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맘바 멘탈리티 품은 재일교포, KB스타즈 고리미

매거진 / 홍성한 기자 / 2025-10-11 08: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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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홍성한 기자] “청주 KB스타즈 여자 농구단은요, 사천시청의 고리미 선수를 선발하겠습니다.” 8월 또 한 명의 재일교포 신분 선수가 코리안 드림을 이뤘다. 이름은 고리미(24, 176cm). 맘바 멘탈리티를 품에 안고 새로운 여정을 향해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10월호에 게재됐으며, 인터뷰는 8월 31일 진행됐습니다. 



먼저 축하드려요. 이번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지명받았는데 어땠나요?
감사합니다(웃음). 이름이 불렸을 때를 돌아보면 너무 놀랐어요. 제가 3순위로 이름이 불릴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KB스타즈는 제가 가고 싶은 구단이기도 했죠. 이름이 불리고 무대 위로 걸어가는 과정이 기억 안 날 정도예요. 올라갔는데 김완수 감독님이 절 보고 정말 환하게 웃어주셔서 그때 조금 긴장이 풀린 것 같아요.

축하 메시지도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요?
스마트폰이 난리가 났었어요. 일본에서 친구들이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다 지켜보고 있었더라고요. 주변에 많은 사람이 축하한다고 해줘서 고마웠습니다. (부모님 반응도 궁금한데요?) 어머니와 통화했는데 드래프트 전날부터 잠을 못 주무셨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전 잘 잤는데 말이죠? 저보다 긴장을 더 하시고 계셨던 거죠. 오빠 언니가 각각 2명씩 총 4명이 있는데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유튜브로 다 보고 바로 연락을 줬답니다.

일본에서 농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중학교 때였어요. 제가 이때부터 또래들보다 키가 컸어요. 농구부 코치님이 계셨는데 절 보시고 농구해 보는 거 어떠냐고 권유해 주셨죠. 원래 운동하는 걸 좋아해서 그렇게 시작하게 됐어요. 그런데 중학교 때부터 바로 농구선수를 준비한 건 아니었어요. 운동은 많이 했지만, 전문적인 과정은 아니었죠. 전문적으로 배운 건 대학교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전문적으로 배운 게 대학교 때가 처음이었으면 습득력이 굉장했다 본데요(웃음)? 어떤 식으로 배웠는지도 궁금합니다.
스킬 코치님 등 이런 지도자분들을 만나서 배우면 우리가 최대한 빨리 이해하고 바로 실천에 옮기는 느낌이 많아요. 코치님이 하나를 알려주시면 그 하나만 하는 게 아니라 거기에다가 새로운 아이디어, 자기 생각을 통해 새롭게 연결해라 이런 식으로도 많이 배웠어요.

도쿄의료보건대학교는 위상이 어느 정도 되는 곳인가요?
일본 여자농구 쪽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학교예요. 강한 팀이죠. 중학교, 고등학교 때 농구를 하면서 더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개인적으로 꼭 가고 싶었던 학교였죠. 그런데 가려면 실력이 좋아 스카우트를 받아야 했어요. 당시에는 제가 그 정도까진 아니었죠. 너무 들어가고 싶은 마음에 공부했고, 결국 성적을 통해 이루게 됐어요. 농구가 아닌 다른 공부로 들어가게 된 거죠.

대학교 선수 생활은 어땠나요?
많이 뛰진 못했어요. 앞서 언급했듯 늘 전력이 좋은 학교이기도 했고, 여기에 코로나19 시기가 겹쳐서 경기 수 자체가 적었거든요. 그래도 거기서 농구 잘 아시는 코치님을 만나 많이 배우고 성장하는 시간이 된 것 같아요.



졸업 후 실업농구 팀인 사천시청 유니폼을 입게 됩니다.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요?
대한민국 3x3 대표팀 연습 상대로 한국을 찾았는데 이때 사천시청 김승환 감독님이 절 보시고 연락을 주셨어요. 제 플레이가 마음에 드셨나 봐요(웃음). 전 그때 프로에 가고 싶은 꿈이 있었고 이 이야기를 감독님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마음이 가게 된 것 같아요.

갑작스럽게 혼자 한국으로 온다는 게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 같은데요?
당연히 고민하는 시간이 있었고, 솔직히 조금 망설이기도 했어요. 그런데 제가 한국에서 프로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었어요. 또 25살인데 여기서 더 늦어지면 새로운 무대 도전이 힘들 것 같았어요. 이번 도전이 마지막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결심하게 됐죠.

그 결심이 우선 1차 적으로는 성공한 셈이네요. 한국 실업농구는 어땠나요?
너무 좋았어요. 일단 일본 실업팀은 선수들이 취업하고 다른 일을 병행하며 농구하거든요. 한국은 프로와 비슷하게 농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더라고요. 이렇게 농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진짜 좋고 팀 동료들도 잘 챙겨준 덕분에 즐겁게 농구했어요.

막상 와서 느낀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아요.
옛날에 한국에 와서 잠깐 한국 사람으로 살았는데도 불구하고 문화 차이 적응하는 게 조금 어려웠어요. 어렵긴 했지만, 사천시청 일원들 모두가 하나도 모르는 절 너무 잘 챙겨줘서 어렵지 않게 적응해 나간 것 같아요.



농구적으로도 다른 점이 많았을 텐데요?
일단 제가 개인적으로 느낀 거는 사천시청 같은 경우는 딱 정해진 에이스가 없는 느낌이었어요. 팀 전체가 같이 움직이며 농구하는 느낌? 이런 타이밍부터 스크린까지 일본과 다르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일본에 있을 땐 WKBL과 관련된 이야기는 많이 들었었나요?

일본 선수들이 아시아쿼터로 가서 경기하는 모습을 자주 지켜봤어요. 특히 앞서 언급했듯 KB스타즈를 좋아해 KB스타즈 경기를 유독 많이 봤죠. 그래서 나가타 모에 언니가 뛰는 걸 유심히 본 기억이 있습니다.

한국 와서 처음으로 본 경기가 KB스타즈 홈경기였다고요?
맞아요. 청주에서 열렸던 플레이오프 경기였어요. 3x3 대표팀 연습할 때 만났던 송윤하 선수도 마침 여기 있었거든요. 그때까지만 해도 제가 청주체육관에서 선수로 뛰게 될 줄은 진짜 몰랐는데 말이죠(웃음).

홍유순(신한은행) 선수가 중학교 후배라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여기 와서 아직 만나진 못했어요. (홍)유순이가 지난해 드래프트에 뽑혔을 때 제가 축하한다고 보냈고, 이번엔 반대로 유순이가 저한테 축하 메시지를 보내줬죠. (중학교 때 유순 선수는 어땠나요?) 그때부터 같이 농구했었는데 키가 정말 큰 친구였어요(웃음).



팀 훈련을 잠깐 먼저 경험했는데 어땠나요? (참고로 고리미는 이번 박신자컵에서 통역으로 먼저 인사했다. KB스타즈 통역이 출산 휴가로 인해 잠시 자리를 비웠기 때문. 사천시청 소속으로 10월 예정된 전국체전을 소화한 뒤 정식으로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팀 분위기가 너무 최고였어요. 훈련도 지켜보며 조금씩 참가했는데 그냥 좋았어요(웃음). (친해진 선수가 있다면요?) 다 스스럼없이 말을 잘 걸어주는데 아무래도 (이)여명이랑 사카이 사라 언니가 일본말이 되다 보니까 조금 더 말을 많이 해요. (송)윤하 역시 3x3 때문에 조금 친해진 선수여서 잘 지내고 있어요.

짧은 시간이지만 통역하면서 얻어가는 점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라도 경기 중에 하시는 감독님의 말을 먼저 들으니 얻어 가는 게 많았어요. 선수들에게 어떤 상황에서 어떤 걸 주문 하시는지 파악이 됐죠. 좋은 시간이 됐어요.

어렵진 않았나요?
일본말을 한국말로 번역하는 건 쉬운 것 같은데 한국말을 일본어로 번역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아무래도 경기 중에는 감독님이 말씀하시는 걸 한 번에 알아듣고 바로 해야 하는 거니 속도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어요.



얼른 뛰고 싶은 마음도 들었을 것 같아요.
사실 보고 있는데 빨리 뛰고 싶은 마음이 들어 답답할 때가 있었어요(웃음). 많은 걸 보고 배우며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로 얼른 팬들에게 인사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어떤 선수로 인사드리고 싶나요?
나가타 언니처럼, 또 강이슬 언니처럼 뛰고 싶어요. 그런데 강이슬 언니만큼 3점슛을 많이는 넣을 순 없을 것 같아서…. 나가타 언니처럼 드라이브인, 속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선택한 등번호 24번, 의미도 궁금합니다.
일본에서부터 사용하던 번호예요. 코비 브라이언트를 존경하거든요. 맘바 멘탈리티(NBA 전설 코비가 보여준 농구를 향한 도전정신을 의미한다. 안타까운 사고로 세상을 떠났지만,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수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항상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고 도전하는 게 너무 멋있어요. 이런 사람들에 대한 리스펙을 마음속에 품고 있습니다.

원래부터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었나요?
언제부터 이랬는지 잘 모르겠어요(웃음). 농구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이 덕분에 이 자리 올 수 있었던 것 같고,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된 것 같아요.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도움을 준 사천시청 일원들에게도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너무 감사한 마음이에요. 잘 챙겨줘서 이렇게 헤어지는 게 조금 슬픈 감정도 들어요. 잘 지내고 있는데 문뜩 보고 싶다는 느낌이 와요.

앞으로 만날 KB스타즈 팬들도 빼놓을 수 없겠죠?
홈경기장에 서면 너무 즐겁고 재밌을 것 같은 마음이 벌써 들어요. 팀 색깔에 녹아들어 좋은 선수가 되겠습니다. 잘 부탁드리고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_WKBL 제공, 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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