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라운드 리뷰] “희로애락” 라건아부터 토마스까지
- 프로농구 / 최설 / 2022-01-31 03:23:23

[점프볼=최설 기자] 어수선한 4라운드가 종료됐다. 엄밀히 말해 종료된 것은 아니다. 코로나 여파로 인해 연기된 몇몇 경기들은 추후 5라운드 도중 다시 열린다.
4라운드, 상위권의 순위 변동이 있었다. 4라운드를 싹쓸이, 최근 10연승에 성공한 서울 SK가 단독 선두 자리를 꿰찼다. 그동안 줄곧 1위를 차지했던 수원 KT는 4연패로 다소 주춤하며 2위로 떨어졌다. 그리고 울산 현대모비스의 반격이 거셌다. 6연승의 상승세를 탄 현대모비스는 안양 KGC를 끌어내리고 3위로 도약했다.
이어 중위권 싸움은 고양 오리온, 원주 DB, 창원 LG,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차례로 치열하게 경쟁한 가운데 그 뒤는 부상으로 시름한 전주 KCC와 최악의 4라운드를 보낸 서울 삼성이 하위권을 형성했다.
이번 라운드도 역시 다양한 외국선수들의 이야기가 존재했다.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을 뜻하는 사자성어 ‘회로애락’으로 간단히 정리해봤다.

“희”
서울 SK - 자밀 워니 4라운드 8경기 평균 31분 38초 22.3점 11.9리바운드 2.1어시스트 1.1스틸
전주 KCC – 라건아 4라운드 9경기 평균 28분 58초 21.8점 11.3리바운드 1.7어시스트 0.6블록
SK 자밀 워니에게 4라운드는 기쁨의 연속이었다. 올 시즌 기복 없는 플레이로 꾸준한 활약을 펼친 그는 4라운드 초반 오리온 전(9점 15리바운드 4어시스트)을 제외하고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라운드 득점왕을 차지했다.
이와 함께 팀 성적까지 좋아 그 기쁨은 배가 됐다. SK는 워니를 중심으로 4라운드를 싹쓸이하며 10연승을 질주, 압도적인 리그 단독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2위 KT와는 4경기 차.
워니는 지난 24일, 한국가스공사와 경기서 본인의 한 쿼터 최다 득점인 19점을 퍼부으며 37점(11리바운드)을 올려 물오른 득점력을 과시했다.
동시에 4라운드서 4번이나 100% 자유투성공률을 기록하며 쳐져있던 자유투성공률을 끌어올리는 데도 성공했다. 워니는 이 기록을 모두 자유투 3개 이상 던져 기록할 만큼 올 시즌 커리어하이인 75.4%의 자유투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더불어 라건아도 잊지 못할 4라운드를 보냈다. KBL 역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을 세웠다.
지난 19일 오리온과의 경기서 4쿼터 경기 종료 6분 17초 전, ‘레전드’ 서장훈(5235리바운드/688경기)을 뛰어 넘는 KBL 통산 5236번째 리바운드를 걷어 올린 라건아는 최다 리바운드 달성의 기염을 토했다. 그것도 무려 482경기 만에 돌파했다.
이후 경기는 잠시 중단됐고 KBL 김희옥 총재가 코트 위 한 가운데서 라건아에 기념패를 직접 전달할 만큼 새로운 레전드에 대한 축하와 예우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리고 또 얼마 있지 않아 4일 뒤 23일, KGC와 경기에서도 KBL 역대 47호, 역대 외국선수 3번째로 1000어시스트까지 쌓아 기쁨을 더 했다.
팀 성적과 별개로 이번 4라운드 살아있는 레전드로 한 단계 더 진화한 라건아는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지도록 만들었다.

“로”
서울 삼성 – 토마스 로빈슨 4라운드 7경기 평균 21분 38초 15.6점 10.7리바운드 2.6어시스트 0.9스틸
서울 삼성 – 다니엘 오셰푸 4라운드 7경기 평균 17분 47초 8.7점 6.7리바운드 1.9어시스트 0.4스틸
바람 잘난 없었던 삼성. ‘음주파문’, ‘코로나양성’, ‘감독사퇴’까지 이어지는 부정적인 뉴스들이 잇따라 터지며 최악의 4라운드를 보냈다. 성적도 당연히 좋을 리 없었다. 4라운드 초반, 3라운드서부터 이어져온 11연패를 간신히 끊긴 했지만, 다시 4연패를 당하며 리그 꼴찌(7승 27패)를 머물렀다.
그중 기대치에 못 미치는 두 외국선수의 활약도 한몫했다. 아이제아 힉스(발목 부상)를 대신해 합류한 토마스 로빈슨은 4라운드서 조금 올라온 득점력을 보였지만, 이는 삼성 국내선수들의 거듭되는 부진 속에 어쩔 수 없이 몰아준 결과이기도해 1옵션으로서 아쉬운 경쟁력을 보였다.
또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하며 지난 23일, 오리온과 경기를 앞둔 이상민 전 감독의 “예전에는 공격이 안 풀렸을 때 수비에서 도움이 되는 외국선수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는 쓴 소리를 들어야했다.
다니엘 오셰푸도 마찬가지다. 3라운드 중반 넘어 무릎 부상으로 흔들린 이후 4라운드에 들어서 페이스가 완전히 떨어졌다. 3라운드 평균 25분 16초 13.1점 8.9리바운드 2.4어시스트로 분전했던 것과 달리 4라운드 17분 47초 8.7점 6.7리바운드 1.9어시스트로 대부분의 수치가 대폭 하락하며 부상의 여파가 좀처럼 가시지 않은 듯했다.
여전히 팀 분위기가 가라 앉은 상황에서 외부 시선도 그리 곱지 않아 대위기다. 이규섭 감독대행의 어깨가 무겁다.

“애”
원주 DB – 레나드 프리먼 4라운드 4경기 평균 18분 29초 9.3점 7.5리바운드 0.3어시스트 0.5블록
대구 한국가스공사 – 클리프 알렉산더 4라운드 5경기 평균 36분 34초 14.4점 13리바운드 0.8어시스트 1.8스틸
4라운드 중반 DB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0일, 한국가스공사전을 앞두고 레나드 프리먼이 종아리 부상으로 쓰러지며 약 4주간의 공백이 불가피해진 것. 그동안 새롭게 합류한 조니 오브라이언트의 적응 시간을 벌어다 준 프리먼이었기에 앞으로 두 선수의 활약이 기대됐다.
하지만 오브라이언트의 적응이 어느 정도 끝날 무렵, 프리먼이 예기치 못하게 이탈하며 이상범 감독의 애를 태웠다.
이 감독은 지난 22일 SK전을 앞두고 “(올 시즌은) 참 쉽지 않은 시즌이다”며 “한 선수가 들어오면 한 선수가 나간다. (얀테) 메이튼이 나가고 이제 숨 쉴 만하니 (레나드) 프리먼이 나갔다. 대체 선수를 당장 데려오기도 힘든 상황이다. (조니) 오브라이언트가 10경기 이상을 버텨줘야 하는데,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걱정을 드러낸 바 있다.
여전히 프리먼의 복귀까지 보름이 더 남은 가운데 DB는 프리먼이 빠진 이후 5경기서 4패를 당해 수세에 몰렸다. 프리먼 역시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편 한국가스공사 알렉산더는 슬픔의 이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유력하다. 지난 16일, 올스타전 덩크 콘테스트에서 무릎 통증을 밝힌 알렉산더는 이후 18일, KBL 지정병원으로부터 2주 진단을 받았다.
이에 한국가스공사는 신속히 2주간 뛸 대체 외국선수를 구했고 NBA 경력이 있는 DJ 화이트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예정대로 30일, KCC와의 계약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다만 이날 경기서 첫 더블더블(10점 10리바운드)로 좋은 활약과 기록을 세운 화이트는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적응력을 보이며 팀에 긍정적인 인상을 남겼다.
유도훈 감독도 화이트의 이와 같은 활약에 “(DJ) 화이트는 팀에 온지 얼마 안 되어서 손발을 맞추는 과정에 있는데 잘 맞아간다”며 “(클리프) 알렉산더 본인은 지금 괜찮다고 하지만, 화이트로 가야하지 않나 생각한다. 고민을 많이 해야겠지만 교체하는 쪽으로 생각 중이다”며 가닥을 잡았다.
알렉산더로선 앤드류 니콜슨의 긴 공백기 동안 보여준 헌신이 퇴출이라는 결과로 이어지는 다소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놓였다. 다소 섭섭해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락”
울산 현대모비스 – 라숀 토마스 4라운드 9경기 평균 31분 10초 21.6점 10.3리바운드 2.3어시스트 2.3스틸 1.8블록
반전의 경기력, 180도 확 달라진 라숀 토마스가 4라운드 현대모비스에 즐거움을 선사했다. 현대모비스에 4라운드 무려 7승을 선사, 중간에 6연승을 주도하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22승 15패로 KGC(21승 15패)를 반 경기차로 따돌리며 리그 3위에 자리하고 있다.
그 주역, 토마스는 시즌 초반하고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리그 최상급 선수로 거듭났다. 새로운 기둥이 되서 다시 태어난 것.
1~3라운드까지 평균 21분 출전 14.1점 8.6리바운드 1.5어시스트 1.4스틸 1블록으로 1옵션으로서는 다소 부족해 보였던 토마스지만, 4라운드서부터 리그에 완벽히 적응하며 본인의 컨디션을 되찾았다.
4라운드 평균 31분 10초 소화 21.6점 10.3리바운드 2.3어시스트 2.3스틸 1.8블록을 기록하며 모든 수치가 대폭 상승, 속공이면 속공, 인사이드 득점, 수비 등 모두 리그 탑 급 선수로서 탈바꿈에 성공했다.
이제는 교체 이야기는 옛 말이 됐다. 토마스는 당당히 현대모비스가 가지고 있는 우승 DNA에 큰 힘을 실어줄 선수로 떠올랐다.
[4라운드 FP평가 *노란색 최고기록]

#사진_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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