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박신자컵] ‘사키의 대항마는 누구?’ 6개 팀 아시아쿼터의 첫 무대 성적표

여자농구 / 최창환 기자 / 2026-10-12 12: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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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최창환 기자] 이이지마 사키(하나은행)의 대항마가 나타날 수 있을까. 박신자컵을 통해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2026 KB국민은행 박신자컵이 후지쯔 레드웨이브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아산 우리은행이 결승에서 박신자컵 첫 우승을 노렸지만, 접전 끝에 71-78로 패하며 후지쯔에 우승을 넘겨줬다. 후지쯔는 부천 하나은행에 이어 3연패를 달성한 역대 2번째 팀이 됐다.

박신자컵은 WKBL 팀들이 해외 팀들을 상대로 경쟁하는 국제대회이자 새 시즌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선보이는 무대이기도 하다. 아시아쿼터 역시 주요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였다.

동시 출전 쿼터(2, 3쿼터)가 신설된 만큼, WKBL 팀들은 어느 때보다도 아시아쿼터 영입에 심혈을 기울였다. 제한된 금액 내에서 선수를 수급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지만, 이 와중에도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아시아쿼터들이 첫선을 보이며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다. 점프볼은 6개 팀 사령탑의 평가와 함께 아시아쿼터들의 박신자컵 경기력을 돌아봤다.

BNK 썸
타니무라 리카 4경기(4선발) 19분 25초 6.3점 3.3리바운드 1.5어시스트
바네사 데 헤수스 4경기(1선발) 20분 28초 10.3점 3점슛 1.3개 2어시스트 1.5스틸


은퇴를 선언했던 타니무라 리카가 돌아왔다. 공백기로 인해 체력이 완벽히 올라오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골밑의 무게감이 떨어졌던 BNK로선 리카의 합류로 내외곽이 조화를 이룬 전력을 갖추게 됐다. 바네사 데 헤수스 역시 필리핀 국가대표팀 차출 대신 BNK 합류를 택해 주목받은 자원이었다. 실제 1대1 능력을 보여줬지만, 팀이 기대한 1번 역할을 소화하기까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과제도 남겼다. 박정은 감독 역시 “(1번 역할은) 시즌 초반은 어려울 것 같다. 시즌 중반 이후 상황에 따라 쓸 수도 있지만, 노련한 선수를 보조 핸들러로 같이 써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정은 감독
“바네사는 새로운 상대에 당황한 것 같다. 해외 리그에서 뛰는 것이 처음인 만큼, 한국의 빠른 농구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 득점은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다. 1대1 능력을 갖췄다. 김소니아, 이소희가 맡는 스코어러 역할을 바네사에게도 맡길 수 있을 것 같다. 리카는 확실히 노련하다. 생각을 많이 하고 들어오는 느낌이다. 호흡이 더 잘 맞으면 본인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다. 운동을 쉬지 않고 해서 살이 많이 빠졌다. 1년 쉬어서인지 농구에 흥미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본인은 더 많은 걸 하고 싶어 하지만 공백기가 있었다 보니 아직 경기 체력은 완벽하지 않다.”

삼성생명
미야사카 모모나 4경기(3선발) 21분 57초 6.8점 3점슛 1.3개 2.5리바운드 5.3어시스트 1.3스틸
한야은 4경기(1선발) 19분 26초 2.3점 1.8리바운드 3.3어시스트 1스틸


우리은행 시절 거리를 가리지 않는 3점슛으로 벤치에서 활기를 불어넣었던 미야사카 모모나의 스타일은 여전했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도 많은 3점슛을 시도하며 이해란, 강유림 등의 부담을 덜어줬다. 하상윤 감독이 “3점슛 30개 이상 시도”를 목표로 내건 만큼, 정규리그에서도 꾸준히 역할을 부여받을 만한 전망이다. 대만 국가대표 출신으로 기대를 모았던 한야은은 부드러운 피벗과 더불어 기대 이상의 패스 능력도 보여줬다. 삼성생명이 박신자컵을 통해 거둔 수확 가운데 하나였지만, 이해란과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선 동선을 더욱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는 과제도 남겼다.

하상윤 감독
“모모나는 3개월 정도 호흡을 맞춰왔기에 자기 역할을 너무 잘해줬다. 한야은은 생각보다 패스가 좋더라. 터프한 면도 있다. 잘 활용해서 움직임을 가져가다 보면 (이)해란이에게 견제가 많이 들어오는 부분도 풀어갈 수 있을 것 같다. 그 숙제를 푸는 게 우리의 일이다. 모모나도 마찬가지지만, 가장 중요한 건 농구에 대한 열정이 있다는 점이다. 서로 같이 연구해서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가면 괜찮을 것 같다.”

신한은행
노구치 사쿠라 6경기(6선발) 28분 40초 15.7점 6.8리바운드 2.3어시스트 1.7스틸
황샹팅 5경기 10분 8초 4.2점 3리바운드 1.2어시스트


새 얼굴 가운데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이는 단연 노구치 사쿠라였다. 일본에서 연령별 청소년 대표팀을 두루 거쳤던 사쿠라는 W리그에서도 시즌 평균 두 자리 득점(2024~2025시즌 11.2점 7.7리바운드)을 기록한 바 있다. 박신자컵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줬다. 3점슛은 다소 기복이 있었지만, 골밑 수비가 가능한 데다 상황에 따라 볼 핸들러 역할까지 소화하며 기대감을 심어줬다. 사쿠라가 지닌 능력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최윤아 감독은 더 많은 역할을 더 완벽히 소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황샹팅은 홍유순의 백업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제한된 출전시간 내에서도 부지런히 몸싸움을 펼치며 최윤아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출전시간 대비 많았던 리바운드를 정규리그에서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최윤아 감독
“일본 선수들은 리그에 더 적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황샹팅은 팀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됐지만 팀 내 최고참이다. 의외로 중심을 잘 잡아준다. 예상보다 더 힘이 세고, 5번으로서의 활용도가 높을 것 같다. 사쿠라는 수비에 일가견이 있고 리바운드도 좋다. 한국의 거친 부분, 파워풀한 모습은 더 적응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슛이 약한 선수는 아닌데, 한두 개가 안 들어가니까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 같다. 적극적인 슛을 요구하고 있다. 이 선수가 잘해야 하기 때문에 계속 던져달라고 주문했다.”

우리은행
카타야마 나나 6경기(6선발) 31분 59초 13점 3점슛 2.7개 3.3리바운드 3.8어시스트 1.2스틸
후지모토 마코 6경기(1선발) 22분 57초 10.5점 3점슛 1.3개 5리바운드 1.3어시스트


박신자컵에서 아시아쿼터 2명 모두 평균 두 자리 득점을 기록한 팀은 우리은행이 유일했다. 카타야마 나나가 기대대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에 폭발력까지 보여줬다면, 부상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됐다는 것을 고려하면 후지모토 마코의 경기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강점으로 꼽혔던 3점슛은 경기마다 편차가 컸지만, 전주원 감독은 마코의 3점슛 능력에 대해선 의심하지 않았다. 적재적소에 돌파를 시도하는 득점 루트까지 더해지면 위력이 배가될 수 있을 거라는 게 전주원 감독의 견해였다.

전주원 감독
“나나는 안정감이 있다. 일류 가드처럼 킬패스를 하는 건 아니지만 안전한 패스, 2대2는 충분히 잘한다. 안정감이 있는 스타일이어서 팀에 긍정적인 효과를 끼치는 것 같다. 속된 말로 물 반 고기 반처럼 실책 반 패스 반 하는 선수도 있는데, 우리 팀에는 나나 같은 스타일이 더 필요하다. 마코는 합류한 지 얼마 안 됐다. 더 뛰게 하고 싶어도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아직 무리할 상태가 아니어서 출전시간을 조절했지만, 결승전을 통해 경기 감각이 올라왔다. 30분을 뛰면서 숨이 트인 것 같다.”

KB스타즈
사카이 사라 6경기(6선발) 29분 4초 7.3점 3점슛 1.2개 3.8리바운드 5어시스트 2.3스틸
알렉시스 파나 3경기 7분 7초 3.7점 1.3리바운드 0.7스틸


WKBL 2년 차를 앞둔 사카이 사라는 이채은이 경미한 부상을 입어 예상보다 많은 출전시간을 소화했다. 앞선에 힘을 실어주는 스타일은 여전했다. 부지런히 협력수비와 속공에 가담하는 한편, 한 템포 빠른 3점슛을 통해 KB스타즈가 4강에 진출하는 데에 힘을 보탰다. 반면, 알렉시스 타나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 발목 부상 여파로 팀 합류 전 개인 훈련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했고, 팀 시스템에 더 적응할 필요도 있다. 2, 3쿼터는 아시아쿼터 2명을 동시에 투입할 수 있지만, 김완수 감독은 파나를 준주전급이 아닌 국내선수들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는 전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완수 감독
“사라는 지난 시즌에 검증이 된 선수다. 특별하게 ‘좋다’, ‘나쁘다’를 이야기하는 것보단 안정적으로 해주는 선수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파나는 발목 부상이 있는 상태로 와서 관리해 주고 있다. 몸 상태를 끌어 올려야 한다. 팀 훈련을 하고 있지만, 정규리그 때 바로 뛸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다. 팀 수비도 더 익혀야 하는데 냉정히 말해 주전급은 아니다. 2, 3쿼터 동시 출전이 가능해도 윤예빈의 쉬는 시간을 벌어주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팀 시스템에 적응하는 것까지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마음가짐은 긍정적이다.”

하나은행
이이지마 사키 4경기(4선발) 18분 7초 9.8점 3점슛 1.5개 4리바운드 2어시스트 2.5스틸
스나가와 나츠키 4경기 16분 5.8점 1.5리바운드 0.8어시스트1스틸


하나은행은 유일하게 아시아쿼터 2명을 모두 경력자로 채운 팀이다. 최근 2시즌 연속 WKBL에서 뛰었던 만큼,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이나 투입 시점에 대해선 충분히 ‘견적’이 나온 선수들이다. 다만, 이이지마 사키와 스나가와 나츠키 모두 부상으로 박신자컵을 준비하는 과정이 원활하지 못했다. 이상범 감독은 이를 고려해 경기를 운영했다. 2명에게 15분 안팎의 출전시간만 부여하며 경기 감각을 끌어 올릴 기회를 주는 한편, 팀으로서는 정규리그에서 가동할 최적의 조합을 찾는 데에 주력했다. 이상범 감독은 정규리그 초반까지도 이들의 출전시간을 제한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상범 감독
“사키는 팀 훈련에 합류한 지 2주밖에 안 됐고, 나츠키는 최근 무릎이 안 좋아졌다. 그래서 둘 다 출전시간을 15~20분으로 조절했다. 사키는 경기 감각이 많이 떨어졌다고 하더라. 경기 체력도 안 되어 있는 상태에서 무리하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 나츠키는 뼛조각이 떨어진 상태인데 악화되면 문제가 커진다. 여전히 조절이 필요하다. 둘 다 박신자컵에서는 점검만 했고, 개막 전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

#사진_점프볼DB(김소희 인터넷기자),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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