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 ‘언더사이즈’ 약점에도 프로농구 정상 우뚝

프로농구 / 곽현 / 2016-03-29 20: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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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전주/곽현 기자]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이승현(24, 197cm)은 늘 최고의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그 앞에 늘 따라다니는 의문 부호가 있었다. 센터치고 키가 작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의문 부호는 그가 프로에서 성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그가 프로무대를 지배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오리온이 KCC를 물리치고 이번 시즌 최강자 자리에 올랐다. 고양 오리온은 29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전주 KCC와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120-86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5차전에서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만약 우승을 하게 된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MVP는 누구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이승현의 이름을 언급했다. 추 감독은 왜 조 잭슨이 아니고 이승현이냐는 질문에 “잭슨의 자리는 다른 선수가 할 수 있다. 하지만 승현이 자리는 안 된다”며 이승현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만큼 이번 시리즈에서 이승현의 활약은 대단했다. 197cm인 이승현은 자신보다 24cm나 큰 하승진을 성공적으로 수비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오리온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던 데에는 하승진이 버틴 KCC의 높이에 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이승현이 있었다. 이승현이 하승진과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았고, 리바운드 싸움, 공격에서도 제 몫을 다했기 때문이다.


이승현은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엘리트의 길을 걸었다. 용산중·고를 졸업한 이승현은 늘 최고의 위치에 있었다. 대회에서 늘 우승과 최우수선수상을 싹쓸이했다.


대학에서는 고려대를 대학 최강으로 이끌었다. 3학년 때는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프로와 상무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프로에 갔을 때 과연 작은 신장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의문이 달렸다. 특히 프로에서는 주로 외국선수들이 골밑에서 뛰기 때문에 특급선수가 아니고서야 출전시간을 얻기가 쉽지 않다. 정통센터를 맡기엔 신장이 작은 이승현은 외곽슛을 장착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이는 국가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대표팀을 이끌었던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이승현이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스몰포워드 역할까지 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몰포워드 수비와 3점슛까지 던질 줄 알아야 한다는 것. 이승현은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하나씩 풀어갔다. 외곽수비와 슛 거리도 점차 넓혀 갔다.


하지만 본분인 골밑을 지키는 것은 잊지 않았다. 작은 키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이번 시즌 이승현은 상대 센터 외국선수들을 효과적으로 수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강력한 힘과 투지, 그리고 세밀한 기술이 뒷받침 됐기 때문. 국제대회에서 장신선수들을 많이 막아본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이승현은 이날 6차전에서도 14점 7리바운드로 활약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이승현이 프로에서 통할지에 대해 의문을 가진 이들이 많다. 하지만 이승현이 프로무대를 재패하기까지는 겨우 2년의 시간이 걸렸다. 신장으로 메우지 못 하는 것을 근성과 기술로 이겨냈다.


이승현은 언더사이즈 빅맨도 충분히 프로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제시했다.


#사진 –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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