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등극 실패' 토론토, 동부 대권은 일장춘몽?

해외농구 / 양준민 / 2016-12-06 21: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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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양준민 인터넷기자] 아쉽게도 1위 등극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했다. 6일(이하 한국시간), 에어 캐나다 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랩터스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경기는 55득점을 합작한 더마 드로잔-카일 라우리 콤비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르브론 제임스-카이리 어빙-케빈 러브, 빅3가 무려 86득점을 합작한 클리블랜드의 승리(116-112)로 끝이 났다.

연패를 당하는 동안 3쿼터만 되면 부진했던 클리블랜드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3쿼터에만 평균 득·실점 마진 -11.7점을 기록했던 클리블랜드는 전과 달리 3쿼터 득점에서 토론토에 28-20으로 앞서며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고 이는 결국 승리로 이어졌다. 토론토로선 3쿼터 승부처에서 연이은 3점슛 찬스 3개를 놓친 것이 이날의 패인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두 팀의 승차는 ‘0’이었다. 토론토로선 이날 경기를 승리했다면 올 시즌 처음으로 동부 컨퍼런스 1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또, 향후 일정도 뉴욕 닉스 원정으로 이어지는 클리블랜드에 반해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홈경기를 가질 예정인 토론토였다. 여기에 앞서 언급했듯 최근에는 3연패로 분위기까지 좋지 못한 클리블랜드였다.

클리블랜드가 만약 이날 경기마저 패해 4연패에 빠졌다면 자칫 경기력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었기에 토론토의 1위 수성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토론토는 이날 패배로 또 다시 추격자의 입장으로 돌아갔다. 6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던 토론토였기에 그 패배는 더 아쉬웠다. 토론토의 입장에선 클리블랜드마저 잡았다면 그 상승세가 더 거세질 수도 있었다.



▲화수분 농구 토론토, 2016-2017시즌에도 지난 시즌의 영광은 계속 된다!

2013-2014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토론토는 3시즌 연속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하며 동부 컨퍼런스의 강호로 떠올랐다. 올 시즌도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하다. 더욱이 무서운 건 2013-2014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매 시즌 구단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다승 기록을 경신해왔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토론토는 매우 행복한 한 해를 보냈다. 정규리그 56승 26패, 구단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다승 기록을 새로 세웠다. 또, 2016 NBA 올스타전을 구단 홈구장인 에어 캐나다 센터에 개최, 토론토의 농구 열기는 캐나다의 혹한을 이겨내고 절정에 이르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팀의 중심인 로우리와 드로잔이 동시에 올스타에 선정되는 겹경사도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플레이오프에선 인디애나 페이서스(4-3)와 마이애미 히트(4-3)를 연달아 물리치고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진출, 그간 토론토를 괴롭혔던 플레이오프 울렁증을 극복했다. 또, 드로잔과 라우리 두 선수는 올 여름 2016 리우올림픽에 참가, 미국대표팀에 15번째 금메달을 안기는데 기여했다.

그간 토론토는 철저히 NBA리그 변방의 팀들 중 하나였다. 그러나 드웨인 케이시 감독의 농구철학이 팀에 확실히 녹아들었고 이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런 좋은 분위기들이 경기력으로 나타내며 에어 캐나다 센터는 매번 만원 관중을 이룬다. 팬들을 위한 구단의 여러 가지 마케팅 전략들도 토론토의 뜨거운 농구열기에 한몫했다.

라우리와 드로잔의 경우, 토론토를 넘어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했다. 두 사람의 인기는 올림픽 금메달을 따면서 더욱 올라갔다. 실제로 올 여름 오프시즌 내내 라우리와 드로잔의 집은 그들을 보기위한 팬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기도 했다. 이렇게 어느덧 토론토도 NBA 인기에 당당히 그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 중이다.

2013-2014시즌과 2014-2015시즌, 두 시즌동안 공격전술을 가다듬었던 토론토는 지난 시즌 팀에 수비DNA를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시즌 전부터 케이시 감독은 “우리 팀의 공격력은 이미 충분하다. 우리가 좀 더 강팀이 되기 위해선 강력한 수비가 필요하다”는 말로 수비력을 계속 강조했고 결국 그의 바람대로 이루어졌다.

토론토는 지난해 오프시즌 수비력이 좋은 더마레 캐롤을 깜짝 영입, 팀 수비력을 탄탄히 하려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캐롤은 무릎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시즌을 치르지도 못했다. 캐롤은 지난 시즌 부상으로 정규리그 26경기 출장에 그쳤다. 그럼에도 토론토는 탄탄한 수비벽을 구축하며 팀에 수비력을 입히는데 성공했다. 토론토의 지난 시즌 실점은 평균 98.2점(득·실점 마진 +4.5)으로 리그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토론토의 행보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점은 케이시 감독의 지도하에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돋보였다는 점이다. 토론토는 그간 못 올라갈 나무는 쳐다보지도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듯 FA시장에서 내부단속에만 집중했다. 지난해 여름 코리 조셉과 캐롤의 영입도 내부단속 이후에 이루어졌다.

올 여름도 드로잔과 재계약을 성사시킨 후 자레드 설린져를 영입한 것 밖에는 없었다. 지난 시즌 맹활약을 펼치며 신데렐라로 떠올랐던 비스맥 비욤보(올랜도)가 이적하며 오히려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토론토가 올 시즌 꾸준히 컨퍼런스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화수분 농구’였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토론토는 케이시 감독과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케이시와 토론토는 3년 연장계약을 체결, 케이시는 2018-2019시즌까지 팀 지휘봉을 잡는다. 그와 함께 하고 있는 코치진들까지 전원, 연장계약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토론토를 동부 컨퍼런스 2위와 컨퍼런스 결승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하지만 케이시 감독이 전술적으로 뛰어난 감독은 아니다. 이로 인해 지난 시즌 중에도 토론토 팬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케이시 감독의 농구는 소위 말해 ‘믿음의 농구’다. 그는 평소 선수들에 대한 신뢰가 두터운 감독으로 유명하다. 어쩌면 선수들로선 감독이 자신을 끝까지 믿어주기에 코트 위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었고 또 이러한 케이시 감독의 신뢰가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유도했는지도 모른다. 또 선수들이 불이익을 당했을 때 불같이 화를 내는 감독으로도 유명한 케이시다.

이런 케이시 감독의 믿음과 열정이 곧 토론토 화수분 농구의 핵심인 셈이다. 그리고 앞으로 토론토의 화수분 농구는 계속해 꽃을 피울 것이다. 지난 시즌부터 토론토는 D-리그 팀을 운영 중이다. 토론토의 D-리그 산하 팀인 랩터스 905는 다른 팀들과 달리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구성, 성적보단 어린선수들의 기량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사실상 랩터스 905는 토론토 어린선수들의 기량발전소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곳이다.

올 시즌 깜짝 활약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루카스 노게이라 등이 이곳에서 기량을 연마했다. 비운의 1순위, 앤써니 베넷(브루클린)도 지난 시즌을 랩터스 905에서 보냈다. 최근에는 팀의 기대주로 평가받은 야콥 퍼틀이 이곳으로 내려가 수업을 받고 있는 등 랩터스 905는 향후 토론토 화수분 농구의 뼈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토론토는 그간 미국에서 멀리 떨어진 지리적인 불편함으로 대형 FA영입에 어려움을 겪는 팀이었다. 이에 토론토는 이런 한계에 대한 답을 화수분 농구에서 찾으며 동부 컨퍼런스의 강호로 급부상했다. 매 시즌 성장한 모습을 보이며 2012-2013시즌부터 시작된 토론토의 화수분 농구는 올 시즌 그 화룡점정으로 동부 컨퍼런스 우승과 그리고 그 이상을 노리고 있다.



▲더마 드로잔, 이제는 내가 바로 이 구역 No.1 슈팅가드!

이렇게 토론토의 뜨거운 농구열기의 중심에는 바로 이 선수가 있다. 2009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토론토에 입단, 올 여름 오프시즌 FA가 됐음에도 토론토에 대한 순애보만을 외쳤던 드로잔(27, 201cm)이 그 주인공이다.

올 여름 드로잔과 토론토는 5년간 1억 3,900만 달러에 재계약을 마쳤다. 이로써 드로잔은 2번의 연장계약을 통해 토론토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입지를 확고히 다질 수 있었다. 그간 토론토를 대표하던 빈스 카터(멤피스), 크리스 보쉬(마이애미) 등이 올스타로 발돋움한 후 팀을 떠난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였다.

6일 열린 클리블랜드와 경기에 출장하면서 드로잔은 토론토에서만 정규리그 통산 542경기에 출장, 구단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다출장 공동 1위에 그 이름을 올렸다. 다음 경기가 되면 드로잔의 이름은 자동적으로 맨 위에 올라간다. 또, 이날 31득점(FG 52.2%)을 올린 드로잔은 토론토 구단 프랜차이즈 역사상 처음으로 10,000득점(10,025득점)을 넘긴 선수가 됐다.

올 시즌 드로잔의 활약은 매우 놀랍다. 7일 현재, 드로잔은 평균 28득점을 기록, 리그 득점 5위에 올라있다. 데뷔 이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던 드로잔의 득점력은 올 시즌 최고점을 찍었다. 지금은 무너졌지만 시즌 초반에는 평균 +30득점을 기록, 개막 후 12경기에서 무려 10경기나 +30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드로잔이 있어 올 시즌 토론토는 수비농구가 아닌 화끈한 공격농구를 펼치고 있다. 올 시즌 토론토의 평균 득점은 110.9득점(득·실점 마진 +8.1)으로 리그 3위다.
# 최근 4시즌 더마 드로잔 공격부문 기록(*6일 기준)
2013-2014시즌 평균 22.7득점 FG 42.9% 3P 30.5% FT 82.4% ORtg 105.9 USG 28.2%
2014-2015시즌 평균 20.1득점 FG 41.3% 3P 28.4% FT 83.2% ORtg 103.9 USG 28.6%
2015-2016시즌 평균 23.5득점 FG 44.6% 3P 33.8% FT 85.0% ORtg 104.1 USG 29.7%
2016-2017시즌 평균 28.0득점 FG 48.2% 3P 26.3% FT 83.3% ORtg 112.8 USG 34.1%

드로잔은 슈팅가드임에도 불구하고 중거리슛과 3점슛이 약점이다. 드로잔의 커리어-평균 3점슛 성공률은 28.2%에 불과하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약점으로 지적받던 중거리슛이 일취월장하며 시즌 초반 폭발적인 득점력을 선보일 수 있었다. 폭발적인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돌파를 통해 득점을 적립하는 슬래셔형 가드가 바로 드로잔이다. 현 리그 트렌드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유형이다. 여기에 커리어-평균 자유투성공률이 82.5%(평균 5개 성공)에 이를 정도로 정확한 자유투성공률까지 돋보인다.

이런 드로잔의 활약에 대해 케이시 감독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드로잔이 올드 스타일의 슈팅가드라는 점이다. 이런 스타일이 여전히 리그에서 통한다는 것을 드로잔은 보여줬다. 무엇보다 그의 중거리슛은 최근 엄청난 발전을 이루었다. 이러한 자신감들이 올 시즌 경기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 시즌은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위대한 시즌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는 말로 제자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NBA에서 득점력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케빈 듀란트(골든 스테이트) 역시 “드로잔의 풋워크는 내가 봤던 선수들 중 가장 뛰어나다. 그는 내·외곽에서 모두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선수다. 올 시즌 드로잔의 경기력은 매우 좋다. 무엇보다 중거리슛 대부분을 성공시키고 있다”는 말로 드로잔의 시즌 초반 활약을 칭찬했다. 듀란트 역시 올 시즌 평균 27득점(FG 56.5%)을 기록, 리그 득점 7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드로잔의 활약을 보자면 조금은 아쉽다. 전부터 기복이 심한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던 드로잔은 최근 경기들에서 야투적중률이 떨어지면서 득점력 역시 대폭 감소했다. 11월 19일 덴버 너겟츠전에서 30득점(FG 48%)을 기록한 이후 클리블랜드와 경기가 있기 전까지 드로잔은 +30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1위를 달리던 득점 순위도 앤써니 데이비스(평균 31.6득점, 뉴올리언스)에게 내주며 어느새 5위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균 28득점(FG 48.2%)이란 숫자는 여전히 훌륭한 성적이다. 득점 순위 5위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선수 중에 드로잔보다 야투적중률이 좋은 선수는 데이비스(FG 50.3%), 한 명에 불과하다. 드로잔의 최근 성적은 그저 시즌 초반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져 보일뿐이다.

최근 경기들에서 드로잔은 다른 능력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바로 어시스트다. 올 시즌 드로잔은 평균 4.3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그간 드로잔은 어시스트보단 득점에 더 치중했다. 하지만 올 시즌을 포함한 지난 4시즌 동안 꾸준히 평균 +3.5어시스트를 기록, 패싱에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경기에서도 드로잔이 돌파 후 외곽에 있는 슈터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모습들을 많이 볼 수가 있다.

올 시즌 드로잔이 리그 No.1 슈팅가드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드로잔 스스로가 올 시즌을 위해 노력한 점도 있지만 제임스 하든(휴스턴)이 포인트가드로 포지션을 변경한 점도 한몫했다. 지미 버틀러(시카고) 역시 올 시즌은 주로 스몰포워드로 활약 중이다. 탐슨 역시 6일, 인디애나와 경기에서 60득점(FG 63.6%)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득점력이 돋보이지만 올 시즌 경기에서 드로잔만큼의 영향력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이렇게 드로잔이 토론토와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가 된 것에는 브라이언 콜란젤로, 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단장의 공이 컸다. 드래프트 당시 토론토의 단장이었던 콜란젤로는 드로잔의 재능을 극찬하며 그에게 토론토의 유니폼을 입혔다. 2012년 겨울, 드로잔이 토론토와 첫 연장계약을 맺을 때도 콜란젤로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그때의 상황에 대해 케이시 감독은 “드로잔은 콜란젤로가 좋아하는 유형의 선수다. 그는 드로잔의 폭발적인 운동능력과 일에 대한 열정을 존중했다. 콜란젤로가 드로잔과 재계약을 강력히 추진했던 이유도 이와 같았다. 그 당시 콜란젤로 단장은 ”나는 드로잔의 성장을 보고 싶다. 나는 드로잔이 성장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의 볼이 없을 때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좋아질 것이고 곧 도움수비가 붙는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녔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런 사연으로 콜란젤로는 드로잔이 NBA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최근 필라델피아가 토론토로 원정을 왔을 당시, 콜란젤로에 대해 묻는 언론의 질문에 드로잔은 “그는 항상 나를 위해 웃어주는 사람이다. 그가 있어 나는 올스타가 될 수 있었고 미국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알다시피 토론토는 매우 추운 곳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곳에서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던 것은 다 콜란젤로가 있었기 때문이다”라는 말로 콜란젤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콜란젤로의 도움도 있었지만 드로잔이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오기까지에는 드로잔 본인 스스로의 노력이 더 컸다. 드로잔의 나이는 이제 27살에 불과하다.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내고 있는 것도 맞지만 어쩌면 지금이 드로잔의 최전성기가 아닌 그가 토론토와 함께 써내려가는 또 다른 역사의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라우리, 시즌 초반 부진은 잊어라, 지금부터가 시작!

앞서 언급한대로 드로잔의 득점력은 시즌 초반에 비하면 많이 시들시들해졌다. 그럼에도 토론토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라우리(30, 183cm)가 살아났기 때문이다. 라우리는 최근 7경기에 평균 22득점(FG 57.6%) 4리바운드 7.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시즌 전체로 본다면 개막 후 21경기에서 평균 20.6득점(FG 44.2%) 5리바운드 7.4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그 중에서도 올 시즌 라우리의 외곽슛은 연일 불을 뿜고 있다. 라우리는 지난 시즌 평균 38.8%(평균 2.8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커리어-하이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한층 더 뜨거운 손을 자랑 중이다. 라우리는 올 시즌 평균 42.2%(평균 3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커리어-하이를 기록 중이다. 최근 구간을 좁혀보면 7경기에서 평균 59.2%(평균 4.1개 성공)의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라우리의 손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6일 열린 클리블랜드와 경기에서 토론토 선수들 중 가장 빛난 활약을 펼친 것도 라우리였다. 라우리는 이날 총 3점슛 4개(3P 44.4%)를 포함해 24득점(FG 50%) 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쿼터 토론토가 추격전을 펼칠 수 있었던 것도 그 누구도 아닌 라우리의 공이 컸다. 라우리는 이날 2쿼터에만 8득점(FG 33%)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장거리 3점포를 거리낌 없이 올라가며 성공시키는 등 최근 라우리의 자신감 회복은 향후 토론토의 경기력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올 시즌 라우리는 시즌 초반 부진에 빠졌었다. 드로잔에게 많은 공격기회들이 가면서 공을 잡을 기회가 적어진 탓이었다. 드로잔이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일 수 있었던 데는 라우리의 공도 컸다. 토론토 이적 직후 평균 득점이 말해주듯 그간의 라우리는 경기조율보단 득점에 더 강점이 있는 가드다. 하지만 올 시즌 어시스트 기록에서 알 수가 있듯 시즌 초반 라우리는 드로잔이 계속해 공격리듬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공격보단 경기조율에 더 신경을 썼다.

드로잔에 이어 라우리도 내년 여름 FA자격을 얻게 된다. 더욱이 내년 여름 FA시장은 올해보다 샐러리캡이 더 증가한다. 라우리로선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둬야 큰돈을 만질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현재 필라델피아, 뉴욕 등 포인트가드가 필요한 다수의 팀들이 라우리를 노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LA 클리퍼스 역시 크리스 폴과 재계약에 실패한다면 라우리와 계약을 우선적으로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라우리는 “토론토에 오래 머무르고 싶다. 내 바람은 5년 장기계약을 맺으며 30대 중반까지 토론토에 머무르는 것이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토론토 구단은 아직 라우리와 재계약에 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진 않고 있지만 마사이 유지리 단장은 “라우리는 우리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선수다. 그는 현재 우리 팀의 문화를 만드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 부분에 대해선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다만, 토론토가 라우리를 만족시킬 수 있는 금액을 제시할 수 있을지에 대해는 지금도 많은 언론들이 갑론을박이 이어가고 있다. 그렇기에 토론토와 라우리의 엔딩이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내릴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의 드로잔과 달리 라우리는 활달하고 장난끼가 많은 선수다. 두 선수는 언뜻 보기에 쉽게 어울리지 못할 것 같지만 두 선수는 코트 밖에서 그 누구보다도 절친으로 통한다. 이들뿐만 아니라 두 선수의 아이들 역시 절친한 친구다. 사람의 일이란 알 수가 없다고 라우리와 드로잔의 관계는 십여 년이 흐른 후 친구가 아닌 사돈이 돼있을지도 모른다.

다시 두 사람의 얘기로 돌아와 실제로도 라우리와 드로잔은 매일 밤 모여 농구에 대한 이야기,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를 좋아하는 두 선수가 토론토 블루제이스 홈구장에 함께 나타나는 모습들도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두 사람은 야구장에 갈 때 농구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는다고 한다.

드로잔이 재계약을 발표 할 때 가장 먼저 축하 문자를 보낸 사람도 바로 라우리였다. 하지만 라우리가 보낸 문자의 내용은 Congratulation!, 이 한 마디가 다였다고 한다. 드로잔은 오프시즌 라우리와 재계약에 관해 단 한 번도 상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드로잔의 말에 따르면 “금전적인 부분을 의논하다 서로 의리를 상하게 될까하는 걱정이 들어 라우리를 찾아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라우리 역시 이런 드로잔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계약에 관해선 일절 한 마디도 꺼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드로잔이 토론토를 너무나도 사랑해 팀에 남은 것도 있지만 라우리가 있어 토론토 잔류를 긍정적으로 생각한 것도 사실이다. 이는 라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라우리가 현재 토론토와 재계약을 결심하고 있는 것도 드로잔이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두 사람의 우정은 현재 NBA 어느 콤비들보다 견고하다.

이런 자신의 절친, 라우리에 대해 드로잔은 “우리가 언제 친해진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라우리는 매우 긍정적인 사람이다. 내 반응이 좋지 않아도 그는 항상 나를 웃겨주려 한다. 내가 짜증이 나 있을 때도 잘 받아주는 사람이다. 나는 라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내가 본 라우리는 리그에서 폴, 제임스와 함께 농구에 대한 이해도 높은 세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는 농구선수로서도 사람으로서도 매우 훌륭한 사람이다”라는 말로 파트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코트 위에서 라우리와 드로잔이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는 비결은 바로 코트 밖에서도 환상적인 케미를 자랑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두 선수 모두 항상 자신들의 관계에 대해 “우리는 농구가 아니더라도 반드시 친해졌을 것이다. 우리는 운명이 맺어준 친구다”라는 말을 하고 다닌다. 이런 두 사람의 찰떡호흡이 있어 올 시즌도 토론토가 지난 시즌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토론토의 탄탄한 벤치, 토론토를 이끄는 또 다른 숨은 힘

올 시즌 토론토가 순항을 이어가고 있는 원동력은 드로잔-라우리 콤비와 함께 인사이드에서 힘을 발휘해주는 요나스 발렌슈나스와 패트릭 패터슨의 활약도 크다. 발렌슈나스는 올 시즌 개막 후 19경기에서 나서 평균 12.1득점(FG 53.2%) 9.4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이날 6일 열린 클리블랜드와 경기에서도 발렌슈나스는 4득점(FG 12.5%) 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토론토의 인사이드를 든든히 지켰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자레드 설린져를 대신해 주전 파워포워드로 활약 중인 패터슨 역시 올 시즌 평균 7.9득점(FG 37.2%) 5.9리바운드 1.6어시스트를 기록, 설린져의 공백을 전혀 느끼지 못하게 한다. 최근 7경기에선 평균 54.5%(평균 2.6개)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클리블랜드와 경기에서도 벼락같은 3점슛으로 클리블랜드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이날 패터슨은 3점슛 3개(3P 42.9%)를 포함, 12득점(FG 25%)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캐롤 역시 출전시간을 관리 받고 있지만 무릎부상 후유증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모습을 보이며 서서히 경기력을 회복 중이다. 올 시즌 캐롤은 평균 26.1분 출장, 10.1득점(FG 44.3%) 3.4리바운드 1.1스틸을 기록 중이다. 최근에는 꾸준히 두 자릿수 득점을 적립함과 동시에 수비에서도 끈끈함을 보여주는 등 캐롤은 지난해 영입 당시의 기대감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토론토의 상승세를 논함에 있어 베스트5의 활약상만을 논하고 벤치선수들의 활약상을 빼놓는다면 서운할 것이다. 조셉과 테런스 로스가 이끄는 토론토의 벤치전력은 올 시즌 리그 정상급을 자랑한다. 클리블랜드전에서도 4쿼터, 토론토가 추격전을 벌일 수 있었던 원동력도 바로 토론토 벤치의 힘이었다. 든든한 벤치가 있어 드로잔과 라우리도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받는다.

먼저 라우리의 백업포인트가드를 맡고 있는 조셉은 올 시즌 개막 후 21경기에서 평균 21분 출장 8.4득점(FG 45%) 2.6리바운드 2.4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이날 경기도 조셉은 13분을 뛰며 7득점(FG 75%)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라우리는 체력이 그리 좋은 선수가 아니다. 하지만 조셉이 일정시간 안정적인 활약을 보여주면서 라우리도 안심하고 벤치에서 쉴 수 있게 됐다.

또, 두 선수가 코트 위에서 같이 뛸 때는 조셉이 포인트가드를 맡고 라우리가 슈팅가드를 맡으며 라우리의 공격력을 극대화한다. 여기에 수비력까지 좋은 조셉이기에 수비가 필요한 상황에선 라우리보단 조셉이 더 중용을 받는다. 앞서 언급한대로 2015년 여름, 토론토로 둥지를 옮긴 조셉은 지난 2시즌 동안 토론토 벤치의 핵심멤버로 활약 중이다. 또한 최근에는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3점슛 연습도 게을리 하지 않는 등 성실함 역시 갖춘 선수다.

이런 조셉의 활약에 대해 케이시 감독은 “지난 시즌은 팀을 옮긴 탓에 과도기에 있었던 조셉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조셉은 우리 팀의 시스템을 완벽하게 이해했다. 그는 팀 동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고 팀이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팀에서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 이런 자신감들이 올 시즌 점점 더 경기력으로 나타나고 있다”라는 말로 조셉의 활약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로스 역시 올 시즌 개막 후 20경기에서 평균 20.1분 출장 10.6득점(FG 49.7%)을 기록하며 벤치 득점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 7경기에서도 평균 11.2득점(FG 50%)을 기록, 토론토의 상승세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로스가 있어 토론토는 벤치득점에 있어 타 팀에 밀리지 않고 우위를 점한다. 클리블랜드전에서도 로스는 3점슛 4개를 포함(3P 57.1%), 14득점(FG 44.4%)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로스는 올 시즌 평균 45.6%(평균 1.8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순도 높은 외곽생산력을 자랑한다. 최근 7경기로 구간을 좁혀보면 평균 47.2%(평균 2.4개 성공)의 성공률을 기록, 오히려 시즌 평균보다 더 좋은 모습이다. 가끔은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 못해 무리한 공격으로 토론토의 좋은 흐름을 끊기도 한다. 하지만 로스는 올 시즌 철저한 식단관리는 물론, 기존에 자신의 안 좋았던 습관들을 모두 바꾸며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소식이다.

케이시 감독도 “올 시즌 로스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바로 ‘꾸준함’이다. 그는 그동안 기복이 심한 선수였다. 하지만 올 시즌은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지 않는다. 더불어 수비 역시 좋아졌다. 이제는 자신의 운동능력을 수비에서 어떻게 활용해야하는지 잘 알고 있다. 물론, 수비집중력도 좋아졌다. 무엇보다 올 시즌은 풋워크가 좋아지면서 공격에서도 일취월장했다”라는 말로 로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노게이라의 활약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노게이라는 올 시즌 평균 18.6분 출장 5득점(FG 78.9%) 4.1리바운드 1.8블록을 기록하며 토론토 인사이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213cm의 큰 키와 여기에 229cm에 이르는 노게이라의 윙스팬은 수비 시에 림 프로텍터로써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여기에 더해 운동능력이 뛰어난 노게이라는 공·수에서 자신의 이와 같은 장점을 십분 활용한다. 속공상황에서 노게이라는 속공트레일러의 역할을 맡고 있다. 공·수 전환 속도도 빠르다. 또한 공격기술은 부족하지만 볼 키핑 능력이 좋아 어려운 상황에서 날아오는 패스들을 쉽게 놓치지 않고 이를 모두 차곡차곡 득점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평소 노게이라는 술을 입에 대지 않을 정도로 철저하게 자기 자신을 관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곧 있으면 한 아이의 아빠가 될 예정인 노게이라는 “매 순간 코트에 딸이 함께 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장에 들어간다. 아직은 태어나지 않았지만 아이와 내 가족의 행복을 위해 좀 더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라는 말로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이런 간절함과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올 시즌의 노게이라를 있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이런 노게이라에게 토론토 팬들은 그가 제2의 비욤보가 되어주기를 기대한다. 노게이라는 충분히 그럴만한 재능을 가진 선수다. 드로잔 역시 “브라질에서 온 내 친구는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처음에 노게이라는 자신이 팀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눈치였다. 하지만 이제는 코트 위에서는 물론, 코트 밖에서도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는 끊임없이 노력하는 선수다. 그리고 그의 이런 노력들은 우리에게 큰 힘이 되어줄 것으로 믿는다”라는 말로 노게이라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외에도 신인 파스칼 시아캄 역시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일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올해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7순위로 입단한 시아캄은 개막 후 21경기에 평균 6.1득점(FG 57.1%) 3.9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기록으로 본다면 평범하다. 하지만 수비와 궂은일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시아캄은 자신보다 앞선 순위에 뽑힌 퍼틀(9순위)보다 중용을 받으며 올 시즌 신인선수 랭킹 10위 안에 올라있는 등 선전을 이어가는 중이다.

올 시즌 토론토는 드로잔과 라우리를 중심으로 화끈한 공격농구를 펼치며 전문가들의 우려를 뒤로 하고 동부 컨퍼런스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인사이드와 벤치 전력 모두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동부 컨퍼런스의 다른 팀들에 비해 오프시즌 별다른 전력보강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놀라운 성적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현재 동부 컨퍼런스 1위를 달리고 있는 클리블랜드의 전력 역시 만만치 않다. 손발이 맞지 않던 제임스-어빙-러브의 빅3가 올 시즌은 물오른 호흡을 과시, 더 강력해졌다. 현재의 흐름이 이어진다고 가정한다면 올 시즌도 두 팀이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재격돌할 확률이 높다. 라우리와 드로잔의 공격력만으로 클리블랜드에 맞서기에 부족하다는 것은 이미 2경기에서 충분히 증명됐다. 이제는 지난 시즌 선보였던 짠물수비와 젊은 선수들의 가파른 성장세에서 그 해법을 찾을 때다.

#사진=손대범 기자, 점프볼 취재사진, NBA 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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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민 양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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