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화력’ 오리온과 소방수가 필요한 동부
- 프로농구 / 김진흥 기자 / 2016-02-27 12:03:00

[점프볼=김진흥 인터넷기자] 오리온과 동부의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은 많은 전문가의 생각대로 오리온이 이겼다. 104-78, 28점 차. 하지만 이 정도 큰 점수 차를 예상한 이는 없었다.
오리온은 첫 대결서부터 화끈한 공격력을 과시하며 동부를 압도했다. 지난 3시즌 동안 이루지 못했던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를 4시즌 만에 쟁취했다. 반면, 동부는 수많은 실책을 범하면서 10년 전처럼 1차전을 오리온에 내줬다.
오리온은 어려웠던 숙제를 잘 풀었지만, 동부는 숙제를 안고 코트를 떠났다. 2차전에서도 양 팀은 각자의 숙제를 잘 풀 수 있을까?

오리온 두 기둥의 조화
오리온은 정규리그 막판에 애런 헤인즈(35, 199cm)가 복귀한 이후, 휘청거렸다. 순위도 내려갔고 결국 4강 플레이오프 직행에 실패했다. 가장 대두한 문제점이 헤인즈와 조 잭슨(24, 180cm)의 공존이었다. 두 선수가 서로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추일승 감독에게도 큰 고민이었다. 이런 불안감을 안고 플레이오프에 임했다.
하지만 수많은 우려와 달리 두 선수는 환상적인 호흡을 선보였다. 서로 쉽게 득점할 수 있도록 도왔다. 잭슨이 돌파 후, 골밑에 헤인즈에게 주는 모습 혹은 헤인즈가 잭슨의 스피드를 살려주는 패스를 하는 모습 등은 오리온 농구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40점을 합작한 두 선수의 활약으로 오리온은 104득점을 넣었다. 2007~2008시즌 이후 8시즌 만에 나온 플레이오프 세 자릿 수 득점이 나왔다.
앞서 오리온은 1쿼터부터 화끈한 공격력을 뽐냈다. 1쿼터에만 35점을 넣었다. 13점을 넣은 헤인즈를 포함해 7명의 선수가 득점을 가담했다. 이것은 KBL 통산 4위에 해당한 기록으로 지난 2004년 4월 6일 원주 TG 삼보(현 동부)가 KCC를 상대로 35점을 올린 이후 12년 만이다.
2쿼터에도 26득점을 한 오리온은 전반에만 61점을 넣었다. 플레이오프 무대서 전반득점 61점은 KBL 공동 5위로 2000~20001시즌 이후 15시즌 만에 나온 기록이었다. 오리온 역사상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득점뿐만 아니라 어시스트도 눈부셨다. 올 시즌 정규리그 평균 어시스트 1위(19개)의 오리온은 1차전서 23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이는 구단 역사상 2번째로 많았다. 특히, 잭슨이 어시스트 8개를 기록하면서 득점뿐만 아니라 이타적인 모습도 보였다.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최진수
경기 전, 동부 김영만 감독은 최진수(27, 202cm)에 대해 경계했다. 김 감독은 “(장)재석이보다 (최)진수가 더 걱정이다”라며 “(장)재석이는 정통 센터고 발이 느린 데 비해, (최)진수는 빠른 발과 함께 키가 큰 포워드고 수비 또한 좋다. 오래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피력했다.
하지만 경기는 김영만 감독의 생각대로 흐르지 않았다. 1쿼터부터 교체로 등장한 최진수는 예상보다 오랫동안 코트를 누볐다. 최진수는 빠른 발로 외곽 수비에 집중했다. 또한, 높은 신장으로 골밑에 도움 수비를 가거나 리바운드 참여도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 강한 수비로 2번이나 볼을 훔치기도 했다.
더구나 이날 최진수는 3점슛 2개 등 13득점을 올렸다. 팀 내 4번째로 많은 득점이었다. 공격과 수비 모든 부분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동부의 새로운 골칫거리로 급부상했다.

동부의 발목을 잡은 실책
동부는 올 시즌 정규리그서 12.7개로 가장 많은 실책을 범한 팀이다. 반면, 오리온은 실책이 가장 적다.(10.1개)
이런 극명한 차이는 6강 PO 1차전서도 드러났다. 이날 동부와 오리온의 실책 차는 10개나 됐다. 특히, 동부는 19개의 실책을 범하며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 턴오버 공동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턴오버 19개는 지난 2011-2012시즌 케이티가 범했던 이후 4년 만이다.
동부의 실책은 경기 내내 꾸준히 나왔다. 2쿼터를 제외한 모든 쿼터에서 5개 이상 실수했다. 심지어 8명의 선수가 기록하면서 상대 팀에 수많은 공격 찬스들을 헌납했다. 동부의 실책은 오리온의 속공으로 연결됐고 득점까지 되면서 동부에는 매우 뼈아팠다.
특히, 3쿼터 중반에 동부가 한 자리 점수 차까지 쫓아온 상태서 박지현(37, 183cm)이 잭슨에게 뺏겼다. 이것은 조 잭슨의 노마크 덩크슛으로 연결되면서 오리온에 다시 흐름을 내줬다. 그리고 3쿼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김주성(37, 205cm)의 어이없는 실책이 나와 추격 의지를 상실하고 말았다.
동부는 실책을 줄이는 것이 가장 큰 숙제다.
동부의 식스맨들이여, 일어나라!
KGC의 전성현, 오리온의 최진수. 이들은 이번 6강 플레이오프서 가장 돋보인 식스맨들이다. 이들은 두 자리 점수를 넣으면서 수많은 우려를 표했던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무엇보다 감독의 말을 잘 수행하며 팀 승리에 이바지했다.
동부도 그런 ‘미친 선수’가 필요했다. 1차전을 앞두고 김영만 감독은 “우리 팀 식스맨들이 미쳤으면 좋겠다”라면서 “윤호영의 빈 자리를 박지훈, 김종범, 김창모가 메워야 한다. 이들이 잘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1쿼터에 박지훈이 3점슛 포함 연속 7득점 하면서 기대감을 높였지만 그 이후 활약이 미미했다. 다른 선수들도 존재감이 없었다. 오리온의 강한 수비에 어쩔 줄 몰라 했다.
다른 포지션들의 식스맨도 마찬가지다. 3쿼터 중반, 두경민이 파울 트러블로 나간 사이에 박지현이 코트에 들어왔다. 하지만 그 때부터 오리온과의 점수 차가 급격히 늘어났다. 조 잭슨에게 많은 득점을 헌납했고 점수 차는 금세 벌어졌다. 뒤늦게 두경민을 투입했지만 이미 경기는 기울어진 상태였다.
이처럼 동부는 주전과 후보 간 간격이 오리온보다 꽤 크다. 1차전에서 주전들의 빈자리가 여실히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그렇다고 주전들을 40분 내내 뛰게 할 수는 없다. 치열한 혈투를 펼치는 플레이오프 무대라면 더더욱 그렇다. 지금 동부의 식스맨들이 오리온의 화력을 잠재우는 소방수 역할이 되어야 할 때다.
과연 2차전에서는 어느 팀이 숙제를 잘 수행할 것인가? 그에 따라 승패까지 좌우될 전망이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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