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연스러운 외국선수 배제와 나눠먹기식 시상
- 여자농구 / 곽현 / 2016-03-08 12:02:00

[점프볼=곽현 기자] 7일 열린 여자프로농구 시상식. 각 부문별 통계에 의한 시상식이 먼저 진행된 이날 수상자는 뜻밖이었다.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등 각 부문별 통계 수상자가 모두 국내선수들이 수상을 했다는 점이다.
득점은 우리은행의 쉐키나 스트릭렌이 18.34점으로 1위에 올랐으나, 하나은행의 첼시 리가 수상을 했다. 뿐만 아니라 3득점상, 2점 야투상, 자유투상, 블록상 모두 기존 1위를 차지한 외국선수가 아닌 국내선수들이 수상을 했다.
WKBL은 외국선수 제도가 부활한 이후 2013-2014시즌부터 통계 부문 시상을 국내선수로 한정 짓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국내선수들에게 더 많은 수상의 영광을 주기 위함이다.
사실 통계 부문에서는 외국선수들이 대부분의 부문을 점령하는 것이 사실이다. 만약 정상적으로 시상을 한다면 수상자 대부분이 외국선수가 됐을 것이다. 그나마 첼시 리가 국내선수 자격으로 선방을 했다.
사실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국내 선수들에게 상을 밀어주는 모습은 비단 여자농구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KBL에서도 외국선수상이 잠시 사라졌을 때에도 정규리그 MVP는 모두 국내선수들 차지였다. 난다 긴다 하는 외국선수들이 아무리 잘 해도 결국 수상은 국내선수가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챔프전 MVP, 라운드 MVP 같은 시상을 할 때도 국내선수들에게 표가 몰리곤 했다. 또 KBL은 아예 통계부문 시상을 폐지한 상태다.
국내스포츠이기 때문에 국내선수들을 더 빛내주자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멀쩡히 있는 외국선수들을 배제하고 시상을 한다는 것은 극히 부자연스럽다. 어느 리그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시상을 하는 것은 들어보지 못 했다.
외국선수를 도입한 것은 프로스포츠로서 팬들에게 보다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국내선수들로 하여금 그들과 경기를 하며 발전을 돕기 위한 취지가 크다.
그렇다면 정상적인 틀 안에서 경쟁을 시키고, 동등하게 평가하는 것이 옳다. 물론 통계가 아닌 부문에서 표가 몰릴 수는 있겠지만, 이처럼 대놓고 외국선수를 배제하는 처사는 납득하기 힘들다.
프로농구로서 리그의 품격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나눠주기 시상 그만, 여자농구 품격 높여야
WKBL 시상식을 보며 또 하나 의문이 드는 점이 있다. 정규리그 MVP에 선정된 양지희가 베스트5에는 선발되지 못 했다는 것이다. MVP는 정규리그에서 가장 가치 있는 선수에게 주어진다. 그런 선수가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뽑는 베스트5에는 뽑히지 못한 것이다.
베스트5 센터 자리에는 양지희 대신 첼시 리가 선정됐다. 가드 2, 포워드 2, 센터 1명을 선발해야 하는 규정상 양지희는 첼시 리에게 표수에서 밀렸다. 첼시 리는 이번 시상식에서 총 6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사실상 MVP를 받아도 이상할 것이 없는 선수다.
MVP 투표에서 양지희는 36표를 받아 팀 동료인 임영희(34표), 박혜진(12표)을 제치고 MVP에 선정됐다.
이번 시즌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4연패를 달성하면서 여자농구를 평정했다. 그런 우리은행 선수들 중 MVP가 나오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다. 하지만 시상식 결과를 보면 프로스포츠 상식을 뒤집는 결과가 나와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MVP가 베스트5에 오르지 못 한 적은 또 있었다. 2010-2011시즌에는 신한은행 소속이던 강영숙이 정규리그 MVP를 수상하고도 베스트5에는 신정자에 밀려 뽑히지 못 했다. 우승팀에서 MVP를 뽑아주는 것이 그 동안 관행처럼 이어져온 것이다.
지난 시즌에는 외국선수상에 우리은행 샤데 휴스턴이 뽑히고, 베스트5에는 휴스턴이 아닌 카리마 크리스마스가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WKBL 시상식에서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결과가 매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상을 주는 나눠먹기식 시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정규리그 MVP는 꼭 우승팀에서 나와야 한다는 것은 편견이다. MVP는 리그에서 가장 가치 있는 선수에게 주어져야 하고, 베스트5는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에게 돌아가야 한다. 2008-2009시즌 KBL에선 주희정이 플레이오프에 떨어졌음에도 MVP를 받은 적이 있다.
WKBL 관계자는 “국내선수들에게 되도록 많은 상을 주자는 취지가 있는 것은 맞다”며 “외국선수들을 시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구단과 논의를 해볼 수 있는 문제다. MVP, 베스트5는 기자단 투표에 의해 결정된 부분이어서 우리도 결과를 보고 놀랐다.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규리그를 마치고 모든 팀들이 즐기는 축제의 장을 만들자는 것은 좋지만, 공정성과 전문성이 결여된 시상이라면 리그의 품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진 –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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