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큰 기대를 걸었던 빌은 최악의 활약을 펼치다 6경기 만에 시즌 아웃됐다. 반면 떠난 파웰은 마이애미 히트에서 미친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시즌 초반부터 파웰이 그립다는 얘기가 나왔다. 심지어 레너드도 부상으로 이탈하며 하든의 부담은 더 커졌다. 하든이 고군분투하고, 클리퍼스는 패배하는 그림이 계속됐다.
NBA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내기 위해 친정팀으로 돌아온 폴도 12월에 방출되는 수모를 겪는다. 이때 클리퍼스를 향한 비판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암울했던 클리퍼스가 반등하기 시작했다. 12월 막판 6연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바꿨고, 이후 13경기에서 10승 3패를 기록했다. 시즌 내내 최하위에 위치한 순위도 어느새 플레이-인 토너먼트 진출권까지 근접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레너드의 활약이 컸다. 레너드는 매 경기 고효율로 30점 이상을 꾸준히 기록하며 공수겸장 에이스의 면모를 뽐냈다. 하든도 공격 부담을 덜고, 플레이메이킹에 집중할 수 있었다.
시즌 전부터 전력 자체는 좋게 평가됐으므로 후반기와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반등을 노릴 수 있다는 평이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난다.
하든이 갑작스럽게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로 트레이드됐다. 이유는 시즌 초반부터 성적 부진과 본인에게 쏠린 부담으로 지친 하든이 우승권 팀으로 이적을 요청한 것이다. 클리퍼스도 하든의 요청을 수용했고, 다리우스 갈랜드와 트레이드에 합의한다. 하든의 이탈은 리빌딩 선언이나 다름이 없다. 클리퍼스는 곧바로 주전 센터인 이비차 주바치도 인디애나 페이서스로 트레이드한다.
에이스 레너드는 남았으나, 남은 시즌 행보는 결정된 상태였다. 이전과 달리, 젊은 선수들에 적극적으로 기회를 제공하며 적당한 성적을 올렸다. 42승 40패로 플레이-인 토너먼트에 진출했으나, 스테픈 커리와 드레이먼드 그린이 활약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패배하며 시즌을 마친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시즌이었다. 시즌 초반은 끔찍했고, 중반부터 살아났으나, 뜬금없이 하든이 떠났다. 결국 이도 저도 아닌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IN: 브래들리 빌(재계약), 조던 밀러(재계약), 코비 샌더스(재계약), 루이 하치무라(FA), 브랜든 잉그램(트레이드), 맥스 스트러스(트레이드), 그레이디 딕(트레이드), 키튼 와글러(드래프트)
OUT: 카와이 레너드(트레이드), 존 콜린스(FA), 베네딕트 매서린(FA), 보그단 보그다노비치(FA)
이번에도 폭풍의 오프시즌을 보냈다. 초대형 움직임이 있었다. 마침내 레너드가 클리퍼스를 떠났다. 행선지는 본인이 지목한 토론토 랩터스였다. 대신 대가로 잉그램, 딕, 1라운드 지명권 2장과 스왑 권리 1번으로 클리퍼스가 장시를 잘했다는 평이다. 하지만 뒷돈 사건의 징계가 확정되지 않아 트레이드는 보류 상태다. 그래도 트레이드 성사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그 외에도 하치무라를 FA로 영입해 레너드 공백을 메웠고, 페이튼 왓슨 삼각 트레이드에 참여해 스트러스를 공짜로 받았다. 스트러스는 훌륭한 3점 슈터로 파웰의 향수를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선수다. 지난 시즌 쏠쏠했던 샌더스와 밀러도 적절한 금액에 잡았다.
또 2026 NBA 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와글러를 지명한다. 클리퍼스는 본인들의 지명권은 없었으나, 주바치 트레이드때 인디애나의 지명권을 받았다. 이 지명권은 TOP 4 보호였고, 5순위가 되며 클리퍼스가 획득할 수 있었다. 이때만 해도 호평만 있던 오프시즌이었다.
하지만 8월, 아직도 팀을 찾지 못한 빌과 재계약을 체결한다. 지난 시즌 최악의 활약을 펼치다 6경기 만에 시즌 아웃된 빌에게 2년 1320만 달러를 안긴 것이다. 필요도 없고, 금액도 과하다는 얘기가 다수다. 제한적 FA였던 매서린에게 호의를 베풀며 공짜로 풀어줬다.
지난 시즌 커리어하이급 활약을 펼친 레너드의 공백은 크지만, 뎁스가 훨씬 좋아졌고, 쓸만한 젊은 선수들을 대거 영입한 오프시즌이었다.

지난 시즌 기록: 평균 18.8점 6.7어시스트
고등학교 시절 수준급 포인트가드 유망주였던 갈랜드는 명문 밴더빌트 대학교로 진학한다. 입학과 동시에 에이스 역할을 맡았으나, 5경기 만에 무릎 부상으로 시즌이 끝난다. 그런데도 갈랜드는 2019 NBA 드래프트에 참여했고, 전체 5순위로 클리블랜드에 지명된다.
드래프트 지명 당시 재밌는 스토리가 있다. 6순위를 보유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는 칼-앤서니 타운스와 호흡을 맞출 포인트가드 절실한 상황이었다. 당연히 2019 드래프트 최고의 포인트가드 유망주였던 갈랜드에 대놓고 관심을 표했다. 5순위 클리블랜드도 이를 알고, 트레이드를 제안했으나, 대신 엄청난 대가를 요구했다. 고민하던 미네소타는 결국 트레이드를 거부했고, 갈랜드는 클리블랜드가 지명한다.
문제는 클리블랜드에는 2018 NBA 드래프트 전체 8순위 콜린 섹스턴이 있었다. 섹스턴은 갈랜드와 유형은 다르지만, 같은 단신 가드였고, 신인 시즌에 수준급 공격력을 보였다. 따라서 섹스턴이 있는데, 갈랜드를 지명한 것은 무리가 아니냐는 얘기가 많았다.
하지만 갈랜드는 곧바로 NBA 무대에 적응한다. 신인 시즌 평균 12.3점 3.9어시스트를 기록했고, 2년차 시즌에 평균 17.4점 6.1어시스트, 3년차 시즌에는 평균 21.7점 8.6어시스트로 생애 첫 올스타에 선정된다. 섹스턴과 호흡도 우려보다 훨씬 좋았다. 자연스럽게 클리블랜드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거듭났다.
큰 변화가 찾아온다. 클리블랜드가 우승을 위해 섹스턴을 대가로 도노반 미첼을 영입한 것이다. 미첼과 갈랜드는 NBA 최고의 백코트 듀오로 평가됐고, 실제로 그런 파괴력을 보였다. 2023-2024시즌에는 동부 4위에 플레이오프 2라운드, 2024-2025시즌에는 동부 1위를 기록했으나, 이번에도 플레이오프는 2라운드까지였다. 특히 2024-2025시즌에는 플레이오프에서 갈랜드의 부상이 너무나 뼈아팠다.
2025-2026시즌도 클리블랜드의 전력은 매우 높게 평가됐다. 하지만 갈랜드는 또 부상이 찾아왔다. 결국 클리블랜드의 인내심도 여기까지였다. 갈랜드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 하든을 영입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갈랜드 본인에게도 기회였다. 레너드와 같은 정상급 포워드와 호흡을 맞춘 적은 처음이었다. 클리퍼스 이적 후 평균 19.9점 6.4어시스트로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다음 시즌에는 레너드가 없다. 즉, 갈랜드가 팀을 이끌어야 한다. 갈랜드의 활약에 따라 클리퍼스의 성적이 결정될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갈랜드를 향해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갈랜드-스트러스-잉그램-하치무라-로페즈
로스터 대부분이 바뀌었고, 지난 시즌 대비 뎁스가 훨씬 좋아졌다. 따라서 주전 라인업을 예상하기는 매우 어렵다. 확실한 것은 갈랜드와 잉그램뿐이다. 두 선수는 주전으로 클리퍼스의 공격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하치무라도 주전이 유력하다. 지난 시즌 레이커스에서 주전으로 쏠쏠히 활약했고, 현대 농구에서 꼭 필요한 외곽슛에 능한 포워드다.
반면 나머지 자리는 미지수다. 지난 시즌 주바치가 떠난 이후 주전을 맡은 로페즈는 이제 30대 후반을 바라보는 노장이다. 물론 여전히 경쟁력은 있고, 타이론 루 감독의 수비 전술에 핵심 자원이다. 코난 니더하우저라는 유망주가 있으나, 루 감독의 성향상 로페즈가 더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슈팅 가드도 애매하다. 공격을 생각하면, 스트러스가 주전을 차지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클리퍼스 이적 후 꾸준히 평균 두 자릿수 득점과 함께 정상급 수비력을 제공하는 데릭 존스 주니어도 있다. 아마 상대팀에 따라 유동적으로 선발과 벤치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NBA를 대표하는 노인정이 한 시즌 만에 젊은 팀으로 변모했다. 마침내 클리퍼스 팬들도 역동적이고, 활발한 농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9월 3일(한국시간) 레너드 징계 수위가 확정됐다. 2029년부터 2033년까지 5년간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박탈하는, 상상 그 이상의 징계다. 이번 징계로 클리퍼스의 미래는 먹구름이 꼈다. 레너드 트레이드는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클리퍼스 구단의 미래는 매우 암울해졌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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