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동 초이’ 모드 켠 최준용 “허훈은 장어 두 마리 먹고 탈 났다던데…”

프로농구 / 부산/정다윤 기자 / 2026-04-30 22:22:54
  • 카카오톡 보내기

[점프볼=부산/정다윤 기자] 최준용(32, 200cm)가 ‘봄동 초이’ 모드를 켰다.

부산 KCC 최준용은 30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안양 정관장과의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팀의 84-67 승리를 이끌었다. 시리즈 전적 3승 1패. 시즌 내내 ‘슈퍼팀’이라는 이름표를 짊어졌던 KCC는 마침내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올랐다.

그 중심에는 최준용이 있었다. 최준용의 봄 기세는 무섭다. 정규리그에서는 22경기 평균 24분을 소화하며 11.4점을 기록했지만 플레이오프에 들어선 뒤에는 7경기 평균 34분 동안 20.3점을 올리고 있다. 봄이 오자 다시 온도가 달라졌다.

 

‘봄동 초이’라는 말이 과하지 않을 정도다. 봄동은 봄에 제맛을 내는 채소다. 최준용의 플레이오프도 그랬다. 정규리그 때보다 더 매서운 공격력과 높은 집중력으로 KCC의 봄을 끌고 가고 있다.


이날도 흐름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준용은 매치업이 생기는 순간 적극적으로 1대1 공격을 가져갔다. 상대 수비가 3점슛 라인에서 한 발이라도 물러서면 주저 없이 던졌고 내외곽을 오가며 정관장의 수비 간격을 흔들었다. 그렇게 전반에만 12점을 뽑아내며 KCC 공격의 앞자리에 섰다.

정관장이 12점 차까지 좁히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을 때도 최준용이 다시 답을 냈다. 그는 가볍게 미드레인지 점퍼를 성공시키며 흔들리던 흐름을 다시 KCC 쪽으로 당겼다. 큰 동작 없이도 경기의 방향을 바꾸는 장면이었다. 이날 최준용의 기록은 20점 9리바운드. 숫자만으로는 다 담기 어려운 존재감이었다.

경기 후 최준용은 “챔피언결정전까지 가서 다행이다. 당연히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제 새로운 경기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허훈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허훈은 이날 낮에 응급실에 다녀왔고 컨디션 난조 속에서도 코트를 밟았다. 쉽게 넘길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허훈은 특유의 농담으로 팀원들의 걱정을 덜어냈다. 최준용은 “당연히 말이 안 된다. 낮에 응급실에 실려 갔다. 위경련이 왔다더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근데 훈이가 장어 두 마리를 너무 많이 먹었다고 하더라. 그런 식으로 걱정하지 않게 장난을 치더라. 다행히 잘해줘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KCC는 정규리그 내내 완전체 전력을 꾸준히 가동하지 못했다. 이름값은 높았지만 코트 위에서 그 이름들이 동시에 맞물리는 시간은 많지 않았다. 최준용 역시 그 시간을 돌아봤다. “정규리그 때 다 부족했다. 당연히 잘해야 하는 팀인데 이제서야 했다. 부상만 없고 열심히만 한다면 잘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플레이오프 들어 자신의 활약이 살아난 이유에 대해서는 매치업 우위를 짚었다. 최준용은 “흘러가는 대로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 매치업 상대들에게 자신이 있었다.그래서 더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훈이와 웅이는 상대 팀에서 잘하고 에너지 좋은 선수들이 막는다”고 설명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높은 승률을 자랑하는 최준용에게 팀원들의 기대도 자연스럽게 쏠리고 있다. 부담이라고 말하면서도 그 부담을 피하지 않는 표정이었다. 큰 무대가 가까워질수록 그의 말에는 농담과 자신감이 함께 묻어났다. “다들 부담을 주더라. 다 줬다. 그래도 우승을 해야된다. 이번 시즌 우승하면 은퇴해도 될 것 같다(웃음). 언제 또 이런 부담을 겪을까 하지만 재밌다. 그래도 슬슬 힘빠진다(농담).”

챔피언결정전에 대한 자신감도 숨기지 않았다.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는 다르다는 것이 최준용의 생각이었다. KCC는 시즌 내내 부상과 공백 속에서 온전한 그림을 자주 보여주지 못했지만 봄 무대에 들어서며 조금씩 본래의 얼굴을 되찾고 있다.

최준용은 “정규리그랑 플레이오프는 다르다. 플레이오프에서 KCC는 다른 팀이다. 정규리그 때는… 웃기지만 부상 때문에 한 명씩 로테이션 공백이 있었다. 완전체가 있기에 무조건 이길 것 같다. 나는 이제 3라운드를 뛰는 체감이다. 우리가 더 잘 뛴다”고 힘줘 말했다.

숀 롱과의 뒷이야기도 있었다. 최준용은 숀 롱을 향한 미안함을 숨기지 않았다. 시즌 중 부상과 공백이 이어지는 동안 롱은 묵묵히 골밑을 버텼다. 화려한 이름들이 모두 모이기 전까지 그가 감당한 시간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그는 “숀 롱도 나 때문에 KCC 올 거라고 하더라. 그런데 롱이 중간에 ‘네 때문에 농구하러 왔는데 같이 하지도 못한다. 다 네 잘못이다’고 하더라. 너무 미안했다. 듣자마자 너무 미안해서 이후로 뭐라 한 적이 없다. 진짜 내 잘못이구나 싶었다. 혼자 제일 고생했다. 그래서 밥은 매일 사주고 있다. 뭐만 하면 주장이 사라고 하더라”고 웃었다.


#사진_박상혁, 정다윤 기자

[ⓒ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포토뉴스

많이 본 기사

최근기사

JUMPBALL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