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AC] 준우승에도 웃을 수 없게 한 이란전 2연패

아마추어 / 곽현 / 2016-09-19 05: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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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곽현 기자] 아시아대회 준우승. 분명 칭찬받을만한 성과였다. 하지만 이란과의 2번의 경기는 깊은 아쉬움을 남겼다.


남자농구대표팀은 2016 FIBA아시아챌린지에서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체육관에서 열린 이란과의 결승전에서 47-77로 패, 준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전에 오른 것은 분명 성공적인 결과다. 하지만 이란에게 당한 2경기 연속 30점차 패배는 아쉬운 대목이다.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이 얻은 소득과 숙제는 뭐가 있을까?


▲귀화선수 득세 속 얻은 준우승 성과
이번 대표팀은 허재 감독이 전임감독으로 선임된 후 처음으로 출격한 대표팀이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허 감독을 전임감독으로 선임하고 3년 계약을 맺었다. 향후 3년간 대표팀은 허 감독 손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번 FIBA아시아챌린지는 기존 아시아선수권처럼 세계대회 출전권이 걸린 대회는 아니었다. 2017년부터 FIBA는 각 대륙별로 홈&어웨이 경기를 통해 FIBA월드컵 및 올림픽 출전팀을 가린다. 이번 대회는 내년 열리는 FIBA아시아컵의 지역별 출전권 비중 정도가 달려 있었다.


그러다보니 굳이 100% 전력으로 참가해야 할 이유는 없었다. 때문에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우승팀 중국은 이젠롄, 저우치 등을 제외하고 2군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필리핀도 안드레이 블라체 등 주축선수들을 제외하고 젊은 선수들로 팀을 구성했다. 1.5군에서 2군으로 구성된 팀들이 많았다.


모든 팀들이 그런 것은 아니었다. 3위를 차지한 요르단, 4위 이라크, 일본, 카타르, 대만 등은 각각 미국 출신의 귀화선수를 영입해 전력을 강화했다.



요르단은 지난 시즌 동부에 지명됐던 다쿼비스 터커가 맹활약하며 팀을 3위로 이끌었다. 이라크는 장신가드 케빈 갤러웨이를 앞세워 돌풍을 일으켰다. 일본은 언더사이즈 빅맨인 아이라 브라운이 가세해 골밑이 강력해졌다. 퀸시 데이비스는 대만 전력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선수다.


이처럼 각 팀들이 귀화선수로 전력강화를 한 상황에서 그들을 물리친 것은 칭찬받을 만한 성과다. 우리의 강점인 외곽포가 빛을 발했고, 이승현, 김종규 등 빅맨들이 귀화선수들을 상대로 물러섬 없는 투지를 보였다.



▲많은 약점 드러난 이란전
요르단, 대만, 이라크 등 까다로운 상대들을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하는 등 성공적인 결과를 이어왔지만, 이란과의 2경기는 큰 아쉬움을 남겼다.


첫 경기였던 예선 2차 리그에서 47-85, 무려 38점차 대패를 당했다. 우리의 장점인 3점슛이 전혀 터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외곽일변도의 단순한 경기력을 보이며 무너지고 말았다.


반면 이란은 니카바라미, 마흐디 캄라니 등 주축들이 빠졌음에도 강력함을 유지했다. 하메드 하다디가 건재했고, 젊은 선수들의 개인기, 전체적인 조직력이 탄탄했다.


한국은 결승에서 이란에 설욕을 준비했다. 하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제공권 싸움에서 완패했다. 공격리바운드를 무려 34개 내주며 리바운드 싸움에서 27-64로 밀렸다. 하다디는 공격리바운드 15개를 잡아내는 등 20점 23리바운드 3블록으로 우리를 압도했다.


예선전 결과로 이란과 우리의 전력차는 이미 확인됐다. 현 시점에서 이란은 우리보다 한 수 위의 팀이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기대하는 부분은 있었다. 예선에서 침묵했던 3점슛이 터지고, 하다디의 수비가 잘 이뤄진다면, 예선보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다. 비록 진다고 해도 말이다.


한국은 이란을 상대로 시종일관 3-2 드롭존을 썼다. 장신 포워드인 허일영이 탑에 서 상대의 패싱 라인을 방해하는데 중점을 둔 수비다. 허재 감독은 허일영으로 하여금 상대의 엔트리 패스를 방해하라는 의미에서 이 수비를 쓴 것으로 보인다.


1쿼터 13점, 2쿼터 17점을 내주며 전반까지 수비에서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보는 듯 했다. 하지만 후번으로 갈수록 리바운드를 너무 많이 뺏겼다. 상대가 충분히 간파할 동안 변화가 없었던 부분이 아쉽다. 상대적으로 사이드 수비에 취약한 수비다 보니 3점슛 찬스도 내줄 수밖에 없었다. 이때 공격리바운드를 내주며 이란에게 골밑을 허용했다.


선수들의 박스아웃과 투지에서도 아쉬움이 남았다. 5반칙으로 퇴장을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좀 더 터프하게 몸싸움을 해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또 점수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수비전술과 선수기용에 변화를 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많이 기용되지 못 했던 정효근이 짧은 시간을 뛰며 활력소 역할을 해준 부분은 고무적이었다.


사실상 승부가 결정됐던 경기 막판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이미 20점차 이상으로 벌어진 상황에서 이란은 최선을 다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그 때도 경기를 압도한 건 이란이었다. 우리 선수들은 전의를 상실한 상태였다. 승패를 떠나 점수차를 좁히는 투지가 있었더라면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었을 것이다.


외곽일변도의 공격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외곽슛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보다 다양한 공격 패턴이 필요하다. 이는 곧 감독의 전술·전략, 선수들의 개인기와도 연관된 문제다. 승패와는 벗어난 이야기지만 농구팬들이 국내농구에 실망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외곽슛에 치중하는 단순한 농구스타일 때문이다. 지금 농구로는 높아진 팬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 한다.



▲대표팀 시스템 정립 돼야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번 대표팀은 유독 부상자가 많았다. 양동근, 오세근, 이종현, 최준용, 강상재, 변기훈 등이 부상으로 제외됐다. 김시래도 합류는 했지만 부상으로 1경기도 출전하지 못 했다.


초반부터 부상자들이 연이어 나온 탓에 잦은 선수 교체가 있었고, 이는 훈련 부족과 팀워크를 저해하는 현상을 초래했다.


대표팀 선발 과정부터 문제가 있었다. 훈련명단을 소집했을 때 조성민은 훈련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최종 명단에 선발된 양동근과 오세근도 곧바로 진단서를 제출하고 훈련을 할 수 없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정확한 몸상태가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수를 선발한 것이다. 이는 대표팀을 관장하는 경기력향상위원회와 소속팀 간에 제대로 된 의사소통이 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대표팀 훈련 중 부상으로 낙마한 이종현, 최준용, 강상재의 예에서 보듯 결과적으로 대표팀 선수들의 관리 역시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은 소속팀과 대학대표팀 등 여러 곳에 불려 다니느라 체력 소모가 많았다. 비중을 치자면 당연히 국가대표팀이 우선시 돼야 한다. 선수들을 국가대표팀 스케줄에 맞출 수 있도록 하는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이번 대표팀은 프로-아마 최강전 참가로 선수들이 자주 이탈하면서 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국가대표팀 훈련도 중요하고, 국내대회 역시 농구 부흥을 위해 소홀히 할 수 없다.


중요한 건 소통과 계획이다. 1년 계획을 짤 때 국제대회와 국내대회 일정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농구협회와 KBL이 분리운영 되다 보니 대표팀 훈련, 국내대회 일정이 겹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대표팀과 국내대회 모두 최대한의 성과와 흥행을 낼 수 있도록 상호 조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대회에선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 양동근 등 베테랑들이 제외된 상황에서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김선형, 허훈, 이정현, 허일영 등이 보다 많은 출전시간을 얻고 자신감을 쌓을 수 있었다.


전임감독 시스템으로 운영이 되는 만큼 대표팀 시스템을 유지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올 해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 내년에는 더 발전된 대표팀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


#사진 -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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