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리고 다시, 안양…변준형의 TURNING POINT
- 매거진 / 홍성한 기자 / 2026-07-18 08:00:14

[점프볼=홍성한 기자] “미래를 생각하면 안양이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FA 시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끝났다. 변준형에게 이번 계약은 단순한 재계약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자신을 믿어준 팀과 다시 손을 맞잡은 그는 이 선택을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했다. 안양에 남기로 한 이유부터 우승을 향한 다짐까지, 변준형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봤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7월호에 게재됐습니다.

TURNING POINT
“FA요? 그냥 연봉 협상 같았어요”
이번 FA 시장을 두고 한 구단 관계자는 “별로 재미없었죠? 변준형의 행선지가 일찍 결정 나면서 금방 끝나버렸잖아요”라며 웃었다.
실제로 그랬다.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일찌감치 ‘최대어’는 변준형이었다. 하지만 다른 구단들은 제대로 접근조차 하지 못했다. 단 3일. 안양 정관장이 변준형을 붙잡는 데 오랜 시간은 필요하지 않았다. 그만큼 구단의 의지는 확고했고, 변준형의 마음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솔직히…. 전 FA라는 느낌이 별로 없었어요.” 변준형이 웃으며 꺼낸 첫마디였다. “FA라기보다 연봉 협상 같았어요. 정관장하고만 미팅했거든요. 처음부터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협상 과정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흘러갔다. 첫 미팅을 마친 뒤에는 다음 주쯤 다시 만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몇 시간 지나지 않아 구단으로부터 또 연락이 왔다. 그렇게 머지않아 두 번째 만남이 이뤄졌다.
“원래는 다음 주에 다시 보기로 했어요. 그런데 몇 시간 뒤에 전화가 왔어요. ‘내일 보자’고요. 저는 당연히 다음 주로 알고 있어서 이미 약속도 잡아놓은 상태였는데, 오히려 구단에서 제 일정에 맞춰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예정에 없던 추가 미팅이 성사됐다. 그리고 다음 날 또 한 번 이야기를 나눴다. 긴 줄다리기나 머리 아픈 복잡한 계산은 없었다. 서로의 생각을 확인하는 시간이 이어졌고, 결론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계약 조건도 좋았고, 서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저도 문득 생각이 들었죠. 안양에 남으면 좋을 것 같다고요. 그래서 정말 수월하게 진행됐던 것 같아요.”
계약서에 사인을 남긴 순간, 변준형의 머릿속을 가장 먼저 스친 생각은 의외로 단순했다. “이제 좀 놀 수 있겠다.” 대표팀 소집 전까지 남은 짧은 휴가를 마음 편히 보낼 수 있다는 생각에 절로 웃음이 났다.
“계약도 어떻게 보면 스트레스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런 부담이 거의 없었어요. 사인하고 나니까 그냥 홀가분하더라고요. 대표팀 들어가기 전까지 푹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번 협상은 단순히 금액의 문제가 아니었다. 정관장은 협상 내내 변준형에게 필요한 선수라는 점을 분명하게 전달했다. 감독과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 진심은 변준형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구단에서 저를 정말 필요로 한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감독님도 그렇고 코치님들도 계속 말씀해주셨고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남아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던 것 같아요.”

사실 팬들의 걱정도 적지 않았다. 정관장은 그동안 FA 시장에서 여러 차례 핵심 선수들과 이별을 경험했다. 그렇기에 변준형도 같은 길을 걷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따라붙었다.
변준형도 이를 모를리 없었다. 하지만 정작 협상 테이블에서 마주한 분위기는 달랐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죠. 저도 알고 있었고요. 그런데 처음 미팅할 때부터 되게 긍정적으로 이야기해주셨어요. 제가 생각했던 선에서도 맞춰주셨고요. 그래서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더 컸죠.”
시장의 흐름을 조금 더 지켜보는 선택지도 분명 존재했다. FA는 선수 인생에서 몇 번 오지 않는 기회다. 아니, 단 한 번도 누리지 못한 채 코트를 떠나는 선수들도 적지 않다. 변준형은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제가 처음 드래프트로 뽑힌 곳도 안양이잖아요. 이후로도 계속 여기 있었고요. 그러다 보니까 미래를 생각했을 때도 정관장에 있는 제 모습이 가장 자연스럽게 그려졌어요.”
이번 계약으로 변준형은 계약 기간 3년, 첫 시즌 보수 총액 8억 원에 정관장과 동행을 이어가게 됐다. 이제 남은 건 증명이다. 보수 총액 8억 원에 걸맞게. 구단이 왜 자신에게 이런 투자를 했는지, 그 이유를 코트 위에서 보여줄 차례다.
“8억 원이요? 부담보다는 증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구단에서 저한테 이 정도를 투자해 주셨다는 건 결국 제가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잖아요. 못 하면 제가 욕먹는 거고요(웃음). 다음 시즌에는 꼭 증명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잠시 생각에 잠긴 변준형은 이번 계약을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나중에 돌아보면 인생의 터닝포인트 같은 계약이지 않을까요.” 그의 말처럼, 이번 FA는 단순한 재계약 이상의 의미를 품고 있었다. 익숙한 곳에 남는 선택이었지만, 그 안에는 더 큰 책임과 더 큰 꿈이 함께 담겨 있었다.

끝나지 않은 계절 “되게 오묘했죠”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탈락 직후의 감정을 묻자 변준형은 한참을 고민했다. 그만큼 복잡한 시간이었다.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정관장의 4강 플레이오프 상대는 ‘슈퍼팀’ 부산 KCC였다. 정규시즌 맞대결에서는 5승 1패로 앞섰다. 그렇기에 시리즈 전만 해도 팽팽한 승부를 예상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정관장의 탈락이었다. 시리즈 전적 1승 3패. 우승을 바라보며 달려왔던 시즌은 예상보다 이르게 막을 내렸다. “화가 난 건지, 슬픈 건지, 아쉬운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여러 감정이 한꺼번에 들어오니까 스스로 정리가 하나도 되지 않았어요.”
그만큼 감정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돌아보면 그냥 화나고 슬펐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시즌이 이렇게 끝났다는 게 가장 크게 다가왔죠.”
경기 도중에는 평소답지 않게 벤치에서 감정을 표출하는 장면도 있었다. 코트 위에서 좀처럼 흥분한 모습을 보이지 않던 변준형. 그래서 더 눈길을 끌 수밖에 없었다.
“저라도 뭔가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런 모습을 보고 팀원들이 조금 더 전투적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었고요. 지더라도 후회 없이 해보자는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간절했던 시리즈였다. 몸 상태도 정상이 아니었다. 시즌 중반부터 발등, 허리, 어깨 등 크고 작은 부상이 끊이지 않았다. 코트에 설 때마다 통증을 안고 뛰어야 했다. “부상 때문에 힘들긴 했어요. 플레이오프 들어가서도 여러 군데 부딪혔고요. 그래도 이건 크게 생각할 수 없었어요. 한 경기, 한 경기 지면 시즌이 끝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아팠던 것보다 더 힘들었던 건 결과였다. 변준형, 박지훈, 박정웅, 문유현. 정관장은 시즌 내내 리그 최고 수준의 가드진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만큼 강한 자신감도 있었다. 하지만 돌아온 건 패배였다. 변준형에게 변명은 없었다.
“KCC가 확실히 잘하더라고요. 워낙 능력 있는 선수들로 가득하고요. 가드진이 밀렸는지 안 밀렸는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결국 경기는 졌잖아요. 이건 우리도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실력으로 진 거면 인정해야죠. 끝나고 선수들끼리도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인정할 건 인정하자고요.”

그렇지만 시즌이 끝난 뒤 챔피언결정전은 차마 볼 수 없었다. “안 봤어요.” 짧고 단호한 대답이었다. “보면 다시 화가 날 것 같았어요. 그래서 경기 자체는 보지 않고 결과만 확인했죠. 누가 이겼는지, 누가 졌는지만요.”
프로 선수에게 패배는 다음 단계를 위한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다. 때로는 외면하고 싶고,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도 있다. 변준형에게 이번 플레이오프가 그랬다. 물론 아쉬움에만 머물 생각은 당연히 없었다.
“선수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어요. 다들 이기고 싶어 했고, 정말 후회 없이 열심히 했거든요. 결과가 따라주지 않은 거죠. 오히려 다음에는 이 패배를 원동력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더 컸어요.” 끝난 시즌은 돌아오지 않는다. 지난 봄의 기억은 아직 변준형, 그리고 정관장 안에 남아 있다. 쉽게 잊히지 않는 아쉬움, 다시 정상에 오르고 싶다는 갈증으로.

젊은 가드들의 시대 “확실히 달라요. 잘해요”
플레이오프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젊은 가드들로 향했다. 문유현(정관장), 강성욱(KT), 양우혁(가스공사), 김건하(현대모비스)….
최근 KBL에는 새로운 시대를 이끌 재능 있는 가드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프로 입성 전부터 큰 기대를 받았고, 데뷔와 동시에 존재감을 드러낸 선수들이다. 각자 색깔은 다르지만 공통점도 있다. 어린 나이답지 않은 자신감, 그리고 완성도 높은 기술이다.
리그를 대표하는 가드로 성장한 변준형 역시 이들의 성장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었다.
“확실히 잘해요. 기술도 좋고요. 제가 대학 다닐 때랑 비교해 보면 다른 느낌이 있어요. 저희 때는 기술적인 부분이 지금처럼 완성돼서 오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요즘 선수들은 프로에 들어올 때부터 기본적인 기술이 정말 좋아요. 저는 번뜩이는 패스나 플레이가 나오는 선수를 좋아하거든요. 그런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배울 점도 많고요.”
여기서 변준형은 기술만으로 농구를 평가하지 않았다. “농구는 기술을 보여주려고 하는 게 아니잖아요. 농구를 잘하기 위해 기술을 쓰는 거죠.”
그가 어린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수비였다. “요즘은 공격 연습을 정말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프로에 오면 수비부터 적응해야 해요. 수비를 해야 자기가 가진 능력도 보여줄 수 있거든요. 그래서 공격만큼 수비도 중요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그중에서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선수는 문유현이었다. 정관장이 2025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은 순간부터 그의 이름은 자연스럽게 정관장과 연결됐다. 대학 시절부터 국가대표를 경험한 특급 유망주.
“경쟁 의식은 별로 없었어요. 오히려 우리 팀에 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죠. 워낙 능력 있는 선수잖아요. 국가대표도 했고, 대학 때부터 계속 잘했던 선수고요. 그런 선수가 우리 팀에 온다는 게 좋았어요. 솔직히 다른 팀에 갔으면 막기 까다로웠을 것 같거든요(웃음).”

문유현의 합류 당시에는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이미 변준형, 박지훈이라는 국가대표급 가드가 있었고, 자라고 있는 박정웅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가드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많은 건 사실이죠. 포워드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있었고요. 그런데 중요한 건 결과잖아요. 저희가 정규시즌 2위를 했고, 좋은 성적을 냈다는 건 그만큼 능력이 있었다는 뜻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지만,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누군가는 익숙하지 않은 역할을 맡아야 했다. 그 중심에는 변준형도 있었다. 본래 포지션인 가드뿐 아니라 3번(스몰포워드) 역할까지 소화했다. 팀 사정상 여러 포지션을 오가야 했고, 때로는 자신보다 큰 선수들과도 맞서야 했다.
유도훈 감독은 이를 높게 평가했다. “팀에 포워드 자원이 부족하다 보니 여러 포지션을 오가며 뛰어야 했어요. 역할이 계속 바뀌다 보면 선수 입장에서는 힘들 수 있겠죠. 그런데 변준형은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줬습니다. 앞으로는 보다 정확한 포지션에서 활용하려고 합니다.”
이에 대해 변준형은 불평보다는 희생을 먼저 이야기했다. “수비는 괜찮았어요. 원래 저보다 큰 선수들을 많이 상대해봤으니까요. 그런데 공격이 힘들더라고요(웃음). 생각보다 차이가 커요. 동선도 다르고 움직임도 달라요. 제가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누군가는 맞춰야 하잖아요. 유현이가 3번을 봐야 하면 보는 거고, 제가 3번을 봐야 하면 보는 거고요. 그냥 팀이 이기는 게 가장 중요했습니다.”
후배들의 성장을 인정하고, 필요하다면 자신의 역할도 기꺼이 바꾼다. 어느덧 변준형은 경쟁자보다 선배에 가까운 위치에 서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가드들의 시대 속에서도 여전히 자신의 방식으로 팀을 이끌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안양 : “희종이 형, 제가 옆에 걸어드릴게요”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는 구단의 역사를 상징하는 유니폼이 하나 걸려 있다. 양희종 코치. 선수 생활 내내 안양을 지켰고, 우승과 함께 코트를 떠난 프랜차이즈 스타다. 변준형은 그런 양희종의 길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본 후배다.
“제가 희종이 형한테 장난처럼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형, 저기 유니폼 하나밖에 안 걸려 있잖아요. 너무 외롭지 않으세요?’ 그랬더니 형도 웃으시더라고요.” 잠시 웃음을 터뜨린 그는 말을 이었다.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제가 옆에 걸어드릴게요.’” 농담처럼 시작된 이야기였지만, 그 안에는 진심도 담겨 있었다.
정관장은 변준형에게 단순한 소속팀이 아니다. 프로 커리어가 시작된 곳이고, 우승의 기억을 함께 만든 장소며, 가장 자연스럽게 자신의 미래를 떠올릴 수 있는 공간이다. FA 계약 당시 빠르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이유 역시 그곳에 있었다.
“다른 팀에 있는 제 모습을 상상해 봤는데 잘 안 그려지더라고요. 좀 어색했어요. 오글거린다고 해야 하나(웃음).”
어느새 변준형은 정관장의 얼굴이 됐다. 팬들의 사랑도 남다르다. FA 계약 발표 직후 소셜미디어에는 축하 메시지가 쏟아졌고, 잔류 소식에 안도하는 반응도 이어졌다. “정말 많이 사랑받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팬들도 그렇고 구단 관계자분들, 감독님, 코치님들, 선수들까지 다 좋아해 주시는 게 느껴졌거든요.”
정작 본인은 아직도 이런 시선이 조금 쑥스럽다고 했다. “부끄러워요. 약간 그래요. 관심은 받고 싶은데 너무 받는 건 싫고, 사람들이 알아봐 줬으면 좋겠는데 또 너무 알아보면 부담스럽고요(웃음).” 어쩌면 가장 변준형(?)다운 답이었다.
다시 양희종 이야기로 돌아왔다. 정관장하면 자신보다 먼저 떠오르는 이름. “희종이 형은 진짜 멋있었어요. 우승하고 은퇴했잖아요. 선수 생활 내내 안양에 있었고, 팬들에게도 정말 사랑받았고요. 선수들에게도 되게 카리스마 있는 형이었어요. 잡아야 할 때는 확실히 잡아주시고, 평소에는 누구보다 편하게 대해주셨어요. 그래서 경기할 때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밑에 선수들은 무섭다고 느낄 수도 있을 거예요(웃음). 워낙 카리스마도 있고, 가르칠 때는 확실하게 가르치는 스타일이니까요. 그런데 저는 그게 다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일까. 변준형이 그리는 미래에도 자연스럽게 양희종의 모습이 겹쳐졌다. “희종이 형처럼 멋있게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면 좋겠죠. 그렇게 되려면 후배들이 우승 한 번 더 시켜줘야죠(웃음).”
안양에서 시작한 프로 생활. 그리고 다시 안양을 선택한 FA 계약. 변준형은 여전히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쩌면 언젠가 정말로, 양희종의 유니폼 옆에 자신의 유니폼이 걸리는 날을 꿈꾸면서.

비어 있는 한 자리 “제가 있는 동안 꼭”
마지막 화두는 우승이었다. 정관장은 지금까지 네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구단 사무실 안쪽에는 그 역사를 기념하는 우승 배너가 걸려 있다. 수많은 추억과 환호가 담긴 숫자들. 변준형 역시 그 배너를 볼 때마다 같은 생각을 한다.
“저기 우승 연도 적혀 있잖아요. 보는데 딱 한 자리가 비어 있더라고요. 제가 안양에 있는 동안에는 꼭 채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정말 우승하고 싶어요. 결국 우승하려고 하는 거잖아요.”
그렇기에 새 시즌은 더욱 특별하다. 지난 시즌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 그리고 다시 정상에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팀 안에 남아 있다.
“우승은 늘 목표예요. 선수라면 다 똑같을 거라고 생각해요.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고 싶어서 운동하는 거잖아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그는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정관장과 재계약했으니까 경기장에 더 많이 찾아와 주셨으면 좋겠어요. 재밌는 경기, 그리고 승리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FA 계약, 플레이오프의 아쉬움, 젊은 가드들의 성장, 그리고 안양. 많은 이야기를 지나온 끝에 변준형이 도착한 곳은 결국 하나였다. 우승. 그가 말한 것처럼, 이번 계약이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면 이제 남은 것은 단 하나다. 안양에, 또 하나의 우승 연도를 새기는 것.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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