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라던 오리온, 시리즈 압도 원인은?

프로농구 / 곽현 / 2016-03-26 05: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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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곽현 기자] 챔프전이 진행되기 전까지 많은 이들이 KCC의 우세를 점쳤다. 정규리그 우승 달성과 오리온과의 맞대결에서 5, 6라운드 승리를 거뒀고, 4강 플레이오프에서 워낙 무서운 경기력을 보였기 때문. 오리온 역시 6강과 4강 플레이오프를 모두 3:0으로 이기고 올라왔으나, KCC에 대한 평가가 더 좋았다.


안드레 에밋이라는 확실한 해결사, 하승진, 허버트 힐이 버티는 높이의 우위 등이 KCC 우세의 이유였다. 하지만 현재 시리즈는 3승 1패로 오리온이 앞서고 있다. 오리온이 챔프전을 압도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높이+기동력 싸움 압도
챔프전 같은 큰 경기에서 중요시되는 높이, 즉 리바운드 싸움에서 KCC의 우세가 예상됐다. 정규리그 기록에서 KCC는 37.5개로 리바운드 전체 1위, 오리온은 31.6개로 최하위에 랭크돼 있었다. KCC는 하승진(221cm), 허버트 힐(203cm)이라는 리그 최고의 높이를 구축하고 있다.


반면 오리온은 정통센터라고 할 만한 선수가 없다. 장신 외국선수는 포워드인 애런 헤인즈고, 센터 자리에는 197cm의 이승현이 맡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이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챔프전에서 오히려 리바운드를 압도하고 있다. 오리온은 4차전까지 평균 38:36으로 앞서고 있다. 특히 공격리바운드에서도 13:12로 오히려 앞서고 있다.


리바운드는 적극성에서 앞선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 오리온은 인사이드진의 높이는 떨어지지만, 포워드진의 높이에선 앞선다. 최진수, 문태종, 허일영, 김동욱 등 장신포워드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적극적으로 리바운드에 가담해주면서 KCC를 압도하고 있는 것.


반면 KCC는 수비리바운드, 박스아웃에서 집중력 부족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4차전까지 이어지면서 이러한 문제점에 큰 개선이 보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오리온은 큰데다 잘 달리기까지 한다. KCC와의 트랜지션 싸움에서도 앞서고 있다. 오리온이 2, 3, 4차전 내리 90점 이상을 넣을 수 있었던 데에는 빠른 속공 찬스에서 득점을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3점슛도 경기당 9개씩을 넣고 있다.


골밑수비에서도 선수들의 정신력과 협력수비가 눈에 띈다. 오리온은 KCC 골밑의 핵인 하승진을 평균 9점으로 묶고 있다. 이승현이 자리다툼에서 밀리지 않고 있고, 다른 선수들이 언제든 도움수비를 올 준비를 하고 있다. 하승진이 제대로 슛을 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고 있는 것.


반대로 하승진은 4강전 같은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공을 연결해주려 해도 걸리거나 공을 놓치는 경우가 빈번하게 나온다. KCC의 또 다른 장점인 높이의 위력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히든카드’ 전략의 승리
이번 시리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안드레 에밋에 대한 오리온의 수비다. 에밋은 4강전까지만 하더라도 막을 수 없는 선수로 여겨졌다. 내외곽을 넘나드는 일대일 능력은 도저히 제어하기가 힘들어보였다. 그렇다고 무작정 더블팀을 가자니 다른 선수들에 대한 수비가 고민이었다.


하지만 오리온은 준비한 수비가 좋은 효과를 보이며 에밋을 괴롭히고 있다. 기본적으로 에밋에 대한 수비를 김동욱이 맡고, 다른 선수들이 적절히 에밋을 견제하는 작전이다. 헤인즈의 경우 신명호처럼 슛이 약한 선수가 나오면 어느 정도 슛을 주더라도 에밋 쪽으로 도움 수비를 간다. 결코 돌파는 주지 않겠다는 작전이다.


2:2를 통해 스위치가 되면 바뀐 수비수는 적극적으로 에밋을 몰아붙여 공간을 좁힌다. 공격적인 수비를 펼치는 것이다. 다른 선수에게 찬스를 주는 것보다 득점 확률이 높은 에밋이 슛을 어렵게 만드는데 초점을 맞춘 수비다.


그 결과 에밋은 챔프전 4경기에서 평균 23.75점을 기록 중이다. 4강에서 기록한 33.75점보다 10점이 더 떨어졌다. 현재까지는 오리온 수비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KCC는 에밋의 집중견제에 대한 해답을 내놓지 못 하고 있다. 강점이었던 골밑이 잠잠하고, 외곽에서는 전태풍 외에 공격을 풀어줄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반면 오리온은 여유가 있다. 추일승 감독은 에밋에 대해 준비한 수비가 하나 더 있지만, 아직 써볼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한다.



▲PO 거치며 강해진 오리온
정규리그 상대 전적에서 양 팀은 3승 3패 동률을 이뤘다. 여기에 KCC가 득실차에서 근소하게 앞섰다. 또한 KCC는 5, 6라운드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현재 오리온은 정규리그 때와는 다르다.


오리온의 정규리그는 다소 불안했다. 애런 헤인즈가 부상으로 오랜 시간을 비웠고, 조 잭슨이 한국리그 적응에 애를 먹었다. 최진수도 시즌 막판 복귀해 감을 잡지 못 하고 있었다.


오리온은 플레이오프를 치르며 강해졌다. 동부를 3:0으로 완파하고, 디펜딩챔피언 모비스에게 1승도 내주지 않는 등 경기를 치르며 조직력을 견고하게 다져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잭슨의 성장이다. 다소 들쭉날쭉한 경기력이 많았던 잭슨은 경기를 치르며 폭발력과 안정감을 동시에 선보였다. 폭발적인 운동능력과 개인기로 일대일 수비는 아무렇지 않게 제쳤다. 특히 슈팅 밸런스가 좋아졌다. 3점슛과 점프슛에서 안정적으로 득점을 해주며 상대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오리온은 3, 4차전 4쿼터에서 헤인즈보다 오히려 잭슨을 오래 기용하고 있다. 그만큼 잭슨의 기량이 절정에 올라 있고, 안정감까지 더해졌다는 판단이다.


오리온은 분명 정규리그 때보다 강한 팀이 됐다. 여기에 두꺼운 선수층은 어느 한두 선수의 부진 정도는 충분히 메울 수 있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좋은 선수구성을 한 빛을 보고 있는 것.


반면 KCC는 정규리그 막판 12연승을 달리며 도출되지 못 했던 문제점들이 나오고 있다. KCC는 포지션 밸런스에서 약점을 가지고 있다. 가드진과 센터진은 강하지만, 2, 4번 포지션에 마땅한 자원이 없다. 그러다보니 미스매치가 자주 발생하고 에밋이 집중견제를 당하는 문제점을 야기한다.


외국선수가 둘이 뛰는 2, 3쿼터는 괜찮지만, 1, 4쿼터는 상대적으로 포지션 밸런스가 좋지 못 하다. 하승진이 빠지기라도 하면 높이가 턱없이 낮아지는 것. 결국 이러한 문제점은 다른 선수들이 메워주고 협력수비를 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현재 주도권은 확실하게 오리온으로 넘어간 모양새다. 벼랑 끝에 선 KCC는 홈인 전주에서 대반격을 노리고 있다. 워낙 전주 경기장의 열기가 좋기에 플러스효과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오리온으로서도 결코 방심할 수 없다. 5차전을 내준다면 분위기는 또 달라질 수 있다.


5차전은 27일 오후 2시 12분 전주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다.


#사진 -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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