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리그] 4년간의 도전, 숙적 넘어 승자가 되다

아마추어 / 곽현 / 2016-09-30 01: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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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곽현 기자] 최준용, 천기범, 박인태. 고등학교 시절 각 포지션에서 최고 수준의 기량을 펼치며 주목을 받았던 선수들이다. 같은 학년에 이종현, 강상재, 최성모, 정희원. 이들은 라이벌인 고려대로 진학했다. 이때부터 이들의 라이벌 관계는 시작됐다.


2013년 경희대 김종규, 김민구, 두경민 3인방이 졸업하며 대학농구는 고려대와 연세대가 양분하게 된다. 엄밀히 따지면 고려대가 절대 왕조를 구축해가는 시기였고, 연세대는 유일한 견제자였다. 하지만 늘 승자는 고려대의 몫이었다. 연세대는 늘 도전하는 입장이었다.


고려대는 이종현 등 13학번이 입학한 후 연세대에 늘 승리를 거뒀다. 대학리그 챔프전, 그리고 1년 중 가장 중요한 경기라 여겨지는 정기전에서도 말이다. 연세대 13학번으로선 졸업하기 전까지 고려대전 승리가 간절했을 것이다. 그들의 입장이 되지 않고서는 공감할 수 없는 감정이다.


▲4년의 노력, 결실을 맺다
연세대는 매번 ‘타도 고려대’를 외쳐왔다. 늘 고려대가 그들의 앞길을 막았다. 2014년, 2015년 대학리그 챔프전에서도 연세대는 고려대에 무릎을 꿇었다. 올 해 열린 정기전에서도 연세대는 16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 하고 71-71 동점으로 경기를 마쳐야 했다. 무승부였지만, 동점을 만든 고려대는 승리한 팀처럼 기뻐했고, 동점을 허용한 연세대는 패배한 팀처럼 풀이 죽었다.


올 해 마지막 맞대결이 될 수 있는 대학리그는 연세대에게 한을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마침 고려대는 이종현이 발등 피로골절로 인해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이종현은 챔프전 1차전을 결장했다. 이번 챔프전에선 출전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연세대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차전에서 박인태(19점 8리바운드 5블록)가 정확한 중거리슛과 골밑 득점, 블록슛으로 공수에서 활약했고, 안영준(18점)의 외곽 득점, 최준용(13점), 천기범(13점), 허훈(10점)이 고르게 활약하며 주도권을 가져갔다.


고려대는 이종현이 빠졌지만, 정희원(13점), 최성모(14점)가 패기 넘치는 플레이로 맞불을 놨다. 이번에도 연세대는 15점차 앞서던 점수차를 따라잡히며 위기를 맞았지만, 막판 허훈, 안영준의 득점으로 간신히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1차전을 잡으며 확실히 승기를 가져온 연세대다. 하지만 반성할 부분은 있었다. 이종현이 빠졌음에도 공격리바운드 21개를 내주는 등 골밑 단속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고질적인 문제점인 4쿼터 안정적인 경기 운영도 아쉬웠다.


그리고 맞은 2차전. 고려대는 이종현을 출전시키며 반격을 노렸다. 연세대는 1쿼터 리드를 내주며 흔들렸다. 하지만 2쿼터 다시 전세를 뒤집었다. 천기범이 공격을 주도했고, 허훈의 활약도 좋았다. 연세대는 스피드에서 고려대를 압도했다. 빠른 공수전환으로 역습에 성공했다.


고려대는 이종현의 몸상태가 완전치 않았다. 연세대 선수들은 이종현에게 주눅 들지 않았다. 오히려 활동량에서 앞섰다. 연세대 빅맨들은 적극적인 골밑 가담으로 공격리바운드를 잡아냈다.


3쿼터에는 천기범의 3점슛이 연달아 꽂히며 기세를 이끌었다. 최준용은 미스매치를 이용해 득점을 쌓았다. 4쿼터 최준용이 13점을 올리며 공격을 주도했고, 허훈도 결정적인 득점을 터뜨리며 힘을 보탰다.


4쿼터 고려대의 끈질긴 추격이 이어졌지만, 연세대는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 동안 문제됐던 4쿼터 뒷심도 이날은 강했다.


결국 연세대는 고려대를 넘어 대학리그 정상에 올랐다. 대학리그 출범 6년 만에 처음 맞은 경사였다.


선수들은 승리 확정 후 얼싸 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고려대 선수들도 진심으로 축하를 해주는 모습이었다. 연세대 은희석 감독과 최준용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 동안 고려대에 가려 만년 2인자로 불렸던 설움을 떨쳐버린 날이었다.



▲유종의 미 거둔 4학년들
이번 승리가 누구보다 기뻤던 이들은 바로 4학년 최준용, 천기범, 박인태 등이 아닐까 싶다. 이들은 입학 이후 계속해서 고려대에 밀려왔다. 자존심도 상하고 의지도 줄어들었을 것이다. 때문에 이번 승리가 가슴에 와 닿는다.


최준용은 우승 확정 후 “이번 우승은 어느 때보다 감격스러운 것 같다”며 “경기가 끝나고 (이)종현이와 (강)상재를 안았는데, 울컥하더라. 결국 라커룸에서 조금 울었다. 동료들에게 졸업하기 전에 큰 선물을 한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고 전했다.


4학년으로서 우승 없이 졸업을 했다면 마음의 짐이 컸을 것이다. 때문에 이번 우승은 그 동안의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는 값진 우승이 됐다. 더군다나 발 피로골절로 완전한 상태가 아니었던 그로서는 챔프전에서 투혼을 발휘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었다.


천기범은 챔프전 MVP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화려하진 않지만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누구보다 팀플레이에 앞장섰던 선수다. 이번 2차전에서도 3점슛 3개 포함 팀 최다인 23점으로 승리를 견인했다. 이번 활약으로 천기범은 자신의 주가를 더 높일 수 있게 됐다.


박인태도 이번 챔프전을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알렸다. 그 동안 승부처에서 활약상이 아쉬웠던 박인태는 이번 챔프전에서 확률 높은 중거리슛과 위력적인 골밑 수비를 선보이며 골밑을 지켰다. 이날도 8점 11리바운드 2블록으로 골밑을 사수했다.


세 선수 모두 올 해 KBL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이 유력한 선수들이다. 이들은 이번 챔프전을 통해 자신들의 가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이 분위기, 내년에도 이어간다
주축인 4학년들이 졸업해도 연세대는 큰 걱정이 없다. 올 해를 기점으로 후배들이 큰 성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국가대표에 선발된 허훈은 최고학년으로서 팀을 이끌 것이다. 경기를 조율하는 능력과 득점력은 이미 대학 정상급이다. 내년에는 보다 견고하고 위력적인 플레이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안영준도 올 해 성장폭이 눈에 띈다. 196cm의 장신포워드인 그는 특히 3점슛의 정확도가 높아졌다. 올 해 3점슛 시도가 많았고, 또 과감했다. 정확도가 높아져 상대에게 충분한 위협을 줬다. 신장과 스피드를 이용한 골밑 공략도 좋다. 지금 추세라면 내년 대학 NO.1 포워드 자리는 그의 몫이 될 것이다.


센터진에는 김진용과 김경원이 있어 든든하다. 김진용은 기동력과 슈팅능력을 겸비하고 있고, 김경원은 든든하게 골밑을 사수해줄 수 있는 선수다.


가드 김무성은 부지런한 플레이로 많은 출전기회를 얻었다. 내년에는 2번 포지션에서 주전 자리를 꿰찰 자원으로 꼽힌다. 포워드 양재혁도 좋은 운동능력을 갖춰 내년이 기대되는 선수다. 이렇듯 연세대는 내년에도 정상을 노리는 강호로서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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