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윤호진 감독대행, “제가 더 공부하면 더 좋아질 것”
- 아마추어 / 서울/이재범 기자 / 2022-04-28 18:59:41

2016년부터 매년 대학농구리그 우승 트로피를 안겼던 은희석 감독이 연세대를 떠나 서울 삼성으로 자리를 옮겼다. 은희석 감독을 보좌하던 윤호진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연세대를 이끌고 있다.
은희석 감독이 떠난 이후 연세대는 지난 25일 단국대와 첫 경기에서 53-52로 이겼다. 탄탄한 수비는 그대로였지만, 평소보다 득점력이 떨어졌다. 특히, 3점슛 23개 중 2개 밖에 넣지 못해 3점슛 성공률이 8.7%에 불과했다.
연세대가 새로운 감독을 선임할지, 아니면 윤호진 감독대행에게 대행 꼬리표를 떼고 감독을 맡길지 정해지지 않았다. 어느 쪽이든 빠른 시일 안에 이뤄지지 않을 분위기다.
중간고사 휴식기를 끝낸 대학농구리그가 지난 25일부터 6월 10일까지 쉼 없이 달리기에 윤호진 감독대행은 당분간 연세대를 계속 책임져야 한다.
29일 명지대와 홈 경기를 갖는 연세대는 28일 오후 5시부터 연세대 체육관에서 코트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을 앞두고 윤호진 감독대행을 만나 팀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윤호진 감독대행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솔직히 너무 쉽게 생각했던 거 같다. (은희석) 감독님께서 해오신 시스템이 잘 되었다. 감독님께서 계실 때와 제가 있을 때는 아예 다른 건데 제가 잘 될 거라고 여기며 선수들이 열심히 한다는 걸 핑계 삼아 소홀했던 거 같다. 준비할 거는 준비했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초점을 맞춰서 준비한 게 제일 실수였다. 단국대와 개막전에서 안 되었던 문제점을 선수들과 잘 비디오 미팅까지 하고 준비했다. 수비는 너무 잘 되었는데 공격에서는 너무 안 풀려서 저도 당황했다. 감독님께서 그래서 이것저것 꼼꼼하게 챙기셨던 거다. 선수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저에게는 너무 많은 공부가 되었다.
프로에서도 보통 수비를 많이 준비하고, 공격을 하던 대로 한다.
슛이 안 들어갔을 때를 대비한 준비를 했어야 하나 싶었다. 제가 여유를 갖고 준비할 상황이 아니었던 건 맞다. 제가 더 보고 안 된 부분을 더 파악해서 준비를 했어야 한다. ‘공격은 선수들이 풀어나가는 거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게 안일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경기영상을 편집해서 다시 봤더니 ‘이런 게 안 되었다’는 게 보였다. 지고 나서 그걸 알았다면 더 억울했을 거다. 다행히 이기고 그게 보였다.
공격이 안 된 건 양준석 없이 처음 경기를 했기 때문이 아닌가?
그 영향이 없었다면 말도 안 되는 거다. 우리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리딩 가드인데다 그만한 역량을 갖춘 선수다. 자신이 있다는 것보다는 감독님 가신 이후 (양준석) 없이 맡았다. 다른 선수들도 양준석과 같이 운동을 하고, 연세대 유니폼을 입고 아무 문제 없이 버텼다. 기대보다는 그래도 어느 정도 해줄 거라고 믿었다. (앞으로 양준석) 없이 가야하고, 연습도 잘 따라와줬는데 저 선수들도 부담감이 클 거다. 얼마 전까지 적은 시간 뛰었던 김도완도 부담이 클 텐데도 잘 해주고 있는 건 분명하다.
팀 장악력이 뛰어났던 은희석 감독의 부재 자체가 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생각이 제일 많은 게 그 부분이다. 농구를 잘 가르치는 게 가장 중요하지만, 감독님 스타일대로 제가 따라 하려니까 저는 은희석 감독님이 아니라는 거다. 물론 혼낼 때는 혼낸다. 선수들의 비위를 맞추거나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주는 건 아니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면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더 무서울 거라고 생각한다. 감독대행을 할 때 제가 실패를 하더라도 (은희석 감독) 흉내를 내는 건 아니라도 생각했다. 체계적인 팀 훈련 시스템과 감독님의 지도 방식은 제가 그걸 배웠기에 지켜나가면서 창의적으로 갈 수 있게 하려고 했다. 감독님께서 원하신 것과 조금 달라서 선수들이 혼란스러워 할 수 있을 거라고 여겼다. 양준석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고, 제가 분위기를 그렇게 만들어서 그런 건지 많이 헷갈린다.

선수들이 안쓰러울 정도로 저를 믿어준다. 제 앞에서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선수 모두 야간 운동을 하고, 부모님들의 연락을 받는 걸 보면 ‘주말에 안 오냐’고 하시면 ‘운동한다고 바빠서 못 간다’고 했다. 스스로 훈련하는 분위기가 잡혀 간다. 밤에도 스스로 몸 관리를 하며 코트에서 120% 쏟기 위해서 일찍 잔다. 이런 부분이 놀랍다. 선수들이 풀릴 즈음 보면 스스로 잘 하고 있다. (코치가 없어) 혼자서 일을 하고 있어서 여러 업무를 하다가 보면 선수들이 땀을 흘리며 열심히 하고 있다. ‘이렇게 하는 것도 좋겠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이런 분위기를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는 제 몫이다. 걱정스러운 부분은 나오지 않는다. 제가 좀 더 공부하면 선수들이 더 좋아질 거라고 기대한다.
연승 행진 중이라서 언젠가 패배를 당할 때가 가장 큰 위기다.
위기일 때 문제점이 다 튀어나온다. 선수들도 그 때 불만을 가지기 시작할 거다. 연승이라는 게 참 웃기다. 감독님께서 가신 뒤 몇 연승을 하고 있다는 걸 저도 인지를 했다. 우승 배너도 체육관에 걸려 있다. 갑자기 제가 맡았는데 학교 이름도 있고, 역사도 있다. 아무리 고민을 해도 어쩔 수 없다.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는 선수들과 뒹굴면서 해봐야 한다. 어제(27일) 훈련할 때 연세대의 조직적인 움직임에서 살짝 틀을 바꿨다. 선수들이 야간 훈련할 때 그걸 해보고 있더라. 연승은 언젠가 끊어질 거다. 그 때 분위기를 잘 추슬러야 한다. 제가 노력해온 걸 선수들도 알고, 선수들도 노력을 하기에 그런 문제를 감싸고 더 노력하자고 한다면 좋아질 거다. 그렇다고 내일 진다, 모레 진다는 걸 예상할 수 없다. 할 때까지 최선을 다 할 거다.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선수들에게 여유를 줬을 때 편하다는 것보다 스스로 그걸 지켜나갈 때 더 무서운 힘이 나온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쉽지는 않을 거다. 저도 당겼다가 놓아줬다가, 당근 줬다가 채찍 줬다가 한다. 혼낼 때도 많이 혼낸다. 너무 틀에 박힌 것은 아닌 이런 방향도 있다고 이야기를 해준다. 3,4학년들이 후배들을 많이 잡아준다. 제가 몸이 하나이고, 3,4학년은 팀 분위기와 시스템을 잘 알기에 ‘이럴 때 잘 해야 한다’며 ‘이거 하면 안 돼, 저거 하면 안 돼’ 계속 후배들에게 이야기를 해준다. 선수들끼리 스스로 미팅도 한다. 그런 게 놀랍다. 누구 하나 경기를 못 뛴다고 풀이 죽어 있지도 않는다. 끝까지 으샤으샤하자고 한다. 이렇게 해서 잘 되면 최고다. 저도 계속 노력을 해야 한다.
#사진_ 점프볼 DB
[ⓒ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