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결산⑥] 초보 감독들의 성적표

프로농구 / 강현지 / 2016-02-21 21: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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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강현지 인터넷기자] 6개월간의 대장정이 끝났다. 누군가는 봄의 잔치에 참여했고, 누군가는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이번 시즌 ‘Head coach’라는 직함을 달고 임했던 ‘초보 사령탑’들의 그간 자취를 되돌아봤다. 더불어 지난 21일,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이번 시즌 감독을 맡은 자신에게 10점 만점에 몇 점을 주겠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전주 KCC이지스 추승균 감독
“정규리그 우승하면 (팀은) 10점 만점에 10점입니다.”


지난해 5월 29일, 추승균 감독(41)은 KCC의 3대 감독으로 선임되었다. 그리고 7월, 2015 KBL 외국 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1라운드에서 단신 선수를 선발했다. 바로 안드레 에밋이다. 2라운드에서 리카르도 포웰을 선발, 비교적 낮은 테크니션 둘을 뽑았다. 추 감독의 선택에는 높이에 대한 아쉬움, 전태풍을 비롯해 김효범·하승진 등 볼 소유가 많은 선수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KCC는 지난해 12월 11일 리카르도 포웰과 허버트 힐의 트레이드를 단행, 이 트레이드는 신의 한 수였다. 에밋과 포웰의 활동 반경이 겹쳐 고민을 드러냈고, 결국 해답을 찾았다. 힐의 합류로 하승진의 체력안배 역할을 톡톡해 해줬고, 에밋을 중심으로 한팀이 됐다. 흩어져있던 조각 퍼즐들이 하나하나 맞춰져 갔다.


수비에서는 정희재, 김효범이 두각을 드러냈다. 두 선수는 악착같이 상대를 수비했고, 두 선수의 움직임에 추 감독은 미소 지었다. 추 감독은 “궂은일, 리바운드 가담이 좋다. 그런 선수가 있어야 강해지는데, 슛은 나쁜 선수가 아니다. 본인이 주어진 기회를 잘 잡았다”라며 칭찬했다. 특히 4라운드 이후 김효범의 3점슛은 단비 같았다. 지난 시즌까지 볼 소유 시간이 길었던 김효범에게 수비를 더 요구했고, 슛은 포인트만 알려줬다. 오픈 찬스에서는 어김없이 슛에 성공, 팀의 승리에 힘을 더했다.


이어 KBL NO.1 테크니션 에밋의 활약은 거침없었다. KCC의 12연승 중 에밋은 32.25득점 8리바운드 3.5어시스트를 기록,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상대가 추격, 역전에도 KCC는 에밋이 있었기에 두려울 것이 없었다. 이 한 선수를 막기 위해 상대는 더블팀은 물론 트리블 팀 수비를 펼쳤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추 감독의 선택이 옳음이 증명된 순간이었다.


게다가 12연승 동안 전태풍(12.8득점 2.9리바운드 2.8어시스트)과 하승진(10.5득점 13.8리바운드로)도 상승세에 올랐다. 정식감독 1년 차, 추 감독은 16년 만에 KCC를 단숨에 1위로 올려두며 최연소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만하면 추 감독도 10점 만점에 10점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안양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
“제가 어떻게 저 자신에게 점수를 매기겠어요. (그래도 점수를 매겨야 한다면) 10점 만점에 5점이요. 팀은 잘 나가다가 버틴 것은 성공적이었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상황 대처가 부족했어요. 3년 치 배울 것을 1년 동안 배운 느낌이에요.”




감독 대행으로 시작했던 김승기 감독(43)의 시즌,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주축 선수인 박찬희, 이정현이 2015 FIBA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며 팀 합류가 늦어졌고, 오세근, 전성현은 불법 스포츠도박에 연루, 개막 4연패로 시즌을 시작했다. 선수 구성조차 할 수 없었다.


KGC인삼공사가 힘을 낸 건 이정현이 돌아온 후였다.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 팀에 합류한 이정현은 복귀전에서 33득점을 올렸고, 2라운드에서 평균 16.2득점을 올렸다. 특히 3점슛 부문에서 존재감을 뽐내며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이정현은 이번 시즌 3점슛 부문 전체 5위(시즌 평균 2개)를 기록했다.)


게다가 KGC인삼공사는 지난해 12월 6일부터는 홈 12연승도 기록했다. 개막 이후 3라운드까지 안양에서 1패도 거두지 않으며 안방불패를 이어갔다. 지난 시즌에 거둔 3승을 포함하면 15연승, 이는 서울 SK가 세운 27연승을 뒤잇는 기록이었다. ‘날라리 농구’는 철저히 배제했다. (김 감독은 12월 초 인터뷰에서 ‘날라리 농구’를 “팀이 아닌 자기만 생각하는 농구”라고 정의했다. 당시 김 감독은 “슛, 패스, 볼 캐치를 성의 없이 하고, 자기 생각만 하면 질 수밖에 없다. 그런 부분이 있다면 고쳐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 김기윤의 성장이 돋보였다. 비시즌 김 감독은 김기윤에게 호된 훈련과 모진 말을 서슴지 않았다. 당시 김기윤은 서러움에 눈물을 흘렸다고. 하지만 오히려 그러한 말은 김기윤에게 자극제가 되었다. 김 감독의 애정을 받았던 김기윤은 지난 시즌 3.6득점에 그쳤던 평균 득점이 이번 시즌 8득점으로 오르며, 주전급 가드로 거듭났다.


이러한 노고를 인정받아 김 감독은 2016년 새해 첫날, 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감독으로 승격했다. 전신 SBS, KT&G 시절을 포함 KGC인삼공사의 9대 감독이었다. 하지만 또다시 김 감독에게 위기가 찾았다. 이정현에게 기복이 찾아왔고, KGC인삼공사만의 장점이었던 스틸에 의한 속공 공격도 잦아들었다. 게다가 강병현은 수술대에 올랐다.


정규리그 4위로 마무리했지만, KGC인삼공사의 최근 경기력은 좋지 않다. 선수들이 제 컨디션이 아니고, 사기도 떨어진 모습이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순위가 정해져 무리할 필요가 없다”라고 답했다.



부산 케이티소닉붐 조동현 감독
“스스로 점수를 매기기가 힘들어요. 첫 번째 목표였던 플레이오프 진출을 달성하지 못했고, 성적이 못 낸 자신에게 점수를 주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조동현 감독(39)은 지난해 4월 케이티의 6대 감독에 선임, 지휘봉을 잡았다. 최연소 사령탑이었다. ‘리빌딩’이라는 목표 아래 시작한 시즌이었지만, 조 감독 역시 출발이 녹록지 않았다.


비시즌 조 감독은 선수 전원이 움직이며 쉴 새 없이 압박하는 농구를 구상했다. 하지만 시즌 한 달여를 앞두고 그 중심에 있었던 김현수-김현민이 불법 스포츠도박에 연루되며 이 구상은 백지화됐다. 김현민 대신 박철호가 있었고, 김현수 자리엔 이재도가 있었다. 실제로 시즌 초반 박철호는 박상오와 함께 포스트를 장악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개막 세 경기를 치른 조 감독은 당시 “최근 박철호의 페이스라면 지난 시즌 이재도에 이어 기량발전상을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라며 칭찬했다.


조성민의 자리는 이재도가 대신했다. 1, 2라운드 평균 15.8득점을 올리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다만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능력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게다가 2라운드에는 3라운더 강호연의 반짝 활약도 있었다. 24순위로 케이티의 유니폼을 입은 강호연은 자신감 있는 플레이로 팀의 사기를 북돋웠고, 조성민의 백업으로 뛰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 있게 슛을 던지는 배짱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케이티는 4라운드 부진에 빠졌다. 3라운드까지 외국 선수 평균 득점을 리그 2위(23.2점)로 기록했던 케이티였기에 이들의 콤비 플레이의 출전 시간이 2, 3쿼터로 확대된 4라운드에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블레이클리가 침묵했다. 동시에 이재도, 박철호가 모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조성민의 부담이 가중되었다. 이재도와 최창진은 경험이 부족했고, 심스와 블레이클리는 함께 뛰면 높이에서 강점이 생기지만 홀로 뛸 땐 일대일 능력이 뛰어나진 않았다. 게다가 이 두 선수의 득점은 대부분 조성민의 패스로 이뤄졌다. 그러던 중 조성민은 발목 부상을 당했고, 2주간의 공백을 가졌다. 조 감독은 이광재를 콜업했지만, 이광재의 몸 상태도 100%가 아니었다. 별다른 묘수가 없었던 케이티는 7연패를 안았다.


그러던 중 블레이클리가 6라운드를 앞두고 공격력을 되찾았다. 게다가 코트니 심스의 부상으로 일시 대체 한 제스퍼 존슨의 합류에 두 선수의 조합은 최상이었다. 게다가 소극적인 플레이로 조 감독의 고민을 샀던 박철호가 시즌 초반 적극적이었던 면모를 되찾았다. 골밑에서 거침없이 몸싸움을 펼쳤고, 자신감 있는 플레이로 팀 사기를 끌어올렸다. 되살아난 분위기로 6강의 불씨를 짚이려 했지만, 6위 동부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결국 케이티는 정규리그 7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시즌 막바지에 살아난 국내 선수들 투지는 분명 다음 시즌 케이티의 모습을 기대케 하는 대목이었다.


#사진 – 유용우,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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