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리그 커리어하이’ 양재민 “노력한만큼 자신감”
- 해외농구 / 조영두 기자 / 2021-12-20 13:46:45

일본 B.리그 신슈 브레이브 워리어스 소속 양재민은 올 시즌을 손꼽아 기다렸다. 오프 시즌 팀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했고, 마이클 카즈히사 감독의 기대를 받았기에 지난 시즌보다 많은 출전 기회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시즌 초반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 기록 또한 지난 시즌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양재민은 자신의 위치에서 묵묵히 노력해왔다. 그 결과 지난 18일 시마네 수사누 매직과의 경기에서 11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존재감을 뽐냈다. 다음날인 19일에는 다시 만난 시마네를 상대로 26점 10리바운드로 맹활약, B.리그 커리어하이를 작성했다.
그렇다면 양재민이 말하는 커리어하이 비결은 무엇일까. 20일 오전 휴식을 취하고 있는 그와 전화 통화를 통해 대화를 나눠보았다.
Q. 한국은 다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에서의 근황은 어떤지?
일본은 확진자가 많이 줄고 있어서 몇몇 팀들은 100% 관중 입장을 받고 있다. 우리 팀은 아직 50% 관중만 받고 있는데 그래도 체육관이 꽉 찬다. 리그를 치르면서 코로나19로 인해 문제가 생긴 적도 없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경기 스케줄이 빡빡해서 정신이 없다. 신슈가 대학팀과 프로팀이 모두 참가하는 일본 황제컵 토너먼트 4강에 진출했다. 그래서 시즌 일정과 토너먼트 경기를 병행하느라 바쁘게 지내고 있다.
Q. 지난 19일 시마네와의 경기에서 26점 10리바운드로 B.리그 커리어하이를 작성했는데?
경기 중반에 팀 동료 웨인 마쉘이 “네가 이런 기회를 정말 원하지 않았냐? 노력한 만큼 더 열심히 해서 보여줘라”라고 말해줬다. 덕분에 체력적으로 힘들었는데도 더 집중해서 경기에 임했다. 현재 팀이 7연패 중이고, 부상 선수들도 많아서 경기에 진 게 분했다. 내가 더 잘해서 팀이 승리했다면 내 가치가 더 높아질 수도 있었는데 막판에 따라잡지 못했다. 그래서 기쁜 감정보다 아쉬움이 더 컸다.
Q. 경기 후 많은 연락을 받았을 것 같은데 가족을 포함한 주변 반응은 어땠는지?
부모님이 “수고했다. 오랜만에 양재민다운 플레이를 했다”고 말씀해주셨다. 한국에 기사도 나가면서 친구들 연락이 많이 왔다. 특히 (이)준희(DB)와 매일 전화하는 사이인데 어제는 문자로 “무슨 일이냐. 요즘 왜 이렇게 잘하냐”라고 보내더라. 통화는 못했지만 짧게 연락했다.

Q. 최근 4경기 연속 20분 이상 출전 시간을 부여받고 있다. 이전과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일본에서 농구를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프로에서 내가 어떻게 농구를 해야 살아남는지 제대로 배우고 있다. 팀 동료 앤서니 맥헨리가 한국 나이로 40살 노장인데 나와 신장이 비슷하고, 내외곽 플레이가 다 가능하다. 이 노장 선수가 아직도 팀에서 몸 관리를 제일 잘하고 리바운드 참여도도 높다. 맥헨리를 보면서 ‘나도 저런 선수가 되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번 훈련할 때 마다 외국선수들과 경쟁하면서 갈고 닦았던 게 출전 시간을 보장 받지 않았나 생각한다.
Q. 시즌 전 기대에 비해 활약이 저조해서 마음고생도 했을 것 같다.
마음고생 정말 많이 했다. 나는 남들보다 더 노력하고, 고생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출전 시간과 같은 그만큼의 보상이 나올 거라 예상했다. 근데 그렇지 않으니까 심리적으로 힘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마이클 카즈히사) 감독님과의 면담이 도움이 됐다. 이후 보상심리를 버리려고 했다. 노력한 만큼 당장의 결과를 바라지 않으니까 경기 감각이 올라오고, 슛에 자신감이 생겼다.
Q. 마이클 카즈히사 감독과는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 매일 똑같은 훈련을 반복해서 해라”라고 말씀해주셨다. 나는 팀에서 제일 어린 선수이다 보니 내 플레이하기도 벅차다. 그런데 우리 팀, 상대팀 전술까지 다 익혀야 되다보니 그게 얽혀서 내 플레이가 잘 안 되더라. 감독님은 “경기에 들어가면 생각을 안 해야 된다. 네 플레이가 습관이 되어 있어야 여유가 생긴다”고 하셨다. 그래서 팀 훈련 1시간 30분 전에 혼자 체육관에 나가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감이 올라왔다.
Q. 이제 어느 정도 팀에서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하는지?
아직 한참 멀었다. 현재 팀에 주전 4명이 부상으로 빠져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내가 메인 공격 옵션을 부여받아서 많은 공격을 할 수 있었다. 감독님 스타일 상 몇 경기 잘했다고 주전들이 복귀했을 때 그 자리에 계속 뛰게 해줄 거라 기대하지 않는다. 나는 하던 대로 노력하면 기회는 올 거라 생각한다.
Q. 최근 활약으로 한국에서 주목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남은 시즌 각오 한 마디 부탁한다.
나는 정말 열심히 할 거다. 내가 선택한 길이기 때문에 그 선택이 나쁜 결과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 한다. 내가 프로에서 살아남으려면 내외곽에서 수비에 기여하고, 리바운드 참여 많이 하고, 미스 매치가 생기면 공략할 줄 알아야 한다. 좋은 기록이 아니더라도 내가 느끼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것 같다. 가족들도 4,5년째 내 경기를 직접 보지 못하고 있어서 죄송한 마음이다. 이런 마음이 드는 만큼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
# 사진_양재민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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