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 분석]70점도 못 넣는 오리온, 원인 파악은 하고 있나?
- 프로농구 / 정지욱 기자 / 2022-01-09 01:07:01

오리온은 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서울 SK에 59–81로 패했다. 앞선 2경기 연속 60점대를 기록한 데에 이어 이번에는 59점에 그쳤다.
평균 80점을 넘겨야 일정 수준의 성적을 올릴 수 있는 KBL에서 60점대로 승리를 가져갈 수는 없다. 3연패는 당연한 결과다. 오리온의 강을준 감독은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공격도 수비도 안 풀리는 경기가 나온다. 이번이 그렇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경기력이 떨어지는 시기도 있다. 그러나 최근 오리온의 저득점을 단순히 경기력 저하로 보기는 어렵다. 평균 80.2점을 기록 중인 팀이 2주 동안 평균 69점에 그쳤다. 최근 6경기에서 중 60점대 이하가 4번이나 나왔다.
사실상 외국선수 1명으로 버텨온 오리온이 중위권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이대성, 이승현의 득점이 꾸준히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이대성(평균16.9점·팀내 득점 1위), 이승현(평균13.8점)은 경기당 30.7점을 합작해왔다. 국내선수가 팀 내 득점 1위인 팀은 오리온과 원주 DB(허웅·평균16.2점) 뿐이다.
오리온을 만나는 팀들은 당연히 이대성, 이승현에 대한 수비를 준비한다. 8일 SK의 경우, 이들의 미드레인지 득점을 낮추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이대성, 이승현은 리그에서 미드레인지 게임을 가장 잘하는 원투펀치다. 이대성은 매 경기 6점을 미드레인지(파울 유도 통한 자유투 점수 제외)에서 얻는다. 왼쪽 45도 미드레인지 지역에서는 올 시즌 28번 슛을 던져 28번 성공시켰다. 성공률 100%다. 오른쪽 45도 지역은 성공률 75%다.
이승현(평균13.8점)은 한 경기 평균 8.8개의 슛을 미드레인지에서 시도해 4.4점을 뽑아냈다. 스크린 이후 순간적으로 옆으로 빠져 상대와의 공간을 벌려놓고 던지는 슛은 전매특허다.
8일 오리온을 상대한 SK의 전희철 감독은 “이대성, 이승현은 스네이크(순간적으로 옆으로 빠져서 슛 찬스를 만드는 기술) 동작을 아주 잘한다. 그걸 못하게 막았다. 이승현은 양쪽 사이드가 아닌 탑(골대 정면)에서 슛을 쏘도록 유도했고 돌파도 하는 이대성은 아예 베이스라인쪽으로 떨어지도록 몰았는데 준비한 대로 수비가 잘됐다”고 말했다.
SK의 전략은 제대로 통했다. 이대성은 아예 미드레인지 슛을 한 번도 쏘지 못한 채 3점에 그쳤으며, 이승현(7점)은 미드레인지에서 단 2개의 슛을 던졌다. 가장 선호하는 루트가 막히면서 오리온의 공격도 얼어붙었다. 앞서 LG는 스위치 수비를 준비해 둘의 공격을 봉쇄한 바 있다.
문제는 오리온의 대응이다. 매 경기 상대는 맞춤 수비를 준비하는데 오리온 코칭스태프는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각 팀이 볼 핸들러를 위해 기본 옵션처럼 가져가는 더블스크린 조차 오리온은 없다.
오리온 강을준 감독은 “우리 팀 공격을 이대성 위주로 준비하지는 않는다. 이대성이 막히면 다른 선수들이 공격을 가져가는데 슛이 안 들어가고 있다. 외부에서 볼 때 이대성이 막히면 팀이 막힌다고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특정 선수 문제가 아니다. 정돈이 필요하다. 공격이 안 되니 저득점은 어쩔 수 없다. 우리가 원하는 농구가 안나왔다”고 말했다.
오리온이 원하는 농구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경기당 30.7점을 합작해 온 원투펀치가 2경기 연속 10점도 못 넣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농구는 한정적이다. 1옵션 위주의 공격을 준비하지 않는다는 것도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는다. DB의 경우, 1옵션 허웅의 공격을 만들어 내기 위해 동료들의 스크린이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벤치 멤버들을 잘 활용해야 하지만, 주포가 막힌 상황에서 이들의 득점으로 승리를 챙기는 것은 한 시즌에 많아야 2, 3경기다. 이대성, 이승현의 득점이 일정 수준을 유지한다는 전제조건 없이 승리를 가져갈 확률은 낮다.
과거 외인 2명이 동시에 뛰던 시절에는 코칭스태프의 뚜렷한 전략 없이도 위기를 타파할 수 있었다. 지금은 아니다. 계획이 있어야 하고, 상대 전략에 대응하는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코칭스태프의 능력이 중요한 시대다.
오리온은 10일 고양에서 선두 수원 KT와 만난다. 저득점 장기화에 대한 원인 파악, 구체적인 대응책도 없는 상황에서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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