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현 잃은 오세근, 다음 시즌 고군분투?

프로농구 / 김종수 / 2022-06-01 18: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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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KGC는 최근 두 시즌간 가장 빛난 팀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이어 올 시즌 역시 준우승의 성적을 올렸다. 특히 올 시즌 준우승 같은 경우 우승 이상의 결과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시즌 우승의 일등공신 자레드 설린저와 재계약에 실패한 상태에서 그 빈자리를 메워주기를 기대했던 1옵션 외국인선수 오마리 스펠맨(25·203㎝)마저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뛰지 못했기 때문이다.

6강, 4강전은 2옵션 외국인선수 대릴 먼로(36‧196.6cm)만으로 버티어냈으며 스펠맨이 챔피언결정전에서 돌아오기는 했지만 한창 좋을 때의 몸상태와는 달랐다. 결국 다른 선수들의 체력적 문제까지 불거지며 고배를 마시고 말았으나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온 과정이 워낙 드라마틱했던지라 우승팀 SK 못지 않은 박수를 받았다.

일반적인 팀같으면 좀더 전력을 가다듬어서 아쉽게 실패한 우승의 아픔을 회복하려는게 보통이다. 하지만 KGC의 비시즌간 행보는 조금 다르다. KGC를 강팀으로 이끌며 명장 대열에 올라선 김승기 감독을 비롯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슈터로 꼽히고있는 FA 전성현(30‧189cm)까지 놓치고 말았다.

그들을 잡기위해 KGC가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지켜보던 팬들 사이에서는 실망 어린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김태술, 박찬희, 이정현에 전성현까지…, 타팀들처럼 활발한 외부 영입은 커녕 내부 자원마저 번번히 단속이 안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장 김승기가 떠난 이상 특유의 화수분 농구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KGC는 여전히 만만한 팀이 아니다. 빼어난 돌파력이 돋보이는 듀얼가드 변준형, 신구 수비대장 양희종, 문성곤이 건재하다. 올시즌 플레이오프를 통해 다시 한번 증명됐다시피 이들은 자신의 영역에서 만큼은 강력한 경쟁력을 자랑한다. 더불어 간판스타이자 주전 파워포워드 오세근(35‧200cm)의 존재는 다음 시즌 성적을 쉽게 예상하기 힘들게 만든다. 기둥이 튼튼한 집은 어지간한 비바람에도 충분히 견딜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세근은 김주성(은퇴‧전 DB)을 잇는 레전드 파워포워드다. 개인플레이와 팀플레이에 모두 능하며 한팀의 프랜차이즈로서 수차례 우승을 만들어내며 소속팀 KGC를 명문으로 만들어냈다. 커리어 초창기부터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음에도 특유의 노련미까지 더해지며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여전히 오세근 이름 앞에는 ‘국내 최고 4번’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통산 404경기에서 경기당 28분 39초를 소화하며 평균 13.3득점, 6.8리바운드, 2.3어시스트, 1스틸, 0.8블록슛을 기록하고 있는 부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오세근의 최대 장점은 꾸준함이다. 예전만큼 못한 스피드, 운동능력 등으로 인해 최근 몇 시즌 동안 계속해서 노쇠화 논쟁에 시달렸지만 정작 기록은 한창 때와 크게 차이가 없다. 떨어진 능력치를 더 발전한 BQ와 노련미 등으로 커버했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는 젊은 시절 패기로만 밀어붙이던 때보다 더 까다로워졌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기본적으로 힘이 세서 어지간한 외국인선수에게도 몸싸움에서 쉽게 밀리지 않으며 스크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팀 내 가드자원을 잘 살려준다. 전성현이 슈터로서 대성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오세근의 역할도 크다는 평가다. 투 맨 게임에 능하지 못한 가드도 오세근이 함께하면 가능해질 정도다. 자신의 역할을 확실히 해내면서 동료까지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빅맨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소속팀 KGC를 지켜냈던 오세근이지만 다음 시즌은 최근 몇 시즌보다 더 힘들 수도 있을 전망이다. 일단 외곽에서 집중수비를 분산시켜줄 전성현이 없는지라 공격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변준형은 개인 공격력은 나쁘지 않지만 팀 패턴을 이끌어야 되는 주전 포인트가드다. 양희종, 문성곤은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의 선수들이지만 공격력은 타팀 주전 포워드와 비교해도 앞선다고 말하기 어렵다. 결국 오세근에 대한 견제가 좀 더 심하게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현재 KGC는 지난 시즌 활약이 나쁘지 않았던 스펠맨과 먼로를 재계약했다. 먼로는 노장 2옵션 외국인선수임에도 불구하고 넓은 시야와 패싱센스를 앞세워 ‘포인트 센터’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변준형이 듀얼가드임을 감안했을 때 좋은 궁합임은 분명하다. 문제는 스펠맨이다. 스펠맨은 부상을 입기 전에도 기복있는 모습을 자주 노출했다. 컨디션이 좋은 날은 내외곽을 오가며 폭넓게 득점을 올리고 깜짝 놀랄 블록슛도 자주 보여줬지만 그렇지 않은 날은 공수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팀은 마음을 다잡은 건강한 스펠맨을 기대하고 재계약했다고 알려져 있다.

사실 예전부터 KGC팬들 사이에서는 오세근의 외국인선수 파트너에 대한 논쟁이 많이 있어 왔다. 득점력 있는 선수도 좋지만 기본적으로 듬직하게 골밑을 지켜줄 수 있는 선수가 함께 할 때 오세근도 경기력이 더 좋았기 때문이다. 함께 최고의 호흡을 보여줬던 데이비드 사이먼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수비에 비해 공격력에서 아쉬움이 컸던 KGC는 대대로 득점력 좋은 외국인선수를 선호했고 그로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는 상당 부분 오세근이 떠맡아야 했다. 스펠맨 역시 득점력에 비해 제공권, 수비 등에서 힘을 쓰는 타입은 아니다.

계속된 전력 이탈에도 화수분농구, 잇몸농구로 선전하고 있는 KGC를 보면 ‘부자가 망해도 3대는 간다’는 말이 연상된다. 팀 입장에서 최고의 시나리오는 단순히 버티는 수준을 넘어 또 다른 보강요소를 찾아 재도약의 틀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기둥 오세근의 부담을 덜어주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임새를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 기둥이 무너진 곡간에는 곡식을 채워 넣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글 / 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 / 유용우 기자,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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