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건아 없었으면…, 풀리지않는 과제 '국대 빅맨'
- 프로농구 / 김종수 / 2022-02-10 23:28:52

신선우, 한기범, 김유택, 서장훈, 김주성, 이승준, 오세근…, 리그를 대표하던 빅맨이자 국가대표로서 대한민국 대표팀의 골밑을 사수했던 지킴이들이다. 대대로 국내에서 주전급 빅맨자원은 질적으로 양적으로 모두 귀했다. 국가대표 빅맨을 뽑을 때 한결같이 ‘그얼굴이 그 얼굴이다’는 얘기가 나왔던 이유다.
다른 포지션에서는 어느 정도 새얼굴도 나오고 이른바 로테이션도 됐지만 빅맨 만큼은 그러지못했다. 한세대에 둘도 배출되기 쉽지 않았던지라 늘 특정선수들에게 포스트를 의지해야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제대회에서 골밑은 대표팀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였다. 큰 체격에 기동성, 탄력, 운동신경까지 두루 갖춘 서양 빅맨들은 거대한 벽같이 작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팀 빅맨들은 치열하게 맞섰다. 신선우는 188cm의 작은 체격을 특유의 패싱 센스와 두뇌 플레이로 커버했고, 김유택은 깡마른 몸이었지만 빠른 발과 활동량으로 악착같이 저항하며 대표팀 포스트를 지켰다. 그나마 서장훈, 김주성, 이승준이 활약했던 시기가 전성기로 불린다.
오랜시간 대표팀 주전센터로 활약했던 김유택(59‧197cm)은 “한명 상대하기도 벅찬데 상대팀들은 좋은 빅맨이 여럿이라 로테이션으로 나왔다. 한번씩 몸싸움을 할때마다 온몸이 부서지듯 아팠다. 기량도 앞서지 못하고 체력적으로도 힘든 상태서 그야말로 악으로 깡으로 버티어냈던 기억이 난다. 매경기가 전쟁이었다”며 대표팀 시절을 회상했다.
지난달 26일 대한민국농구협회는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필리핀 마닐라에서 있을 ‘2022 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 윈도우 1,2 대회에 참가할 14명의 대표팀 명단을 확정 지었다. 최근 뜨거운 경기력을 과시하는 이우석을 비롯 최준용이 가드로 분류되는 등 앞선의 신장은 확실히 좋아졌다. 하지만 인사이드 자원은 그렇지 못하다.
라건아(32‧199cm), 김종규(31‧206.3cm), 이승현(30‧197cm), 여준석(20·203cm)으로 구성된 라인업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2m가 넘는 자원은 둘밖에 없으며 성장 가능성과 경험을 염두에 두고 뽑은 여준석같은 경우 장기적으로 3, 4번을 오가는 스타일로 커나갈 공산이 큰지라 빅맨과는 거리가 멀다.
이승현은 포스트에서의 힘있는 플레이가 인상적이지만 신장에서 약점이 있으며 최근 소속팀에서의 강행군으로 인해 많이 지쳐있는 상황이다. 이승현과 함께 대학무대를 평정했던 이종현(28‧203cm)의 부상으로 인한 추락이 아쉽기만하다. 성장유무를 떠나 이종현이 건강한 몸만 유지하고 있었어도 대표팀에 큰 힘이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김종규의 변함없는 합류는 현 대표팀의 빅맨 경쟁력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김종규는 상당한 시간동안 대표팀에서 활약해줬다. 대표팀 명단에 이름이 들어가 있는 것이 익숙한 선수다. 문제는 그는 올시즌 부진을 거듭하며 경기력이 많이 떨어져있다는 사실이다. 리그에서의 위상 및 소속팀에서도 존재감이 하락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은 김종규를 지나칠 수 없었다. 그만한 신체조건을 갖춘 빅맨 자원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컨디션 유무를 떠나 빈자리를 대체할 선수 자체가 없다. 오세근은 리그에서도 몸관리를 해야되는 노장이며 장재석은 불미스런 일의 피해자가 되며 좋았을 때의 기량이 안나오고 있다. 이원석(22·206㎝), 하윤기(23·203㎝)는 아직 성장해야하는 선수다. ‘귀화선수 라건아 마저 없었으면 어쩔뻔 했는가’라는 말이 심각하게 공감되는 이유다.
김동광(70‧184cm) 대한민국농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장은 “국가대표를 선발하는데 있어 최근 경기력, 컨디션 등이 감안되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인사이드 자원은 그렇게 따져가면서 뽑기가 사실상 힘들다. 선수들 평균 신장은 높아졌지만 2m를 넘어가는 선수는 여전히 극소수다. 좋은 신장에 기량까지 갖췄던 서장훈, 김주성이 정말 대단했던거다. 그런 선수는 쉽게 나오지않는다. 빅맨 자원이 탄탄해야 팀이 강해지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질을 떠나 양적으로도 너무 부족하다”며 국가대표 선발시의 어려운 부분에 대해 토로했다.
더불어 “당장 어떻게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나마 김종규 등이 버티고 있을 때 이원석, 하윤기 등 자질을 갖춘 젊은 선수들이 잘 크는 수 밖에 없다. 소속팀에서는 4번처럼 플레이하다가 국제대회에서는 5번으로 뛰어야 할 때도 있는지라 선발된 빅맨 자원들도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미래를 위해서라도 장기적인 부분에서의 유망주 발굴과 성장 등이 절실하다는데에는 모든 농구인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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