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규 칼럼] "우리 아이가 사람이 됐어요" 그 이후, 연계 학교 스토리

아마추어 / 조원규 기자 / 2025-06-01 13: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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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홍대부중 3학년 학부모들을 인터뷰했습니다. "우리 아이가 사람이 됐어요"라는 탤런트 정시아 씨의 말이 계기였습니다. 정시아 씨의 아들은 홍대부중을 거쳐 홍대부고에서 프로농구 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인터뷰에서 아들이 농구하면서 좋은 점, 힘든 점을 물었습니다. "정신적으로 강인함, 성숙함", "사회성이 좋아졌다",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한다", "사춘기가 없다 " 등 좋은 점이 많았습니다. "그걸 할 수 있는 아이인지 내가 낳았지만 몰랐어"라는 말은 그중 가장 인상 깊이 남았습니다.

 


농구를 통해 사회를 배우고, 어울림을 배우고, 인내를 배우고, 꿈을 키웠던 아이들은 이제 고등학생이 됐습니다. 중학교 때와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5월의 마지막 날, 홍대부고와 홍대부중 학부모 단합대회 현장을 찾았습니다.

▲ 내가 낳았지만 몰랐어

인터뷰에 응했던 작년 홍대부중 3학년은 모두 홍대부고로 진학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출전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서지원(196, C)와 오영후(185, F)만 코트를 밟았습니다. 그러니 아직은 내세울 기록도 없습니다.

지난 시즌 주전으로 뛰었던 선수들입니다. 벤치에 있는 시간이 힘들지 않을까요?

서지원의 어머니 박혜정 씨는 “신입생인데 기회를 받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라며 “(지원이가) 고등학생이 된 이후 농구선수라는 느낌이 더 강해진 것 같다. 새벽 운동을 위해 깨운 적이 한 번도 없다. 운동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느끼는 것 같다”라고 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하는 막연한 걱정이 있다. 중학교 때는 그냥 배우면 됐는데, 지금은 배운 것을 (경기에서) 보여줘야 하는 시기 같다”라는 현실적인 걱정도 드러냈습니다.

오영후의 어머니 유미상 씨는 “아직은 속상하지 않다(웃음). 무릎이 안 좋아서 재활 중이다. 여름부터 착실히 준비하면 내년에는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오영후는 작년에 주장이었습니다. 벤치에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습니다. 누적된 피로가 있었습니다. 다가올 동계 훈련을 벼르고 있습니다.


내 아이가 벤치에 있는 걸 좋아할 부모는 없습니다. 그런데 1학년이 많이 뛰기 힘든 것도 현실입니다. 힘과 경험의 차이가 있습니다. 홍대부고에 3학년만 5명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단합대회는 아빠들의 농구로 시작됐습니다. 40대, 50대 아저씨에게 농구는 너무 격렬한 운동입니다. 2쿼터부터 아빠들은 허리를 숙이고 다리를 절뚝였습니다.

그것을 지켜보는 엄마들의 표정은 즐겁습니다. 아이들의 표정도 그렇습니다. 응원과 함성 소리는 전국대회 못지않습니다. 박혜정 씨와 유미상 씨도 웃으면서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두 엄마의 단합대회 참가는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아이들이 즐거워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얘기합니다.

“맨날 잔소리만 듣다가 자기들이 하니까…. 한 번 하면 1년 치 잔소리가 생긴다”라며 박혜정 씨는 웃습니다. 아빠 중에는 선수 출신이 5명이나 있습니다. 그러나 세월을 이기는 장사 없습니다.

이무진 홍대부고 코치에 의하면 "중‧고등학교 학부모 단합대회는 홍대부고만의 전통"입니다. 일부 학교에서 따라 한 적은 있지만, 10년 넘게 꾸준히 개최하는 곳은 홍대부고가 유일하다는 것입니다.

▲ 학부모 단합대회, 홍대부고만의 전통

특정 학교의 학부모 단합대회가 특별한 뉴스거리는 아닙니다. 일반적으로는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연계 학교 시스템과 연결되면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이 코치는 “우리는 중학교(홍대부중)에서 오겠다고 하면 단 한 명도 마다한 적이 없다”라고 얘기합니다. “연계 학교는 정이고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로 이어지는 연계 시스템은 빠르고 조직적인 한국 농구의 장점을 만든 중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빠르면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10년 가까이 한 팀에서 호흡을 맞추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서울시에 남초부가 4개 팀입니다. 남중부는 9개 팀입니다. 연계 시스템이 사실상 무너졌습니다.

남중부와 남고부는 똑같이 9팀입니다. 외형상으로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연계 학교로만 진학을 고집하지 않습니다. 고등학교도 외부에서 선수가 올 경우 연계 학교에서 진학하는 숫자를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연계 학교의 느슨한 연계가 서울, 수도권 팀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선호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지방 학교는 문제가 됩니다. 힘들게 선수를 키워도 연계 고등학교 진학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룡고와 전주고 정도만 예외였습니다. 이 팀들이 꾸준히 전국대회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는 이유입니다.

최근에는 그런 학교가 많아졌습니다. 강원사대부고, 광주고, 천안쌍용고 등이 지역 유망주들의 진학으로 탄탄한 전력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숙박과 식사를 제공 받으며, 대우를 받으며 대학에 연습경기를 옵니다.

▲ 연계 학교 진학, 좋은 성적의 이유

홍대부고 주장 정현도의 아버지는 정병호 강원사대부고 코치입니다. 강원사대부고는 이번 시즌 출전한 모든 전국대회 결선에 올랐습니다. 연맹회장기는 8강까지 올랐습니다. 지난 시즌 전국대회 1승도 없던 팀입니다. 남부초-춘천중 출신의 3학년 3명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정 코치는 “연계 학교 선수들의 진학은 경기력에 70%, 80%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만든 팀 컬러를 유지할 수 있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시너지(조직력)이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통영에서 만난 A여고의 B코치는 연계 학교 선수를 기본으로 하되 부족한 포지션의 1, 2명은 외부에서 보강한다고 했습니다. 외부에서 온 선수는 뛰어야 할 선수입니다. 그것은 연계 학교 선수의 자리가 줄어든다는 의미입니다. 때로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수도권 C고의 D 코치 생각도 같습니다. 연계 학교 선수는 성격의 장단점까지 이미 잘 알아서 좋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정병호 코치는 "연계 학교 선수의 시너지가 이번 시즌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이유"라고 했습니다. 10년 가까이 함께 뛴 선수들입니다. 서로의 위치와 역할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홍대부고는 올해 2명의 신입생이 타 학교에서 왔습니다. 이 선수들은 함께 뛸 동료입니다. 한편으로는 출전 시간을 경쟁해야 합니다. 모든 선수는 본인이 경기를 뛰어야 하는 이유를 증명해야 합니다.

그것은 선의의 경쟁이어야 합니다. 10여 년 전부터 이무진 홍대부고 코치가 중고등학교 학부모 단합행사를 만든 이유입니다. 이 코치가 생각하는 연계 학교는 "가족"입니다. 그 관계를 돈독히 하면서 새로운 가족을 환영하는 것입니다.



박혜정 씨의 "농구선수라는 느낌이 더 강해진 것 같다"라는 말에는 이런 복합적인 의미가 담겨 있을 것 같습니다.

연계 학교 문제는 지방 농구의 부활, 팀 농구의 이해, 성적과 진학 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유망주의 수도권 집중을 바라보는 지방 농구인들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선수의 스스로 진학할 권리를 제약하면 안 됩니다. 팀을 위해, 지역을 위한 희생을 강요할 수도 없습니다. 지방에 있는 것이 기량 향상에, 대학 진학에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쟁하되 화합하는 문화도 중요합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출전 시간, 개인 기록에 예민해집니다. 피하기 어렵습니다. 홍대부고와 홍대부중의 학부모 단합대회는 그래서 의미가 있습니다. 오늘은 함께 즐겼습니다. 긴 여정의 짧은 휴식입니다. 그것이 여름과 가을을, 앞으로 함께 할 모든 시간을 즐기는 힘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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