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일기] "허웅 몸이... 완전 허재인데?" 벌크업 제대로 했다

프로농구 / 용인/정지욱 기자 / 2026-09-18 00:5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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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용인/정지욱 기자] 2026년 9월 17일 / 시원한 바람부는 가을의 마북동


KCC와 소노의 연습경기를 보기 위해 용인 마북동 KCC 체육관을 찾았다. 오랜기간 영상으로만 봐온 스코티 제임스(소노)와 루이스 킹(KCC)의 경기력을 두눈으로 보기 위해서 였다.

경기 시간은 오후 2시 반. 두 팀 단장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경기 시작시간에 맞춰 체육관에 들어섰다.

외국선수를 보기 위해서 갔는데 내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제임스나 킹이 아니었다. KCC의 간판 허웅이었다. 딱 보기에도 체격이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프로 데뷔 이후 꾸준히 몸이 좋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내가 생각하는 허웅의 이미지는 ‘호리호리한 체격’이었다.

한 계절이 지나 4개월 여만에 본 허웅은 이제 호리호리하다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 선수였다. 부친 허재의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체격이 되어 있었다. 그냥 보기에도 웨이트 트레이닝에 꽤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었다. KCC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와 댈러스에서 5주간 훈련 뒤 근육량이 엄청 증가시켜 돌아왔다고. 현재는 당시보다 체중을 줄인 상태라고 귀띔해줬다.

그러나 벌크업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웨이트를 해서 체격을 키워본 사람들은 안다. 근육량이 많아지는 만큼 몸이 무거워져서 스피드가 저하되고 체력도 떨어진다는 것을. 복싱 선수들이 체급을 높일 때 겪는 어려움이 바로 여기에 있다. 체격, 체중을 키우면서 본래의 가진 순발력을 그대로 발휘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날의 허웅은 힘과 스피드가 적절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KCC는 경기 초반 킹이 공격에 나서지 않은 채 계속 겉돌자 허웅이 볼을 잡고 집요하게 돌파를 시도했다. 순간적인 폭발력이 좋아졌고 힘이 생기니 돌파할 때 상대 수비수들이 몸으로 부딪쳐도 자신의 밸런스를 잘 유지했다. 본래의 강점인 3점슛은 여전히 정확했다.  


KCC는 83-94로 패했지만, 제대로 벌크업이 된 허웅은 다음시즌 더 나은 활약을 기대할만한 퍼포먼스였다.

경기가 끝난 뒤 곧바로 허웅을 만났다. 몸이 좋아졌다며 인사말을 전했다.
허웅은 “엇, 그렇게 보이나요? 아... 이거 미국 다녀온 다음에 많이 체중을 줄인거에요”라고 말했다.

예상대로 벌크업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 꽤 있었다.

“(허)훈이랑 웨이트를 하면서 근육량이 많이 늘었어요. 그런데 농구를 하려니 몸이 너무 무겁더라고요. 스피드가 하나도 안나고... 사실 일본 전지훈련 때까지도 몸이 무거워서 잘 뛰질 못했어요. 근육량을 줄이면서 농구하기에 최적의 몸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지금 그나마 좀 뛸만해졌어요. 초반에 루이스(킹)가 볼을 자기가 못잡고 있다며 공격을 안해서... 제가 일부러 더 했어요. 힘이 붙으니까 수비랑 부딪쳐도 돌파가 잘되네요. 자신감도 생기고요.”

디펜딩 챔피언 KCC는 오프시즌동안 전력누수가 컸다. 송교창이 일본으로 떠났고 G리그 진출을 원하는 최준용은 언제 돌아올지 기약이 없다. 외국선수 2명 동시 출전으로 2, 3쿼터에는 누수를 최소화할 수 있겠지만, 국내선수 득점이 필요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만큼 팀 내에서 허웅의 비중은 더 높아졌다.

허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래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다. “진~짜 잘하고 싶어요”라는 말에서 진심이 묻어났다.

제임스와 킹을 보러갔다가 허재의 몸이 되어 농구하는 허웅을 보고 온 날이었다.

 

 

사진=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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