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준…아버님? 감독님? 아들과 함께하는 이정현 “이게 말이 되나 싶기도…”

프로농구 / 잠실/정다윤 기자 / 2026-01-26 08: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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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잠실/정다윤 기자] 소노 락커룸 앞에서 강을준 전 감독과 이정현(26, 188cm)이 인사를 나눴다.

최근 소노에서 눈에 띄는 연결고리는 ‘JH즈’다. 이정현의 초성과 루키 강지훈의 초성이 같고 두 사람의 호흡도 맞물리는 지점이 빠르게 늘고 있다. JH즈는 25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시즌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44점을 합작하며 승리(91-77)를 이끌었다.

그 둘의 우연처럼 보이는 끈은 생각보다 길다. 이정현도 연세대 출신이고 강지훈도 연세대를 거쳤다. 선후배라는 배경 위에 또 하나의 굵은 사연이 얹힌다. 강지훈의 아버지는 강을준 전 감독이다.

이정현이 2021년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고양 오리온에 입단했을 당시 그를 선택한 이가 강을준 전 감독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날 잠실에는 강을준 전 감독이 아들 강지훈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시간의 줄이 한 팀의 락커룸 앞에서 다시 묶인 셈이다.

이정현은 “앞에 계셔서 인사드렸다. 사실 ‘이게 말이 되나’ 싶기도 하다(웃음). 내가 신인 때 나를 뽑아주신 아버님(강을준)의 아들(강지훈)과 같은 팀에서 호흡을 맞춘다는 게, 사실 흔한 일은 아니다. (강)지훈이가 너무 잘해주고 있고 서로 호흡도 좋다고 느낀다. 안 맞는 부분도 얘기하고 있어서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을준 전 감독은 “성리했을 때 영웅이 나타나”, “렌즈 껴” 등 특유의 말맛으로 농구 팬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긴 인물이다. 이정현은 그 기운이 강지훈에게도 종종 비친다고 했다.

이정현은 “지훈이도 아버님(?)의 명언 타임이 가끔 보인다. 지훈이는 말하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이야기 보따리다. 같이 있으면 정말 심심할 틈이 없다. 하나 푹 찌르면 이야기 거리가 술술 나온다(웃음)”며 웃었다.

그런가 하면 이정현은 이번 시즌 30경기에서 단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 중에 있다. 평균 18.3점으로 국내 선수 득점 1위를 달리며 리그 정상 가드라는 수식어를 스스로 증명해왔다. 수치가 말해주듯 상대가 전술을 들고 나와도 쉽게 묶이지 않는 유형이다.

다만 몸은 유행을 피하지 못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독감이 찾아왔고, 컨디션은 정상 궤도에서 비켜섰다. 직전 경기 결장까지 이어지며 ‘이정현의 공백’이란 단어가 잠시 현실이 됐다. 그럼에도 독감마저 이정현을 막지 못한다. 그는 이날 21점 5리바운드를 기록한 것.

이정현은 컨디션에 대해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독감에 걸려 직전 정관장전에는 뛰지 못했다. 그에 앞서 DB전에서는 종아리에 통증이 조금 있었다. 사실 어제(24일) 처음으로 운동을 재개했는데, 종아리 상태가 썩 좋지 않은 것 같아 오늘(25일) 출전 여부도 끝까지 확신할 수 없었다. 오전에 몸을 풀어본 뒤 '한번 뛰어볼 만하다'는 판단이 섰고, 막상 코트에 들어가 뛰기 시작하니 통증이 없어 마음 놓고 플레이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승리까지 챙겨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이날 소노가 승리를 챙겼지만, 벤치의 마음은 가볍지만은 않았다. 손창환 감독은 승장 인터뷰에서 32분을 소화한 이정현에게 먼저 시선을 뒀다. “팀이 흔들려서 4쿼터에 투입하게 됐다. 고맙고 미안하다”고 전했다.

이에 이정현은 “물론 많이 뛰게 되면 체력적으로 힘들고 부상 위험도 따라온다. 그러나 승리를 위해 팀의 플랜이나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내가 너무 잘 알고 있는 부분이다. 게다가 감독님도 플레잉 타임을 조절해 주고 계신다. 나는 그냥 이기기 위해 내 몫을 끝까지 뛰어낼 뿐”이라고 답했다.

한편 정규시즌 기준으로 ‘삼성의 잠실’에서 치르는 마지막 무대이기도 했다. 소노와 삼성이 플레이오프에 오른다면 다시 이곳을 밟을 수 있지만, 정규시즌 일정표에서는 잠실체육관과의 작별이다.

이정현은 “내가 초등학생 때 첫 올스타게임을 보러 온 것도 잠실이다. 대학생 때도 정기전을 했던 추억도 있다. 추억이 많은 곳이라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물론 삼성에서 계속 뛰었던 선수들에 비하면 많진 않지만....”라고 미소 지었다.

마지막으로 가벼운 질문 하나를 던졌다. 최근 유행하는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를 아는지 묻자 “알고 있다. 몇 개 먹어 봤는데 많이 달지 않고 맛있더라. 다만 몸 관리를 위해 군것질은 최대한 줄이고 있다. 그래도 맛있긴 한 것 같다”고 했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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