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장 근처도 안갔는데… 지키고 싶은 것이 생겼어요!” BNK 유소녀 박언주 코치의 진심과 목표

유소년 / 이상준 기자 / 2025-07-11 01:5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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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상준 인터넷기자] 농구 코트를 멀리하던 5년. 이제는 그 누구보다 농구와 가까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BNK 유소녀 클럽 박언주 코치의 이야기다.

지난 6일 신안산대학교에서 열렸던 2025 WKBL 유소녀 클럽 리그전 3라운드. U8부와 U10부, U12부까지 세 종별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BNK 유소녀는 한국 여자 농구의 미래가 될 가능성을 코트에서 마음껏 표출했다.

첫 출전한 WKBL 공식 대회를 씩씩하게 마친 농구 꿈나무들을 묵묵히 바라보고, 박수 쳐주는 자는 다름 아닌 오랜 WKBL 팬들에게 반가운 얼굴이었다. 2018년 은퇴한 박언주 코치가 그 주인공이다. 박언주 코치는 2007년 WKBL 신인선수 선발회에서 1라운드 2순위로 구리 금호생명에 지명, 이후 지명권 양도로 안산 신한은행(현 인천 신한은행)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해 11년간 WKBL 무대에 몸담았고, 현재는 BNK 유소녀 클럽의 지도자로 여자농구의 미래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WKBL에서 주최하는 공식 대회 참여는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준비 과정도 녹록지만은 않았어요. BNK 유소녀 클럽은 단순히 부산 내 여자 아이들만 모집하는 것이 아니라 타 지역에 있는 아이들도 함께하는 연합팀이거든요. 그렇다 보니 한자리에 모일 기회를 만들기가 쉬운 일은 아니더라고요. 시행착오도 많았는데 결과가 좋아서 너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WKBL 측에서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좋은 격려들을 시발점으로 여겨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는 BNK 유소녀 클럽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본지와 연락이 닿은 박언주 코치의 목소리에는 첫 공식 대회에서의 거둔 절반의 성공에 대한 기쁨이 담겨 있었다.

BNK에게는 큰 의미가 있던 클럽 리그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가에 의의를 두기에 충분했지만, 박언주 코치의 세심한 지도 속에 참가한 전 종별에서 3위 이내의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특히 U12부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전승 행진을 기록, 우승이라는 최고의 결과물을 내기까지 했다.

“사실 BNK 구단의 유소녀 운영은 다시 시작하는 과정에 있어요. 구단 창단 초기에는 유소녀 파트가 좋은 결과를 낳지 못했거든요. 현재는 구단의 지원과 학부모님들의 응원 덕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중입니다. 이번 WKBL 유소녀 클럽 리그전이 열린 안산까지는 부산에서 5시간 넘게 걸려요. 그런데도 많은 학부모님들이 찾아오셔서 아이들을 격려해주셨어요. 구단도 45인승 버스를 대절해주면서 장시간 이동을 편하게 해주셨죠. 좋은 결과를 계속해서 보여 드려야 하기에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나아갈 겁니다.”

박언주 코치는 이어 유소녀 클럽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는 BNK 구단의 공도 이야기했다. 실제로 BNK는 공식 SNS와 홈 경기를 통하여 BNK 유소녀 홍보에 적극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특히 구단에 정말 감사한 게 많아요. 지원도 지원이고, 시즌 중에 아이들을 홈 경기에 초청해주시기도 하십니다. 홈 경기에는 아이들의 훈련 과정을 담은 영상을 전광판으로 자주 노출해주시기까지 하죠. 이렇게 잘해주시는데… 책임감이 절로 생기게 되는 것 같아요.” 박언주 코치는 연신 자신보다 주위에 공을 돌렸기 바빴다. 유소녀 농구를 향한 그의 애정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현재 아마농구계에 몸담은 지도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고민은 분명하다. 유소년, 유소녀 농구를 체험하는 인원 뿐만 아니라 농구 선수의 길을 걸으려는 학생 자체가 적어진다. 이에 대한 연장선으로 ‘농구’라는 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어린 시절부터 낮은 것이 사실이다. 저출산 풍토로 인구수가 줄어드는 것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랄지도 장기적으로 보면, 농구계에 끼치는 악영향인 것도 확실하다. 박언주 코치 역시 이에 대하여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했고, 원인을 계속하여 찾는 과정에 있었다.

“확실히 초등학교, 중학교 친구들은 체육을 잘 안 하려 해요. 공부 위주로 학교 생활을 보내고, 학업이 전부라는 틀 안에 갇혀 있다고 느껴질 때가 많아요. 운동 선수를 꿈꾸거나 체육에 흥미가 있어도 농구는 반감을 느끼고 있는 친구들도 많더라고요. 몸싸움도 심하고, 다칠 환경도 많은 것이 그 이유였죠. 학부모님들 중에서도 마찬가지 이유로 농구를 시키지 않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남자 아이들도 이런 상황이 많은데 여자 아이들은 더 자주 있죠.”

아마 농구의 현실이 녹록지 않더라도 포기할 박언주 코치가 아니었다. 박언주 코치는 저학년일수록 농구에 흥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함을 이야기했고, 이를 BNK 유소녀 클럽 내 체계적인 프로그램 설정에 반영했다. 긴 고민에서 나온 해결책 수립 과정은 현재까지는 성공에 가까웠다. 현재 BNK 유소녀 클럽은 취미로 농구를 즐기는 주니어를 시작으로 엘리트 농구를 목표로 하는 프리-엘리트반까지 개설, 농구 흥미를 단계적으로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농구의 재미를 알려주고, 농구라는 것이 어떤 스포츠인지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취미반인 주니어에 신경을 많이 쓰려 했어요. 득점의 즐거움을 알려주고자 아이들이 득점에 성공하면 먹을 것 같은 보상을 주는 등 다양하게 흥미를 유발하려 했죠. 무료 체험의 폭도 늘려 관심이 생기면 정식으로 농구를 배우게 하는 과정도 거쳤고요. 그 과정에서 아이들의 표정이 점차 흥미진진하게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결론을 어느 정도 내릴 수 있었어요. 자연스럽게 농구에 흥미를 느끼고, 가까워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죠. 유소녀 클럽 농구로 재밌게 농구를 한다면 엘리트 농구의 길도 더 열릴 것이라 봅니다.” 박언주 코치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박언주 코치의 고민과 연구는 이게 다가 아니었다. WKBL 유소녀 클럽 리그전 참여 종별 나이에서 알 수 있듯 현재 BNK 유소녀 클럽 내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꿈나무들이 존재한다. 농구에 대한 이해도도 제각각이다. 그렇다 보니 박언주 코치는 연령 및 습득 정도에 따른 맞춤 코칭의 중요성도 이야기했다. 그 속에는 그가 현역 시절 만난 지도자들의 영향도 있었다.

“일단 저는 훈련량이 많은 감독님들과 주로 생활을 해왔어요. 위성우 감독님은 물론이고, 정상일 감독님도 그랬죠. 그렇다 보니 선수들을 지도할 때도 그 분들의 영향을 받았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취미반 친구들은 강하게 하는 것이 옳지 않지만, 엘리트 농구 의지가 있는 프리-엘리트는 훈련 강도를 강하게 하고 있어요. 주중에 연습 경기도 정말 자주 편성하고요. 오죽하면 제 동생 (박)혜진(BNK)이가 클럽에 방문해 저를 보더니 ‘언니 완전 클럽 농구계의 위성우다’라고 하더라고요. 제 수업을 들으러 멀리서 오는 친구들도 있는데 대충할 수는 없습니다.” 박언주 코치의 지도 철학이었다.

이처럼 깊고 창대한 철학을 바탕으로 인재 양성에 한창인 박언주 코치도 농구계와 인연이 끊어진 순간이 있었다. 박언주 코치는 2018년 KEB하나은행(현 부천 하나은행)에서 은퇴 후 전력분석원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러나 1년 만에 직을 내려두고 야인의 삶을 보낸 적이 있다.

“하나은행에서 전력분석원을 그만둔 후에는 5년 동안 농구를 멀리했어요. 동생인 혜진이의 플레이를 봐야 함에도 농구장은 근처에도 가지 않았을 정도로 농구를 잊으려고만 했습니다. 새 직업도 필라테스 강사로 농구와는 전혀 인연이 없을 법한 직업을 찾았죠.”

싫증이 났기에 어떻게 해서든 농구와 정을 떼려 했지만, 오랫동안 함께한 농구는 질긴 인연처럼 다시 찾아왔다.

“필라테스 강사라는 새로운 직업을 찾아 활동하던 중 알게 된 것이 있었어요. 필라테스가 농구 선수들의 재활 과정과 잘 맞는다는 것이었죠. 농구와 인연이 다시금 닿게 되는 순간이었고, 우연히 더그릿과 같은 유소년 농구 교실에서 선수들을 지도할 기회를 잡았습니다. 이후 좋은 기회가 생겨 지금 BNK 유소녀 클럽까지 오게 되었어요.”

쳐다도 보기 싫을 정도로 질렸지만, 이제는 다시 돌아와 일상의 한 부분이 된 농구. 박언주 코치는 그녀의 삶을 다시 농구와 함께 할 수 있도록 힘써준 BNK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더불어 BNK는 박언주 코치에게 이외의 특별한 가치도 많다. 친동생인 박혜진이 주장으로 활약 중이며 BNK의 연고지인 부산은 그의 고향이다.

“선수는 아니지만, BNK에 대한 애사심이 굉장히 커요. BNK는 제 고향 부산에 있는 팀이잖아요? 그렇다 보니 한 편으로는 ‘나도 현역 시절 고향인 부산에서 뛸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아요. 저는 그 꿈을 BNK 유소녀 클럽으로 어느 정도 실현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공교롭게도 동생 혜진이가 우리은행에서 BNK로 이적을 확정 지은 날은 제가 BNK 유소녀 클럽 지도자직을 제안받았던 날이었어요. 선수 생활을 화려하게 끝내는 것보다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 것이 목표이자 꿈이었는데, 기회가 주어진 만큼 노력해야죠.”

끝으로 박언주 코치는 지도자 생활 전반의 목표를 전했다. 인터뷰에 임하는 내내 박언주 코치의 목소리는 또렷했지만, 목표를 말하는 순간에는 더 또렷해졌다.

“저는 진짜 다른 것 바라는 것이 없어요. 그저 저의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농구에 대한 목표 의식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다 잘하지 않아도 돼요. 드리블, 슛 중 하나만 잘해도 됩니다. 안 되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잘하는 것을 생각했으면 해요. 그러면 목표 의식도 자연스레 생기더라고요. 추가로 저로 인해 농구 코트를 밟는 여자 아이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그러려면 제가 구단에서 좋은 지원을 해주시는 지금부터 끝까지 유소녀 클럽을 잘 지켜야 해요. 지키고 싶은 것이 생긴 만큼 최선을 다할 거에요. 책임감이 크네요. 앞으로도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BNK 유소녀 클럽을 더욱 성장시킬 박언주 코치의 행보를 주목해보자.

#사진_본인 제공,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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