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 '아픈 손가락' 정유진 “믿음 주는 플레이 하고파”

여자농구 / 강현지 / 2016-12-10 00: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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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강현지 기자] WKBL 5년차 구리 KDB생명 정유진(23, 174cm)에게 12월 1일, 인천 신한은행과의 경기는 잊을 수 없는 경기로 꼽힌다. 이번 시즌 업앤다운을 제대로 보여준 경기였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WKBL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6순위로 KDB생명에 입단한 정유진은 그간 정규리그 무대보다 퓨처스리그에서 활약상을 보였다. 지난 4년 동안 1군 무대에 오른 것은 단 6경기, 출전 시간도 평균 3분 15초에 그쳤고, 0.83득점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슛 하나는 일가견은 있었지만, 쉽게 출전 기회가 오지 않았다.


게다가 지난 시즌에는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벤치를 지키는 날이 더 많았다. 부상 이탈로 인한 아쉬움이 있었기에 정유진은 비시즌 더 많은 땀을 흘렸다. 그 첫 번째 단계는 비시즌 훈련 참가하기였다. 서서히 몸을 끌어올린 정유진은 지난 7월, 박신자컵 서머리그에서 가능성을 증명해 보였다. 득점뿐만 아니라 리바운드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코칭 스태프로부터 눈도장을 받았다.


정유진은 박신자컵 5경기에서 평균 26분 3초간 출전, 평균 9득점 6.4리바운드를 올렸다. 그중 KEB하나은행을 상대로는 17득점(3점슛 4개 포함), 9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며 75-71로 팀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이후 비시즌 연습 경기에서도 과정이 나쁘지 않아 김영주 감독이 '이번 시즌 성장이 기대되는 선수’로 정유진을 꼽았다. 슛에서도 자신감을 찾았고, 수비에서도 하려는 의지가 강해졌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시즌 개막을 한 이후에는 그 땀방울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되려 유망주였던 그녀에게 김 감독은 “농구 그만 둘거냐”라는 쓴소리를 전해야했다.


지난 1일 인천 신한은행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정유진은 더블더블(24득점 9리바운드)에 가까운 활약상을 보이며 82-42,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3점슛을 6개나 터뜨렸다. 경기를 앞두고 들은 김 감독의 쓴소리가 약이 되어 돌아온 것이었다.


그간 부진에 남모를 스트레스도 많았다. “시즌 시작 이후, 퓨처스리그만도 못한 경기력을 보였다. 잘했던 모습을 보며 생각을 달리하기 위해 당시 경기(박신자컵)도 찾아봤다. 마음처럼 되지 않았지만, 신한은행전은 이 악물고 한번 해보자고 마음먹었던 것이 잘됐던 거 같다. 그 경기 이후로 경기에 나서는 마음을 달리하게 되었다.”


퓨처스리그에서 32분 24초 동안 뛴 정유진은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1군 무대 엔트리에 이름 올렸다. 물론 퓨처스리그만큼 출전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지만, 중요한 승부처에 기용되며 기회를 얻었다.


당시 KDB생명 김영주 감독은 3점차 뒤지고 있는 상황(58-61)에서 노현지를 불러들이며 정유진을 투입했다. 3초를 남겨두고 조은주의 3점슛이 림에서 돌아나왔다. 하지만 정유진이 귀중한 공격 리바운드를 따냈다. 여기까진 좋았다. 리바운드 가담 후 곧바로 공격을 시도했다. 3점차였는데, 2점슛을 시도한 것이다.


당시를 회상하며 정유진은 긴 한숨을 쉬었다. “제가 경험이 부족했었던 부분이었죠. 슛을 넣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던 거예요. 나중에 비디오를 다시 보니 크리스마스, 경은 언니에게 3점슛 찬스가 있었더라고요. 생각이 많았던 경기였죠.” 그렇게 KDB생명은 58-61로 패하며 신한은행의 4연패 탈출 제물이 되었다.


그래도 팀은 물론 정유진도 조금씩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는 모습은 고무적이다. 지난 시즌 꼴찌를 기록했던 팀 성적은 3라운드 현재 KEB하나은행과 공동 3위에 이름 올리고 있다. 패배에 익숙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KDB생명 선수단 모두 마지막까지 한 발짝 더 뛰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정유진도 조금이나마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 7일 용인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는 시즌 첫 3점슛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지난 시즌에는 패했던 경기가 많았어요. 단합보다는 따로 경기를 하는 듯했죠.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뒤지고 있어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이고,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의지가 커요. 저도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요. 아직 비시즌에 준비했던 것만큼 경기에서 나오지 않아 감독님, 코치님께 죄송한 마음이 커요. 하지만 기회를 주시는데 반드시 잡아야죠.”


이제 조심스레 날개를 펴기 시작한 정유진은 “당장 ‘주전 자리를 꿰찰 거다’라는 목표보다 감독님의 믿음에 신뢰와 믿음을 드리는 플레이를 하고 싶어요. 경기에 출전하면 제 몫을 다하고 나오고 싶고요”라는 소박한 목표를 정했다. 믿음을 드린 후 더 큰 목표를 정하겠다며 말이다.


다부진 각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투지와 근성을 코트에서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에게나 성장통은 있다. 다만 성장통을 어떻게 이겨내느냐는 스스로의 몫이다. 정유진이 이번 시즌 김 감독으로부터 중용받으며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지금부터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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