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왕중왕전] 축복받은 피지컬에 더해진 노력…한국의 샤킬 오닐을 꿈꾸는 고현곤의 성장기
- 아마추어 / 해남/서호민 기자 / 2026-08-07 08:08:14

전주남중은 전라남도 해남군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2026 한국중고농구 주말리그 왕중왕전 남중부 G조 예선에서 2연승을 질주하며 조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농구계 격언이 있지만 적어도 예선 2경기에서 고현곤의 플레이를 보면 해당 문장에 반문을 던져봄 직하겠는 생각이 들 법도 했다. 그 정도로 2연승에 앞장선 고현곤 한 명의 존재감이 경기에 가져다준 균열은 크고도 컸다.
일반적으로 농구에서 20점 이상, 20개 이상 리바운드를 동시에 작성하면 골밑을 지배했다는 말이 자연스레 나온다. 해당 수치만 하더라도 ‘골밑을 본인의 놀이터’로 만들었다는 표현이 나오곤 하는데, 지난 2경기에서 고현곤은 이를 넘어선 ‘42점 25리바운드(주성중), 27점 30리바운드(광신중)’라는 괴물과 같은 스탯을 찍어냈다.
지난 6월 주말리그 권역별 예선에서는 50점 25리바운드라는 무시무시한 기록으로 눈길을 끌었는데, 그 다음 대회에서 그에 버금가는 기록을 또 다시 뽑아낸 것이다.
고현곤은 용산중 이솔민(202cm,C) 다음으로 남중부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빅맨 유망주이다. SK 연고선수로 만 14살이 되지 않은 중1의 나이에 2미터 육박하는 신장으로 언론에 큰 주목을 받았었다.
아직 구력이 짧고 다듬을 부분도 많다. 그러나 성장 속도가 매우 놀랍다는 평가다. 김학섭 전주남중 코치에 의하면, 14년 간 자신이 지도했던 선수들 가운데 습득력 하나만큼은 최고라고 자부한다. 그만큼 지도자들의 조언을 잘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훈련할 때마다 실력이 늘어났다.
▲ 구력은 짧지만 성장 가능성 무궁무진한 ‘파워형 센터’ 고현곤
김학섭 코치는 “무얼 하나 알려주면 몸에 흡수하는 속도가 엄청 빠르다. 기본적으로 머리가 똑똑한 친구다. 큰 키에 머리까지 좋기 때문에 자기 몸을 어떻게 써야할지 잘 안다”며 “사실 올해 부모님께도 말씀드렸던 것이 사실상 실전 무대에 나서는 첫 시즌이기 때문에 엄청 깨지고 좌절하는 순간도 많을 거라 말씀드렸다. 그러나 내 예상을 현곤이가 깨버렸다. 내가 생각했던 것이랑은 반대로 훨씬 잘하고 만족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정식농구를 시작한지 2년 반이 지났다. 그 후 나타난 변화는 무엇일까. 고현곤은 “처음 시작했을 당시만 해도 키로만 하는 농구 밖에 못 했다. 지금은 피벗, 발 빼는 동작을 하면서 골밑슛, 미드레인지 점퍼, 드리블 능력도 조금씩 키우고 있다”면서도 “다만 아직 체력, 스피드적인 부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학섭 코치도 이에 자신의 견해를 덧붙였다. 김 코치는 “2년 넘게 기본기를 잘 다져놨다. 드리블도 부족하긴 하지만 어느 정도 두 세 번 치고 나갈 정도까지 향상됐다. 몸을 활용한 플레이는 최고다. 골밑에서 넣어줘야 할 것도 확실하게 딱딱 넣어주고 언더슛도 곧 잘 넣는다. 고등학교에 가서 슈팅적인 부분만 가다듬어지면 정말 괴물 센터로 성장할 것”이라고 고현곤의 성장가능성을 높게 바라봤다.
지난 봄, 동갑내기 센터 이솔민과 함께 U18 대표 선수 캠프에 다녀온 것도 성장 속도를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는 게 그의 말. 고현곤은 “U18 캠프에 다녀온 것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서울, 수도권 형들과 직접 부딪혀보면서 어떻게 경기 운영을 해야하는지를 터득할 수 있었고, 좋은 지도자 분들로부터 기본기를 탄탄하게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솔민이라는 경쟁자가 있다는 것도 성장의 동력이 된다. 두 선수가 지금의 성장세를 잘 이어간다면 우리는 훗날 성인 국가대표팀에서 또 한 쌍의 트윈타워를 보게될 것이다. 아직은 구력, 기본기, 슈팅 등 전체적인 능력치에서 이솔민이 좀 더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고현곤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그는 “(이)솔민이를 보면서 많이 배운다. 솔민이는 기동력이 뛰어나고 기본기, 슈팅능력이 잘 갖춰져 있다. 아직 나는 솔민이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다”면서도 “물론 파워나 제공권 싸움은 내가 좀 더 낫다고 본다. 솔민이와 선의의 경쟁을 이어가 청소년대표, 그리고 성인 국가대표까지 하는 그림을 꿈꾼다. 서로 경쟁하면서도 도와줄 부분이 있으면 잘 도와줘야 한다”고 동반 성장을 꿈꿨다.

▲ “한국의 샤킬 오닐로 키워야죠” 고현곤의 성장 모델
높이와 파워를 바탕으로 골밑을 지배하는 그의 플레이스타일을 보면 떠오르는 선수가 한명 있다. 바로 ‘공룡 센터’라는 닉네임으로 NBA 한 시대를 풍미했던 ‘샤킬 오닐’이다. 고현곤이 평소에 가장 많이 참고하는 선수도 오닐이다. 김학섭 코치도 고현곤을 보고선 오닐이 딱 떠올랐다며, 그를 “한국의 샤킬오닐로 키우고 싶다”고 했다.
김학섭 코치는 “샤킬 오닐과 판박이다(웃음). 파워는 대적할자가 없다. 전주고와 연습경기를 하곤 하는데 고등학교 형들도 현곤이의 피지컬을 제어할 수 없다. 자유투를 던지는 걸 보면 슈팅적인 부분에서도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또, 키에 비해 빠르고 민첩하다”면서 “관건은 신장이다. 이 신장에 6~7cm 정도만 더 커준다면 대학교, 프로 레벨에서도 충분히 메리트가 있다. 현곤이가 10월 생으로 늦게 태어났기 때문에 신체적인 성장이 이뤄질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고현곤은 자신의 공격만 보는 선수가 아니었다. 빈 공간에 있는 동료에게 짧게 내주는 패스를 배달하는 등 이타적인 면모까지 탑재되어 있다는 걸 보여줬다. 그 예로 그는 광신중과 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도 6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했다.
김학섭 코치는 한술 더 떠 “피딩 능력도 많이 향상됐다. 피딩까지 완전히 장착한다면 내년에 중등부 레벨에선 막을 자가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렇게 고현곤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던 김학섭 코치지만, 그는 갑자기 표정이 바뀌더니 이 기사를 통해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답변이었다.
김 코치는 “현곤이에게 맞는 농구화 사이즈가 없다”고 푸념을 드러냈다. 말을 이어간 김 코치는 “현곤이의 발 사이즈가 345mm인데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이 사이즈는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350mm 농구화를 신고 있는데 농구화가 커서 불편함이 있다고 하더라. 지금 신는 농구화도 동계 훈련 때부터 신는 건데 이미 닳을 대로 닳았다. 수선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웃음). 저 상태로 경기 뛰는 모습을 보면 스승으로서 정말 안 쓰럽고 짠하다. 누가 이 기사를 보고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성장 속도가 빠른 또 다른 이유는 낙천적인 성격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김학섭 코치는 “현곤이를 보면 마치 인생 두, 세 번 살아본 사람 같다. 일례로 첫 대회에 출전했을 때인데 마치 연습경기 뛰듯,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긴장한 기색 하나 없이 뛰더라. 넉살도 좋다. 말도 조리있게 잘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농구 내외적으로 좋은 능력들을 보유한 고현곤의 성장이 꾸준히 이어지면 우리는 4, 5년 후에 괴물 센터의 등장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즐기면서 노력하는 것보다 무서운 건 없다고 했다. 지금 한창 농구의 재미에 푹 빠진 고현곤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고현곤은 농구를 배우면 배울수록 더 재밌고, 앞으로 배울 기술, 전술들도 기대된다고 했다. 더 놀라운 건, 이제 2학년인 선수다.
그는 더 좋은 성적, 더 많은 상을 받고 싶어하는 욕심도 크다. 우승하고 득점상, 수비상 같은 개인상도 받아보고 싶어 한다.
조 1위로 결선에 진출한 전주남중은 8일부터 우승을 향한 본격적인 도전을 이어간다.
#사진_점프볼DB, 중고농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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