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바로 지금, 박소희의 시간

매거진 / 홍성한 기자 / 2026-03-29 07: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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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홍성한 기자] 기대는 빨랐고, 시간은 더뎠다. ‘유망주’라는 이름이 늘 앞에 붙었지만, 박소희는 쉽게 웃지 못했다. 조급함 대신 버팀을 택했고, 부담 대신 책임감을 배웠다. 그리고 어느 순간, 망설임이 사라졌다. 찬스가 오면 던지고, 어려운 순간엔 피하지 않는다. 33점의 밤도, 대표팀 복귀도 갑작스러운 장면은 아니었다. 버텨낸 시간이 만든 결과였다. 지금, 박소희는 가장 자신다운 농구를 하고 있다. 바로 지금, 박소희의 시간이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3월호에 게재됐으며, 인터뷰는 2월 11일에 진행됐음을 알립니다. 



CHAPTER. 1 마침내, 껍질을 깨다

5위-6위-6위-4위-6위. 최근 5시즌 부천 하나은행이 받아든 성적표다. 이들이 달라졌다. 시즌 전적 16승 7패. 공동 1위다. (이하 기록은 모두 2월 13일 기준) 상승세 중심에는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있다. 바로 박소희다.

178cm 가드로 여자 농구에서는 흔치 않은 신체 조건을 가지고 있다.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며 어린 시절부터 유망주로 주목받았고, 2021 W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하나은행 유니폼을 입으며 기대 속에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지명 순위에서 알 수 있듯 출발은 화려했다. 하지만 성장 곡선이 늘 기대와 같은 속도로 이어지진 않았다. ‘유망주’라는 수식어는 오랫동안 박소희를 따라다녔고, 기대와 부담은 늘 함께였다. 실제로 데뷔 후 4시즌 72경기에서 평균 17분여를 뛰면서 4.6점에 머물렀다.

그런데 올 시즌 박소희가 달라졌다. 23경기에서 평균 30분 5초 출전 11.8점 4.1리바운드 3.3어시스트로 번뜩이고 있다. 득점과 리바운드, 어시스트 모두 커리어하이다. 단순히 기록이 좋아졌다는 의미를 넘어, 경기 안에서의 표정과 선택, 그리고 책임감까지 말이다.

“음… 우선 지난 시즌에 비해 체력적인 부분이 많이 좋아졌어요. 저도 그렇고 팀원들도 경기 막판에 힘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걸 뛰면서 많이 느끼고 있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올 시즌 달라졌다는 걸 크게 실감하고 있습니다.”

하나은행은 2월 9일 부천체육관에서 청주 KB스타즈와 맞대결을 치렀다. 이날 하나은행은 65-68로 패하며 공동 1위로 내려앉았다. 결과만 놓고 보면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지만, 동시에 박소희라는 이름이 강하게 각인된 무대이기도 했다.

경기 여건부터 좋지 않았다. 하나은행은 불과 이틀 전 부산 원정에서 연장 혈투를 치른 뒤 곧바로 홈경기를 치러야 했다. 시즌 막바지로 향하는 시점, 체력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일정이었다.

이상범 감독은 초반부터 승부수를 띄웠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박소희가 있었다. “선발로 투입해 초반 승부를 걸려고 했다. 점수 차가 벌어지면 따라가기 쉽지 않다. 신장이 좋은 소희를 활용해 높이에서 우위를 잡아보려 했다.”

감독의 선택은 경기 초반부터 적중했다. 박소희는 1쿼터에만 3점슛 3개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13점을 몰아쳤다. 하나은행은 그의 득점력을 앞세워 경기 흐름을 가져갔고, 22-20으로 1쿼터를 마쳤다. 상승세는 이어졌다. 2쿼터에서도 3점슛 1개를 포함해 7점을 추가하며 공격의 중심 역할을 이어갔다.

박소희의 슛 감각은 좀처럼 식지 않았다. 흔히 말하는 ‘평균 회귀’라는 표현도 이날만큼은 무의미했다. 경기 내내 자신감 있는 슈팅 선택이 이어졌고, 승부처였던 4쿼터에서도 3점슛 2개를 포함해 10점을 기록하며 끝까지 팀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는 패배로 마무리됐지만, 박소희의 존재감은 분명했다. 그는 33점 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데뷔 이후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을 경신했다. 2022년 부산 BNK썸전에서 세웠던 종전 기록 27점을 넘어선 수치였다. 외곽 효율도 좋았다. 3점슛 7개 성공으로 개인 최다 기록을 새로 썼고, 성공률은 46.6%에 달했다.

무엇보다 의미가 컸던 이유는 무대였다. 1위 자리를 두고 맞붙은 빅매치에서 나온 활약이었다. 이상범 감독은 경기 후 “공격을 의도적으로 많이 맡겼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회가 주어졌다고 해서 누구나 결과로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박소희는 주어진 역할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 경기 전까지 몇 경기 동안 개인적으로 부진했어요. 감독님이 적극적으로 공격하라고, 찬스 나면 넣든 못 넣든 주저하지 말고 던지라고 하셨어요. 그런 생각으로 자신 있게 던졌는데, 결과가 잘 따라왔던 것 같아요.”



이게 바로 박소희가 달라진 점 중 하나다. 빅매치에서 중요한 순간 공이 올 때, 예전과 비교해 마음가짐 자체에 크게 변화가 왔다.

“예전에는 급하거나 어려운 상황이 오면 주변 언니들을 먼저 찾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올 시즌은 그런 순간에도 내가 더 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겼습니다. 아무래도 자신감이 가장 큰 이유 같아요. 감독님이 자신감을 많이 불어넣어 주세요. 10개 던져서 다 못 넣어도 괜찮으니까 찬스 나면 바로 던지라고 계속 말씀해 주시거든요. 이런 부분이 저한테 자신감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박소희의 말을 따라가다 보면, 올 시즌 그의 농구를 바꾼 가장 큰 요소는 ‘자신감’이었다. 중요한 순간 공이 향했을 때 한 번 더 주변을 찾던 선택이, 이제는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결단으로 바뀌었다는 의미에 가깝다. 감독의 “넣든 못 넣든 찬스면 던져라”라는 주문은 선택을 믿어도 된다는 신호였다.

“결국 자신감이 많이 올라온 것 같아요. 또 하나 이야기 하자면, 저뿐 아니라 팀 전체적으로 수비가 지난 시즌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지난날들과 비교하면, 박소희를 향한 상대의 수비 강도 역시 달라졌다. 단순히 한 명의 공격 옵션이 아닌, 반드시 막아야 할 선수로 상대의 견제를 받고 있다는 의미다. 코트 위에서 느끼는 변화도 분명했다. 그는 최근 경기들을 치르면서 상대 수비가 더욱 집요하게 따라붙는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반 라운드에 비해 최근에는 수비가 더 강하게 붙는 걸 많이 느끼고 있어요.”

하지만 박소희는 이를 부담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성장 과정에서 반드시 넘어야 할 단계로 바라보고 있었다. 상대의 집중 견제는 동시에 자신의 존재감이 커졌다는 신호이기도 했다.

“시즌을 치르면서 계속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 상황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그는 그 과정에서 도망치기보다,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상대의 압박 속에서도 주저하지 않는 플레이는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었다.

“뭐 부담이 없는 건 아니에요. 그만큼 상대가 저를 신경 쓰고 있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부담보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감독님이 저에게 주문하시는 부분이 많아요. 공격이 안 풀릴 때는 제가 흐름을 풀어줘야 하고, 가드로서 진안 언니랑 호흡을 맞추면서 센터도 잘 살려줘야 한다고 늘 다짐하고 있어요.”



박소희의 성장에는 팀 동료들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인터뷰 내내 한 명을 꼽기보다, 자연스럽게 여러 동료의 이름을 함께 언급했다. 그만큼 현재의 경기력은 개인 노력만으로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었다.

“한 명만 뽑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김)정은 언니도 그렇고, 궂은일 많이 해주는 진안 언니, (이이지마) 사키 언니, (정)예림 언니도 있고요.”

“보통 무슨 이야기 하냐고요? 잘될 때 무조건 칭찬하기보다는, 안 됐을 때 플레이를 더 많이 이야기하는 편이에요. 제가 너무 들뜨지 않게 옆에서 잡아주기도 하고요. 반대로 제가 안 될 때는 기죽지 않게 자신감을 많이 불어넣어 주는 것 같아요. 당근과 채찍을 적절하게 주는 느낌이에요.”

코트 위에서 동료들이 만들어주는 허슬플레이들은 박소희에게 공격적인 선택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반이 됐다. 수비에서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흐름을 만들어주는 움직임이 있었기에 그는 부담 없이 슛을 시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언니들이 그런 역할을 많이 해주니까, 제가 마음 놓고 슛을 던질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는 이 도움을 단순한 지원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히려 스스로가 팀에 더 기여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저도 언니들을 위해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자, 박소희는 잠시 고민한 뒤 한 장면을 떠올렸다. 1월 14일 BNK 원정경기에서 종료 17초를 남기고 터뜨린 위닝 3점슛이었다. 경기 결과를 바꾼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BNK전 마지막 3점슛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런 순간을 경험하면서 앞으로도 중요한 상황에서 주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된 것 같아요.”



CHAPTER. 2 터닝포인트

시간은 지난해 9월 부산에서 열린 박신자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상범 감독은 박소희를 향해 공개적으로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마인드가 돼야 한다.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나와 함께 농구할 수 없다. 좋은 선수라고 하는데, 나한텐 통하지 않는다.”

취재진은 물론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에게도 강하게 남은 장면이었다. 기자 역시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있다. 선수에게 더 큰 변화를 요구하는 메시지였다. 이는 박소희에게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충격이었다.

“당시에는 이해도 잘 안되고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그런데 지금 돌이켜 보면 제 농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터닝포인트였던 것 같아요. 그 시기를 지나면서 멘탈도 강해졌고, 마인드도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수비적인 부분이었어요. 저도 스스로 수비가 약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원하시는 압박 수비를 제가 잘 못했던 것 같아요. 그 이후로 수비 부분을 많이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신자컵 이후 변화는 곧바로 시작됐다. 하나은행은 곧장 일본 전지훈련에 돌입했고, 그 시간은 팀과 박소희 모두에게 전환점이 됐다. 그동안 완전히 맞춰보지 못했던 수비 조직력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시기였다.

“박신자컵 이후 바로 일본 전지훈련을 가면서 수비를 제대로 맞춰보기 시작했어요.” 팀 상황도 쉽지는 않았다.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들이 있었고, 정상적인 조직력을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전술을 완성하기보다는 서로 호흡을 맞추는 과정에 가까웠다.

“그때는 부상에서 돌아온 언니들도 있어서 팀이 맞춰볼 시간이 부족했죠.” 연습경기 결과만 놓고 보면 희망적인 장면도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감이 남아 있었다. 오프시즌에서 보여준 경기력이 과연 정규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연습경기를 많이 이기긴 했지만, 시즌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걱정이 있었어요.” 그 불안은 시즌이 시작되면서 점차 확신으로 바뀌었다. 훈련에서 준비했던 수비와 경기 운영이 실제 경기에서도 결과로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박소희 역시 그 순간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시즌이 시작되고 나서 ‘이게 되네?’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박소희는 그 변화를 단순한 경기력 향상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힘들었던 오프시즌 훈련이 의미 있었음을 확인하는 과정에 가까웠다.



“오프시즌에 힘들었던 시간이 보상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그렇고 뛰는 양도 예전보다 확실히 많이 늘었어요. 솔직히 못 버티겠다고 느낀 순간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성적으로 그 결과가 나오니까 결국 다 필요한 과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하루만 버텨보자는 생각으로 지냈던 것 같아요. 오프시즌에는 부상자가 많아서 4~5명이서 운동한 날도 많았는데, 오히려 그 과정에서 선수들끼리 더 끈끈해진 것 같습니다.”

박소희의 활약과 함께 하나은행 역시 상위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잘 되고 있을 때 찾아오는 또 다른 고민은 무엇일까.

“우리가 잘하고 있어도 다른 팀들도 너무 잘하고 있고, 승차도 크지 않아요. 이젠 상대의 약점을 어떻게 더 공략할지, 반대로 우리 약점을 어떻게 덜 보이게 할지 그런 부분을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가족의 반응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같은 농구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오빠 박종하(고양 소노)의 존재는 박소희에게 특별하다. 그는 오빠가 자신의 경기를 빠짐없이 챙겨본다고 전했다.

“부모님도 그렇고 오빠도 아주 좋아하죠. 오빠가 제 경기를 항상 챙겨보는데, 33점 넣었을 때도 바로 전화가 와서 깜짝 놀랐다면서 축하해 줬어요. 그런 반응을 보면 힘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CHAPTER. 3 힘들었던 시절, 그리고 국가대표

앞서 언급됐듯 박소희의 시간은 빠르게 흐르지 않았다. ‘만년 유망주’라는 수식어가 남긴 부담, 스스로에 대한 의심이 겹쳤던 시기가 있었다. 많은 기대는 때로 무게가 된다. 박소희는 그 시간을 이렇게 돌아봤다.

“2년 차 때 신인상을 받으면서 제 실력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느꼈어요.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조급해졌고, 좋은 플레이를 많이 보여드리지 못했던 것 같아요. 지우고 싶은 기억이기도 하지만, 결국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4년 동안은 이겨내는 방법을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새로운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오면서 훈련량도 많아지고 멘탈도 강해졌어요. 그 과정에서 이제야 이겨낼 방법을 조금 찾은 것 같습니다.”

과거의 시간을 돌아본 뒤, 박소희에게 힘들었던 시절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물었다. 그는 잠시 생각한 뒤, 짧지만 분명한 답을 내놓았다. “버티면 된다. 그 시기를 지나면 결국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화려한 조언이나 특별한 방법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한 문장에는 그가 지나온 시간이 담겨 있었다.

긴 터널을 지나 알을 깼고, 국가대표 선발로도 이어졌다. 2년 전인 2024년, 그는 처음으로 성인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단 한 차례의 경험이었지만, 당시 기억은 설렘보다 부담에 가까웠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다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이번 부름은 과거와는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처음 대표팀에 뽑혔을 때는 기쁨보다 부담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스스로 아직 부족하다고 느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그때보다 마음이 조금 더 편한 상태로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표팀 합류를 앞둔 박소희를 향해 이상범 감독은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다. 단순히 경험을 쌓는 자리가 아니라, 선수 스스로를 한 단계 끌어올릴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소희와 진안이에게 대표팀에 가서 자기 몸을 스스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뒤처지지 않고 해야 합니다. 의미 없이 갔다 오는 건 안 됩니다.”

“대표팀에 가면 허예은(KB스타즈)이나 안혜지(BNK) 같은 선수들과 1대1도 해보고, 수비도 하면서 상대가 무엇을 잘하는지 직접 느껴봤으면 합니다. 그런 경험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왔으면 해요. 자기보다 잘하는 선수들과 같이 해보면 많은 걸 느끼게 됩니다. 그런 부분을 배우고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박소희도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감독님 말씀처럼 좋은 가드 언니들과 함께 뛰면서 많이 배우고 싶어요. 그리고 팀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찬스가 왔을 때는 주저하지 않고 자신 있게 플레이하고 오겠습니다.”



많은 걸 이루고 있는 박소희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멈추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저는 욕심을 너무 내면 오히려 더 안 되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잘해야지’보다는 주어진 역할을 해내자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감독님이 시키신 부분을 잘 수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고 믿고 있어요.”

“예전에는 경기 전부터 걱정이나 두려움이 컸던 것 같아요. 그런데 올 시즌은 경기 영상을 다시 보면 제가 웃으면서 농구를 하고 있더라고요. 선수들끼리 세레머니 하면서 즐기는 모습도 많아졌고, 그런 점에서 농구가 더 재미있어졌습니다.”

성장에는 각자의 속도가 있다. 늦게 피어난 꽃은 더 오래 남는다. 그리고 지금, 박소희는 자신만의 개화 시기를 지나고 있다.

“사람마다 피어나는 시기가 다 다르다고 생각해요. 누가 먼저 잘하느냐보다 내가 언제 성장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하면 언젠가는 기회가 올 거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코트 밖 박소희

경기 없는 날 완전히 쉬는 하루가 있다면 보통 뭐 하세요?
예전에는 숙소에서 거의 안 나가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밖에 나가야 리프레시가 되는 것 같아요. 쉬는 날에는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요즘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드는 소소한 순간은요?
맛있는 거 먹을 때 가장 행복한 것 같아요.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이 나오면 저 혼자 리액션이 커서 주변에서 웃기도 하고요. 맛있는 거 먹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정말 좋습니다.

코트 밖 성격은 어떤 편인가요?
개구쟁이 스타일인 것 같아요. 말하는 것도 좋아하고 장난치는 것도 좋아합니다. 후배들이랑 장난치는 걸 특히 좋아하는 편이에요.

스트레스 받을 때는 어떻게 푸나요?
먹는 걸로 푸는 편이에요. 단 거나 빵 같은 걸 먹으면 스트레스가 좀 풀리는 것 같습니다.

‘한효주 닮은꼴’, ‘미녀 스타’ 같은 시선도 있었죠. 선수로서는 어떻게 받아들이나요?
과분하다고 느껴서 부담스러울 때도 있어요. 그래도 좋은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다만 외모보다는 농구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패션 감각이 돋보이는데 선호하는 스타일이 있나요?
밖에 나갈 때 꾸미고 나가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추리닝이 많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조금 샀어요. 요즘은 코트나 니트처럼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오빠(박종하)와 어릴 때 1대1 농구도 했나요?
초등학교 때 많이 했어요. 저는 진지하게 했는데 오빠는 제 얼굴만 보면 웃어서 같이 웃었던 기억이 많습니다.

지금 다시 1대1 하면 누가 이길 것 같아요?
지금 다시 해도 웃긴 상황이 많을 것 같은데요. 그래도 아직은 제가 오빠한테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농구선수 남매라는 건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같은 프로 팀에서 함께 뛰고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뜻깊어요. 오빠도 좋은 시기를 만나서 잘됐으면 좋겠고, 둘 다 잘해서 대표하는 농구 남매로 기억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항상 잘할 때도, 못할 때도 묵묵히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남은 시즌도 더 열심히 해서 응원해 주시는 마음에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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