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절친 양동근과 김도수를 만나다 ②

매거진 / 강현지 / 2020-05-03 23: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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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강현지 기자] 초딩(초등학교) 절친 양동근과 김도수. 지난 1편에서는 그들이 대방초에서 만나 농구로 절친이 되는 과정을 돌아봤다면 2편에서는 성인이 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 한다. 또 인터뷰 뒷이야기로는 항상 도덕책 같은 인터뷰를 일삼는 양동근이지 않는가. 알려지지 않은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려 타 팀 선수들에게 양동근을 위한 질문을 던져달라고 일렀다. 역시나 한결같지만, 그래도 입담만큼은 양동근은 양동근이었다.

 

※ 본 인터뷰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5월호에 개재된 기사입니다.

 

3QTR : 프로, 남편 그리고 아빠
농구를 시작할 때는 ‘하위 1%’라고 표현했지만, 두 선수는 프로 데뷔 이후 성실함과 꾸준함으로 최고의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데뷔 첫 시즌부터 신인상, 수비5걸상을 받으며 프로로서 화려한 커리어를 알린 양동근은 정규리그 MVP 4회, 챔피언결정전 MVP 3회, 시즌 베스트5 9회 등을 수상하며 KBL 최고 선수로 우뚝 섰다. 챔피언반지 6개를 소유한 유일한 선수이며, 2014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김도수 역시 센스 있는 플레이와 성실함에 있어서는 최고로 손꼽혔다. 게다가 팀을 아우르고, 리더로서 모범이 되는 모습을 보여 이적한 오리온에서 은퇴식을, 또 코치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며 후배들의 길잡이가 됐다.

 

Q. 친구가 누군가의 남편이 되고, 또 가정을 꾸리는 걸 지켜봤는데, 달라진 모습이 있을까요?

동근 똑같아요. 말하는 거나, 말투 그런 것까지 모든 게요. 아,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다를 순 있겠지만, 저희는 어린 시절 모습 그대로인 것 같아요.

 

Q. 김도수 코치가 먼저 은퇴를 하고, 지도자의 길을 걸었는데, 이를 지켜보고, 또 직접 은퇴를 결정하고 나니 마음이 어떠신가요.

동근 친구이기 때문에 제가 어떤 결정을 내려도 박수쳐줄 사람이었어요. 도수도 은퇴를 했을 때 1년 더 할 수 있었다고 하지만, 가장 아쉬운 건 본인이었을 거예요. 경기를 뛰는 거 보면 알잖아요. 저도 고생했다고 말해줬던 것 같아요.

 

도수  동근이도 은퇴한다고 수백 번을 말했었어요. 체육관에서도 ‘나 은퇴할거다’라고 자주 말했어요. (동근 : 맞아, 매년 ‘은퇴한다’고 말했지.) 3년 전부터 허리가 너무 아프다고 했는데, 그런데 경기에 들어가면 20점씩 막 넣고 경기장 나갈 땐 웃으면서 나가곤 하니까…. 허허.

 

Q. 프로에서 다른 팀에 있다 보니 같이 인터뷰한 적이 없으시죠?

동근 그죠, 처음이죠.

 

도수  네가 기자회견에서 같이 뛰고 싶다고 말만 안 했어도 이렇게 인터뷰 자리도 없었을 텐데 말이야.

※ 양동근은 4월 1일, 은퇴 기자회견에서 마지막 한 경기를 더 뛴다면 뛰고 싶은 선수로 김도수를 가장 먼저 뽑았다. 이후 그는 한양대 시절 함께한 조성민을 뽑은 뒤 크리스 윌리엄스와 이종현을 뽑으며 본인 포함, BEST5를 꾸렸다.

 

동근 일 년에 한 번 보더라도 늘 옆에 있는 친구라 사실 도수랑은 부딪힐 일이 없어요. 오히려 못 만나니깐 서운 한 거죠. 저는 선수고, 도수는 또 코치를 하다 보니 각자 해야 할 일이 있잖아요. 선수 때는 같이 커피 한 잔이라도 하는데, 도수가 코치가 된 이후로는 쉽지 않더라고요. 어쩌다 만난 친구가 아니라 농구를 시작하면서 만났고, 부모님이며, 가족들도 다 아는 사이라. 그런데 인터뷰는 정말 처음이네요. 은퇴를 했을 때 (서)장훈이 형, (박)구영이, 도수, 이렇게 SNS에 개인적인 글을 올린 것 같아요. (김)성철 형(DB 코치)도 올리고 싶었는데, 타이밍이 늦었죠. 다른 선수들과 안 친하다는 게 아니라 제게 영향을 끼쳤던 사람들이었거든요. 성철이 형은 제가 처음 국가대표(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 갔을 때 룸메이트였고요.

 

Q. 은퇴 결정이 기사로 났던 날 연락 굉장히 많이 받으셨죠?

동근 개인적으로 정말 많이 받았어요. 사실 기사가 먼저 나갔는데, 사실인지 아닌지를 묻는 전화가 왔죠. 오후 4시 이후에는 구단에서 보도자료를 내서 더 많이 왔고요. 전화를 받으면 같은 이야기를 해야 하고, 또 그 상황에서 제가 뭐라고 말했는지, 기억이 다 안 날 것 같아 전화를 안 받았어요.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죠. 정신이 워낙 없었으니까.


도수 저도 그래서 기자회견 끝나고 전화를 했어요. 은퇴한다고 이야기만 듣다가 기사를 보고 알았죠.

 

Q. ‘저 좀 울게요’ 하고, 눈물을 흘리셨는데, 가족 이야기를 하실 때 더 울컥하신 것 같더라고요.

동근 가족 생각을 하면 눈물밖에 안 나요. 도수랑도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거든요. 아버지랑 어머니 두 분 중 한 분이라도 ‘너 왜 이렇게 밖에 안 해’라고 말씀하셨으면 이렇게까지 못했을 거라고. 뒤에서 묵묵히 지켜봐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커요. 두 줄 더 있었는데, 차마 더 못 읽겠더라고요.

4QTR : 지도자, 한 팀에서 만난다면?
2018년 3월 23일, 오리온은 현역에서 은퇴한 김도수를 코치로 선임하겠다고 발표했다. 김도수는 2019-2020시즌까지 추일승 감독과 김병철 감독대행 보좌했다. 양동근도 이제 같은 길을 준비하고 있다. 선수로서 마침표를 훌륭히 찍은 만큼, 준비를 거쳐 지도자가 되고 싶다. 그렇다면 만일 ‘제2의 인생’을 한 팀에서 같이 지내게 된다면 어떨까.

 

Q. 지도자 생활은 김도수 코치가 먼저 시작했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친구의 마음은 어땠나요. 그리고 혹시 김도수 코치는 양동근 선수에게 조언해 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동근 좋죠~. 우리나라 프로팀에 있는 지도자 중 50명 안에 드는 거잖아요. 한 팀의 코치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은 선수 생활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잘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팀에 감독님이 계셔서 본인의 색깔을 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감독님이 주시는 계획 안에서 만들어내야 하는 것을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도수 동근이는 친구지만, 정말 보고 배운 게 많은 선수였어요. 뭘 해도 잘할 수 있는 친구기 때문에 제2의 인생을 응원해주고 싶죠. 은퇴를 결정했는데, 한편으로는 가벼운 마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먼저 은퇴를 해본 사람으로 자랑스러운 친구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동근이가 마음이 편했으면 해요. 고생 많이 했잖아요.

 

Q. 은퇴를 결정하고 나니 아이들이 좋아하던가요?

동근  너무 좋아해요. 나갈 때마다 문자오고, 전화 오면 누구냐고 묻고 그래요.

 

도수 애들이 그런 게 있어요. 같이 보내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집에 가면 정말 좋아해요. 현관문을 열면 저~기서부터 전력질주를 해서 와요. 그래서 쉬는 시간이 생기면 육아를 많이 하려 하는데,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어제는 아내와 전화하면서 ‘나 이제 지우(딸)랑 이혼 할거야’그랬다니까요(웃음).

Q. 양동근 선수는 자전거 타기가 취미가 되셨던데, 진지(진서·지원) 남매랑 자주 가시나요?

동근  자전거는 혼자 타요. 최근에는 지인들이랑 양평을 다녀왔는데, 은퇴 기사가 난 날 사러 간 거였어요. 원래 자전거를 사러 가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는데, 아침에 은퇴 기사가 난거죠.

 

도수 동근이가 잘 하고 있는 게, 저는 (추일승)감독님이 취미가 뭐냐고 물어보신 적이 있어요. 골프도 치고, 이것저것 조금씩은 다 하는데, 감독님이 취미를 하나 만들라고 하시더라고요. 있어야 한다면서요. 전 걷는 걸 좋아하는데, 최근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나가질 못했죠. 가고 싶어도 애들이 있으니까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Q. 친구가 자전거 타는 걸 보니 코치님도 곧 함께 하시겠는데요(웃음).

동근 자전거도 꽤 비싸더라고요. 그리고 또 지금 중국 공장들이 문을 많이 닫아서 자전거도 많이 없대요. 지금 자전거 동호회가 정말 많다고 하더라고요. 타보니까 정말 좋아요. 타다 보면 주차장도 있는데, 거기서 커피 마시면서 어디 갈지 이야기도 하고 그러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야, 너도 자전거 한 번 타봐. 내가 조만간 자전거 타고 (너희 동네로) 갈게.

 

Q. 이제 지도자로서 만날 일만 남으셨는데, 아직 이르긴 하지만 나중에 혹시 지도자로서 한 팀에서 만나시면 기분이 어떨 거 같은가요?

동근  (김도수 코치를 바라보며) 나 (코치로) 써 주는 거냐?

 

도수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사실 제가 현대모비스로 가야하는 건데, 어려운 문제일 것 같긴 해요.

 

동근 그럼 농구교실을 해도 좋을 거 같지 않냐? 애들 데리고 경기도 나가고.

 

Q. 마지막으로 양동근 선수는 함지훈 선수가 이제 혼자 남게 됐는데 특별히 해주고 싶으신 말이 있을까요. 현대모비스 동생들에게도요.

동근  본인들이 결정하는데 있어서 후회를 안했으면 좋겠어요. 후회 없는 선수생활을 했으면 해요. 지훈이는 제가 있으니 말을 안 한 부분이 있을 거예요. 제가 하니깐 거들지 않은 거죠.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봐요.

BONUS ONE SHOT | 나도 양동근이 궁금하다
인터뷰 때마다 겸손을 동반한 정답만이 나와 양동근와 함께한 이들에게 ‘양동근다운’ 모습이 나올 수 있는 질문을 하나씩 달라고 요청했다. 신인시절 함께한 김시래(LG),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난 바 있는 김선형(SK), 현대모비스에서 우승을 함께한 이대성(KCC) 등이 질문자로 나섰다.

 

김시래_ 형, 은퇴하시고 가장 먼저 하신일, 또 하고 싶은 일은 어떤 건가요?

 

은퇴를 결정한 건 사실 올 시즌 시작 전부터 마음을 먹었어. 올해는 정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은퇴하고 뭘 해보자라는 마음보다는 못해본 걸 해보자는 생각이었지. 첫 번째가 자전거를 타는 거였고. 이제 또 계속 찾아 볼 계획이야. 내 마인드가 해보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해보고 후회하자는 스타일이잖아.

 

이대성_ 사실 현대모비스에 있을 때 형이 정말 절 많이 품어줬거든요. 2013년부터 함께 했는데, 9살이나 어린 절 많이 컨트롤 해주고, 안아주고, 이끌어주셨는데, 그 중에 가장 욱했을 때가 있다면 언제였나요? 개인적으로는 벤슨이랑 술을 한잔 했는데, (술을) 안 깨고 나와서 난리가 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또 덩크슛을 한다고 했을 때 몸 걱정을 하라고 이야기해주신 게 기억이 나는데요.

 

그런 건 없어. 네가 워낙 색깔이 강한 선수인데, 그건 좋지만, 나중에 네게 화살이 돼서 돌아 올까봐 그걸 걱정하는 거지. 인터뷰를 할 때 덜 자극적이게 말하고, 차분하게 말했으면 해. 술은 그럴 수도 있어(웃음). 다음번에는 안 그러면 되지. 사실 이런 말을 하면 ‘꼰대네’, ‘이대성 인터뷰 재밌는데’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 워낙 없던 말도 만들어내고 하는 상황에서 그런 말들을 종종한거야. 널 위한 말이지.

 

김선형_ 선수로서는 레전드 반열에 오른 형, 이번에는 선수 vs 지도자로서 도전합니다(웃음).

 

왜 이기지 못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네(웃음). 한참 체력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때였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너무 좋고, 감사해. 그런 글을 남겨줘서 고맙고. ‘도전은 안 받는 걸로’라고 댓글을 달았는데, 사실 나도 (서)장훈이 형과 붙어서 0-4로 지고 나서 우승을 했었어. 그 것 때문에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건 아니지만, 너도 결국 우승을 했잖니. 분명 좋은 경험이 됐을 거고, 지금도 잘하고 있잖아. 그때(2013년)는 내가 이긴 게 아니라 팀이 이긴 거야(웃음).

 

김도수 코치_ 사실 동근이를 인터뷰랑 코트에서 뛰는 모습을 본다면 두 얼굴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볼 때는 그렇지 않아요. 인터뷰 때 겸손하게 말하는 것, 튀지 않게 말하는 건 다른 사람들 입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걸 싫어해서 그렇거든요. 이제 농구공을 내려놨으니, 우리나라를 대표했던 선수인 만큼 지도자가 된다면 언론, 선수들을 웃길 수 있는 선수가 되어주길 바라는데, 그렇게 해줄 수 있는지 묻고 싶어요. 최근 유재학-추일승 감독님은 물론 이대성의 입담도 주목받고 있는데, 동근이가 더 잘할 수 있는 친구거든요.

 

다르게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오해한다니까(웃음). 친구끼리 이야기하는 건 편하게 할 수 있는데, 인터뷰는 조심해야 해 늘. 유재학 감독님도 말씀을 정말 잘하시거든. 또 추일승 감독님과 유재학 감독님은 친구사이시잖아. 나중에 큰 경기에서 우리가 다시 만난다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더 많아질 것 같긴 해.

 

# 사진_ 문복주 기자, 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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