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WIND] 챔프 1차전 돌아보기 : 연세대, 승리와 함께 얻은 숙제
- 아마추어 / 박정훈 기자 / 2016-09-28 17:59:00

[점프볼=박정훈 칼럼니스트] 연세대가 먼저 웃었다. 연세대는 28일 안암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2016 남녀 대학농구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정규리그 우승팀 고려대에 82-79로 이겼다. 4학년 에이스 최준용(200cm, 13득점 9리바운드)은 이종현(206cm, 4학년)이 빠진 고려대 빅맨진을 상대로 골밑에서 우위를 점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3전 2선승제로 진행되는 챔피언결정전의 1차전에서 이긴 연세대는 1승을 추가하면 그토록 염원하던 우승컵을 차지하게 된다. 2011년에 홈&어웨이 리그가 출범한 이후 연세대는 우승 한 적이 없다.
▲ 서로 다른 색깔의 공격을 펼치는 두 팀
경기 초반 두 팀은 공격이 잘 풀리며 순조롭게 점수를 쌓았다. 하지만 그 색깔은 좀 달랐다. 고려대는 공간을 넓게 활용하는 공격을 펼쳤다. 센터 강상재(201cm, 4학년)는 팝아웃을 선택하며 3점슛을 던졌고 이종현 대신 선발로 나온 박정현(204cm, 1학년)은 비어있는 골밑을 향해 돌진했다. 두 빅맨은 연세대의 바꿔막기 수비를 상대로 적극적인 외곽 공격을 펼친 것이다. 김낙현(184cm, 3학년)과 최성모(187cm, 4학년)는 빠르게 중앙선을 넘으며 빠른 공격을 주도했다. 이에 연세대는 최준용을 활용하는 공격으로 맞섰다. 최준용은 골밑에 자리 잡은 후 포스트업을 하며 동료들에게 공을 배분했다. 거의 모든 공격이 '컨트롤 타워' 최준용의 포스트업에서 파생됐고 성공률은 높았다. 1쿼터 중반 두 팀은 18-16(고려대 리드)으로 팽팽히 맞섰다.
고려대 강병수 감독 대행은 작전 시간 이후 3-2 지역방어를 딱 한번만 쓸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고려대는 그 한 번의 수비에서 연세대 박인태(200cm, 4학년)에게 버저비터 중거리슛을 얻어 맞으며 역전을 허용했다.
그 이후 경기는 득점 쟁탈전으로 진행됐다. 고려대는 빅맨이 득점을 주도했다. 박준영(195cm, 2학년)은 팁인 득점을 올렸고 강상재는 팝아웃에 이은 중거리슛을 통해 연속으로 점수를 쌓았다. 이에 맞서는 연세대의 공격은 높이와 외곽의 조화가 돋보였다. 박인태는 팁인을 성공시켰고 천재민(190cm, 2학년)은 3점슛을 꽂아 넣었다. 치열한 접전이 펼쳐진 1쿼터는 연세대가 26-24로 앞서며 끝났다.
▲ 루키 김경원의 공격 리바운드
2쿼터 초반 고려대는 수비, 공격에서 연세대에 우위를 점했다. 수비는 2대2 공격에 대한 대처가 돋보였다. 연세대 허훈(180cm, 3학년)이 픽&롤을 시도하면 빅맨 수비수가 올라오며 순식간에 2명이 그를 에워싸았다. 점프아웃 수비로 허훈의 장기인 2대2 공격을 완벽히 봉쇄한 것이다. 공격은 지역방어의 약점을 이용하는 영리함이 빛났다. 연세대의 3-2 지역방어를 상대로 전현우(194cm, 2학년)의 3점슛이 터졌다. 김낙현의 중거리슛 득점은 동료들이 걷어낸 공격 리바운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3점슛과 리바운드에 약한 지역방어의 틈을 잘 공략한 것이다. 고려대는 경기를 뒤집었고 2쿼터 2분 36초에 31-26으로 앞서 나갔다.
연세대는 3-2 지역방어를 유지했다. 이 뚝심있는 선택은 성공이었다. 고려대는 존을 상대로 김낙현의 3점슛, 박정현-강상재의 하이-로 게임 등의 공격을 펼쳤지만 점수를 쌓는데 실패했다. 고려대의 득점은 정체됐고 연세대는 1학년 빅맨 김경원(200cm)을 앞세워 추격에 나섰다. 김경원은 짧은 시간 동안 공격 리바운드를 3개나 잡아냈다. 이 중 2개는 본인이 직접 득점(팁인, 풋백)으로 연결시켰고 나머지 하나는 허훈의 돌파 득점의 밑거름이 됐다. 연세대는 지역방어의 성공과 김경원의 활약을 앞세워 2쿼터 4분 51초에 35-3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역전을 허용한 고려대는 강상재의 하이포스트 피딩에 이은 전현우의 3점슛으로 3-2 지역방어를 깨며 다시 리드(36-35)를 되찾았다. 그러자 연세대는 안영준(196cm, 3학년)의 3점 플레이, 얼리 오펜스 상황에서 나온 최준용의 팁인 득점을 통해 40-36으로 앞서 나갔다. 이후 한동안 소강상태가 이어졌다. 두 팀 모두 상대팀의 지역방어에 고전했다. 연세대는 3-2 지역방어를 버리고 2-3 지역방어를 꺼내들었다. 고려대는 김낙현, 정희원(191cm, 4학년)의 3점슛으로 득점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득점이 정체된 건 연세대도 마찬가지였다. 고려대의 3-2 지역방어를 상대로 루키 김경원이 연속으로 공격 리바운드를 걷어냈지만 후속 공격 역시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2쿼터 막판에는 언제 득점 정체가 있었냐는 듯 치열한 득점 쟁탈전이 펼쳐졌다. 고려대의 득점은 돌파를 통해 이뤄졌다. 김낙현은 연속으로 페인트존을 파고 들었고 최성모의 득점도 돌파에 의한 것이었다. 이에 맞서는 연세대는 박인태의 활약이 돋보였다. 하이포스트에 자리 잡은 박인태는 재치있는 노룩 패스로 천기범(186cm, 4학년)의 커트인 득점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다음 공격에서 중거리슛을 통해 직접 득점에 성공했다. 연세대가 46-44로 앞서며 2쿼터가 끝났다.
▲ 경기를 지배한 에이스 최준용
3쿼터 초반 연세대 에이스 최준용이 경기를 지배했다. 그 활약의 시작은 수비였다. 그는 고려대 강상재의 연이은 포스트업 공격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그리고 빠르게 중앙선을 넘으며 속공을 마무리했다. 고려대가 강상재를 빼고 박준영-박정현으로 빅맨진을 구성해도 최준용의 활약은 변함없었다. 그는 박정현의 포스트업 공격을 막아냈고 림을 직접 노리는 박준영, 정희원의 공격도 저지했다. 그야말로 발군의 수비력을 선보인 것이다. 고려대의 득점은 정체됐다. 그 사이 연세대는 허훈의 3점슛, 박인태의 풋백, 안영준의 자유투, 최준용의 속공 마무리, 안영준의 속공 덩크 등으로 점수를 추가했다. 연세대는 3쿼터 5분 14초에 62-47로 앞서 나갔다.
그 후 최준용은 휴식을 위해 벤치로 물러났고 경기는 두 팀의 득점 쟁탈전으로 전개됐다. 고려대의 득점을 주도한 선수는 정희원이었다. 그는 속공 마무리를 통해 연속 득점을 올렸고 3점슛도 성공시켰다. 박정현, 박준영은 골밑 공격을 통해 득점에 가담했다. 연세대는 높이를 활용하는 공격으로 대항했다. 재투입 된 최준용은 돌파를 통해 림을 공략했고 안영준, 천기범은 풋백으로 점수를 추가했다. 연세대가 68-57로 앞서며 3쿼터가 끝났다.
▲ 계속되는 뒷심 부족 현상
4쿼터 초반 고려대가 힘을 냈고 그 중심에는 저학년 빅맨 듀오가 있었다. 1학년 박정현은 풋백과 포스트업으로 득점을 올렸고 2학년 박준영은 돌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자유투를 얻어냈다. 4학년 가드 최성모는 속공 마무리를 통해 득점을 올리며 후배들의 뒤를 받쳤다. 반면 연세대의 공격은 잘 풀리지 않았다. 벤치에 있는 최준용 대신 허훈과 박인태가 공격의 중심에 위치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고려대는 4쿼터 2분 41초에 67-71로 추격했다.
그 후 경기는 두 팀의 물고 물리는 접전으로 전개됐다. 고려대는 최준용이 없는 연세대의 득점이 정체된 사이 박준영의 도움을 받은 최성모의 커트인, 정희원의 속공 마무리를 통해 점수를 올리며 4쿼터 4분 45초에 71-74로 쫓아왔다. 추격을 허용한 연세대는 최준용을 투입했고 최준용의 피딩에 이은 박인태의 중거리슛, 허훈의 가로채기에 이은 속공 마무리로 점수를 쌓으며 경기 종료 2분 13초전 80-75로 차이를 벌렸다.
고려대는 최성모의 연속 득점(돌파, 속공 마무리)를 앞세워 경기 종료 32초전 79-80, 1점차로 추격하며 역전승을 노렸다. 하지만 연세대 에이스를 넘기에는 힘이 부족했다. 경기 종료 20초전 연세대 최준용은 포스트업을 하는 과정에서 골밑으로 잘라 들어오는 안영준에게 완벽한 도움을 배달했다. 82-79, 연세대가 3점 앞선 상황. 작전 시간을 요청한 고려대는 3점슛을 노리는 작전으로 동점을 노렸다. 하지만 박정현이 던진 슛은 림을 외면했고 승부는 결정됐다.
▲ 팀을 승리로 이끈 에이스 최준용
연세대는 적지에서 숙명의 라이벌 고려대를 격파했다. 최준용은 공, 수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에이스의 존재감을 자랑했다. 이종현이 빠진 고려대 빅맨진을 상대로 최준용은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가장 뛰어난 부분은 역시 수비. 최준용은 골밑에서 고려대 강상재, 박정현, 박준영의 포스트업 공격을 거의 완벽하게 막아냈다. 3-2 지역방어를 펼칠 때는 주로 2선 왼쪽을 지키며 존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냈다.
공격에서도 최준용의 활약은 빛났다. 그는 골밑에서 공을 잡은 후 상황에 따라 직접 공격 또는 내-외곽으로 공을 배분했다. 연세대의 공격은 최준용의 손을 거쳐야 제대로 된 플레이가 이뤄졌다. 경기 종료 후 연세대 은희석 감독은 '고려대 강상재가 연이은 경기로 피곤해 보였기에 최준용의 포스트업에서 파생된 공격을 노렸다'고 밝혔다.
이겼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연세대는 3쿼터 한때 15점차까지 리드했다. 하지만 그 후 경기력이 떨어지면서 경기 막판 1점차까지 추격당했다. 최근 몇 년 간 고려대를 상대할 때 나타났던 뒷심 부족 현상이 또 다시 발생한 것이다. 최준용이 없을 때 공격 작업에도 문제가 드러났다. 팀의 또 다른 스타 허훈이 공격의 중심에 섰지만 고려대의 점프 아웃 수비에 막혀 장기인 픽&롤을 제대로 전개하지 못했다. 염원했던 우승을 위해서는 반드시 개선해야 될 부분이다.
# 사진=김남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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