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 워머→위닝샷 '신스틸러'로 떠오른 최승욱
- 프로농구 / 고양/서호민 기자 / 2021-12-26 20:35:46

[점프볼=고양/서호민 기자] 무명의 최승욱이 경기를 끝냈다.
고양 오리온은 26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66-64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2연승을 달린 오리온은 13승 12패로 단독 4위에 올랐다.
승리의 주역은 백업 요원 최승욱(29, 193cm)이었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양 팀의 승부는 경기 종료 직전에 갈렸다. 삼성은 이날 연패 탈출을 위해 모든 방법을 총동원했다. 임동섭의 럭키샷이 터졌고, 오셰푸도 경기 내내 골밑에서 묵묵히 제 몫을 다하며 반란을 이끌었다.
하지만 64-64, 종료 8초를 남기고 이어진 삼성의 공격에서 대형사고가 터졌다. 공을 소유하고 있던 김시래가 드리블 돌파 후 외곽으로 빼주는 킥 아웃 패스가 삼성 벤치 쪽으로 향했다. 즉 실책으로 이어지고 만 것이다.
실책 하나가 불러온 나비효과는 어마어마했다. 남은 시간은 6초. 오리온에게 한 차례 공격 기회가 주어졌고, 이 때 신스틸러가 등장했다. 백업 요원 최승욱이 그 주인공.
이대성에게 패스 공간이 여의치 않자 인바운드 패스를 건넨 최승욱에게 공이 전달됐고, 질풍 같은 속도로 질주한 최승욱은 자유투 라인 근처에서 뱅크슛으로 극적인 역전 득점을 올렸다. 이후 삼성의 마지막 공격이 무위로 그치면서 경기는 오리온의 2점 차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날 단 10분만 뛰고 2점 1리바운드를 기록한 최승욱이 이날 경기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강을준 감독은 마지막 공격 상황에 대해 "사실 예전에 연습했던 패턴이다. (최)승욱이가 파울만 얻어줘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상황에서 직접 득점으로 마무리까지 해줬다"며 최승욱의 상황을 돌아봤다.
수훈선수 자격으로 인터뷰실에 들어온 최승욱은 "타이트한 상황에 들어와 긴장을 했는데, 승현이 형과 눈이 딱 긴장을 하긴 했는데, (이)승현이 형이랑 눈이 마주쳤다. 승현이 형이 저를 믿고 패스를 건네준 것 같다. 공을 몰고갈 때부터 웬지 느낌이 좋았고 득점으로 연결됐다. 이런 결승 득점은 선수 생활하며 처음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최근에 (이)정현이와 뱅크 슛 연습을 한 게 도움이 됐다. (이)정현이가 특이하게 백보드 슛을 포물선 없이 던져서 따라했다"라며 웃었다.
동아고-연세대를 졸업한 최승욱은 2014 신인드래프트에서 창원 LG의 1라운드 9순위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으나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LG와 오리온에서 8시즌을 뛰며 그가 남긴 성적은 3.0점 1.3리바운드 0.8리바운드이 전부. 그런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팬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올 시즌에도 벤치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비축하는 것이 그의 역할. 하지만 최근 팀 내 부상자가 속출하며 기회를 잡았고, 그는 중요했던 순간, 극적인 위닝샷을 터트리며 이날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서른을 앞둔 최승욱에게 2021년 12월 26일은 잊지 못할 하루가 됐을 것이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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