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의 수염(The Creative Beard)' 하든은 누구인가?
- 해외농구 / 김윤호 기자 / 2016-12-13 01:43:00

[점프볼=김윤호(비즈볼프로젝트 칼럼니스트)] 지금 NBA에서 가장 핫한 선수를 한 명만 꼽기는 어렵지만, 이 선수는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턱수염을 휘날리는 스타, 바로 제임스 하든(휴스턴 로케츠)이다. 매 경기 엄청난 퍼포먼스로 팬들을 사로잡으며, NBA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자리 잡았다.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그의 턱수염은 이제 상대에게 두려움을 주는 상징물과도 같다.
대학 최고 가드, 오클라호마 시티를 만나다
캘리포니아 주 레이크우드 출신인 제임스 하든은 아테시아 고교 졸업반 시절 평균 18.8득점 7.9리바운드 3.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모교를 캘리포니아 주 우승으로 이끌었고, 고교 농구 올스타 격인 맥도날드 올 아메리칸 팀(McDonald’s All American Team)에도 뽑혔다. 당시 맥도날드 올 아메리칸 팀에 같이 뽑힌 선수로는 데릭 로즈(뉴욕 닉스), 블레이크 그리핀(LA 클리퍼스), 케빈 러브(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에릭 고든(휴스턴 로케츠) 등이 있다.
애리조나 주립 대학 입학 후에도 하든의 활약은 계속됐다. 1학년 때 평균 17.8득점을 기록하며 소속 컨퍼런스인 팩텐(Pac-10) 컨퍼런스 퍼스트팀에 뽑혔다. 또한 2학년 시즌에는 평균 20.1득점 5.6리바운드 4.2어시스트로 팩텐 컨퍼런스 퍼스트팀은 물론, 팩텐 컨퍼런스 「올해의 선수」에도 뽑혔으며 스테판 커리, 블레이크 그리핀 등과 함께 ‘미국 대학농구 베스트 5’라 할 수 있는 NCAA 올 아메리칸(All-American) 퍼스트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당연히 그는 NBA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최고의 가드 유망주였다.
2학년을 마치고 NBA 진출을 선언한 하든은 2009년 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에 지명되었다. 당시 2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멤피스 그리즐리스가 하든을 지명할 것이 유력했으나, 멤피스는 코네티컷 대학 출신의 센터 하심 타빗을 지명했다. 3순위 지명권이 있었고 가드 유망주를 원했던 오클라호마 시티에게는 행운과 같은 기회였다. 당연히 하든을 지나칠 리가 없었다.
하든의 진가는 2년차 시즌인 2010-2011시즌 후반기부터 드러났다. 벤치 멤버들을 이끄는 역할을 맡은 하든의 위력은 심상치 않았다. 주전으로 나왔던 올스타 휴식기 이전 경기에서는 평균 10.3득점, 야투율 41.3%에 그쳤으나, 올스타 휴식기 이후 벤치 에이스를 맡으면서 평균 15.8득점에 야투율 46.5%로 기록이 급상승했다. 팀의 두 주축이었던 케빈 듀란트와 러셀 웨스트브룩을 받쳐줄 세 번째 축으로 합격점을 줄 수 있는 활약이었다.
그리고 3년차인 2011-2012시즌, 벤치에서 출장하고도 평균 16.8득점, 4.1리바운드, 3.7어시스트에 야투율 49.1%라는 무서운 활약을 보였다. 게다가 「올해의 식스맨」 상 투표에서 1위표 119표 중 115표를 받는 압도적인 차이로 수상자가 됐다. 수상 당시 그의 나이는 만 22세 9개월로 역대 수상자 중 두 번째 어린 나이였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 LA 레이커스, 샌안토니오 스퍼스 등의 강호들을 연이어 제압하고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의 사상 첫 파이널 진출까지 이끄는 쾌거를 이끌어냈다.
휴스턴 유니폼, 그리고 슈퍼스타로
오클라호마 시티가 그를 식스맨으로 계속 활용하기에는 하든의 그릇이 너무 컸다. 게다가 오클라호마 시티는 스타들을 모두 끌고 갈 만한 재정적 여력이 없었다. 결국 2012-2013시즌을 앞두고 하든은 3대3 트레이드를 통해 휴스턴 로케츠로 이적했다. 하든이 유니폼을 갈아입게 되면서, 과연 그가 휴스턴에서 이전과 같은 위력을 보여줄 것인지의 여부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사람들의 궁금증에 대한 하든의 대답은 그 이상이었다. 그는 사람들이 생각한 그 이상의 그릇을 지닌 스타였다. NBA 최고의 식스맨이 아니라 최고의 스타 탄생을 예고한 것이다. 그는 휴스턴 이적 후 지난 시즌까지 4시즌 연속 평균 25득점 이상을 기록하는 고득점 행진을 보였는데, 이는 휴스턴에서 뛰었던 전설적인 센터 하킴 올라주원 이후 첫 기록이다. 만일 그가 올 시즌에도 평균 25득점 이상으로 시즌을 마친다면, 구단 역사상 최초로 5시즌 연속 평균 25득점을 기록하는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게 된다.
게다가 휴스턴 입단 이후 한 번도 올스타 선정에서 빠진 적이 없다. 이적 첫 해부터 올스타에 선정되었다. 휴스턴 구단 역사 상 4년 연속으로 올스타가 된 가드는 하든이 유일하다. 매 경기 맹활약을 펼치는 올 시즌에도 올스타에 선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걸출한 가드들이 모여 있는 NBA 서부 컨퍼런스이지만, 하든의 올스타 선정을 의심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그리고 NBA 베스트 5인 All NBA 퍼스트팀에 2년 연속으로 선정되며(2014, 2015) 명실상부한 최고의 가드임을 입증해냈다.
휴스턴 입단 후 자신의 NBA 내 입지를 대폭 상승시킨 하든의 고득점 비결 중 하나는 자유투이다. 하든은 지난 시즌에만 무려 720개의 자유투를 성공시켰는데 이는 역대 한 시즌 최다 자유투 성공 12위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그리고 2012-2013시즌 이후 한 경기에 10개 이상의 자유투를 얻어낸 경기가 무려 164경기이다. 이 부문 2위가 드마커스 커즌스(새크라멘토 킹스)의 104경기이니, 하든의 자유투 시도가 얼마나 압도적으로 많은 지 알 수 있다. 또한 2시즌 연속(2014-15, 2015-16)으로 NBA에서 자유투를 가장 많이 얻어내는 선수이기도 했다.
고감도 3점슛 역시 주무기이기도 한데, 대부분의 선수들은 3점슛 라인 안쪽에서 스텝백 점프슛을 시도하지만, 하든은 스텝백으로 3점 라인 안에서 중거리슛을 던지는 것은 물론, 스텝백 3점슛까지 던진다. 그렇게 난이도가 높은 슛을 주저 없이 던지고도 통산 3점슛 성공률이 36.8%로 준수하며, NBA 역대 최연소 3점슛 1,000개의 기록을 세웠다.
여기에 그의 장기인 유로 스텝은 웬만한 슬램덩크 장면에 뒤지지 않는 화려함을 자랑한다. 하든은 화려한 유로 스텝으로 상대 수비를 수없이 농락했다. NBA에서 하든만큼 돌파 스텝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선수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의 창조성을 엿볼 수 있는 무기라고 볼 수 있겠다. 이러한 하든 덕분에 휴스턴은 그가 입단한 이후 4년 연속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왔다. 한동안 플레이오프 진출에 연이어 실패하는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하든의 휴스턴은 더 이상 약하지 않다. 지난 2015년에는 18년 만의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을 이뤄내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하든의 위력을 선수들도 실감했는지, 2015년 NBA 선수협회 시상식에서 선수들이 뽑은 MVP에 선정되었다.
Fear The Beard! 역사를 창조한다
하든의 전진, 그리고 창조는 멈추지 않는다. 올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포인트가드로 뛰기 시작한 하든의 경기력은 가히 압도적이다. 평균 어시스트가 무려 12.5개로 어시스트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평균 득점은 28.7득점으로 리그 5위다. 이 정도면 득점왕과 어시스트왕 동시 달성에 도전할 만한 기록이다. 만일 그가 득점왕과 어시스트왕을 동시에 차지한다면, 이는 1973년 이후 44년 만에 나오는 대기록이 될 것이다.
또한 올 시즌 한 경기 30득점-10어시스트 경기가 무려 6경기나 되며, 올 시즌 한 경기 30득점-10어시스트 기록을 가장 많이 달성한 선수이기도 하다. 2위가 ‘절친’ 러셀 웨스트브룩의 4경기이며 나머지 모든 선수들의 기록을 합쳐봐야 3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그가 매 경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자신만의 유니크함으로 NBA의 슈퍼스타로 자리잡은 하든은 많은 NBA 선수들에게 부러움이자 두려움의 대상이다. ‘수염을 두려워하라!(Fear The Beard)’는 그를 대표하는 문구 중 하나가 되었다. 이전의 스타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경기를 지배해 나가는 하든의 위력은 좀처럼 줄어들 줄을 모르고 있다. 과연 올 시즌의 하든은 어떤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게 될 것인가? 로켓처럼 폭발적으로 나아가는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 월간 점프볼 12월호에 게재되었던 기사입니다.
사진_아디다스 제공
일러스트_김민석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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