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슬램게임] "상대 선수들이 질색하는 수비수가 되고 싶습니다!"...제2의 문성곤 꿈꾸는 건국대 전기현(007)
- 아마추어 / 김동환 기자 / 2026-09-15 11:00:00


전기현의 농구 인생은 다른 선수들보다 한참 늦었다. 중학교 시절까지 전기현에게 농구는 동아리에서 하는 취미 활동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의 발길과 시선은 항상 농구공을 향해 있었고, 열정은 점점 커져갔다. 또래보다 큰 신장과 농구에 대한 열정은 그를 갈림길에 서게 했다. 안정적으로 학업에 집중하느냐, 불투명한 미래에 도전하느냐. 결국, 전기현의 선택은 농구공으로 향했고, 부모님을 설득한 끝에 농구 인생의 막을 열었다.
"중학생 때부터 다른 친구들보다 키도 크고, 운동도 좋아했어서 농구를 동아리로는 계속 하고 있었어요. 고등학생이 되고 보니까 너무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하지 못하면 아쉬울 것 같았어요. 그래서 부모님께 농구를 꼭 해보고 싶다고 설득했죠. 부모님은 꾸준히 해오던 공부를 포기하고 너무 늦게 운동을 시작하는 것 같다고 반대했어요. 하지만 꼭 하고 싶다고 이야기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시작은 쉽지 않았다. 늦게 시작한만큼 기본기와 경험에서 큰 차이가 있었고,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 다른 선수들보다 몇 배 이상의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야 했다. 하지만 성장의 기미가 보일 시점에 코로나 19가 터졌고, 전기현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다. 큰 좌절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전기현은 쓰러지지 않았고, 고된 훈련을 다시 마주하며 거리를 다시 줄여갔다.
"운동을 좋아하기만 했지, 엘리트 운동은 처음이었어요. 다른 선수들과 몇 십 배에서 몇 백 배 차이가 나서 처음에는 따라가지도 못했어요. 볼 핸들링이나 레이업도 못해서 코치님이 밖에서 드리블이나 기본적인 것부터 알려주셨어요. 기본적인 것을 하면서 다른 선수들의 수준과 비슷해지려고 했던 시기였는데, 가장 힘들었지만 재밌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코로나 19가 발생했고, 몇 달 쉬고 돌아와서 하니까 몸이 또 처음이랑 똑같아졌어요. 그래서 다른 선수들이 쉴 때나 놀 때도 더 연습하고 코치님이 말하신 것들을 다 기억해서 연습했어요. 갑자기 농구 실력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제가 한 만큼 느는 것 같았어요. 열심히 노력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비슷해졌고, 그때부터 자신감도 생겨서 따라잡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하다 보니까 경기에서도 주전으로 자리 잡고 주축 선수가 되었어요."
전기현의 강점은 많은 활동량과 강한 압박을 기반으로 한 수비다. 기록지에 두드러지게 나타나지는 않지만 코트 내에서 보여주는 존재감과 수비 자신감 모두 강하다. 그의 이러한 모습은 고교 시절 지도자였던 박준용 코치의 영향이 컸다. 수비력뿐만 아니라 그의 마음가짐과 멘탈에도 많은 도움을 제공했고, 지금의 전기현을 있게 했다.
"고등학교 때 박준용 코치님이 기억에 남아요. 제가 농구가 완전 처음인데도 받아주셨고, 코치님이 수비 위주로 많이 알려주셨어요. 사이드 스텝이나 공격자를 따라가는 것을 많이 배웠는데 몸에 익숙해지면서 수비를 비교적 잘하게 된 것 같아요. 코치님의 믿음에 보답하고자 열심히 하려고 마음 먹었던 것도 컸던 것 같아요."

"경기를 뛸 때, 경험이 부족한 것이 많이 느껴졌어요.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경험의 차이를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경험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기를 많이 뛰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지방에 있었는데, 서울에 잘하는 팀들이 많았어요. 서울 팀들이랑 할 때마다 항상 하던 플레이가 잘 되지 않더라고요. 많이 해봐야 극복이 된다고 생각했는데, 고등학생 때까지는 완전 이겨내지 못했던 것 같아요."
"농구를 시작했을 때 고학년 선배들의 경기와 플레이를 보면서 쉬워 보인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막상 해보니까 어렵더라고요. 그 선수들이 진짜 잘하는 것이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던 기억도 있어요."
늦은 시작으로 인한 경험과 기본기 부족이라는 불리함, 다른 선수들과 벌어진 거리 등 극복하기 어려워보였던 난관을 극복한 전기현의 가장 큰 무기는 성실함이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늦깎이 농구 소년이었지만 성실한 태도로 훈련에 임하며 매 순간 성장하고 있었고, 점점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빅맨으로 이름을 알려가고 있었다.

전기현의 발걸음은 건국대로 향했다. 그가 건국대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프레디의 존재였다. 친분이 있는 선배, 배울 점이 많은 지도자 등의 이유도 그를 충주로 향하게 했지만 프레디의 영향이 가장 강했다.
"고등학생 때부터 센터 포지션을 많이 봤어요. 건국대에는 프레디라는 키가 크고 좋은 센터가 있어서 같이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건국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주말리그에서 많이 봤었던 (박)상우 형이나 다른 형들도 있어서 가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코치님도 연습 경기를 할 때, 조언을 해주셔서 배울 것도 많을 것 같아 건국대로 오게 된 것 같아요."
그렇게 전기현은 건국대 유니폼을 입었지만 대학 무대는 고등학교와 완전 다른 세계였다. 고등학교 시절까지는 신장과 운동 능력, 성실함을 바탕으로 경험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었지만 대학교는 그렇지 않았다. 기본적인 움직임에서도 패턴 등의 팀마다 정해진 틀이 있었고, 이는 상대적으로 구력이 적은 전기현에게 더욱 큰 산이었다.
"대학교는 고등학교와 완전 다른 곳이었어요. 고등학교 때는 정해진 틀이 많이 없었는데, 대학교는 공격과 수비 모두 정해진 것을 하니까 처음에는 완전 적응이 어려웠어요. 1학년 때는 적응하느라 많은 시간을 썼어요. 경기도 뛰지 못하니까 벤치에서 형들을 응원했는데, 팀이 이기니까 저도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경기를 더 뛰고 싶었던 것 같아요."
신입생 전기현이 받은 충격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찾은 2023 KBL 신인드래프트 현장에서의 경험은 전기현의 마음가짐을 바꿔놓았다. 전기현은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 선배들이 낮은 순위에 지명되는 것을 지켜보며 '죽기살기로 해야 한다'는 생각을 상기시켰다.
"진짜 잘하는 형들이라고 생각해서 더 높은 순위에 지명될 줄 알았어요. 저는 형들보다 부족함이 많다고 생각했어서 드래프트를 보고 더 열심히 죽기살기로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때부터 뛸 때마다 공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투지를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으로 뛰었던 것 같아요."

"2학년 때부터는 코치님이 (이)주석이랑 새벽 운동을 매일 하면 좋겠다고 하셔서 새벽 운동을 시작했어요. 형들 보면서 따라하고 팀에 조금씩 적응했던 것 같아요. 적응도 되고 경기를 뛰고 싶은 마음도 커서 더 열심히 하니까 기회가 조금씩 주어지더라고요. 기회를 놓치기 싫은 마음에 더 열심히 뛰었어요."
전기현 포함 저학년들의 성장은 건국대의 좋은 팀 성적으로 이어졌다. 건국대는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치며 상위권에 위치했고, 플레이오프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이어갔다. 고려대에 막히며 우승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2위 연세대까지 잡아내는 등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다. 첫 플레이오프에 나선 전기현에게는 기쁨과 좌절이 공존했던 시기였다.
"2학년 때 플레이오프에서 연세대를 만났어요. 첫 플레이오프 출전이라 긴장도 많이 됐지만 승리 의지가 모두 컸죠. 저는 20분 정도 뛰고 5반칙으로 퇴장당했던 것 같은데, 경기는 4쿼터까지 박빙이었어요. 팀의 슈터였던 (백)경이가 위닝샷을 넣어서 이겼는데,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감독님과 코치님, 벤치 선수들까지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었던 것 같아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결승에서 고려대를 만나서 10점 차 이상으로 이기고 있었는데, 상대 선수였던 문유현 1명한테 완전 무너졌어요. 끝나고 거의 울 것 같이 너무 억울했어요. 이길 수 있었는데 그렇게 져서 가장 머릿속에 맴돌고 기억에 남습니다."

"3학년 때도 똑같이 했는데, 멘탈적으로 약한 부분을 보였던 것 같아요. 경기에서 실수를 하면 그 순간부터 머리가 하얘져서 자꾸 피해 다니고 주눅이 들어 있었어요. 멘탈적으로 많이 좋지 않아서 힘든 경기가 많았어요. 그래도 감독님이나 코치님, 형들이 계속 좋은 말을 많이 해주셨고, 끝날 때 쯤에 혼자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제 고학년이니까 4학년 때라도 잘해보자'라고 다짐했습니다."
전기현은 다시 힘찬 도약을 해내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대학에서의 마지막 1년을 준비했다. 실력과 멘탈 모두 강해진 전기현이었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가장 중요한 시기인 4학년이었기에 상실감과 좌절은 더욱 컸다. 하지만 쓰러져 있기에는 남은 시간이 없었고, 그를 기다리는 많은 팀원들이 있었기에 그는 다시 일어섰다.
"동계 훈련에서 부족한 부분을 많이 연습했어요. 생각한 것만큼 된 것은 아니지만 부족한 점을 많이 채워가면서 멘탈도 괜찮아졌고, 4학년 출발도 좋았던 것 같아요. 3학년 때보다 팀의 높이도 낮아지고 선수도 많이 부족해졌지만 팀원들과 잘 뭉쳐서 잘 된 것도 많아요. 2학기부터는 뭉구도 합류해서 기대가 많았는데, MBC배에서 부상을 당해서 여름방학을 치료와 재활에 다 써버려서 많이 아쉽습니다."
"MBC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길 팀원 모두가 원했어요. 저도 몸상태와 컨디션이 모두 좋아서 해보려는 마음이 컸어요. 4학년이라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도 컸는데, 다쳐서 너무 우울하고 팀원들에게도 미안했어요. 팀원들이 잘해줄 것이라는 믿음과 치료 잘해서 2학기에 집중해보자는 생각으로 좌절감을 이겨냈던 것 같아요."

전기현은 다른 선수들보다 짧은 구력과 부족한 경험을 끈질긴 노력과 성실한 태도로 점차 극복해가고 있다. 그의 가장 큰 무기는 성실함으로, 약점을 지워가며 계속해서 성장 중이다. 그의 노력과 성실함은 대학에서도 이어졌고, 3점슛에 대한 고민마저 본인의 강점으로 바꾸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경험적인 약점도 있었지만 슈팅이 더 큰 약점이었어요. 고등학교 때 슈팅이 완전하게 잡혀있지 않았거든요. 대학교에 와서 처음부터 고친 것이 슛폼이었어요. 계속 맞춰가면서 연습했는데, 3점슛은 많이 부족했어요. 3학년 때도 3점슛만 연습했던 것 같은데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3학년 끝나고 4학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더 연습했어요. 리그 첫 경기에 자신 있게 시도했는데 들어갔어요. 연습한 보람이 있는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드래프트는 지금까지 쌓아온 시간을 평가받는 자리인 동시에, 앞으로의 가능성을 직접 설명해야 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수많은 후보 가운데 자신의 이름을 남기기 위해서는 무엇을 잘하는 선수인지, 어떤 모습으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신장에 비해 빨라서 상대 가드와 매치업이 되더라도 1대1 수비가 가능합니다. 최대한 뚫리지 않도록 따라갈 수 있는 1대1 수비가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리바운드나 궂은 일도 더 신경 써서 할 수 있어요. 수비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서 잘할 수 있고, 3점슛도 기회가 나면 이제 잘 넣을 수 있습니다."
"닮고 싶은 선수는 문성곤 선수입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 그 선수를 알게 됐어요. 수비와 에너지가 너무 인상 깊었어요. 유튜브에 스텝 같은 것을 알려주는 영상이 있는데, 그 영상을 보면서 따라 해본 기억이 있어요. KBL에서 수비를 가장 잘하는 선수라고 생각해서 문성곤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아요."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먼저 그려보는 순간이 있다. KBL 입성을 꿈꾸는 드래프트 참가자들에게도 '프로 선수가 된 나'는 오래 품어온 가장 선명한 상상일 터다.
"KBL은 지금까지 경험한 무대와는 또 다른 세계일 것 같아요. 만약 경기에 투입된다면 '저 선수는 뭐하는 선수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대 에이스 선수를 잘 수비하고 싶어요. 식스맨 역할로 조금씩이라도 뛰면서 팀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개인적인 목표는 경기에 투입돼서 큰 프로 경기장에서 뛰어보는 것입니다. 그 이후에는 수비왕도 수상하고 싶고, 국가대표도 가보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국가대표는 진짜 다른 느낌일 것 같아서 꼭 가보고 싶어요."
"수비를 되게 잘한다는 생각이 드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상대 선수들이 저를 보면 귀찮게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질색할 정도로 수비를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끝으로 그는 은사인 황준삼 건국대 감독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제가 슛이 많이 부족했는데, 감독님이 많이 알려주시면서 잡아주셨어요. 그리고 농구를 보는 눈이 되게 좋으셔서 제가 작은 실수를 해도 다 보고 끝나면 알려주셨어요. 수비에서 헬프 동작이나 스텝을 알려주신 것이 기억에 남아요. 멘탈적으로 약했던 순간에도 많이 도와주셨어요. 너무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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