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잔치 존재 이유, 심각한 고민 필요
- 아마추어 / 곽현 / 2016-12-29 11:22:00

[점프볼=곽현 기자] 한국에서 ‘농구’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때 가장 많이 회자되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농구대잔치’다. 1997년 프로농구가 출범하기 전까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대회로 허재, 이상민, 강동희, 서장훈, 현주엽 같은 당대 최고의 스타들을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지금도 20대 이상의 팬들이 농구를 좋아하게 된 배경으로 ‘농구대잔치’를 꼽곤 한다. 당시 선수들이 보여준 화려한 플레이와 뜨거운 열기 덕에 농구를 좋아하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프로농구 출범 후 농구대잔치는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28일 성남실내체육관에서 농구대잔치 결승전이 펼쳐졌으나, 주목한 이들은 극소수였다. 이제 농구대잔치의 존재 이유에 대해 심각한 고민이 필요해진 시점이다.
▲이슈 없는 농구대잔치
이번 농구대잔치는 남자부와 남자 2부, 그리고 일반부(동호인) 세 부문으로 나뉘어 치러졌다. 여자부는 참가팀 부족으로 아예 열리지 않았다. 한 가지 긍정적이었던 것은 동호인들이 참가하는 일반부가 신설됐다는 것이다. 올 해 생활체육과 통합되며 나온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농구 인프라를 넓힐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다.
하지만 농구대잔치의 메인격이라고 할 수 있는 남자부는 큰 이슈거리 없이 싱겁게 대회가 마무리 됐다.
남자부 참가팀은 모두 7팀으로 군인들로 구성된 상무, 유일한 실업팀 놀레벤트 이글스를 제외하면 대학팀은 단 5팀만이 참가했다. 남자 대학 1부 팀이 12팀임을 감안하면 절반도 참가하지 않은 것이다. 이들이 참가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로 선수 부족이다. 이번 대회는 당초 입학예정자들의 참가를 불허했다. 그러다보니 4학년들이 취업으로 나간 일부 학교의 경우 선수 숫자가 부족해 참가가 어려웠다. 또 선수들의 수업 참여, 경비 부족 등의 이유를 댄 팀들도 있었다.
가장 중요한 건 농구대잔치에 대한 입지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이기도 하다. 굳이 대회 참가에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한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선 프로선수들로 구성된 상무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반면 상무에 대항할 대학팀들의 전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 했다.
대학무대를 호령했던 고려대는 이종현, 강상재 등 4학년들의 졸업으로 전력이 약화됐다. 그나마 올 해 대학리그 우승팀 연세대가 대항마가 될 수 있었으나 허훈, 안영준 등이 수업 참가로 아예 출전 자체를 하지 못 했다.
연세대 은희석 감독은 “학교에서 졸업 전에 꼭 들어야 하는 수업이라고 해 빠질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예전과 달리 대회 출전으로 수업을 대신할 수 없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주축들이 빠지니 연세대 역시 완전한 전력을 보일 수 없었다.
여기에 2017년 다크호스로 떠오른 중앙대는 아예 출전을 하지 않았다. 양홍석(부산중앙고), 박진철(제물포고), 고교 최고의 빅맨 2명을 영입한 중앙대가 참가를 했다면 상당한 볼거리를 제공했을 것이다. 하지만 입학예정자들은 출전할 수 없다는 규정에 막혀 참가 자체를 포기했다.
결국 상무의 결승 상대는 단국대가 됐다. 전력 차이는 났다. 상무는 시종일관 리드를 점한 끝에 85-63으로 완승을 거뒀다. 단국대가 최선을 다하긴 했지만, 결승전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은 남을 수밖에 없었다.
▲대중의 철저한 외면
이날 결승전은 결승전이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로 초라했다. 관중석에는 100여명 남짓의 관중들만이 자리를 메웠고, 2층 대부분이 텅텅 비어 있었다. 그 중에서도 농구관계자, 선수들 가족을 제외하고 일반 팬의 숫자는 극소수였다.
농구대잔치가 팬들의 외면을 받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팬들의 눈을 사로잡을만한 볼거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농구가 다른 즐길 거리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차치하고서라도 농구대잔치라는 명성에 걸맞게 국내 최고의 팀들이 참가를 했다면 관심도는 올라갔을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입학예정자들이 참가를 했다면 각 팀들이 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이다. 농구대잔치는 예전부터 입학예정자들의 등용문 같았다. 오세근(KGC인삼공사), 김종규(LG), 이종현(모비스) 등이 대학 입학예정자 신분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올 해는 그런 새얼굴들을 볼 수 없었다.
최근 입학예정자들의 대회 출전 문제가 예민한 시기에서 확실한 매듭을 짓고 대회가 개최되지 못 한 부분은 아쉽다. 결국 이는 흥행 참패로 이어졌다.
상무 이훈재 감독은 우승 확정 후 기쁨보다 아쉬움을 더 전했기도 했다. “농구대잔치인데, 관중이나 관심, 참가팀 숫자가 아쉽다. 더 많은 관심과 참가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신입생들이 뛰었으면 우리는 어려웠겠지만, 대회는 더 재밌었을 것이다.”

▲농구대잔치의 존재 이유
농구대잔치는 과거 대학팀들과 실업팀들이 모두 참여해 국내 최강자를 가린다는데 가장 큰 의의가 있었다. 현재는 대학팀과 상무가 겨룰 수 있는 장이다.
이와 비슷한 취지의 대회가 있다. 바로 프로-아마 최강전이다. 과거 농구대잔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대회다. 대학팀들과 프로팀들이 겨뤄 최강자를 가리는 자리다.
사실 프로-아마 최강전이 생겨날 때 상대적으로 농구대잔치에 대한 존재 이유에 대해 의문이 들기도 했다. 농구대잔치의 장점만 가져다 쓴 대회이기 때문이다.
한국농구 부흥의 중심에 있던 농구대잔치는 어느덧 초라한 동네잔치처럼 변색됐다. 매년 참가팀과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변화의 필요성은 분명해 보인다.
#사진 – 한필상, 곽현 기자
[ⓒ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곽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