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왕중왕전] "솔직히 공 잡을 생각 없었는데…" 벤치의 믿음, 유지상이 위닝샷으로 응답했다
- 아마추어 / 해남/정다윤 기자 / 2026-08-09 07:00:44

안남중은 8일 해남 동백체육관에서 열린 '2026 한국중고농구 주말리그 왕중왕전' 명지중과의 16강전에서 66-65, 단 1점 차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최종 스코어가 말해주듯 결코 순탄한 승리가 아니었다. 안남중은 전반전 한때 두 자릿수 격차까지 뒤처지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분위기가 넘어갈 뻔한 위기마다 유지상이 스핀 무브에 이은 플로터와 3점 슛으로 야금야금 점수 차를 좁히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승부가 요동친 것은 4쿼터 후반이었다. 경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다시 8점 차까지 벌어지며 패색이 짙어지던 상황, 유지상의 해결사 본능이 폭발했다. 팀이 가장 필요로 하던 승부처에서 홀로 9점을 몰아넣은 것이다. 3점슛으로 경기 흐름을 단숨에 바꿨고 40초 남기고 결정적인 스틸에 이은 속공 득점으로 코트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스코어는 64-65. 이어지는 안남중의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 모두의 시선은 유지상을 향했다. 볼을 건네받은 그는 거침없는 돌파 후 슈팅을 시도했고, 손끝을 떠난 공은 경기 종료 3초를 남기고 림을 깔끔하게 갈랐다. 66-65, 역전승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유지상은 4쿼터의 지배적인 활약을 포함해 총 18득점 20리바운드 4스틸을 작성하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슛 감각은 물론 파워까지 겸비한 그는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과 탁월한 1대1 돌파 능력으로 팀 전력의 핵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경기 후 만난 유지상은 "내가 부진해서 질 줄 알았다. 그래도 마지막 슛이 들어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오늘(8일)은 슛 감각도 떨어지고 컨디션도 썩 좋지 못했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한때 11점 차까지 벌어졌던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묻자, 그는 벤치의 공로를 먼저 언급했다. "마무리가 잘되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슛 난조가 있었다. 하지만 코치님께서 '아직 시간 안 끝났다'고 더 열심히 해보자고 분위기를 북돋아 주신 덕분에 팀원들 모두 힘을 낼 수 있었다."
역전을 만들어낸 1점 차 살얼음판 승부, 안남중 벤치의 선택은 역시 유지상이었다. "솔직히 내가 공을 잡을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코치님께서 직접 올라와서 공을 잡고 해결하라고 지시하셨다. 그 슛이 들어가서 다행이다.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나를 믿어주셨고 그 신뢰에 보답한 것 같아 기분이 정말 좋다."
위닝샷 못지않게 빛났던 것은 40초를 남기고 나온 결정적인 스틸과 속공이었다. 유지상은 이 장면에 대해 "2학년 때부터 상대의 움직임을 읽고 파고드는 연습을 꾸준히 했다. 그 연습이 실전에서 결과로 나온 것 같다"라고 답했다.
안남중 류영준 코치는 유지상의 더 큰 성장을 위해 "키가 큰 편은 아니기 때문에 가드로서 패스 능력을 더 키워야 하고 슈팅 보완은 물론 앞선 수비를 따라갈 수 있는 스피드도 겸비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에 유지상 역시 자신의 과제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슈팅을 보완하기 위해 원 드리블 슈팅을 훈련하고 있다. 기량을 더 다듬어서 고등학교 진학 후에는 더 완성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안남중에서 보내는 마지막 3학년 시절. 출전 시간과 득점이 대폭 상승한 만큼 어깨도 무겁다. 그는 "공격 패턴이 내 위주로 많이 짜여 있다. 코치님께서 나를 믿어주시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에 보답하겠다는 마음으로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임한다"라며 말했다.
자신의 장단점을 묻는 질문에는 "내 장점도 '생각이 없다'는 것이고 단점도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웃음). 마음에 크게 담아두지 않는 성격이라는 뜻이다. 감정 기복이 적어서 실수를 하든 잘하든 크게 개의치 않고 털어내려고 한다."
짜릿한 승리의 여운을 뒤로하고 안남중은 오는 10일 우슬체육관에서 침산중과 준결승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유지상은 다가오는 8강전을 향한 굳은 각오를 다졌다. "더 열심히 뛰고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선수가 되겠다. 다가오는 8강전에서는 슛 성공률도 더 높이고 한층 공격적인 플레이를 보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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