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의 프로 생활을 마무리한 곽주영 “많은 분들에게 감사, 또 미안하다”
- 여자농구 / 민준구 / 2019-04-16 10:29:00

[점프볼=민준구 기자] 대한민국 여자농구에 한 획을 그었던 한 낭자가 유니폼을 벗었다.
2003년 겨울, 혜성처럼 등장한 곽주영은 금호생명의 유니폼을 입고 신인상의 주인공이 됐다. 대한민국 여자농구의 골밑을 책임질 주인공으로 거듭난 곽주영은 17년 동안 금호생명, KB스타즈, KDB생명, 신한은행 등 총 4팀을 오고 가며 WKBL에서 최고로 평가받았다.
통산 21시즌 517경기 출전 6.6득점 3.7리바운드. 현역 시절 내내 상복은 많지 않았지만, 2014 인천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르며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이제는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다음은 곽주영과의 일문일답이다.
Q.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다.
그동안 생각은 많이 했지만, 쉽게 내려놓지 못했다. 아무래도 코칭스태프, 그리고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래서 내려놓는 타이밍을 쉽게 잡지 못했다.
Q. 은퇴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나.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으면서 계속 아픈 곳이 생겼다. 쉬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고 심리적인 압박도 많이 있었다. 시기를 생각하면 지금이 가장 적당한 것 같았다. 팀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내 선택이 이기적이고 막무가내인 것 같아 미안하다. 그래도 세월이 더 흘러가기 전에 선택을 해야 했다.
Q. 반평생 이상을 농구만 보고 달려왔다.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을 텐데?
농구를 잘했던 시절보다 지난 시즌이 더 기억에 남는다. 모든 선수들이 준비를 잘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신기성 감독님부터 코치분들은 물론 선수단 모두 너무 힘들어했다. (김)단비가 정말 고생했다. 많이 도와줘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 신한은행이 이대로 무너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떠나지만, 앞으로 더 좋은 팀이 될 거라고 믿는다.
Q. 그래도 든든한 동생들이 많아졌다.
(한)엄지와 (김)연희가 정말 많이 좋아졌다. (김)아름이와 (유)승희도 부상만 아니었다면 더 잘했을 것이다. 새로 오신 정상일 감독님과 코치분들 모두 능력을 인정받으신 분들이다. 앞으로 더 잘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Q. 은퇴 후 계획은 있나?
아직은 없다. 일단 쉬면서 정신을 맑게 할 생각이다(웃음). 스스로를 평가하고 나서 더 잘할 수 있는 걸 찾을 것이다. 또 그동안 하지 못했던 공부를 해 나갈 계획이다.
Q. 다시 농구계로 돌아올 생각은 없나.
운동선수로는 힘들지 않을까? 만약 코치로 불러주신다고 해도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다. 더 많은 공부를 하고 경험도 쌓아야 한다. 그런 다음에 불러주시는 곳이 있다면 가야 하지 않을까(웃음)?
Q. 조심스럽지만, 결혼에 대한 생각도 물어보고 싶다.
일단 연애부터 해야 한다(웃음). 결혼 계획은 아직 없고, 마음이 맞는 짝을 만나고 싶다.
Q. 정든 코트를 떠나게 된다. 작별 인사는 잘했는지 궁금하다.
인천에 남아서 동생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막상 떠나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가볍지는 않다. 힘든 상황인데 도움은 주지 못해서 미안하기도 하다. 마지막까지 챙겨주고 떠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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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