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KBL&WKBL 사무총장 대담 :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리그 되겠습니다
- 매거진 / 손대범 / 2020-01-07 16:25:00

[점프볼=손대범 기자] 한동안 하향곡선을 그리던 남녀 프로농구가 2019-2020시즌을 맞아 달라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관중, 미디어노출, 시청자수 등 여러 면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 아직 초반이라 섣부를 수 있지만, 부정적인 이슈가 많았던 그간의 분위기를 생각한다면 고무적일 수밖에 없을 터. 이는 남녀 프로농구 살림을 책임지는 최준수(한국농구연맹·이하 KBL), 김용두(한국여자농구연맹·이하 WKBL) 사무총장도 마찬가지였다. 점프볼은 신년을 맞아 두 리그 사무총장과 함께 2019-2020시즌 초반을 돌아보고, 2020년을 전망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인터뷰를 기획하면서도 혹시나 서먹하진 않을까 우려했지만, 평소 프로스포츠협회 모임을 통해 사무총장들끼리 정기적으로 주요 안건을 논의해왔다는 두 사람은 마치 오랜 파트너처럼 90분 가까운 시간동안 이야기꽃을 피웠다. 단체만 달랐을 뿐, 한국농구를 걱정하고 챙기는 마음은 똑같았다. (본 인터뷰는 12월 16일에 진행됐습니다.)
※ 본 인터뷰는 점프볼 1월호에 게재된 글이며, 12월 16일에 진행됐습니다. 현재 KBL은 이인식 신임 사무총장을 보선했으며, 최준수 전 사무총장은 지난 6일 한국프로스포츠협회 신임 사무총장에 선임됐습니다.
J. 2019-2020시즌이 한창입니다. 예년과 달리 여러 지표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새 시즌에 대한 집행부 만족도는 어떤지요?
김용두 데이터로 말하자면 1라운드에서는 관중수가 36~37% 정도 증가했습니다. 현장에서도 훨씬 분위기가 좋아졌습니다. 구단들이 적극적으로 관중 유치를 위해 애를 써준 덕분입니다. 미디어에서 생산되는 기사도 지난 시즌 1라운드에 비해 56%가 늘었습니다. 단순히 기사량이 늘었다기보다는 부정적인 기사가 없었다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기사 내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부산 BNK 썸 덕분이라 생각하는데, 사실 예전에도 시즌 초반에는 부정적인 기사가 적은 편이었기에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지난 시즌 1라운드에 없었지만, 다른 관계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훨씬 좋아졌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김용두 사무총장은 2019년 2월에 취임했다.)
최준수 12월 15일 경기 기준으로 111경기를 치렀는데 전체 관중은 26.7% 정도 증가했습니다. 30%까지 갔다가 약간은 꺾인 상태이죠. 포털사이트 중계 동시 접속자는 전 시즌대비 56% 늘었습니다. 2018-2019시즌에 이정대 총재님 취임 당시 관중이 늘어나는 시기는 임기 마지막 시즌인 3번째 시즌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2번째 시즌부터 관중이 늘면서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프로농구’라는 컨텐츠의 에너지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에 따라 에너지가 계속 확산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J. 두 분 다 업무 맡기 전에는 다른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동해오셨습니다. 프로농구 사무국은 또 다른 무대입니다. 적응이 쉽지 않았을 거 같은데 어떠셨는지요.
최준수 저는 광고대행사라는 조직에서 28년을 근무하다가 넘어왔습니다. 클라이언트에 광고에 대한 아이디어를 팔고 대가를 받는 비즈니스를 해왔습니다. 크게 보면 명확한 대상(클라이언트)이 있고,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유지할 수 있는 비즈니스입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꺼내기 위한 노력을 하고, 밖으로는 클라이언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죠. 하지만 KBL은 다르더군요. 제가 감수해야 하는 영역이 정말 다양했습니다. 규정과 제도를 만들고, 적용시키고 끌고 가는 입장이면서도, 10개 구단과는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서로 조율하고 맞추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언론사, 방송사, 문체부라든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파트너들과 일하다보니 처음 직장을 다니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배우고 알아가면서 지낸 1년 반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루하거나 나태해질 겨를이 전혀 없었던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김용두 저도 최 총장님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영역에서 일을 해왔습니다. KBS에서 31년간 다큐멘터리 PD로 일해 왔습니다. 광고는 타겟이 분명합니다만, 방송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만든다는 점이 다르죠. 어린아이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등 전국민을 상대로 만드는 컨텐츠를 다뤘습니다. 이병완 총재께서 저를 부르셨을 때는 왜 저를 선택했을까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미디어 전략가라는 스페셜리스트라는 측면도 감안하셨을 것 같고, 다른 한편으로는 여자프로농구라는 컨텐츠를 대중이라는 불특정다수의 소비자들에게 알리는데 있어 제 노하우를 고려하셨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스포츠 광은 아니었습니다. 스포츠에 관한한 극히 평범한 보통사람이었습니다. 당연히 여자프로농구도 잘 몰랐습니다. 저만 몰랐던 것이 아니라 제 주변 동료, 선후배들도 프로농구를 잘 몰랐습니다.
스포츠국 직원이 아닌 이상 10명 중 9명은 여자프로농구의 존재를 잘 몰랐죠. 대부분의 기억은 전주원, 정은순에서 멈춰있었습니다. 주변에 굉장한 마니아라고 해도 박정은, 김은혜를 기억하는 정도였죠. 이제는 상식적인 접근으로는 여자농구를 다시 살릴 수 있는 상황이 지난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른 발상으로 살려달라는 의미에서 저를 부르신 걸로 해석했습니다. 여자프로농구는 산소 호흡기를 꽂고 있는 상태입니다. 적어도 일반인들 관점에서는 말이죠. 마치 멸종위기 동물 같은 느낌도 드는데, 제가 내부에 오래있었던 이들처럼 이래라저래라 하기보다는 비전문가의 입장을 유지하면서 여자농구 회생을 위해 접근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J. 두 리그 모두 최근의 유소년 육성정책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형식적이었던 과거와 다르게 각자가 가고자하는 방법으로 잘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 어떤 부분을 신경 쓰고 있는지요?
최준수 유소년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KBL에 온 뒤 현황에 대한 정보를 검토했습니다. 여자중학교 경기에 정원 5명이 안 돼서 4명이 뛰었다는 뉴스도 봤고요. 갈수록 엘리트 선수층이 얇아지다 보니 10년, 15년 뒤 선수수급을 고민하는 곳도 있더군요. 총재께서도 당장 관중을 늘리는 것에 도움이 되진 않더라도, 유소년은 꼭 가져가야하는 프로젝트라 강조하셨습니다. ‘선택’이 아닌 ‘필수’로 말이죠. 그래서 기금의 많은 부분을 유소년에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습니다. 재개된 장신자 발굴 프로그램도 그렇고, 처음에 하다가 흐지부지됐던 것들을 다시 진행하고 있습니다. 유망주들 훈련에 대해서도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접근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엘리트 선수들에 대한 신장과 체력 측정 등도 데이터화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다니면서 진행 중인데, 2020년 상반기쯤 되면 정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히 체격조건만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능력 등에 대한 측정도 함께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런 측정을 하다보면 선수들에게 무엇이 부족한 지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선수들의 데이터를 모아서 성장과정을 데이터베이스화한다면 선수들만의 장점과 단점을 정리하고, 더 어떻게 발전시킬지 에 대한 방법론까지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KBL 육성팀이 다방면으로 고생 중입니다. 1~2년 안에 성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당장은 더 힘들겠지만, 언젠가 이 선수들이 성장한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낄 것이라고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김용두 저희는 남자농구보다 더 절실합니다. 실제로 ‘멸종위기 동물’이라는 말이 과장이나 엄살이 아닙니다. 지금 중학교, 고등학교 팀 개수가 소년체전, 전국체전에 나갈 정도의 숫자밖에 안됩니다. 학교 스포츠클럽 활성화 시범사업이 2007년부터 시작되어 어느덧 12년이 됐습니다. WKBL이 기금 사업으로 유소녀캠프 꾸려온 것도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의문이 들더군요. 물론 그동안 이런 노력 덕분에 좋은 선수들이 배출되긴 했지만, 그래도 좀 더 체계적으로 잘 해왔다면 지금쯤 적어도 ‘멸종위기’라는 말은 안 나왔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여자농구는 더 열악해지고 있고 꾸준히 하락세를 그려왔습니다. 그래서 비중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그동안에는 시즌 중에 경기운영에만 집중하다보면 유소녀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잊혀졌습니다. 연례행사가 되어버렸죠. 그래서 이번 집행부에서는 시즌 중에도 유소녀 사업에 전체 50%의 힘을 쏟고, 시즌이 아닐 때는 60~70%까지 힘을 쏟자고 했습니다.
저희가 유소년 농구협회도 아니고, 중고농구연맹도 아니지만 유소녀 육성만이 우리의 살 길이라 생각하고 매진 중입니다. 그 일환으로 2019년부터 경기도 교육청과 협약하여 방과 후 클럽과 실제 체육수업에 농구를 보급하고 있습니다. 반응이 좋았습니다. 2019년에는 69개 학교를 대상으로 운영했는데, 그 중 20곳은 정규 체육수업 중에 농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2020년에는 150개로 늘릴 예정입니다. 유소녀 캠프도 쭉 해왔지만, 이것과는 별개로 공교육 수업으로 들어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총재님과 서울시 교육감, 경기도 교육감, 인천 교육감 등과 조찬을 갖고 이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습니다. 여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최적의 팀 스포츠가 바로 농구라는 것을 설명 드렸고, 교육감님들도 동의하셨죠.
그래서 조만간 경기도 교육청에서 하는 방과 후 스포츠클럽을 서울, 인천 등 수도권으로 확산하고자 합니다. 굳이 공교직과 함께 하고자 하는 것은 지속적으로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추진하기 위해서입니다. 기관 대 기관으로 협업을 하고자 하는 것이지요. 연맹이 가진 심판, 경기운영 등 전문 능력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프로출신 선수들, 대학이나 실업에서 농구를 했던 선수들의 경우 학생들과 어떻게 소통을 해야 하는지, 농구가 얼마나 재미있는 스포츠인지를 가르쳐주기 위한 지도자 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물론 현재 농구교사를 하고 있는 자리를 건드릴 생각은 없습니다. 또, 이미 현장에 나가계신 분들도 원할 경우 교육을 도와드리고 체계적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최준수 덧붙이자면 KBL도 10개 구단이 자체적으로 유소년 클럽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엘리트 중심에서 생활체육으로 넘어가면서 실제로 장기적으로 보면 선수가 수급되는 메인 창구가 엘리트 시스템이 아닌 쪽에서도 나오는 구조가 될 것 같다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10개 구단 모두 유소년 클럽 운영에 대한 의지가 강합니다.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구단도 있고요. 앞으로는 KBL과 WKBL 구단들이 운영하는 클럽들이 유소년 육성의 한 축을 담당하는 부분이 되는 과정도 의미 있게 봐야 할 거 같습니다.

J. 미디어도 바뀌고 있습니다. KBL과 WKBL 모두 바뀌는 미디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데, 미디어에는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용두 스포츠는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집단성, 동시성이 중요합니다. 대중매체를 통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죠. 대중매체라는 것은 TV, 신문, 잡지 등도 있지만, 이미 유튜브 생방송도 대중매체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소셜미디어 매체도 중요하고요.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뭐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WKBL은 단 1명의 팬이라도 확보할 수 있다면 맞춤형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준수 전문채널의 도움이 없다면 프로스포츠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10대부터 시작해 미디어 소비방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바뀌고 있죠. 미디어 환경의 큰 축이 전환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SPOTV의 컨텐츠 활용방식이 저희에게는 의미 있는 한 수였다고 생각합니다. SPOTV 통계에 따르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시청률도 50%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고, 농구 컨텐츠 접속자도 200% 늘어났습니다. 네이버에서도 지난 시즌의 경우, 하이라이트 영상을 소비하는 주 계층이 40대였는데, 지금은 40대가 유지되는 동시에 나머지 연령대가 올라오는 추세이고, 남녀 구성에서도 여성들이 올라오고 있어 굉장히 의미 있는 저변확대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중계사에게도 큰 고마움을 갖고 있습니다.
J. WKBL의 경우, 올 시즌 BNK가 부산에서 새로이 창단했습니다. 부산팀의 연고지 정착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요.
김용두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미안한 부분도 있습니다. 다만 부산에 여자프로농구팀이 생겼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노력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령 이번 올스타전은 부산(1월 12일)에서 개최합니다. 타이틀스폰서가 하나은행이기에 부천에서 할 순서이지만, 양해를 구하고 이사회를 통해 부산에서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연맹 입장에서는 부산에서의 열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지원일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BNK에 부담일 수도 있어 서로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 부산에서 하는 주말 경기는 5시가 아닌 2시에 합니다. 이러면 부산 MBC에서 라이브가 가능합니다. 조금이나마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여자농구를 알릴 기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3월에는 마산, 울산, 진주에서 4경기를 개최할 예정인데 BNK 상황에 맞춰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만으로 우리가 무언가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조금 미안한 부분도 있습니다.
J. KBL은 젊은 선수들 성장이 고무적입니다. 내부 반응은 어떻습니까.
최준수 임기가 끝나고 돌아봤을 때 잘한 일이 뭐가 있냐고 물어보면, 제가 단독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집행부에서 외국선수 쿼터를 줄이고 국내선수들이 활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집행부 취임 초기만 해도 외국선수 신장에 대한 이슈가 많아 어떻게 개선할 지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많은 분들을 만나며 이 건에 대한 의견을 많이 물었습니다. 농구발전위원회, VOICE FOR KBL 등 다양한 곳에서 관계자, 팬들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다들 한결같이 했던 말이 있습니다. 국내선수가 활약하지 않는 리그는 미래가 없다는 것이었죠. 그래서 이를 기반으로 외국선수 제도를 개선하고자 했고 정말 다행히도 10개 구단 모두가 우려는 있지만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을 해주셨습니다. 조마조마했지만 적용 후 우리가 기대했던, 의도했던 효과가 숫자로 나오다보니 보람이 있더군요. 이 바뀐 환경에서 개성과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더 나와서 팬들에게 자신들을 뽐내고 이슈를 만들어내는 시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입담도 좋고 이슈를 만드는 선수들이 2~3명이 아니라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미디어에 더 많이 노출되고 개성을 뽐내는 일을 구단들이 독려하고 장려해줬으면 좋겠고, 연맹도 미디어를 통해 선수들을 소개하고 어필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찾아서 매칭시킬 예정입니다. 저희에게는 중요한 한 걸음을 뗀 것 같아 더 잘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J. 하지만 두 리그의 기본 상품은 어디까지나 경기, 그 자체입니다. 사실, 두 연맹에 대한 반응이 유일하게 안 좋은 영역도 여기에 있습니다. 심판부나 경기운영에 대해서는 아직 만족도가 떨어지는 편인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김용두 올해 2월 1일자로 취임 후 여러 댓글을 봤는데 분위기가 정말 험악하더군요(웃음). 거의 99%가 조롱과 비아냥, 극단적 욕설 등이었습니다. 그래서 이후 몇 가지를 변화를 주었습니다. 시즌 후반부 문제가 됐던 것은 공정성이었습니다. 심판에 대한 불신이었죠. 이 부분은 직접 조사도 하고 확인도 했습니다. 팬들의 비난이 집중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하게 보였느냐에 있습니다.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부분이 있었죠. 이번 시즌에 기존 심판 4명이 그만두고, 5명을 충원했습니다. 이번에 구성된 심판들에게 강조한 것은 심판은 공정할 뿐 아니라 공정하게 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정하게 보이는 것이 실패하면 공정하지 못한 것과 같습니다. 안 믿어줄 테니까요. 결과는 똑같지 않습니까. 경기운영에 최선을 다할 뿐 아니라 사생활도 정갈하게 해야 합니다. 불필요한 말, 불필요한 술자리는 자제해달라고 말했습니다. 때로는 지나가는 말로 한 마디 한 것이 억측을 낳을 수도 있습니다. 미디어의 지적, 팬들 불만에 대해 너무 소극적,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미디어와 팬들은 경기의 매우 중요한 흥행 요소입니다. 이들의 지적과 불만에 적극 소통할 것입니다. 그 이전에 선수, 감독과의 적극적인 소통도 중요합니다. 아무리 경기 운영이 바쁘더라도 억울해하는 감독이나 선수들이 있다면 정말 큰 소리로 분명한 액션으로 의사를 전달하라고 했습니다. 비디오 판독도 바꾸었습니다. 장내 스크린에 실제 심판이 보는 비디오 판독을 위해 보는 영상이 그대로 상영되고 있습니다. 감추는 느낌이 안 들도록 말이죠. 그동안에는 판독하는 동안 영상이 안 나가다보니 답답해했었는데 이번 시즌에는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또, 이미 리그 시작하기 전에 각 구단을 순회하며 심판 설명회를 가졌습니다. 필요하다면, 구단이 원한다면 언제든 같은 자리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최준수 KBL은 김동광 본부장님이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판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 얼마 전에 모 기자님이 쓴 글이 공감되었습니다. ‘심판의 의도된 오심은 없다. 다만 역량의 차이에서 오는 잘못된 오심이 보인다’라는 글이었는데요. 그것이 저희의 입장을 잘 대변한 글이라 생각합니다. 공정성에 대한 부분이 훼손되는 순간, 리그의 존폐가 위험해지기에 총재님도 의도를 가진 사적인 오심이 발견되면 끝까지 책임을 물겠다고 취임 때부터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신 책임감을 더 주기 위해 처우에 대한 부분을 개선하며 심판부 사기를 끌어올리고자 했습니다. 다행히 올 시즌에는 감독들의 항의 수위나 횟수가 많이 낮아졌습니다. 자제해주시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다만 심판 개인 역량이나 견해가 다를 수 있기에 그런 일관성이 도마에 오르는 경우가 있는데, 집행부 역시 계속 교육을 진행하고 심판도 개개인의 경험치가 더해진다면 지금보다는 내일이 더 나아질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께 약속드릴 수 있는 것은 공정성은 결코 훼손하지 않겠다, 다만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오심은 나올 수도 있다는 전제를 갖고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J. 아주 오래 전부터 팬들 사이에서는 KBL과 WKBL이 올스타전과 같은 빅 이벤트를 같이 진행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김용두 그 부분도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2019년에도 맞춰보려다 아쉽게 실패했습니다. KBL에서 요청했는데, 저희 일정이 안 되어서 못 맞추었죠. 곧 있을 올스타전도 이미 오래 전에 세팅이 되어 상황이 안 됐고요. 그래서 그 다음 올스타전은 함께 해보자고 이야기했습니다. 두 리그 총재님께서도 계속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해보자고 말이죠.
최준수 비시즌에 각 팀 대표선수들이 부산 해운대나 강릉 경포대 등에서 함께하는 대회를 기획했습니다. 스폰서도 유치하고 방송도 내보내자는 생각도 했죠. 집행부끼리도 해보자는 말이 오갔고, 구단들도 함께 하기로 했는데 WKBL 구단 일정이 맞지 않아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디테일하게 계획을 짜서 다시 시도할 것입니다.
김용두 오는 3월에 울산 동천체육관(현대모비스의 홈구장)에서 경기가 있습니다. KBL의 현대모비스가 경기를 먼저하고, BNK가 할 예정입니다. 저희가 묻어갈 수 있도록 해야겠죠(웃음).
최준수 서로 밀어주고 당기는 거지요(웃음). 올스타만 해도 배구는 남녀가 같이하다 보니 컨텐츠가 더 다양하게 나오는 것 같더군요. 각자했을 때와 함께 했을 때의 차이는 단순히 곱하기 2가 아니라, 제곱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총재님들도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하니 실무진들끼리 이야기 잘 해서 다음 올스타전은 더 재미있는 구조로 만들고 싶습니다.

J. 2019년이 얼마 안 남았는데 아쉬웠던 부분, 그리고 2020년 꼭 듣고 싶은 소식이 있다면요?
최준수 저희는 회복가능성을 본 한 해 같았습니다. 이제는 경기력은 물론이고, 경기 외적인 면에서도 먼저 팬들에게 다가가고, 미디어에 노출되는 부분을 자연스럽게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가 적극적으로 노출될 수 있어야 합니다.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면 저변도 더 확대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또, 2020년 챔피언결정전 7차전까지 가서 100만 관중을 달성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불가능한 숫자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선수들의 활약 뿐 아니라 경기 외적인 면에서도 호재가 생겨 폭발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김용두 BNK 창단이 올해 가장 의미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KDB생명 이후 근본적으로 해결이 안 되던 부분이 해소되었죠. 물론 일반인들은 여전히 잘 모릅니다. 다만 BNK 창단 후 기사가 많이 나오고 TV에 나오다보니 부산사람 중에서는 조금이나마 여자농구의 존재를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돌출효과는 있었던 셈이죠. 하지만 대다수 일반인들은 여자농구를 잘 모릅니다. 그런 점을 더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거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흥행할 수 있는지 몰라서 안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행을 못 한 거죠. 내년에는 그런 면에서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여자농구가 자주 언급되면 좋겠습니다. 우리끼리 자화자찬해야 아무 소용없습니다. 진짜대중들이 여자농구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싶습니다.
최준수 그래도 해볼 만한 것 같습니다. 지난 시즌만 해도 깜깜했는데, 농구가 가진 에너지가 그래도 살아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한때 전국민을 들썩이게 했던 종목이니 만큼, 에너지는 있다고 보고, 더 투명하게 만들어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갈 길은 멀지만 희망은 있다고 봅니다.
김용두 어느 갤럽에서 13~18세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1달에 해본 종목, 1년에 해본 종목 등을 조사했는데 여학생들 사이에서는 압도적으로 농구가 높았습니다. 직접 하는 스포츠로는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지요. 다만 직접 하는 것에 비해 관중이나 그런 부분은 여전히 낮은데, 그 언밸런스한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J. 두 리그를 위한 덕담 한 마디씩을 부탁드립니다.
최준수 여자농구, 남자농구 나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선도하면 다른 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모두가 ‘농구’ 하나로 연결된 만큼 같이 가는, 같이 갈수밖에 없는 파트너라 생각합니다. 여자농구가 붐이 온다면 남자농구도 영향이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경쟁이 아닌, 가족이라 생각하고 가야합니다.
김용두 KBL은 최근 1년 사이에 굉장히 스마트해진 느낌입니다. 미디어, 팬들과의 소통도 그렇고요. 아주 투명하고 신속하게 제도를 바꿔가며 사안을 잘 처리했습니다. 민주적이기도 했죠. 이런 것들이 KBL을 바꿔가고 있습니다. 저희는 남자농구만 따라가도 지난 시즌보다는 나을 거 같습니다(웃음). KBL이 잘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최준수 감사합니다. 함께 가는 길이니까요.
김용두 서로 의지하며 갔으면 좋겠습니다.

J. 농구전문잡지 점프볼이 창간 20주년을 맞았습니다. 점프볼에게 바라는 역할이 있다면?
최준수 ‘점프볼’이라는 매체는 알고 있었지만, 어느 정도인지는 몰랐습니다. KBL에 와서 10개 구단을 돌고, 크고 작은 행사에 참석하면서 놀란 점이 있습니다. 그 모든 자리에 점프볼이 있더군요. 많이 놀랐습니다. 업무 파악 차 지방의 작은 유소년 행사에 들렀는데 그곳에서도 점프볼 기자들이 작은 선수들을 인터뷰하는 장면을 보면서 ‘점프볼도 같이 가는 매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디어 환경이 바뀌는 현 상황에서 유연한 전략으로 위축되는 일없이 농구와 함께 갔으면 좋겠습니다.
김용두 저도 점프볼은 알고 있었습니다. 남자농구뿐 아니라 여자농구도 신세를 많이 지고 의지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저희가 언젠가 흥행을 고민하지 않는 시간이 오게 된다면 그때는 점프볼도 그렇게 성장해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함께 커갔으면 좋겠습니다.
J. 마지막으로 팬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준수 직원들에게도 늘 이야기하지만, 비판과 비난도 애정이 있을 때 해주시는 거라 생각합니다. 농구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어떤 기사든 댓글이 업을 겁니다. 400개, 500개 악플이 있는 상황보다 무플이 더 심각합니다. 지금은 저희가 팬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해달라고 할 때는 아닌 거 같습니다. 욕이라도 좋으니 의견 내주시면 계속 보고, 바꿔야 할 것들은 적용하면서 팬들이 바라는 프로농구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김용두 경기장 찾아와주시는 분들,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모두 고맙고 반갑습니다. 몇 년 만 더 지켜봐주시면 지금보다 더 나은 리그로 발전시켜놓겠습니다.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가만히 있다고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관계자들이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직원은 직원대로 심판은 심판대로 말이죠. 자기 역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몇 년 뒤에는 지금보다는 더 나은 WKBL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준수 KBL 사무총장은…
최준수(54) 총장은 전략 기획과 마케팅 분야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연세대 금속공학, 중앙대 광고홍보학을 전공한 그는 글로벌 광고전문기획사 이노션에서 해외광고 팀장, 인도법인장 등을 거쳐 광고기획 본부장을 지내며 IMC(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와 브랜드 매니지먼트 분야에서 내공을 쌓았다. 2018-2019시즌을 앞두고 KBL 사무총장에 선임됐다. 현재는 한국프로스포츠협회의 신임 사무총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용두 WKBL 사무총장은…
2019년 2월에 사무총장으로 선임된 김용두(60) 사무총장은 1987년 KBS 공채 14기 PD 출신으로 KBS의 대표적 인기프로그램인 ‘인간극장’을 최초로 기획, 론칭하였던 프로듀서로, ‘인간극장’과 ‘전국은 지금’, ‘수요기획’ 등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교양 다큐멘터리를 전문적으로 제작해왔다. 2013년 컨텐츠 사업부장, 2014년 협력제작국 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9년 WKBL 사무총장 업무를 시작했다.
# 사진_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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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대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