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프리뷰(15)] '우승 or 리빌딩' 클리블랜드의 라스트 댄스가 다가온다
- 해외농구 / 이규빈 기자 / 2025-09-14 22:41:40

[점프볼=이규빈 기자] 차기 시즌 결과에 따라 클리블랜드의 운명이 바뀐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르브론 제임스의 친정팀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2003 NBA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제임스를 지명한 이후 꾸준히 플레이오프 무대에 진출하며 동부 컨퍼런스의 강호로 떠올랐다. 하지만 제임스가 우승 도전을 위해 마이애미 히트로 이적하며 약체가 됐고, 2011 NBA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카이리 어빙을 지명하며 리빌딩에 나섰다.
그리고 제임스가 2014-2015시즌을 앞두고 클리블랜드로 복귀하며, 다시 동부 컨퍼런스의 강호가 됐다. 이번에는 우승에 성공했다. 2015-2016시즌, 숙적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7차전 승부 끝에 제압하며 구단 프랜차이즈 역사상 첫 우승에 성공했다.
고향 팀에 첫 우승을 가져온 제임스는 다시 클리블랜드를 떠났고, 또 리빌딩에 나서게 됐다. 이번 리빌딩은 저번보다 순조로웠다. 드래프트에서 대박을 터트린 것이 주효했다. 2019 NBA 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다리우스 갈랜드, 2021 NBA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에반 모블리를 지명한 것이다. 여기에 트레이드로 도노반 미첼과 재럿 앨런까지 영입하며, 다시 동부 컨퍼런스의 강호가 될 준비를 마쳤다.
특히 미첼 트레이드 효과가 대단했다. 미첼은 입단과 동시에 클리블랜드의 에이스 자리를 맡았고, 제임스 이후 가장 뛰어난 클리블랜드 선수가 됐다. 미첼의 활약으로 클리블랜드는 2022-2023시즌과 2023-2024시즌, 모두 플레이오프 2라운드까지 진출하는 저력을 뽐냈다.
하지만 아쉬운 감이 있었다. 클리블랜드를 향한 평가는 강팀은 맞지만, 우승에 노릴 수준은 아니라는 평이었다.

64승 18패 동부 컨퍼런스 1위
직전 시즌에 플레이오프 2라운드 진출이라는 좋은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에 선수단에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큰 변화가 있었다. 바로 클리블랜드를 강팀으로 이끌었던 JB 비커스태프 감독을 경질하고, 골든스테이트의 수석 코치였던 케니 엣킨슨을 감독으로 선임한 것이다. 엣킨슨은 이미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브루클린 네츠의 감독을 맡았던 경험이 있다. 당시 엣킨슨은 능력은 뛰어나지만, 성격이 강성이라 선수들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얘기가 있었다.
이런 클리블랜드의 엣킨슨 선임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가 됐다. 선수단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 클리블랜드가 시즌 초반부터 엄청난 기세로 질주했다. 개막 이후 무려 15연승에 성공하며 압도적인 페이스를 보였다. 15연승을 깨트린 패배마저, 3점차로 디펜딩 챔피언 보스턴 셀틱스에 아쉽게 패배한 경기였다. 패배 이후에도 클리블랜드의 질주는 계속됐고, 첫 35경기에서 31승 4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클리블랜드의 농구 스타일이 바뀐 것이 주효했다. 비커스태프 감독 체제에서 클리블랜드는 수비 농구를 지향하는 팀이었다. 반면 엣킨슨 감독은 빠른 공격 농구를 선호하는 감독이다. 이런 엣킨슨 감독의 농구 스타일이 클리블랜드 선수들에게 안성맞춤이었다. 그렇다고 수비가 나쁜 것도 아니었다. 모블리와 앨런을 필두로 한 골밑 수비는 벽을 느끼게 했다. 모블리는 시즌 내내 '올해의 수비수' 수상에 1순위 후보였다.
비록 압도적이었던 전반기와는 달리, 후반기에는 비교적 심심한 성적과 경기력이었으나, 어쨌든 64승 18패로 동부 컨퍼런스 1위를 차지했다. 선수단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 놀라운 변화다. 엣킨슨 감독을 '올해의 감독'으로 뽑는 여론도 늘어날 정도였다.
클리블랜드가 강력한 이유는 한 선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주전 라인업 자체의 파괴력이 굉장하다는 것에 있었다. 여기에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는 디안드레 헌터를 영입하며, 약점이었던 포워드 포지션까지 메웠다. 플레이오프 무대가 시작되기 전, 클리블랜드의 우승을 점치는 사람도 많았다.
1라운드에서 만난 마이애미 히트를 손쉽게 압도했다. 4승 0패로 제압했고, 경기 내용도 굴욕적일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이때만 해도 클리블랜드의 우승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 암초를 만난다. 바로 인디애나 페이서스였다. 인디애나는 클리블랜드에 밀리지 않을 정도의 빠른 농구와 공격력을 과시하는 팀이다. 이런 인디애나의 공격력에 오히려 클리블랜드가 밀렸다. 인디애나 에이스 타이리스 할리버튼은 클러치 타임을 지배했다.
결국 1승 4패로 인디애나에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정규리그에서 보여준 모습을 생각하면 충격적일 정도의 졸전이었다. 이로써 클리블랜드의 최종 성적은 또 2라운드 탈락으로 끝났다.

IN: 론조 볼(트레이드), 래리 낸스 주니어(FA), 샘 메릴(재계약)
OUT: 타이 제롬(FA), 아이작 오코로(트레이드)
이번에도 별다른 움직임 없이 넘어갈 것으로 예상됐으나, 클리블랜드 수뇌부의 생각은 달랐다. 핵심 식스맨이었던 제롬이 FA로 팀을 떠났기 때문에 대체자가 필요했다. 그 대체자는 볼이었다. 볼은 직전 시즌 시카고에서 나름대로 부상 복귀 후 괜찮은 모습을 보였다. 이런 볼을 영입하기 위해 프랜차이즈 선수였던 오코로를 보냈다. 오코로의 자리는 헌터가 영입된 이후 눈에 띄게 준 상태였다.
여기에 나름 클리블랜드 출신의 스타 낸스 주니어가 복귀했다. 낸스는 이미 2017-2018시즌부터 2020-2021시즌까지 클리블랜드에서 활약했던 기억이 있다. 기량도 아직 건재하기 때문에 모블리와 앨런의 백업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백업 슈터인 메릴과도 재계약을 맺었다. 메릴은 맥스 스트러스라는 확실한 주전이 있는 상황에서 나름 벤치에서 괜찮게 활약한 선수다. 스트러스의 보험으로는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록: 평균 18.5점 9.3리바운드 3.2어시스트
모블리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최고의 빅맨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았던 초특급 유망주였다. 친형인 아이재아 모블리와 함께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로 진학했고, 평균 16.4점 8.7리바운드 2.9블록슛으로 매우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2021 NBA 드래프트에 참여했다.
당시 모블리의 유력 지명 순위는 2순위였다. 1순위는 육각형 가드라는 평가를 받은 케이드 커닝햄이 유력했고, 그 이후에는 모블리를 밀어낼 유망주가 없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드래프트장에서 반전이 일어난다. 전체 2순위 지명권을 보유한 휴스턴 로켓츠가 모블리가 아닌 제일런 그린을 지명한 것이다. 당시 휴스턴은 제임스 하든이 떠나며 전면 리빌딩을 선언했고, 프랜차이즈의 얼굴이 될 스타가 절실했다. 그린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SNS를 통해 전국구 명성을 얻은 상태였다.
결과적으로 클리블랜드가 이득을 봤다. 클리블랜드는 곧바로 모블리를 지명했고, 모블리는 신인 시즌부터 곧바로 역량을 과시한다. 신인 시즌 평균 15점 8.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이미 주전급 빅맨의 모습을 보였고, 그 이후에도 꾸준히 시즌 평균 15점 이상 득점과 8리바운드 이상을 기록하는 빅맨이 됐다. 여기에 고등학교 시절부터 유명했던 수비력은 NBA 무대에서도 위력적이었다.
하지만 이런 모블리는 칭찬보다 비판을 더 받았다. 그 이유는 모블리의 엄청난 기대치 때문이었다. 드래프트 입성 당시에 모블리에게 기대했던 모습은 평균 이상의 선수가 아닌, 올스타도 아니고, 그 이상이었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지배적인 모습을 기대했던 선수였다. 따라서 모블리의 기록 자체는 상당히 준수하지만,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비판이 발생했다.
모블리가 마침내 폭발한다. 4년차 시즌이었던 2024-2025시즌, 시즌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클리블랜드 돌풍의 핵심으로 활약한 것이다. 수비에서 모블리에 대한 의존도는 절대적이었고, 모블리는 공격에서도 3점슛을 평균 3.2개 시도하며 커리어 통산 가장 많은 횟수를 기록했다. 즉, 공격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모블리는 이제 주전이 아닌 NBA 정상급 빅맨이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수상도 화려했다. 생애 첫 올스타 선정과 함께 '올해의 수비수'에 선정된 것이다. 여기에 올-NBA 세컨드 팀까지 뽑혔다. 그야말로 드래프트 당시에 기대치를 완벽히 충족한 시즌이었다.
하지만 모블리는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시즌이 끝나고 연장 계약 자격이 생긴 모블리는 클리블랜드와 무려 5년 2억 69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연간 5400만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이다. 클리블랜드가 현재 모블리의 모습으로 이런 계약을 안긴 것이 아니다. 당연히 발전을 기대하고 제시한 계약이다.
만약 클리블랜드가 리빌딩에 나선다고 해도, 모블리는 언터쳐블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당장 차기 시즌 우승을 위해서는 모블리의 발전이 필요하다.

갈랜드-미첼-스트러스-모블리-앨런
달라진 부분이 하나도 없는 클리블랜드의 주전 라인업이다. 이미 이 라인업은 검증이 끝났다. 공격은 앞선인 미첼과 갈랜드가 이끌고, 수비는 골밑에 모블리와 앨런이 이끄는 전략이다. 이는 너무나 효과적이고, 강력한 전술이었다. 비록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탈락하긴 했으나, 갈랜드와 미첼이 부상이 있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여기에 벤치 멤버도 나쁘지 않다. 새롭게 합류한 볼과 직전 시즌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 영입된 헌터, 친정팀으로 돌아온 낸스 주니어가 있다. 사실 주전 라인업이 워낙 강력하므로 벤치에 대한 중요도가 낮은 팀이다.
흥미로운 점은 차기 시즌이 현재 클리블랜드 로스터의 마지막 시즌이 될 가능성이 높다. 클리블랜드는 이미 사치세를 아득히 초과한 상태이고, 이런 상황에서 미첼과 갈랜드의 계약 만료가 다가온다. 클리블랜드는 NBA를 대표하는 스몰마켓 구단이고, 이것보다 더 큰 규모의 사치세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 즉, 차기 시즌 성과에 따라 대대적인 변화가 유력해 보이는 상황이다.
클리블랜드에는 다행스럽게도 강력한 경쟁자가 모두 사라졌다. 최근 수년간 동부 컨퍼런스의 지배자였던 보스턴 셀틱스는 제이슨 테이텀의 부상으로 차기 시즌을 안식년으로 생각하고, 자신들을 떨어뜨린 인디애나도 할리버튼의 부상으로 차기 시즌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동부 컨퍼런스는 클리블랜드의 압도적 독주를 예상하는 시선도 있다.
즉, 차기 시즌에 클리블랜드에 변명은 없다. 우승에 실패하면, 리빌딩에 돌입하게 될 것이 유력하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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