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우먼’ 하킨스 “육아·선수 모두 할 수 있어 행복해”
- 여자농구 / 강현지 / 2016-12-09 14:46:00

[점프볼=강현지 기자]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해내는 슈퍼우먼이 있다. 주인공은 구리 KDB생명의 외국선수 티아나 하킨스(25, 191cm)다.
할아버지의 권유로 12살 때부터 농구공을 잡은 하킨스는 대학 진학을 고민하던 중 농구선수가 되기로 마음을 굳히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2013년 전체 6순위로 시애틀에 지명되며 WNBA 선수가 되는 꿈을 이룬다.
그러던 중 WKBL과 연이 닿을 뻔한 적도 있었다. 2014-2015시즌 인천 신한은행에서 제시카 브릴랜드의 부상 대체로 하킨스를 영입하려 했던 것. 그러나 당시 하킨스는 임신 중이었기엡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불발된 바 있다.
결국 하킨스는 농구공을 내려놓고, 태교에 전념했다. 그리고 지난해 6월, 아들 이마누엘을 출산했다. 하킨스는 아직 결혼식을 올리지 않은 상태로 홀로 아기를 돌보고 있다.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지난 10월 보모와 함께 입국했다. 국내 선수들의 경우 출산은 곧 은퇴를 의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내선수와 외국선수를 통틀어 현재 WKBL에 ‘엄마’선수는 하킨스 뿐. 이에 대해 하킨스는 “WNBA 선수들의 경우에는 출산하고도 몸을 만들어 대부분 선수로 복귀한다”라고 말했지만, 그녀의 복귀 과정도 녹록지 않았다.
문제는 불어난 체중. 체중을 줄이고 체력을 끌어올려야 했다. “(출산으로)1년 가량 쉬었다. 복귀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많았다. 특히 살이 너무 많이 쪘고, 복귀를 위해 운동을 많이 했다.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체력단련을 했다. 지금도 트레이너가 운동 프로그램을 보내주는데, 거기에 맞춰서 운동하고 있다.”
아들을 돌봐야 하고, 경기도 출전해야 하지만 하킨스는 “두 가지 일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 아기가 가르쳐주는 것도 있고, 아기를 위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기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고, 내가 행복하면 아기도 행복할 것”이라며 흐뭇해했다.
‘엄마’ 하킨스와 ‘선수’ 하킨스의 차이점에 대해 묻자 하킨스는 “엄마 하킨스는 매우 착하고, 다정하고, 친절하다. 좋은 건 다 엄마 하킨스다”며 웃었다. 이어 선수로서는 그냥 경기하는 사람일 뿐이라고 전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하킨스는 엄마와 선수 역할을 병행했다. 아들이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땐 'NO'라고 단호히 말했고,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아줄 땐 Be Nice(‘친절하게 굴어’라는 표현이지만, 어린아이들을 타이를 때 쓰는 표현), 'Good Boy'라고 칭찬했다.
WKBL에 가까운 선수가 없다는 하킨스는 아들 혹은 KDB생명 선수들과 시간을 보낸다. 특히 카리마 크리스마스의 도움을 쏠쏠히 받고 있다고. 크리스마스의 경우 2014-2015시즌 신한은행에서 한 시즌을 보낸 경험자다. “지금 WKBL에 있는 선수 중에 아는 선수가 없다. 그런 점에서 크리스마스가 도움이 되고 있다. 물어보면 상황에 따라 이야기를 해주고, 정답만을 알려준다.”
1년 만에 WKBL로 컴백한 크리스마스는 평균 16.25득점(전체 4위), 9.58리바운드(전체 2위), 1.83어시스트(전체 14위, 외국선수 1위) 1.67스틸(전체 4위, 외국선수 1위)을 기록하며 이번 시즌에도 팔방미인 활약을 보인다. 하킨스도 7.42득점(전체 22위), 4.17리바운드 0.42블록을 기록하며 뒤를 든든히 받치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외국선수인 나탈리 어천와와 카일라 쏜튼이 30.33득점을 합작하고 있고, 우리은행의 모니크 커리, 존쿠엘 존슨이 28.34득점을 합작하는 가운데 크리스마스와 하킨스가 23.67득점으로 그 뒤를 잇고 있으니 둘 조합도 나쁘지 않다. 하킨스도 주 임무인 궂은일, 스크리너와 리바운더 역할을 충실해 해내고 있다. 여기에 골밑 위치선점과 득점에서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세를 찾고 있다.
KDB생명 김영주 감독은 하킨스의 플레이에 “아무래도 첫 시즌이다 보니 부족한 점이 있다. 기술과 슛은 좋은 선수다. 도움 수비에 익숙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이는 경기를 치르다 보면 나아질 부분이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말에 하킨스도 어느 정도 인정했다. “WKBL이 좋은 리그인 것 같다. 하지만 속공 상황이나 수비에서 혼란이 올 때도 가끔 있다. 거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하고, 내가 해야 할 것에만 집중하니 도움 되는 것 같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나아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어느 선수나 마찬가지겠지만, 하킨스도 팀 승리가 목표다. 마지막으로 하킨스는 “감독님이 원하시는 부분에 집중하겠다. 최선을 다하고, 팀 승리를 위해 맡은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이번 시즌 목표다”고 시즌 목표를 말했다.
BONUS ONE SHOT│이마누엘, KDB생명의 분위기 메이커 노릇 톡톡
KDB생명의 모든 경기에 참석하는 꼬마가 있었으니 바로 하킨스의 아들 이마누엘이다. 하지만 엄마 품에 있는 모습보다 KDB생명 이모들과 있는 모습이 더 많이 포착된다. 이는 선수들이 이마누엘이 원하는 걸 다 들어주기 때문. 특히 농구공을 좋아해 코트에 오르면 흥이 더 오른다. 사진 찍자며 ‘SAY CHEESE’라고 말하면 아랫니를 드러내며 활짝 웃는다. 이러한 이마누엘의 재롱에 KDB생명 선수단에는 웃음 잘날이 없다.
# 사진_유용우 기자
[ⓒ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강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