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W리뷰] 유리한 고지 오른 KB, 패했지만 한숨돌린 우리은행

여자농구 / 박정훈 기자 / 2019-02-12 01: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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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박정훈 칼럼니스트] 우리은행 2018-2019시즌 여자프로농구가 어느덧 6라운드 중반에 접어들었다. KB스타즈는 디펜딩 챔피언을 또다시 제압하며 정규리그 우승으로 가는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반면 최하위 신한은행은 연패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올 시즌 최고의 빅매치가 펼쳐졌던 여자프로농구의 지난 한 주를 되돌아봤다.

1위_청주 KB스타즈(22승 5패)

▶ 정규리그 우승으로 가는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4승 2패] 9일 우리은행을 81-80으로 제압했다. 4쿼터 2분 45초까지 59-70으로 끌려갔지만 이후 무려 22점을 넣으며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KB스타즈는 올 시즌 우리은행을 상대로 4연승을 기록하며 7라운드 결과와 상관없이 상대 전적 우위를 확정지었다.

간판 센터 박지수(193cm)가 디펜딩 챔피언 격파의 선봉에 섰다. 그는 4쿼터 초반 퇴장 당한 카일라 쏜튼(185cm, 포워드)을 대신해서 공격을 이끌었다. 우리은행 모니크 빌링스를 상대로 포스트업, 돌파를 시도하며 5번째 반칙을 유도했고, 김소니아를 앞에 두고 역전 득점을 올렸다. 그는 19점 중 9점을 4쿼터에 폭발시켰다. 쏜튼도 23점을 넣으며 힘을 보탰다. 1대1 공격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정은과 김소니아를 차례로 상대했지만 페인트존 공략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득점에는 문제가 없었다. 풋백과 속공 마무리, 장거리 3점슛 등으로 꾸준히 점수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비록 U파울 2개를 범하며 코트를 떠났지만 그의 공헌도는 무척 컸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3점슛 성공률이 29%(5/17)에 그쳤다. 쏜튼과 염윤아(177cm, 가드)는 각각 3쿼터와 4쿼터에 2개씩 성공시켰다. 하지만 간판 슈터 강아정(180cm, 포워드)이 4개를 던져서 모두 놓쳤다. 2점슛(1/5)도 계속 빗나갔다. 수비도 문제를 드러냈다. 스위치 디펜스가 힘을 잃었다. 스크린 공격은 봉쇄했지만 후속 수비가 흔들렸다. 심성영(165cm, 가드) 염윤아는 우리은행 김정은, 임영희의 집중 타겟이었다. 심성영은 3-5라운드 대결 때 미스매치 상황에서 의연하게 대처했지만 이번에는 힘에 부쳤다. 그때처럼 박지수가 도와줄 수도 없었다. 전력을 기울여도 빌링스 방어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박지수도 스위치 후 우리은행 박혜진을 막는데 애를 먹었다.

[밀집수비] 11일 KEB하나은행을 77-61로 꺾고 13연승을 질주했다. KEB하나은행 파커 봉쇄에 전력을 기울였다. 박지수가 골밑에서 전투적인 몸싸움을 불사했고, 동료들이 근처에 포진했다. 공이 투입되면 지체 없이 함정수비가 펼쳐졌다. 이런 방법으로 엔트리 패스를 방해했고, 많은 턴오버를 유도했다. 2쿼터에는 박지수의 체력안배에 신경 썼다. 쿼터 초반 휴식을 줬고, 투입 후에는 지역방어를 펼쳤다. 박지수는 2쿼터에 아낀 힘을 후반전에 폭발시키며 수비 성공을 이끌었다. 공격에서는 쏜튼이 빛났다. 그는 속공을 5개나 성공시켰고, 하프코트에서는 수비수들을 끌고 다니며 동료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줬다. 강아정과 심성영은 3점슛 5개를 합작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2위_아산 우리은행(20승 7패)

▶ KB스타즈에 또다시 패하며 올 시즌 상대 전적이 2승 4패가 됐다.

[공격 리바운드] 7일 OK저축은행을 90-61로 제압했다. ‘빅3’가 모니크 빌링스(190cm, 센터)와 합작한 2대2 공격이 호조를 보였다. 스크린 한방에 외곽슛을 던지는 장면이 많았고, 파생 기회도 적지 않게 만들었다. 국내선수만 뛰는 2쿼터에는 OK저축은행의 스위치 디펜스를 상대로 재빨리 미스매치를 찾은 후 공격을 밀어줬다. 여기까지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과정은 좋았지만 3점슛 성공률(29%, 8/28)이 낮았다. 하지만 공격 리바운드를 무려 25개나 걷어내며 기회를 이어갔고 후속 득점을 올렸다. 수비에서는 3쿼터에 다미리스 단타스를 무득점으로 막았다. 빌링스가 골밑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았고 국내선수들은 새깅, 트랩 디펜스를 차례로 선보이며 단타스를 에워쌌다.

[2승 4패] 9일 KB스타즈에 80-81로 패했다. 4쿼터 초반까지 70-59로 앞섰고 이후 KB스타즈 카일라 쏜튼이 퇴장을 당하는 호재가 겹쳤지만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우리은행은 KB스타즈 트윈타워에게 42점을 내줬다. 박지수는 빌링스와 김소니아(176cm, 포워드)가 번갈아 막았지만 제어에 실패했다. 빌링스는 4번째 반칙 이후 움직임이 위축됐고 김소니아는 키 차이가 두드러졌다. 쏜튼(23점) 수비는 다소 아쉬웠다. 김정은(180cm, 포워드)과 김소니아가 차례로 수비수로 나섰고 1대1 공격을 잘 저지했다. 하지만 풋백과 속공 마무리, 장거리 3점슛 등에 의해 많은 점수를 주면서 1대1로 막은 점수를 다 까먹었다.

소득도 있었다. 빌링스가 25점을 넣으며 공격의 한 축을 담당했다. KB스타즈의 바꿔 막는 수비로 인해 스크린 솜씨를 발휘할 기회가 적었지만 돌파와 중거리슛 등으로 박지수를 괴롭혔다. 전임자였던 크리스탈 토마스(196cm, 센터)가 KB스타즈와의 3-5라운드 대결 때 평균 3.3득점(야투 성공률 17%)에 그친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업그레이드였다. 스위치 후 발생한 미스매치도 잘 공략했다. 김정은이 수비수의 키에 따라 포스트업 또는 돌파, 스윙을 하면서 선봉에 섰고 임영희(178cm, 포워드)는 포스트업, 박혜진(178cm, 가드)은 외곽슛으로 수비수를 요리했다. 최은실(182cm, 포워드)은 동료들이 만든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장기인 캐치앤슛을 성공시켰다.

[숨통이 트였다] 토마스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빌링스는 2경기를 뛰었고 평균 21.5득점 12리바운드, 야투 성공률 50%(15/30)를 기록했다. 공격에서는 주로 하이포스트에 포진했다. 중거리슛이 정확했고 돌파에 이은 마무리도 수준급이었다. ‘빅3’와 2대2 공격을 합작할 때는 견고한 스크린을 선보였다. 속공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공격 범위가 넓고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단타스와 박지수가 막는데 애를 먹었다. 무엇보다 토마스에게 기대할 수 없었던 해결 능력을 보여주면서 공격에 숨통이 트였다. 이제 ‘빅3’만 바라볼 필요가 없게 됐다. 수비도 나쁘지 않았다. 2경기 연속 1쿼터에 반칙 3개를 범했지만 이후 크게 위축되지 않고 오랫동안 코트를 지켰다.

3위_용인 삼성생명(16승 11패)

▶ 배혜윤의 환상적인 활약 덕분에 3연승에 성공했다.



[슈퍼스타 배혜윤] 10일 OK저축은행을 89-81로 꺾고 3연승을 질주했다. 시작은 나빴다. 경기 초반 김보미(176cm, 포워드)가 공격을 주도했지만 12cm 작은 OK저축은행 안혜지를 제압하지 못했다. 김한별(178cm, 가드)이 통증을 호소하며 벤치로 물러나는 악재도 겹쳤다. 여기에 무려 3점슛 6개를 허용하면서 12-26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2쿼터에 OK저축은행의 존프레스와 대인방어를 차례로 격파하며 31-34로 추격했다. 이후 계속되는 지역방어를 맞아 외곽포가 침묵하면서 35-45로 끌려갔지만 박하나(176cm, 가드)의 외곽슛과 배혜윤(182cm, 센터)의 1대1 공격, 티아나 하킨스(191cm, 센터)의 골밑 수호와 함정수비 등을 앞세워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고 결국 승리했다.

가장 빛난 별은 배혜윤이었다. 1대1 대결에서 OK저축은행 김소담, 조은주 등을 압도했다. 26득점을 올렸고 반칙을 9개나 유도했다. 승부처였던 연장전에는 무려 11점을 몰아넣었다. 그가 포스트업 한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아는 상황에서 연속 득점을 올렸기에 더욱 빛났다. 수비 공헌도 역시 높았다. 삼성생명은 하킨스가 4반칙에 빠진 후 OK저축은행 다미리스 단타스를 막기 위해 함정수비를 펼쳤는데 배혜윤이 그 역할을 수행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박하나는 정확한 3점슛(5/9)으로 지역방어 격파에 앞장섰고 2대2 공격 전개, 오프 더 볼 무브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2쿼터에는 4cm가 큰 OK저축은행 구슬의 포스트업을 연거푸 막아내는 발군의 수비력을 과시했다.

4위 OK저축은행(10승 18패)

▶상위권 팀을 연거푸 만나는 힘든 한 주였다.



[리바운드] 7일 우리은행에 61-90로 패했다. 수비가 무너졌다. 1쿼터와 3쿼터에 2대2 방어가 취약했다. 우리은행 모니크 빌링스의 스크린 한방에 외곽슛 기회를 내줬고, 후속 수비도 불안했다. 스위치 디펜스를 펼친 2쿼터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바꿔 막는 수비는 미스매치 발생을 감수하는 작전이지만 그 정도가 심했다. 하지만 근본적 문제는 리바운드였다. 이날 우리은행에 공격 리바운드를 25개나 내줬다. 안혜지(164cm)와 이소희(170cm) 정유진(174cm) 등을 오래 기용하면서 미스매치가 많았다는 것을 감안해도 너무 많이 허용했다. 리바운드는 무엇보다 의지가 중요하다. 공격에서는 다미리스 단타스(195cm, 센터)가 우리은행의 밀집수비에 갇히며 3쿼터 무득점에 그쳤다.

[연장 패배] 10일 삼성생명에 2차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81-89로 패했다. 평소보다 지역방어를 오래 펼쳤는데도 리바운드 대결(48>47)에서 앞섰다. 7일 우리은행 경기와는 분명 달랐다. 구슬(180cm, 포워드)이 리바운드 17개(공격 7)를 걷어내며 투혼을 불태웠다. 단타스(18득점, 야투 6/18)가 티아나 하킨스의 강한 저항과 삼성생명의 함정수비에 고전했지만 국내선수들이 3점슛 10개를 합작하며 부족한 득점을 채웠다. 특히 김소담(185cm, 센터)은 3점슛 4개와 함께 18득점을 올리는 깜짝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삼성생명 배혜윤을 막지 못하면서 다잡은 대어를 놓쳤다. 김소담이 오랫동안 상대했고, 경기 막판에는 조은주(180cm, 포워드)까지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4위_부천 KEB하나은행(10승 18패)

▶ 4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다이나믹 듀오] 8일 신한은행을 94-88로 꺾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샤이엔 파커(192cm, 센터)는 골밑 공격에 집중하며 무려 35득점을 올렸다. 신한은행 먼로를 상대로 포스트업에 애를 먹는 장면도 있었지만 어찌 됐든 많은 점수를 만들어냈고, 먼로를 5반칙으로 몰아냈다. 강이슬(180cm, 포워드)도 29득점을 폭발시켰다. 자신을 막는 수비수의 키에 따라 공격에 변화를 주는 영리한 플레이가 돋보였다. 김단비가 막을 때는 중거리슛을 던졌고 김아름과 강계리, 양지영 등을 상대로는 포스트업을 시도하며 신한은행을 괴롭혔다. 고아라(179cm, 포워드)는 3점슛 3방을 꽂아 넣었고, 픽앤롤 전개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다이나믹 듀오의 뒤를 받쳤다.

[턴오버 22개] 11일 KB스타즈에 61-77로 패했다. 공격이 문제였다. 파커가 KB스타즈의 새깅, 트랩 디펜스에 의해 페인트존에 고립됐다. 엔트리 패스에 어려움을 겪었고, 공 투입 후 슛 또는 빼주는 패스도 여의치 않았다. 이 과정에서 많은 턴오버가 발생했다. 외곽포도 침묵했다. KB스타즈의 스위치 디펜스로 인해 스크린 공격이 막힌 상황에서 패스 전개도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회를 잡기가 어려웠다. 수비도 좋지 않았다. 득점에 성공하고도 바로 속공 점수를 내주는 이해하기 힘든 장면이 몇 차례 나왔다. 트윈타워 제어에도 실패했다. 2쿼터 박지수를 막는 함정수비는 좋았지만, 승부가 갈리기 전까지 쏜튼의 1대1 공격에서 파생되는 KB스타즈의 득점을 막지 못했다.

6위_인천 신한은행(4승 23패)

▶ KEB하나은행 강이슬에게 많은 점수를 내줬다.




[미스매치] 8일 OK저축은행에 88-94로 패하며 4연패에 빠졌다. 졌지만 잘 싸웠다. 국내선수들이 자신타 먼로(194cm, 센터)와 합작하는 2대2 공격이 좋았다. 에이스 김단비(178cm, 포워드)에게 의존하지 않고 강계리(164cm, 가드) 김규희(171cm, 가드) 양지영(181cm, 포워드) 등이 돌아가며 볼핸들러로 나섰다. 가드 2명을 동시에 기용하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볼핸들러는 늘 넉넉했다. 먼로는 견고한 스크린을 선보였고 롤인, 돌파, 중거리슛 등으로 점수를 만들어냈다. 김아름(173cm, 포워드)은 돌파와 커트인 등으로 득점에 가담했고, 한엄지(180cm, 포워드)는 오프 더 볼 무브와 포스트업 등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날 신한은행은 7명의 선수가 9득점 이상을 기록했다.

문제는 높이였다. 공격 리바운드(5<13)에서 밀렸다. 그리고 샤이엔 파커와 강이슬의 골밑 공격을 막지 못하면서 KEB하나은행에 많은 점수를 내줬다. 신기성 감독은 경기 후 파커-강이슬 수비 실패, 외국선수의 기량 차이를 패인으로 꼽았다. 여자프로농구 경기를 보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1순위로 뽑힌 파커가 대체 선수로 합류한 먼로보다 기량이 좋다고 생각할 것이다. 반면 강이슬 수비는 곱씹을 여지가 있다. 이날 신한은행은 강이슬을 막기 위해 김단비 카드를 선택했다. 하지만 김단비가 이른 시간에 2반칙을 범하자 수비수를 김아름으로 바꿨다. 2쿼터에는 투가드 시스템을 돌리면서 스위치 디펜스를 펼쳤고, 후반에는 김아름, 양지영, 김단비 등이 돌아가면서 막았다.

실패였다. 29점을 내줬다. 이날 강이슬은 1대1 공격을 많이 시도하며 골밑을 파고들었다. 페인트존 슛 성공률이 72.7%(8/11)였다. 그는 강계리, 김규희, 김아름보다 7~16cm가 크다. 양지영과 비교하면 힘이 더 세다. 김단비 말고는 누가 막아도 미스매치였다. 하지만 이를 보완하려는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았다. 농구는 작은 선수가 큰 선수를 막기 힘든 종목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비 전술이 발전했고 지금도 개발되고 있다. 누가 봐도 우열이 명확한 승부에서 별 다른 시도 없이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감나무 아래에서 입 벌리고 감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좋게 포장해도 도박이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지략 대결에서 밀린 경기였다.

#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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