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FREE AGENTS ISSUES, 대어 적은 FA 시장, 준척급 자원에 눈길

매거진 / 민준구 / 2020-05-01 13:3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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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구 기자]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조기 종료 이후 모든 시선은 다가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으로 집중됐다. 올해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은 현재까지 51명. 그러나 이미 은퇴를 선언한 양동근과 전태풍, 박상오를 제외하면 48명으로 추려진다. 대어급은 적지만 준척급은 많은 이번 FA 시장. 5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쩐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팀은 누가 될까.

※ 본 기사는 점프볼 5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FA, 진짜 ‘free’에 가까워졌다

2020 KBL FA 시장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원소속 구단 우선 협상이 폐지됐기 때문이다. 2019년 9월 25일 KBL은 제25기 정기 총회 및 제25기 제1차 이사회를 개최, FA 제도에 큰 변화를 줬다. 원소속 구단 우선 협상 기간을 없애고 모든 구단들이 협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 지금껏 지적되어 온 원소속 구단 우선 협상의 폐지는 곧 자율 경쟁 시대의 개막과도 같았다. 사실 이정대 총재 취임 이후 FA 제도 완화에 대한 노력은 계속되어 왔다. 2018-2019시즌 이후 원소속 구단 우선 협상 결렬 시, 곧바로 사전 접촉이 가능해진 것 역시 큰 변화라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모든 부분에서 자유로워질 2020 KBL FA 시장은 그동안의 흐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번 FA 시장은 5월 1일부터 그 문을 열었다. 그 전에 이미 예비 FA 대상자 중 정진욱, 주지훈, 강바일, 장문호는 출전 경기수 미달로 인해 구단과 1년 재계약을 맺었다. 최종 FA 대상자는 4월 27일에 공시됐으며 이튿날인 28일에는 설명회가 진행됐다. 본격적인 FA 협상은 5월 1일부터 15일까지이며, 계약 미체결 선수를 대상으로 한 영입의향서 제출은 5월 18일까지다. 여기에서도 한 가지 변화점이 생겼다. 만약 계약 미체결 선수를 대상으로 복수의 구단이 영입 의사를 밝힐 시, 종전에는 연봉의 10% 이내 경합 상황에서 선수에게 구단 선택권이 주어졌다고 한다면 이번에는 연봉과 상관없이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한마디로 구단이 제시한 연봉과 상관없이 선수가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다는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이는 4월 6일 열린 제25기 제6차 이사회에서 결정된 것으로 5월 19일까지 선택권을 행사해야 한다. 단 영입의향서를 제출한 구단들 중에 선택해야 하며 거부할 경우에는 5년간 선수 자격을 잃는다. 그럼에도 계약하지 못한 선수들은 5월 22일까지 원소속 구단과 한 번 더 협상을 할 기회를 갖는다.

KBL은 여기서 반가운 소식을 하나 더 전했다. 그동안 마감 기한에 맞춰 보도자료로 일괄 발표했던 방식을 바꿔 구단이 자체적으로 FA 계약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물론 KBL 역시 계약이 확정된 선수와 관련해 불필요한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계약서가 접수된 후 계약 사실을 공지할 수 있다. 다만 다른 선수들의 계약 기준이 될 수 있는 측면이 있어 자세한 내용은 전해지지 않을 수 있다. 큰 변화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이전의 FA 시장을 살폈을 때 소식이 빨리 전해지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많았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결코 작은 변화도 아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이슈가 부족한 KBL의 입장에선 이와 같은 변화가 또 하나의 홍보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최대어로 평가되는 이대성과 장재석


시장 최대어는 이대성과 장재석이다. 유독 대어급 자원이 적은 상황에서 그나마 큰돈을 품을 수 있는 선수로 평가된 것이다. 윤호영 역시 대어로 분류될 수 있지만, 1984년생으로 장기적 투자는 어려운 나이이며, DB와의 유대 관계가 좋다는 이유로 잔류가 기대된다. 그렇다면 먼저 이대성을 살펴보자. 2018-2019시즌 챔피언결정전 MVP에 선정된 이대성은 190cm의 장신 가드로 많은 이들이 군침을 흘릴 만한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2017-2018시즌부터 꾸준히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할 정도로 공격력이 좋고, 대인 방어 능력 역시 수준급이다. 가장 큰 메리트는 영입으로 인한 출혈이 없다는 점이다. 2018-2019시즌 이후 보수 총액 1억 9천 5백만원에 계약한 이대성은 보수 서열 37위로 30위 이내까지 적용되는 FA 보상 규정으로부터 자유롭다. FA 보상 규정에 자유로웠던 선수들의 ‘대박’ 가능성이 높았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대성 역시 본인 가치보다 더 대우받을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FA 시장이 열리기 직전인 현재, 이대성에 대한 평가는 크게 긍정적이지 못하다. 여러 이유 중 핵심은 활용법이 어렵다는 점. 이대성은 유난히 통통 튀는 성격을 갖고 있다. 기량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필요 없지만 100% 활용할 수 없다면 거액의 금액을 배팅하기는 힘들 터. 더불어 2019-2020시즌 KCC에서 드러난 부적응에 대한 문제점은 치명적이었다. 트레이드 전 현대모비스에서 11경기 동안 13.5득점 5.1어시스트를 기록한 이대성은 KCC에서 23경기 동안 10.8득점 1.9어시스트에 그쳤다. 이정현, 송교창 등 에이스 자원들이 많았던 KCC였다고 하지만 두각을 드러냈던 최근 3시즌 동안 가장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가드 자원이 필요한 팀의 입장에선 이대성의 존재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김종규의 사례처럼 기량 대비 엄청난 금액을 품에 안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이대성과 함께 최대어로 꼽힌 장재석의 주가는 매일 치솟고 있다. 203cm의 장신으로 장신 외국선수 수비가 가능하며 출전시간 대비 기록이 좋다는 것이 그 이유다. 또한 이대성처럼 비보상 FA다. 그래서인지 장재석의 예상 몸값은 이미 6억원대를 넘어섰다는 이야기도 있다. 장재석은 2019-2020시즌 42경기 동안 평균 18분 51초 출전, 8.0득점 4.7리바운드 1.4어시스트 1.0스틸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활약은 아니지만 이승현과 롤을 나눴음에도 좋은 효율을 보였다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태풍의 눈이 될 준척급 자원들


이번 FA 시장에는 슈퍼스타는 아니더라도, 당장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준척급 자원들 중에서는 김현호(DB), 김지완(전자랜드), 유병훈(LG)에 대한 관심이 높다. 세 선수의 공통점은 준주전급 평가를 받고 있으며 주전급 가드와 비슷한 효율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다는 것이다. 먼저 김현호는 2019-2020시즌 34경기에 출전 6.3득점 2.3리바운드 2.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012년 데뷔 이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두경민과 허웅, 김민구, 김태술 등 경쟁자들 사이에서도 김현호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끈질긴 수비와 필요할 때 터뜨리는 한 방이다. 특히 트랜지션에 능하다는 점에서도 보너스 점수를 얻고 있다. 이미 여러 구단들이 김현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는 소문. 샐러리캡이 넉넉하지 않은 DB도 김현호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현호와 비슷한 스타일을 가진 김지완 역시 여러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다. 2019-2020시즌 22경기에 출전한 그는 8.5득점 2.5리바운드 3.0어시스트로 지난 2년의 공백을 무색하게 했다. 무엇보다 공수 밸런스가 안정되어 있다는 평가로 주가 역시 높은 편. 가드 자원이 필요한 팀의 입장에선 계산기를 두드려 보기에 충분한 자원이다.

김현호, 김지완과는 다른 유형의 가드인 유병훈은 최근 수면 아래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2019-2020시즌 유병훈은 27경기에 출전, 5.2득점 1.4리바운드 3.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활약은 아니었지만 5라운드에만 무려 6.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패서(passer)로서의 능력도 증명했다. 최근 두 시즌 동안 부상이 잦았다는 점을 제외하면 유병훈의 가치는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특히 외국선수들에게 인정받은 패서라는 점은 너무도 확실한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준척급 자원은 많다. 지난 시즌 노익장을 과시한 김태술과 부활을 선언한 김민구(이상 DB), 삼성의 에너자이저 역할을 100% 수행한 이관희와 장신 포워드로서의 위력을 과시한 장민국, KCC의 스토퍼로서 고군분투한 최승욱 등 팀에 플러스가 될 수 있는 선수들이 이번 FA 시장에 나선다.

한편, 귀화선수 문태영의 거취도 주목해야 한다. 전태풍의 은퇴 선언 이후 2010년대를 화려하게 장식한 귀화 선수들 중 유일하게 현역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2019-2020시즌 종료와 동시에 FA 신분이 된 문태영은 은퇴의 기로에 서 있다. 1978년생, 한국 나이로 43살이 된 문태영은 지난 시즌 40경기에서 평균 12분 32초를 뛰는데 그쳤다. 3.6점은 데뷔 이래 최저기록이기도 했다. 두 자리 점수를 올리지 못한 것도 지난 시즌이 처음이었다. 현재 문태영의 현역 연장 의지는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태풍은 “(문)태영이 형은 아직 코트에 서고 싶어한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삼성의 입장이다. 전력 강화를 위해서라면 노장들의 몸값을 줄이고 새로운 자원을 들여야 한다. 문태영이 지난 시즌 받은 2억 8천만 원의 보수는 굉장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과감한 페이컷이 없다면 함께하기 힘들다. 따라서 과연 문태영마저 현역에서 물러나게 될지, 그렇지 않다면 삼성이나 새로운 팀에서 마지막 커리어에 도전하게 될지 역시 이번 FA 시장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거품 가득했던 2019 FA 시장, 이번에는?


FA란 프로 선수들에게 있어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볼 수 있다. 매해 계약이 경신되는 KBL에서조차 FA는 자신의 몸값을 크게 올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찬스다. 그러나 올해 FA 시장에서는 정반대 현상이 나올 수도 있다. 먼저 구단들의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인플레이션 현상의 중심에 있었던 선수들의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는 점이 핵심 근거. 우선, 주전은커녕 확실한 식스맨으로도 자리 잡지 못한 김상규와 최현민의 기록은 매우 아쉽다. 김상규는 37경기에 출전했지만 평균 13분 59초 3.1득점 2.5리바운드에 그쳤다. 최현민은 23경기 출전, 평균 7분 44초 2.1득점 1.0리바운드가 전부다. 부상으로 인한 문제도 있었지만 4억 이상의 큰 보수를 받는 선수들에게 기대하기 힘든 기록인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준척급 자원들의 인기도가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비교적 적은 금액을 투자해 최대 효과를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FA 시장이 열리지 않았음에도 물밑에서는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구단들은 FA 계획을 미리 준비하고 있으며 선수들 역시 각자의 마음을 바로 잡고 있다. 총성 없는 전쟁의 시작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잠잠해진 KBL이 다시 시끌벅적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과연 이번 FA 시장의 승자와 패자는 누가 될까. 제한적 장치가 다수 풀린 올해야말로 구단들의 협상 능력, 그리고 선수들에 대한 올바른 가치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유용우, 홍기웅, 박상혁,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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