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바뀌어도 샌안토니오는 샌안토니오!

해외농구 / 양준민 / 2016-11-22 23: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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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양준민 인터넷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19시즌이라는 긴 시간동안 희노애락을 함께 해왔던 팀 던컨(40, 211cm)이 은퇴를 선언한 것이 그것이다. 던컨은 지난 7월, 구단과 자신의 SNS를 통해 공식은퇴를 발표, 정든 코트를 떠났다. 던컨은 올해 1월 당한 무릎부상이 악화되면서 정든 코트와 작별을 고했다.

1997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샌안토니오에 입단한 던컨은 NBA 파이널 우승 5회, 정규시즌 MVP 2회, NBA 파이널 MVP 3회 등 수많은 업적들을 이룬 NBA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샌안토니오의 전설이다. 던컨이 달았던 21번은 최근 영구결번으로 결정됐다. 더불어 던컨의 공식 은퇴식은 12월 19일(이하 한국시간),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와 홈경기에서 열릴 예정이다.

던컨은 떠났지만 던컨의 유니폼은 코트를 떠나지 않았다. 최근 샌안토니오의 홈경기들을 보면 샌안토니오의 마스코트 더 코요테가 던컨의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비고 있다. 어떻게든 던컨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이런 퍼포먼스를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렇게 지난 19시즌동안 던컨이 팀과 리그에 끼치는 영향력은 실로 방대했다.

데뷔시즌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는 평균 +20득점에 가까운 공격력으로 해결사로써 팀을 이끌었다면 이후부터 은퇴직전 시즌인 2015-2016시즌까지는 보이지 않는 헌신과 탄탄한 수비력으로 던컨은 여전히 대체 불가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던컨이 있어 샌안토니오는 최근 몇 년간 리그 정상급의 수비력을 자랑했다.

자신을 위해 희생을 감수했던 데이비드 로빈슨이 그랬듯 던컨 역시 리더로서 젊은 선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스스로 조연의 역할을 자처했다. 던컨이 입단한 이후 샌안토니오는 1997-1998시즌부터 2015-2016시즌까지 19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하는 등 지금까지도 리그를 호령하고 있다.

이런 던컨의 은퇴였기에 시즌 개막 전부터 수많은 전문가들은 ‘샌안토니오의 위기론’을 주장했다. 오프시즌 파우 가솔, 데이비드 리 등 던컨을 대체할 자원들을 대거 영입했지만 던컨의 공백을 단시간에 메우기란 쉽지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개막 첫 경기에서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를 만나 129-100으로 승리,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골든 스테이트를 압도하며 “역시 샌안토니오”라는 말을 들었다.

이후 골든 스테이트전 승리를 포함, 내리 4연승을 달리며 이러한 걱정들이 기우였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런 샌안토니오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예상과 달리 가솔의 늦은 팀 적응과 토니 파커, 대니 그린이 부상으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 이후 4경기를 치르는 동안 1승 3패에 그치며 위기론에 부딪혔다. 실제로 파커와 그린이 결장하는 기간에 LA 클리퍼스와 휴스턴 로켓츠를 만나 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가솔도 이 기간 동안 평균 6.5득점(FG 56.7%) 5.5리바운드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파커와 그린이 돌아오면서 백코트가 안정됐고 가솔이 팀에 녹아들기 시작하면서 샌안토니오는 또 다시 연승행진을 달리는 중이다. 샌안토니오는 12일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전부터 22일 댈러스 매버릭스전까지 6연승을 기록, 연승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가솔도 이 기간 동안 6경기 연속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팬들과 언론들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버렸다. “샌안토니오 걱정은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한국 팬들의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샌안토니오의 선수들은 걱정이 많다. 파커는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19년이라는 시간동안 함께 한 던컨의 영향력을 한순간에 지우기란 쉽지 않다. 새로운 샌안토니오를 만들기 위해선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샌안토니오는 선수단과 전문가들의 우려를 뒤로하고 23일 현재 11승 3패 서부 컨퍼런스 3위를 기록, 시즌 초반 LA 클리퍼스, 골든 스테이트와 함께 서부 컨퍼런스의 판도를 주도하고 있다.



▲카와이 레너드, 이제는 명실상부한 샌안토니오의 중심!

던컨이 떠난 지금, 명실상부 샌안토니오는 레너드(25, 201cm)의 팀으로 거듭났다. 지난 시즌 3점슛을 장착하는데 성공하며 데뷔 후 처음으로 평균 20득점(평균 21.2득점)을 돌파했던 레너드였다. 또한 포스트-업도 장착, 지난 시즌 실제 경기에서 포스트-업에 이어 훅슛을 던지는 모습들을 많이 볼 수가 있었다. 지난 시즌 레너드는 평균 44.3%(평균 1.8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올 시즌도 레너드는 평균 41.2%의 3점슛 성공률(평균 2개 성공)을 기록, 2시즌 연속으로 40%이상을 기록 중이다

그리고 올 시즌의 레너드는 더 무서워졌다. 적극적인 공격으로 돌파의 횟수를 늘리며 자유투를 얻어내는 기술이 늘었다는 평이다. 올 시즌 레너드는 평균 7.4개의 자유투(FG 94.2%)를 얻어내고 있다. 또한 가솔과 라마커스 알드리지 등 빅맨들의 스크린을 적극적으로 활용, 2대2 픽앤-롤 플레이도 눈에 띠게 좋아진 모습이다. 여기에 더해 패싱능력까지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 등 레너드는 점점 더 팔방미인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 시즌 레너드의 공격력에 대해 마누 지노빌리, 파커 등 지원군들의 도움도 적지 않았다는 평가들도 많았다. 또, 패싱게임과 오픈찬스를 중요시하는 그렉 포포비치 감독의 전술도 한몫했다는 평도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의 레너드는 스스로 공격을 만들어내며 이러한 논란들을 종식시키고 있다. 오히려 올 시즌은 시즌 초반부터 강력한 MVP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올 시즌 레너드는 개막 후 14경기에서 평균 24.8득점(FG 45.1%) 6.4리바운드 3어시스트 2.3스틸을 기록,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득점원의 대열에 합류했다. 연승기간에는 평균 21.3득점(FG 42.6%) 7.5리바운드 2.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올 여름 레너드는 자신의 기술향상을 위해 스테판 커리와 똑같은 방식으로 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에 레너드가 마이클 조던의 영상을 꼼꼼히 분석하며 공격기술을 연마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얘기다.

이런 레너드의 공격력 향상에 대해 지노빌리는 “만약 당신이 올 시즌 레너드와 같은 선수를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내가 만약 감독이라면 그에게 모든 공격을 맡길 것이다. 만약 그를 쓰지 않는다고 결정한다면 당신은 정말 미친 것이다”라는 말로 다소 격한 단어를 썼지만 올 시즌 레너드의 공격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충분히 알 수가 있었다. 지노빌리뿐만 아니라 가솔, 패티 밀스 등도 올 시즌 레너드의 공격력에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여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노련미가 더해지면서 수비도 한층 더 강력해졌다. 올 시즌 레너드는 평균 2.3개의 스틸을 기록 중이다. 이는 레너드의 커리어-하이 기록이기도하다. 단순히 기록뿐이 아니라 현지 언론들은 “레너드의 수비는 단순히 공을 뺏고 득점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상대의 패스길을 막으며 패스의 흐름을 방해하는 레벨에 올라섰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레너드는 “올 시즌은 이상하게 상대방의 볼 흐름이 느리게 보여서 그런 것 같다”라는 말로 올 시즌 더 탄탄해진 수비의 비결을 설명했다.

그러나 올 시즌 레너드의 발전은 경기력뿐이 아니다. 그간 레너드는 조용하고 표정변화가 많지 않은 선수였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달라졌다. 이제는 그에게 웃음이라는 것이 생겼다. 현지 언론들의 말에 따르면 레너드는 전과 달리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장난도 치고 말을 거는 등 이전과 달라졌다는 후문. 처음에는 다들 레너드의 갑작스런 변화에 어색해했지만 이내 레너드의 그런 모습에 빠르게 적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어떻게 하면 팀을 잘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 지노빌리와 파커에게 계속해 자문을 구하는 등 레너드는 샌안토니오의 막내에서 리더로 변신 중이다. 선수들에게 퉁명스럽기로 유명한 츤데레, 포포비치 감독이 최근 레너드 얘기만 나오면 웃음을 짓는 이유도 바로 이와 같은 레너드의 성장 때문이다.

레너드 스스로도 “올 시즌 나는 팀의 리더가 되려한다. 올 시즌 내가 코트 위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많이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나는 정신적으로 팀을 이끌 준비가 됐다. 내가 올 시즌 팀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고 이것이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올 시즌 팀에 우승트로피를 안긴다면 그게 바로 내가 팀을 올바로 이끈 것이라 할 수 있겠다”라는 말로 올 시즌에 대한 각오와 함께 리더로서 어떻게 샌안토니오를 이끌어 나갈지 설명했다.

최근 2시즌 연속 올해의 수비수를 수상한데 이어 지난 시즌은 커리의 뒤를 이어 MVP 투표에서도 2위를 기록했던 레너드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일부 언론들은 레너드가 올해 MVP투표에서 지난 시즌보다 더 높은 득표수를 얻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또, 올 시즌은 반드시 올-NBA팀의 한 자리는 레너드가 차지하게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드레이먼드 그린이 “올 시즌은 반드시 레너드에게서 올해의 수비수를 뺏어오겠다” 입버릇처럼 말하며 벼르고 있지만 올 시즌도 레너드의 수상이 유력해 보인다.

이렇게 경기력과 리더십에서 계속해 일취월장하는 레너드의 나이는 이제 25살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여전히 그의 성장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 더욱 무섭다. 데뷔시즌 때만 해도 레너드는 수비 밖에 없는 선수였다. 실제로 당시 브루스 보웬은 레너드의 플레이를 보고 “내가 보기엔 레너드에겐 수비와 3점슛 말고는 없다. 그는 3&D유형의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보웬의 눈은 틀렸다. 이미 레너드는 2013-2014시즌 NBA 역사상 최연소로 NBA 파이널 MVP를 수상한데 이어 지난 2시즌 동안 괄목할 성장세를 보이며 어느덧 리그 정상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이렇게 레너드는 올 시즌부터 샌안토니오의 중심으로 발돋움, 샌안토니오에 레너드라는 또 하나의 시대를 열고 있다.



▲파우 가솔, 샌안토니오 유니폼 입고 유종의 미 거둘까?

올 여름 샌안토니오는 던컨의 대체자로 가솔(36, 213cm)을 영입했다. 가솔과 샌안토니오는 올 여름 2년간 3,000만 달러에 계약을 합의했다. 리그 15년차의 베테랑으로 어느덧 36살의 노장이 된 가솔이었지만 지난 시즌 시카고 불스에서 뛰며 72경기 평균 16.5득점(FG 46.9%) 11리바운드 4.1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올 시즌도 가솔은 개막 후 경기에서 평균 25.9분 출장 12.2득점(FG 50.3%) 7.1리바운드 2.6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가솔의 합류는 샌안토니오에게 큰 힘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농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선수라 샌안토니오 시스템 적응에도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됐다. 하지만 천하의 백전노장 가솔도 정교한 샌안토니오 농구에 적응하는 것은 어려웠던 모양이다. 시즌 초반 가솔은 공격에서 쉽게 제 자리를 찾지 못하며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실제로 가솔은 개막전부터 11월 10일 휴스턴전까지 8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려 6경기나 한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역시 가솔은 가솔이었다. 이후 팀에 점점 녹아들기 시작한 가솔은 11일 디트로이트전에서 21득점(FG 62.5%) 9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한 이후 계속해 뜨거운 손을 자랑하고 있다. 가솔은 샌안토니오가 6연승 행진을 달리는 동안 평균 31.3분 출장 17.3득점(FG 52.4%) 7.7리바운드 3.3어시스트 1.5블록을 기록했다. 17일 열린 새크라멘토 킹스전에선 드마커스 커즌스를 상대로 24득점(FG 58.8%) 9리바운드 2블록을 기록,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기도 했다.

올 시즌 가솔은 던컨과 다른 스타일로 샌안토니오를 이끌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던컨이 탄탄한 수비력과 궂은일로 팀을 이끌었다면 가솔은 공격적인 면에서 던컨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커리어-평균 18.1득점(FG 51%)이라는 기록이 말해주듯 그는 준수한 득점원이다. 인사이드는 물론 정확한 중·장거리슛으로 아웃사이드에서도 득점적립이 가능하다. 또한 커리어-평균 3.3어시스트를 기록할 정도로 패싱력 역시 갖춘 선수다.

이에 현지 언론들은 “가솔이 비교적 던컨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고 있다”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파커도 “지금까지 가솔은 잘 해오고 있다. 나는 항상 그 누구도 티미(던컨의 애칭)의 공백을 메울 수 없을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가솔은 자신의 스타일대로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라는 말로 가솔의 합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가솔은 이에 대해 다른 생각이다. 가솔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던컨은 위대한 선수이자 샌안토니오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였다. 그는 19년간 샌안토니오에서 뛰며 수많은 업적들을 남겼다. 그런 그의 공백을 메우기엔 나는 많이 부족한 선수다. 나는 던컨의 공백을 메우러 여기 온 것이 아니다. 나는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들로 샌안토니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이곳에 왔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던컨이 위대한 선수인 것도 맞지만 가솔도 그에 못지않다. 2001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멤피스 그리즐리스에 입단한 가솔은 그해 신인왕을 수상했다. 이후 LA 레이커스와 시카고에서 뛰며 총 2번의 NBA 파이널 우승과 여섯 차례 올스타에도 선정되는 등 그 역시도 살아있는 전설이자 차기 명예의 전당 입성 예정자다. 올 여름도 가솔은 2016 리우올림픽에 스페인대표팀으로 참가, 조국에 동메달을 안길 정도로 애국심 또한 뛰어난 선수다.

36살의 노장, 가솔에게 어쩌면 지금 입고 있는 샌안토니오 유니폼이 NBA 코트 위에서 자신이 입는 마지막 유니폼일지도 모른다. 내년 여름, 선수옵션을 가졌지만 가솔이 샌안토니오를 떠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이미 2개의 챔피언 반지를 가졌지만 그는 여전히 우승에 굶주렸기 때문이다. 올 여름 가솔이 자신의 행선지로 샌안토니오를 선택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데이비드 웨스트(골든 스테이트)는 우승을 위해 연봉을 포기하고 샌안토니오에 합류했지만 결과는 알다시피 그의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가솔 역시 남은 선수생활동안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이곳, 샌안토니오에 왔다. 샌안토니오가 아니었다면 더 큰 금액을 받을 수 있었던 가솔이었다. 아직은 샌안토니오의 유니폼이 어색한 가솔이지만 그의 도전은 웨스트와 달리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샌안토니오 유니폼을 입은 가솔의 앞으로 활약이 궁금해진다.


▲시몬스과 데드먼, 샌안토니오 벤치를 이끄는 젊은 피!

올 시즌 샌안토니오의 벤치는 리그 정상급 전력을 자랑한다. 던컨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지노빌리가 은퇴를 미루고 샌안토니오의 벤치를 이끌고 있다. 올 여름 지노빌리는 샌안토니오와 1년 1,400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더해 패티 밀스와 리 등 경험 많은 선수들도 올 시즌 샌안토니오 벤치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샌안토니오의 벤치전력을 논함에 있어 이들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샌안토니오 벤치에 젊은 피, 조나단 시몬스(27, 198cm)와 드웨인 데드먼(27, 213cm)이 그 주인공들이다. 27살 동갑내기인 두 선수는 올 시즌 샌안토니오 벤치에 에너지 레벨을 높여주며 자신들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언-드래프티 출신의 두 선수라 그들의 활약은 더욱 팬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시몬스의 경우, 개막전인 골든 스테이트전에서 깜짝 활약을 펼치며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시몬스는 이날 경기에서 20득점(57.1%) 4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쿼터에는 커리의 속공 레이업을 블록하는 등 시몬스는 이날 종횡무진 코트를 누비며 샌안토니오의 에너지 레벨을 높여줬고 이는 승리로 연결됐다.

시몬스는 그간 D-리그에서 주로 뛰어왔다. 2012 신인드래프트에서 낙마한 이후 시몬스는 샌안토니오 D-리그 산하 팀인 오스틴 스퍼스와 계약을 맺었고 그 곳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2015-2016시즌을 앞두고 샌안토니오와 정식 계약을 맺었다. 2015-2016시즌 시몬스는 55경기 평균 14.8분 출장 6득점(FG 50.4%) 1.7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개막 후 14경기를 치른 지금 시몬스는 평균 19.4분 출장 5.7득점(FG 40%) 2.5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기록으로만 본다면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시몬스는 왕성한 활동량과 에너지레벨로 많은 팬들과 포포비치의 감독의 신임을 얻고 있다. 현재 시몬스는 카일 앤더슨을 제치고 올 시즌 핵심벤치멤버로 중용 받는 중이다.

포포비치 감독은 “나는 시몬스를 좋아한다. 그는 드래프트에서 낙방한 이후 실망하지 않고 계속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열심히 노력해서 지금의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 나는 시몬스의 그런 점이 좋다”라는 말로 시몬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시몬스는 “나는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기본적인 것들을 하려고만 한다. 그게 바로 내가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항상 감독님께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물어본다. 나는 기회를 잡을 준비가 되어있고 코트 위에서 내 모든 것을 보여줄 준비가 돼있다”라는 말로써 올 시즌에 대한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D-리그 시절 시몬스는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D-리그에서 그를 지도한 얼 왓슨 현 피닉스 선즈 감독의 말에 의하면 “나는 그에게 항상 점심을 사줬다. 왜냐하면 그는 점심을 사먹을 돈조차 없었다. 또, 그는 신발이 다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신발을 사지 못하고 아껴 신을 정도로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다”라는 말로 당시 시몬스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현재의 시몬스에게선 무엇인가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그의 어머니, 래노티아 시몬스도 “지금 이 상황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다. 다른 누구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TV를 틀면 내 아들이 그 곳에 나온다. 나는 지금 이순간이 매우 자랑스럽다”라는 말을 들어보면 그간 시몬스와 그의 가족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언-드래프트티 출신, 데드먼도 올 시즌 샌안토니오의 주축 벤치멤버로 활약 중이다. 올 시즌 데드먼은 개막 후 11경기에 출장, 평균 3.8득점(FG 44.4%) 4.9리바운드 1.4블록을 기록 중이다. 최근 데드먼은 무릎부상으로 인해 잠시 개점휴업 중이다. 하지만 그 이전까지 데드먼은 인사이드 수비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하며 포포비치 감독의 중용을 받았다.

데드먼의 폭발적인 운동량과 왕성한 활동량은 비교적 평균 연령이 높은 샌안토니오 인사이드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림 프로텍터로써 그의 능력은 올 시즌 전문가들로부터 호평을 이끌어 내고 있다. 실제로도 15일 마이애미 히트와 경기에서 타일러 존스의 레이업을 블록, 경기장의 팬들을 열광시켰다. 하지만 데드먼은 존슨의 슛을 블록하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무릎을 다쳤고 지금까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데드먼은 6리바운드 2블록을 기록, 샌안토니오의 인사이드를 든든히 지켰다.

2013 NBA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했던 데드먼이었지만 아무도 그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다. 이후 그의 NBA 입성은 매우 파란만장했다. 드래프트에서 낙방 후 서머리그에서 뛰며 자신을 어필했던 데드먼은 운 좋게도 시즌 개막을 앞두고 골든 스테이트와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NBA에 그의 자리는 없었다. 골든 스테이트는 그해 12월, 그와 계약을 해지했고 데드먼은 골든 스테이트는 D-리그 산하 팀인 산타 크루즈로 내려갔다.

하지만 데드먼은 곧 2014년 1월,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 10일 단기계약을 맺고 다시 NBA로 올라왔다. 데뷔전에서 7리바운드 2블록을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끈 데드먼은 이후 필라델피아와 두 번의 10일 단기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토록 원했던 정식계약에는 실패, 데드먼은 또 다시 D-리그로 내려갔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데드먼은 또 다시 2월 올랜도 매직과 10일 단기계약을 맺고 NBA 무대로 올라왔다. 처음은 단기계약이었지만 다행히도 시즌 종료를 앞두고 올랜도는 데드먼에게 2년 정식계약을 제시, 데드먼은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NBA 입성에 성공했다. 2013-2014시즌 데드먼은 무려 3개의 팀에서 뛰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2013-2014시즌 데드먼의 기록은 31경기 출장 평균 3.1득점(FG 45.8%) 4.1리바운드.

이후 올랜도에서 2시즌을 보낸 데드먼은 수비형 센터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고 결국 NBA 최고의 명문팀 샌안토니오 입성에 성공했다. 당시 데드먼은 샌안토니오 합류에 대해 “아무도 나를 불러주지 않아 내심 다음시즌 NBA를 떠나게 되지는 않을까 무척이나 불안했다. 나를 불러준 샌안토니오에 감사하고 샌안토니오와 같은 위대한 구단에서 뛸 수 있어 무척이나 기쁘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와 같은 샌안토니오의 행보에 많은 전문가들이 놀라움을 표했다. 샌안토니오가 팀에 맞는 조각을 잘 찾아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들은 “데드먼의 합류는 샌안토니오 빅맨 로테이션 운영에 다양성을 가져올 것이다. 현 로스터에서 센터에 적합한 선수는 가솔과 데드먼, 두 선수뿐이다. 지난 두 시즌동안 보았듯 데드먼은 수비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더불어 그는 매 시즌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의 스크린은 매우 탄탄하고 폭발적인 운동능력에서 나오는 덩크는 팀의 사기를 높일 수 있다. 데드먼의 합류는 샌안토니오에 꼭 맞는 조각이다”라는 말로 샌안토니오의 결정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리고 이들의 말대로 올 시즌 데드먼은 샌안토니오 인사이드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또한 가솔, 알드리지와 함께 코트를 누비며 이들의 수비부담을 덜어준다. 데드먼이 있어 샌안토니오는 가로수비와 세로수비, 모두에서 강점을 보인다. 실제 경기에서도 가솔과 알드리지가 힘으로 상대를 막고 있으면 데드먼이 블록으로 이들의 슛을 저지하는 장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렇게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두 선수는 올 시즌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신데렐라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다. D-리그를 전전하던 이들은 어느새 샌안토니오 벤치에 없어선 안 될 주축으로 성장했다. 무엇보다 두 선수 모두 언-드래프티 출신으로 NBA를 대표하는 흙수저들이다. 그렇기에 올 시즌 이들의 활약은 팬들의 더 큰 환호를 받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파커와 지노빌리, 샌안토니오의 정신적 지주!

올 시즌 던컨의 은퇴는 팬들뿐만 아니라 이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바로 던컨와 함께 한 시대를 같이 했던 파커와 지노빌리, 두 선수들이다. 세 선수는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함께 하며 수많은 업적들을 같이 했다. 지노빌리의 경우, 던컨의 은퇴를 보며 자신 역시 은퇴를 고민하기도 했다.

던컨의 은퇴에 대해 파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우리에겐 큰 변화가 일어났다. 바로 던컨이 더 이상 우리와 함께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에게 있어 그와 함께 한다는 것은 정말 큰 힘이었다. 그가 있어 나는 농구를 쉽게 할 수 있었다. 던컨은 떠났고 우리는 그를 대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최고의 팀이다”라는 말로 던컨의 은퇴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올 시즌 팀에 새로 합류한 선수들을 환영한다. 나는 이들에게 좋은 리더가 되어줄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나와 동료들이 만들어 온 샌안토니오의 문화가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는 말로 책임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동시에 올 여름 팀에 합류한 선수들 모두를 언급, 그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올 시즌 파커는 부상과 출전시간 관리로 인해 개막 후 9경기 평균 25.9분 출장 9.6득점(FG 45.9%) 2.1리바운드 4.8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기록은 확실히 최근 노쇠화로 인해 시즌을 거듭할수록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샌안토니오는 파커가 있고 없음에 따라 공격전개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의 백업으로 밀스가 있지만 그는 경기조율보다 득점에 더 능한 선수다. 또, 드존테 머레이는 아직 신인으로 배울 것들이 많다.

최근의 파커는 전성기처럼 화려한 돌파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경기운영으로 샌안토니오를 이끌고 있다. 전성기시절에는 리그 정상급 공격형가드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그는 최근 리딩형가드로 변신에 성공, 팀 내 공격자원들이 편하게 득점을 올릴 수 있도록 조연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또한 올 시즌은 부상 중에도 선수들과 동행해 벤치에서 선수들을 독려하는 등 파커의 존재가치는 기록으로만 드러나지 않는다.

이런 자신의 바뀐 역할에 대해 “지금 나의 역할에 만족한다. 나는 나의 역할을 좋아한다. 그리고 올 시즌 우리 팀이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내 역할이다. 아무도 나의 역할을 주목하지 않겠지만 팀이 승리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라는 말로 리그 15년차 베테랑의 여유를 보여주기도 했다.

지노빌리도 올 시즌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올 여름 2016 리우올림픽에 참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로써 마지막을 보냈던 지노빌리는 올 시즌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자신의 2016-2017시즌에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다. 파커와 지노빌리, 두 선수 모두 올 여름 리우올림픽에 참가,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올 시즌 지노빌리는 개막 후 13경기에서 평균 19.1분 출장 7.8득점(FG 41.2%) 2.7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전성기시절 지노빌리는 화려한 유로스텝으로 많은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어느덧 39살의 노장이 된 그다. 최근 경기들을 보면 돌파를 함에 있어 버거워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러나 이제는 정확한 외곽포와 안정적인 경기조율로 여전히 샌안토니오 벤치의 핵심으로 활약 중이다. 올 시즌 지노빌리는 평균 42.5%(평균 1.3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또, 이 39살의 노장은 코트 위에서만큼은 젊은 선수들 못지않은 열정을 내뿜는다. 지노빌리는 항상 큰 소리로 선수들을 독려하고 동료선수들의 굿 플레이에는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 22일 열린 댈러스전에서도 지노빌리는 경기종료를 앞두고 계속해 선수들을 독려하며 수비에 집중해줄 것을 요구했고 샌안토니오는 결국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이런 지노빌리에게 팀 동료들뿐만 아니라 다른 팀의 많은 선수들도 존경심을 보낸다. 리우올림픽 당시 8강 토너먼트에서 미국대표팀에 패한 직후 지노빌리가 국가대표팀 은퇴를 발표했을 당시, 미국팀의 수많은 NBA 선수들이 지노빌리에게 존경심을 표하며 그의 은퇴를 축하했다. 또, 최근에는 LA 레이커스의 미래로 평가받는 디안젤로 러셀이 “나의 롤 모델은 지노빌리다. 나는 항상 그와 같은 선수가 되려고 노력한다”는 말로 지노빌리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렇게 팀 안팎으로 존경을 받고 있는 지노빌리는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그간 14년이라는 시간동안 지노빌리는 샌안토니오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선수였다. 심지어 그가 무엇을 바쳤는지 지난 10월에 있었던 샌안토니오 지역지와 인터뷰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던컨과 파커, 지노빌리의 삼각편대는 지난 14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하며 동고동락해왔다. 비록 던컨은 떠났지만 파커와 지노빌리는 남아 여전히 던컨과 함께 만든 샌안토니오의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 만약 올 시즌 샌안토니오가 50승을 돌파한다면 '20년 연속 승률 6할 이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 역시 던컨-파커-지노빌리의 삼각편대의 힘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기록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많은 이들이 샌안토니오의 위기론을 주장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샌안토니오는 새로운 리더, 레너드와 함께 리그를 호령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파커와 지노빌리 등 던컨과 영광을 함께 했던 전설들 모두 건재하다. 이들은 지난 시즌 던컨에게 우승반지를 선물하지 못한 것을 매우 아쉬워하고 있다. 이제는 선수가 아닌 코치로 변신을 선언, 여전히 샌안토니오를 끔찍이 사랑하는 샌안토니오 바보, 던컨에게 코치로써 첫 우승반지를 선물할 수 있을지 이들의 남은 시즌이 계속해 궁금해진다.

#사진=손대범 기자, 나이키, NBA 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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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민 양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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