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 드리는 선물’ 이승현이 보여준 투혼

프로농구 / 김수열 / 2017-01-01 0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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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고양/김수열 기자] 아들은 아버지에게 승리를 안겨드리기 위해 이를 악물고 뛰었다. 비록 아들의 팀은 패했지만 오리온 골밑의 중심이 되어주며 많은 팬들의 환호성을 받은 오리온의 ‘두목호랑이’ 이승현은 아버지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라는 ‘뿌듯함’을 선물로 드렸다.


오리온은 3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74-77로 패했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이승현은 이날 양 팀 유일하게 40분을 소화하며 15점 5리바운드로 활약했다. 팀 내 가장 많은 득점이었다.


수비 역시 인상적이었다. 이날 이승현은 NBA 출신의 센터 제임스 싱글톤(35, 200cm)을 수비했다. 비록 18점을 내줬지만 적극적인 몸싸움과 투지로 그를 충분히 괴롭혔다.


이날 경기는 이승현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현재 폐암 말기로 치료를 받고 있는 아버지의 생일이었기 때문이다.


이승현의 부친 이용길씨의 암 진단은 ‘아들’ 이승현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2015-2016시즌 오리온이 챔피언이 된 직후 접한 소식이었고 우승의 기쁨은 순식간에 슬픔으로 바뀌었다.


이승현의 이날 원래 계획은 경기 후 가족들과 식사를 하는 것이었다. 바로 12월 31일은 아버지의 생일이었기 때문. 하지만 오리온의 31일 경기가 저녁 10시로 변경되면서 이승현은 소속팀의 경기를 준비해야 했다. ‘프로’이기에 당연한 것이었지만 아버지의 생일에 함께 식사를 할 수 없게 된 아들은 아쉬움은 클 수밖에 없었다.


아쉬움을 이승현은 코트에서 풀었다. 1쿼터 5분 52초, 중거리슛으로 첫 득점에 성공한 이승현은 2쿼터 중거리슛과 최준용을 상대로 포스트업에 성공하는 등 2쿼터만 8점을 넣었다. 4쿼터 66-67까지 추격을 당할 때 달아나는 3점슛을 넣기도 했다.


팀 공격의 중심이 되었지만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74-75로 뒤진 경기 종료 4초전, 공격 리바운드 후 회심의 역전슛을 시도했지만 SK 최준용에게 막혔고 팀을 승리로 이끌지는 못했다. 그의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을 터.


하지만 이날 이승현은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수비에서 외국 선수를 육탄 방어하고 스크린과 박스아웃을 통해 오리온 공격의 중심에 있었다. 경기 전 SK 문경은 감독도 “(이)승현이가 계속 골밑에서 활발하게 움직여주기 때문에 오리온 포워드들에게 공간이 많이 난다. 이 점을 막아야 한다”며 이승현을 경계하기도 했다. 이날 역시 이승현은 문 감독의 생각 그대로 움직였고 이승현은 충분히 SK를 괴롭혔다.


이날 경기는 많은 농구팬들에게 관심이 집중됐다. KBL에서 한국 스포츠 최초로 저녁 10시 경기를 열었기 때문이다. 새해를 농구장에서 보내기 위해 팬들은 경기장을 꽉 채웠고 이승현은 더 열심히 뛰었다. 60,83명의 관중들이 ‘이승현’을 연호했고 아버지는 경기장에서 그 모습을 바라봤다. 오리온은 비록 패했지만 아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 이것이 가장 따뜻한 ‘생일 선물’이 되지 않았을까.


#사진 –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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